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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적인 건축물로 가득한 '도하'에서 보물찾기

  • Editor. 손고은 기자
  • 입력 2023.11.09 05:4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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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향한 믿음, 천연자원의 축복 그리고 예술에 대한 확신.
척박한 사막 위에 도하라는 꽃이 폈다.

히잡을 쓴 여인 
| 이슬람 예술 박물관 

이슬람 예술 박물관은 얼핏 보면 피라미드 같으면서도 네모반듯한 블록을 쌓아놓은 듯한 외관이 인상적이다. 그래서 논리적이면서도 절제미가 두드러진 현대 건축물로 꼽힌다. 특히 상단에 히잡을 쓴 이슬람 여성의 눈을 형상화한 모습이 포인트다. 이슬람 예술 박물관은 밤이 되면 조명에 따라 입체미가 더욱 돋보인다. 박물관에는 카타르의 도자기, 수공예품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화려한 예술 작품 약 8,000점이 전시되어 있다. 

사막과 장미 
| 카타르 국립 박물관
 

세계적인 건축가 장 누벨이 만든 작품이다. 바람과 물, 모래가 한데 섞여 굳어진 결정체, 사막 장미(Desert Rose)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사막의 상징은 사막 장미고, 과거 카타르의 상징적 이미지는 사막이었으니 카타르 국립 박물관의 상징적인 외형으로 누구 하나 반대할 일이 없다. 300여 개의 원형판을 덧댄 독특한 모습은 눈으로 보고 있으면서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압도적이다. 내부는 카타르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유물과 영상, 체험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도하의 그림

세계적인 부를 자랑하는 카타르의 땅덩어리는 생각보다 만만하다. 최남단에서 최북단까지 고작 2시간 30분이면 닿을 수 있다. 인구는 약 300만명. 그중 순수 ‘카타리(Qatari, 카타르 사람)’는 약 15%에 불과하다. 과거 물고기를 잡고 진주를 채취하며 낙타를 타고 유목 생활을 이어 오던 이 나라의 터닝 포인트는 1939년. 석유를 발견한 이후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산유국이다. 여기에 1970년대 천연가스까지 얻으며 살림에 힘을 보탰다. 

카타르는 천연자원으로 거둬들인 어마어마한 부를 국민들과 나누면서도 미래 동력 산업으로 교육과 문화·예술에 적극 투자했다. 언젠가 고갈될 수 있는 유한한 자원만 믿을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메말랐던 땅 위에 다시 태어난 도시가 바로 도하다. 오일 머니의 힘은 실로 거대했다. 장 누벨의 카타르 국립 박물관, 이오 밍 페이(I.M. Pei)의 이슬람 예술 박물관, 렘 콜하스(Rem Koolhaas)의 건축사무소 OMA가 지은 국립 도서관, 이소자키 아라타의 컨벤션 센터, 아이브라함 자이다의 아이코닉(Iconic) 2022 등 세계적인 건축 거장들이 모여 도시를 빚었다.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는 원기둥 건물부터 사다리꼴 모양의 호텔, 사막 장미를 꼭 빼닮은 박물관 등 건축가들의 작품과 곳곳에 개성 넘치는 공공 조형물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카타르 여행의 충분한 이유가 되고 있다. 매일매일 새로운 스카이라인을 그리고 있는 카타르의 그림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다. 

일상의 기도 
| 카타르 모스크

카타리들은 알라(하나님)를 유일한 신으로 섬기고 인도와 용서를 구하는 마음을 따라 매일 기도를 올린다. 하루 다섯 번. 기도는 이슬람을 믿는 이들에게 철저한 의무다. 기도 시간이 되면 곳곳에서 모이는 표정에는 진지함에 가득한데 발걸음 소리는 가볍다. 기도가 일상이라 그런 것 같다. 의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 모스크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다만 아바야(Abaya, 이슬람 국가의 여성들이 입는 긴 드레스 형태의 옷)와 히잡(Hijab, 머리와 목 등을 가리기 위해 쓰는 두건)을 착용하고 입장해야 한다. 이것은 여행자의 의무이자 예의다.

어제의 길 
| 수크 

카타르에는 크고 작은 쇼핑몰이 무려 100여 개가 있다고 한다. 그 작은 땅 위에서 벌어지는 소비력은 대체 얼마나 큰 걸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방인은 수크(전통시장)가 더 흥미롭다. 각종 향신료와 말린 과일, 두툼한 카페트를 구경하고 럭셔리와는 거리가 먼 촌스러운 기념품을 만지작거리는 재미가 좋다. 물담배 연기로 자욱한 거리 속 진짜 카타리들은 사냥에 함께 나설 훈련된 매를 살펴보곤 한다. 한 마리에 약 1,500만원부터 시작한다는 상인의 심드렁한 한마디. 이방인의 입은 턱 벌어진다.  

 

글·사진 손고은 기자  에디터 곽서희 기자  취재협조 카타르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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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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