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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싱가포르에서 주목해야 할 레스토랑 & 바

  • Editor. 강화송 기자
  • 입력 2023.12.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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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ragon Chamber
스피크이지 레스토랑, 더 드래곤 챔버

아는 사람만 알음알음 찾아갈 수 있는 가게들이 있다. 은밀한 재미가 있는 곳, 스피크이지 바(Speakeasy Bar)다. 스피크이지 바는 미국 금주법이 생겨나던 1920년대부터 생겨난 무허가 주점이나 주류 밀매점을 통칭한다.

‘더 드래곤 챔버’는 스피크이지 바를 모티브로 한 차이니즈 레스토랑이다. 맥주 냉장고를 열면 레스토랑 입구가 나온다. 레스토랑의 내부 인테리어는 중국 삼합회의 비밀 은신처와 도박장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사방이 네온사인 번쩍이는 사이버 펑크 톤이다. 벽면에는 이소룡, 용, 조디악 동물 그래픽이 가득 그려져 있다. 사실 낙서되어 있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시그니처 메뉴는 닭 튀김(Fire Craker)과 와규 트러플 호펀(Wagyu Truffle Beef Hor Fun). 거의 모든 메뉴가 창의적이고 시중에서는 보기 힘든 메뉴다. 참고로 ‘악어 발(Dragon’s Claw)’ 요리도 있다. 도전적이고 펑키한 차이니즈 레스토랑.


●Scaled by Ah Hua Kelong
산지 직송, 스케이드 바이 아 후아 켈롱

켈롱(Kelong)은 양식장을 뜻한다. 사실 그보다 더 포괄적이긴 의미다. 과거에는 켈롱을 양식장이자 어부의 생활공간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현재는 필리핀,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근해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스케일드 바이 아 후아 켈롱’은 싱가포르 북쪽과 동쪽 해안에 2곳의 켈롱을 둔 ‘아 후아 켈롱’에서 운영하는 해산물 전문 레스토랑이다. 생산, 유통, 조리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지니 신선함은 당연하고, 가격까지 저렴하다. 사방 어디든 바다인 싱가포르라 해산물이 당연하게 저렴할 것이라 넘겨짚곤 하는데 천만의 말씀. 싱가포르는 해산물의 대부분을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에 수입한다. 비교 불가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이곳은 레스토랑 소유의 켈롱에서 치어부터 직접 키워 식당에 재료를 공급하기 때문에 수입산과 비슷한 가격으로 국내산(싱가포르) 해산물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좋은 해산물을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원재료의 형태를 훼손하지 않고 찌거나, 굽거나, 삶거나, 생으로 먹는 것이다. 다시마를 위에 곁들인 새우구이, 삶은 홍합을 얹은 홈메이드 커리를 가장 추천한다. 훈제한 농어를 파테(Pate)로 만들어 내어주는 메뉴도 인상 깊다. 재료가 다하는 집이다.


●The Coconut Club
나시 르막, 더 코코넛 클럽

싱가포르에는 ‘로작(Rojak)’이라는 음식이 있다. 일종의 샐러드인데, 정해진 재료나 레시피가 없다. 보이는 걸 다 넣고 섞으면 로작이다. 애초에 로작이란 단어가 말레이어로 ‘섞다’라는 뜻이다. ‘얼마나 조화롭게 잘 섞였는가’가 로작의 방점이다.

싱가포르는 그야말로 로작 같은 나라다. 식문화만 봐도 그렇다. 각국의 다양한 특징이 음식에 오묘하게 녹아있다. 대표적으로 ‘나시 르막’이 그렇다. 나시 르막은 말레이시아의 전통음식이다. 나시(Nasi)는 말레이어로 ‘쌀밥’을, 르막(Lemak)은 ‘코코넛 밀크(지방)’을 뜻한다.

더 코코넛 클럽은 나시 르막을 전문으로 내는 레스토랑이다. 이곳 나시 르막의 기둥은 판단 잎과 코코넛 밀크로 지은 쌀밥이다. 이외에는 다섯 가지 안팎의 반찬으로 구성되는데 엄격히 정해진 틀은 없다. 더 코코넛 클럽은 튀긴 멸치, 땅콩, 삼발 등 기본적인 반찬과 2가지의 고기 요리, 2가지의 채소 요리를 내어준다. 밥은 얼마든지 리필이 가능하다. 더 코코넛 클럽은 미쉐린 빕구르망에 이름을 올렸다.


●Lau Pa Sat
전설의 호커 센터, 라우 파 삿

라우 파 삿은 싱가포르에 있는 모든 음식을 만날 수 있는 ‘호커 센터(Hawker Center)’다. 호커 센터는 음식을 판매하는 노점이 모여있는 복합시설을 뜻한다. 라우 파 삿은 19세기에 건설된 마켓으로 싱가포르 금융 지구의 심장부에 자리한다. 1973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오후 7시부터는 차도를 막고 사테 거리를 조성한다. 사테는 양념 된 고기를 꼬치에 꽂아 구운 후 소스를 찍어 먹는 요리다. 소스는 주로 땅콩으로 만든다. 시원한 맥주 한 잔과 찰떡궁합.

라우 파 삿에서 꼭 먹어봐야 할 음식을 나열하자면 역시 1등이 칠리크랩, 이외에도 가자미찜, 맛조개 구이, 마늘 볶음밥, 하이난 라이스 등 먹거리 산더미다. 최근에는 지역 양조장에 만든 싱가포르 로컬 수제 맥주도 판매한다. 사람이 가득 모이는 시장 같은 곳에서 맛집을 찾는 건 어렵지 않다. 사람이 줄 서 있는 곳이 정답이다.

●Mama Diam
구멍 가게, 마마 디암

마마 디암(Mama Diam)은 작은 식료품점을 뜻한다. 주로 정부(HDB, Housing Development Board)에서 싱가포르 시민에게 임대하는 공공임대주택 가장 아래층에 위치하며 높은 확률로 에어컨이 없고, 취급 상품이 아주 광범위한 것이 특징이다. 쉽게 말하면 구멍가게다.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는 싱가포르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었는데, 세븐일레븐 같은 편의점이 사방에 들어서며 오늘날에는 점점 자취를 감춰가는 중이다.

마마 디암은 과거 마마 디암(구멍가게)을 콘셉트로 꾸민 스피크이지 바다. 외부 인테리어는 영락없는 문방구의 모습인데 잡지가 가득 놓인 책장을 밀고 들어서면 어둑한 바가 나온다. 이곳의 메뉴들은 대부분 과거 사랑받았던 싱가포르의 소울푸드를 재해석한 스타일이다.

시그니처 메뉴로는 ‘크랩 쿠에 파이 티(Crab Kueh Pie Tee), 드렁큰 치킨 룰라드(Drunken Chicken Roulade), 버터 복싱 치킨(Butter Boxing Chicken)’등이 있다. 칵테일은 ‘판단(Pandan), 사워 플럼(Sour Plum), 할리아(Halia)’와 같은 독특한 싱가포르만의 장점을 살렸다. 인스타그램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메뉴는 ‘차이 타릭 브루(Chai Tarik Brew)’. 파격적이다.

●Synthesis
한의원, 신디시스

1950년대 싱가포르 한의원을 콘셉트로 꾸민 바다. 마마 디암을 연출한 세바스찬 앙(Sebastian Ang)의 2번째 업장인데, 그의 할머니가 오래 전 한의원을 운영했다고 한다.

이곳 역시 스피크이지 바. 약제 상자 뒤쪽으로 출입구가 위치한다. 내부는 마마 디암보다 좀 더 팬시하고 고혹적인 분위기다. 레드 컬러의 소파와 강렬한 네온이 공간을 가득 메운다. 언뜻 클럽에 온듯한 분위기도 난다. 신디시스(Synthesis)는 ‘합성’을 뜻하는데 조화로운 균형을 추구하는 전통 중국 의학에서 영감을 받아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글·사진 강화송 기자  취재협조 싱가포르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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