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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뇽’이 선사하는 맛의 향연 feat 호텔 추천

  • Editor. 이성균 기자
  • 입력 2023.12.19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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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긋하고, 달콤하고
카페 오 브레질 & 알린 제앙 쇼콜라티에

프랑스의 음료를 생각하면 와인부터 떠오른다. 반대로 커피는 이탈리아다. 그렇다고 아비뇽에서 커피를 안 마실 수는 없는 노릇. 다행인 건 아비뇽에서도 좋은 커피를 만날 수 있다. 로스팅 공간을 구비한 카페 오 브레질(Cafés au Brésil)이 그 주인공. 1976년부터 아비뇽을 지키고 있는 곳으로 커피와 티, 관련 도구 등을 취급하고 있다. 정형화된 공간이 아니라 주인장의 취향을 적극 반영했다. 

커피는 브라질,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과테말라, 인도, 인도네시아 등 주요 원두 산지를 다양하게 취급한다. 직접 로스팅을 해서 좀 더 신선한 원두를 구매할 수 있고, 시음도 가능하다. 프랑스인의 시선으로 선택한 찻잔과 드립퍼 등까지 구비하고 있어 커피 애호가라면 한 번쯤 들를 만하다. 

커피에 곁들일 디저트로는 초콜릿을 추천한다. 프로방스의 명물 라벤더를 활용한 매혹적인 초콜릿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많은 가게 중에서 알린 제앙 쇼콜라티에(Aline Géhant Chocolatier)는 현지인들이 더 좋아하는 초콜릿 맛집이다.

조각 초콜릿, 견과류가 들어간 초콜릿, 스틱, 큰 바 형태 등 다양한 초콜릿을 맛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원픽은 단연 라벤더 초콜릿. 프로방스의 향기와 달콤한 초콜릿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별이 부럽지 않은 시장의 맛 
퀴진 썽트르 알

프랑스판 미쉐린 가이드는 좀 더 믿을 만하다. 미쉐린이 프랑스 기업인 만큼 자국 음식에 대한 평가는 다른 국가보다 확실할 터. 그렇지만 굳이 미쉐린 가이드에 등재된 식당이 아니더라도 프랑스, 그리고 아비뇽은 맛있다. 시장도 마찬가지. 아비뇽의 부엌이라고 할 수 있는 레 알 마켓(Les Halles d'Avignon)에서 다채로운 식재료를 구경하고, 근사한 식사도 가능하다. 

무대는 퀴진 썽트르 알(Cuisine Centr'Halles). 시장에서 펼쳐지는 미식회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전채로는 프로방스에서 즐겨 먹는 타프나드(Tapenade)를 추천한다. 블랙올리브, 병아리콩 등을 향신료와 함께 갈아 만든 음식이다. 빵도둑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빵과 궁합이 좋다. 여기에 로제 와인을 곁들이면 된다. 

프랑스에 왔으니 푸아그라 테린이나 달팽이를 맛봐도 괜찮다. 메인으로는 생선, 오리 스테이크(사이드로 리소토가 나옴) 또는 송아지 블랑케트(Blanquette, 흰 소스로 만든 스튜)가 맛과 포만감 모두 잡았다.

 

●프로방스 크리스마스 쿠키
셰 리제트

많은 프랑스 도시가 그러하듯 아비뇽에서도 야외 좌석이 잘 갖춰진 카페를 만날 수 있다. 무더운 여름이라도 프랑스는 습도가 낮아 그늘에만 들어가면 시원한 바람이 여행자의 땀을 식힌다. 여기에 디저트와 음료를 곁들이면 다시 여행할 기운을 얻는다. 

셰 리제트(Chez Lisette)는 생피에르 성당(Basilique Saint-Pierre) 근처에 있는 카페다. 오전 6시30분부터 영업을 시작해 크루아상과 커피로 아침을 깨울 수 있고, 오후에는 쉼터가 돼 준다. 점심시간(정오부터 오후 3시까지)에는 브런치와 스테이크, 리소토 등의 식사 메뉴도 준비된다. 

게다가 이곳에서는 특별한 쿠키도 만날 수 있다. 프로방스는 천주교 문화가 강해 크리스마스 시즌에 13개의 디저트를 먹는다. 그중에서 2~3개를 이곳에서 맛볼 수 있다. 특별한 맛은 아니지만, 여행자의 흥미를 끌 만하다. 이름은 Navette, 보트 모양의 비스킷으로 약간 퍽퍽한 식감인데 씹다 보면 고소한 맛이 올라온다. 아비뇽식 건빵 같기도 하다.

 

▶아비뇽+
에디터가 찜한 호텔

가성비+접근성은 여기
호텔 드 오를로주

요즘 주요 도시 호텔 투숙 비용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는 게 민망한 수준이다. 적게는 50%, 많게는 100%가량 비싸진 곳이 흔하기 때문. 아비뇽에서는 호텔 드 오를로주(Hotel De L'Horloge)가 해결책이 돼 준다. 합리적인 가격과 훌륭한 접근성이 큰 장점이다. 시청, 오를로주 광장과 맞닿아 있어 호텔 밖으로 나가기만 하면 중심지다. 교황청, 아비뇽 다리 등 주요 관광지는 걸어서 다닐 수 있다. 

객실은 스탠다드, 트레디션, 슈페리어, 프리빌리지, 주니어스위트, 스위트 총 6가지 타입이 준비돼 있다. 스탠다드와 트레디션은 2인까지 투숙하지만 조금 비좁은 편이라 1인 여행자에게 적합하다. 슈페리어부터 2명이 지낼 만하다. 

조식은 프랑스식으로 차려진다. 화려한 건 없지만, 바게트와 잠봉, 버터만으로도 충분하다. DIY 잠봉뵈르를 만들 수 있기 때문. 별 거 아닌데, 이게 참 맛있다. 프랑스에서만 느낄 수 있는 조식 감성인 셈이다. 또 캡슐 커피도 국내에서 만날 수 없는 브랜드의 제품인데, 맛이 준수하다. 참고로 1박 가격은 14만원부터(2024년 3월 투숙 기준)다.

 

아비뇽의 럭셔리
라 미랑드

아비뇽에서 특별한 호텔 경험을 원한다면 꼭 기억해야 할 곳이 있다. 아비뇽 교황청 동쪽 부분과 맞닿아 있는 5성급 라 미랑드 호텔(Hôtel La Mirande)이다. 1990년대에 문을 연 부티크 호텔로, 객실은 디럭스 룸 9개, 그랜드 룸 16개, 스위트룸 1개를 보유하고 있다. 실내는 프랑스의 앤티크를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꾸며졌다. 고풍스럽고 우아하다. 모든 객실에서 교황청을 바라볼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호텔 문을 열고 들어가면 중세 시대와 연결된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다. 눈이 즐거운 인테리어 덕분에 어디서 사진을 찍어도 완벽한 여행 사진을 건질 수 있다. 또 곳곳에 배치한 오브제로 모던함을 갖췄다. 

호텔에서만 시간을 보내도 좋을 정도로 F&B 업장도 잘 갖춰져 있다. 호텔의 메인 레스토랑은 미쉐린 가이드에서 1스타를 받았고, 지속가능성을 인정받아 그린 스타도 획득했다. 고대 느낌이 나는 다이닝 룸에서 특별한 식사를 경험할 수 있다. 또 La Salle à Manger는 애프터눈 티를 우아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과 오후의 햇살을 만끽할 수 있는 야외 좌석으로 구성돼 있다. 가벼운 식사도 가능하니 점심부터 오후 4시까지는 이 공간을 적극 활용하자. 

글·사진 이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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