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빌딩으로 채워진 판교. 국내 IT산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곳이다. 다만, ‘여행으로 다녀올 만한 지역인가?’라는 질문엔 머뭇거리게 된다. 방향을 바꾸면 마음이 한결 가볍다. 콘셉트는 도심 나들이 또는 City Stroll로. 판교를 거닐다 만난 재밌는 공간들이다.

●뚜벅뚜벅 직장 탐방

판교 테크노밸리에는 IT 기업들이 밀집해 있다. 삼성과 SK그룹 등 주요 대기업 계열사, 다음카카오, 넥슨, 엔씨소프트, 안랩, 한글과컴퓨터, 아프리카TV 등 이름만 들어도 아는 굵직한 기업들이 수두룩하다. 근무 공간은 못 들어가도 몇몇 기업 빌딩은 구경하러 갈만하다. 일반 편의시설도 갖추고 있으니 말이다. 아주 일부분이지만, 대기업, 남의 직장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접근성 좋은 곳으로는 카카오 아지트, HD현대그룹 글로벌R&D센터 등이 있다. 카카오 아지트는 카카오 프렌즈, 라이브 쇼핑 스튜디오 등이 있어 휙 둘러볼 만하다. HD현대그룹 글로벌R&D센터의 경우 온라인에서 구내식당 맛집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인도 식사할 수 있는데 7,000원으로 제법 만족스러운 한 끼가 가능하다고.

또 어린이와 함께 가보면 좋을 한국잡월드도 있다. 어린이체험관, 청소년체험관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다양한 직업현장(패션스튜디오·꽃집·디자인·경찰서·로봇공학연구소·미용실·방송 등)을 경험할 수 있다. 

●일본 여행 부럽지 않은
호무랑

판교에서 정갈한 일식과 세련된 공간을 원한다면 ‘호무랑(HOMURAN)’만한 곳이 없을 것 같다. 스시와 사시미가 포함된 코스 요리와 다양한 단품 메뉴(함박 스테이크·각종 구이·롤·조림·튀김·면·밥 등), 스시 오마카세 등 정통과 모던을 넘나드는 다양한 일식을 선보이고 있다. 친절한 서비스는 덤이다.

전채, 사시미, 메인, 스시, 식사 등 여러 음식을 골고루 먹는 코스도 좋고, 한 두 가지 메뉴에 집중하는 단품으로 식사를 구성해도 좋다. 단품 메뉴 중에서는 소바와 후토마끼를 추천한다. 소바는 일본 부럽지 않을 정도의 면 퀄리티를 자랑한다. 특히, 짭짤하고 달콤하게 조린 청어가 들어간 청어 소바는 국내에서 쉽게 만날 수 없다. 후토마끼는 정말 크다. 참치와 도미, 새우튀김, 오이, 교쿠(계란) 등이 들어가는데, 입안에서의 조화가 매우 좋다. 

●5성급 호텔의 등장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

성남시, 분당과 판교를 잇는 자리에 5성급 호텔이 등장했다. 주인공은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다. 호텔은 432개의 호텔 객실과 170개의 레지던스를 포함해 총 602개의 객실이 준비돼 있다. 객실은 모던하고 깔끔하다. 군더더기 없는 공간이랄까. 통창으로 보이는 나무들이 분위기를 더한다.

객실뿐 아니라 편의시설과 F&B 업장도 5성급에 걸맞게 구성했다. 실내 수영장, 피트니스 센터, 골프 연습장, 테니스장(하드코트 2면), 사우나 등의 편의시설이 있으며, F&B는 시그니처 올데이&다이닝 레스토랑이자, 인터내셔널 뷔페를 즐길 수 있는 ‘데메테르(DEMETER)’와 루프 탑 바&레스토랑 ‘닉스(NYX)’, 카페 등이 있어 취향과 목적에 맞게 활용하면 된다.

●분위기 잡고 싶은 밤
닉스

호텔 최상층에 자리한 ‘닉스(NYX)’. 탁 트인 풍경과 감각적인 인테리어가 조화를 이룬 근사한 레스토랑이다. 먼저 판교 스카이라인과 울창한 숲이 보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동서양의 장점을 잘 조합한 음식이 먹는 재미를 준다. 양식을 기반으로 단품과 코스 메뉴가 준비되는데, 한국의 식재료를 적절히 접목했다.

특히, 가평 잣을 활용한 ‘가평 잣 크러스트 프렌치 양 갈비구이’, 남해 국내산 생 참치 타다키, 누룽지 랍스터 비스크 수프, 참숯으로 구운 3가지 부위의 한우 스테이크를 맛볼 수 있는 한우 플래터가 눈에 띈다. 호텔 옥상에서 양봉을 통해 직접 채취한 벌꿀을 활용한 꿀벌 바바로아즈도 빠트릴 수 없다.

최근에는 늦은 저녁까지 머무를 수 있도록 바 메뉴를 개편했다. 코리안 타파스, 갈비꼬치구이 닉스 새우버거, 후라이드 치킨, 초리조 양송이 구이 등 주류와 잘 어울리는 음식들을 갖췄다. 게다가 일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는 해피아워 ‘문라이트 밍글(Moonlight Mingle)’을 진행한다. 닉스 IPA 1.0, 진토닉, 위스키 하이볼, 와인 등을 할인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호감을 선물해요
랩 오브 파리바게뜨

전국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브랜드이지만, 판교에서는 뭔가 다르다. 랩 오브 파리바게뜨에서만 만날 수 있는 제품들이 있으니 말이다. 제주마음샌드, 가평만남샌드를 잇는 3번째 샌드 쿠키인 ‘판교호감샌드’가 1순위고, 프랑스 에쉬레 버터와 바닐라빈을 더한 특별한 실키롤케이크가 2번째다. 이밖에도 샐러드, 브런치를 비롯해 손과 눈이 가는 먹거리가 가득하다. 

게다가 랩(Lab)이라는 간판을 달고 있는 만큼 파리바게뜨의 새로운 제품과 색다른 경험을 제일 먼저 만나볼 수 있다. 판교에 온 만큼 웃음 이모티콘이 박힌 고소한 호감샌드 하나 쟁여가는 것도 괜찮겠다. 흔한 빠바가 아니라서 분명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글·사진 이성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