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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커피, 막국수면 충분한 ‘고성’ 여행

  • Editor. 이성균 기자
  • 입력 2024.01.12 0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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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최북단에 자리한 고성. 이곳의 사늘한 겨울 바다는 유독 웅장하다. 남북에 걸쳐 있는 지리적 특성으로 DMZ와 통일전망대 등의 여행지가 유명하다. 그렇지만 바다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만큼 고성이 품고 있는 바다는 특별하다. 막국수와 커피 정도 곁들이면 더 바랄 게 없다.

교암해변

●고성의 바다
교암해변

고성에는 화진포, 청진, 아야진 해수욕장 등이 있는데 교암해변도 한 번쯤 방문할 만하다. 백사장 길이는 고작 1km. 그리 넓은 해변은 아니지만, 어촌 마을의 정감을 오롯이 느끼기 좋은 지점이다. 가끔은 파도 또한 상당히 씩씩하다. 바로 옆에 붙은 교암항까지 합세하면 여느 동해 해변과 다르지 않다. 또 교암해변에서 스킨스쿠버와 바다낚시를 즐길 수 있다. 참고로 ‘교암’이란 이름은 마을 양쪽으로 개천이 흘러 다리가 2개 있고, 마을 앞바다에는 바위가 많아서 붙여졌다. 예전부터 어업이 발달한 지역으로 특히 청어가 많이 잡힌 곳이다. 

교암항과 붙어 있어 동해의 웅장함을 느낄 수 있다

사실 겨울 바다는 상당히 차다. 바람이 불면 더더욱. 우렁찬 파도 소리를 ASMR 삼아 백사장을 걷는 것도 30분이면 충분하다. 주변에 몸을 녹일만한 곳이 갖춰져 있어야 하는 이유다. 다행히 교암해변은 편의시설이 충분하다. 

문어국밥
문어국밥
베짱이 문어국밥의 문어전
베짱이 문어국밥의 문어전

문어국밥으로 이름을 떨친 곳이 있는데, 국밥집 중에 가장 뷰가 좋은 곳이다. 깔끔한 문어국밥 한 그릇과 고소한 문어전을 먹으면 여행을 이어갈 힘이 생긴다. 식당 뒤편으로 고성 8경 중 한 곳인 천학정이 있다.

 

●멀뚱멀뚱 바라보며
ONC(오엔씨)

매번 좋은 바다를 보면 반사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근처에 근사한 카페와 맛있는 커피가 어디 있나. 교암해변에서는 쉽게 찾았다. 해변과 맞닿은 곳에 자리한 ONC다. 루프톱을 갖춘 3층짜리 카페다. 위치선정이 탁월하다. 교암해변과 교암항 가운데에 있고, 바다도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다. 카페의 본래 목적에도 충실한 편. 메뉴도 다양하고, 음료 맛도 준수하다. 입이 심심하면 스콘(말차 초코칩·초코칩·레몬)을 곁들여도 괜찮다. 

고성 오션뷰 카페
고성 오션뷰 카페
흑임자 크림 카페 라떼
흑임자 크림 카페 라떼

시그니처 음료는 모두 아이스 온니(iced only)다. 오엔씨 라떼(달콤한 불렌딩 우유가 들어간 달콤+고소 라떼), 오엔씨 크림 라떼(오엔씨 라떼+달콤한 치즈 크림), 흑임자 크림 카페 라떼, 그리고 커피가 들어가지 않은 흑임자 크림 라떼다. 커피의 고소함과 흑임자의 고소함이 만나 두 배의 고소함과 적당한 달콤함이 어우러진 흑임자 크림 카페 라떼가 꽤 인상적이다. 

통창으로 바다까지 보이니 더할 나위 없다. 1층, 3층과 달리 2층은 NO KIDS, NO PET으로 운영되니 어른들만의 낙원인 셈이다. 그냥 멀뚱멀뚱 바다를 보면서 고성의 여유를 느껴보자.

 

●고성의 맛 ‘막국수’
백촌막국수

강원도 여행에서 빠트릴 수 없는 게 막국수다. 7번 국도를 따라 막국수 투어가 가능할 정도다. 특히 양양에 막국수 맛집이 많은 느낌인데, 고성도 절대 부족하지 않다. 해변이 있는 곳에 마치 짝꿍처럼 막국수가 따라온다. 

한적한 백촌리에 자리 잡은 식당
한적한 백촌리에 자리 잡은 식당
구수한 메밀의 유혹
구수한 메밀의 유혹

백촌막국수는 교암해변과 백도해수욕장 가까이에 있다. 한적한 백촌리로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곳이다. 메뉴는 단출하다. 메밀국수(곱빼기 가능)와 편육뿐. 그리고 몇 가지 음료만 준비돼 있다. 적당한 찰기와 구수한 맛이 좋은 메밀국수는 3단계로 즐길 수 있다. 처음에는 들기름으로, 다음엔 양념장 살짝 넣어서, 마지막은 동치미 국물 넣으면 된다. 다채로운 맛으로 즐겨도 좋고, 한 가지만 선택해도 괜찮다. 

명태무침과 즐기는 편육도 일품이다
명태무침과 즐기는 편육도 일품이다

되도록 편육도 주문하길. 적당한 온기를 머금은 편육은 부드러운 식감과 고기 특유의 고소함이 좋다. 여기에 적당히 매콤달콤한 명태무침이 감칠맛을 더한다. 단, 사람이 워낙 많이 찾는 곳이라 식당만의 룰도 있다. 1인 1국수, 추가 주문 불가 등이다. 

 

●여정의 끝
청간정

관동팔경 중 한 곳이자 일출 명소로 유명한 ‘청간정’. 왠지 모르게 고성 여정을 마무리하고 싶은 곳이다. 청간천과 천진천이 합류하는 지점인 바닷가 기암절벽 위에 세워진 아담한 중층 누정은 동해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다. 누각에 걸터앉아 바다를 조망하면 일상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걱정은 한없이 작아지는 기분이다. 

바다를 마주하는 통로, 청간정
바다를 마주하는 통로, 청간정

게다가 해가 저무는 시간에는 바다와 청간정 모두 몽환적인 분위기가 풍긴다. 고성군에 따르면 달이 떠오른 밤 정자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마치 바다 위에 떠 있는 배 안에 있는 것 같다고. 겨울밤은 너무 추우니 봄이나 여름에 직접 확인해 보고 싶다.

고성의 바다는 참 매력적이다
고성의 바다는 참 매력적이다

청간정이 건축된 시기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한다. 현존하는 문헌을 따라서 얼추 추정할 뿐. 본래는 청간역의 정자로 만경대의 남쪽 물가 봉우리에 옮겨지어 청간정이라고 불렸다고. 고쳐진 기록을 보면 1560년(명종 15)에 간성 군수 최천이 처음 수리했다고 한다. 역사로 보면 460년의 세월이 깃든 누정이다. 현대에서는 1953년 5월 이승만 대통령의 지시로 정자가 보수했고, 1980년 8월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됐다. 현재의 청간정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겹처마 팔작지붕의 건물이다.

 

글·사진 이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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