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국제선 항공 여객은 해외여행 수요에 힘입어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전체적으로 회복을 향해 질주한 한해였지만 노선이나 항공사, 공항 등에 따라 회복세가 고르지는 않았다.
국토교통부의 항공포털정보시스템 항공통계에 따르면 2023년 국제선에는 항공편 총 41만1,299회가 운항됐고, 여객수는 6,831만9,015명에 달했다. 이는 2022년 대비 각각 125%, 250.4% 증가한 수준이며, 2019년과 비교하면 운항편은 77.9%, 여객수는 75.6% 회복한 규모다. 분기별로는 1분기 1,388만3,331명으로 출발해 2분기(1,562만3,164명), 3분기(1,896만7,707명), 4분기(1,984만4,813명)까지 상승 곡선을 이어갔다.
지역별로는 일본 노선의 여객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지난해 일본 노선에는 항공편 총 10만8,303회, 여객수 1,938만2,535명을 기록하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베트남(874만4,747명), 중국(684만8,108명), 미국(486만4,384명), 태국(424만7,259명)이 상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과 싱가포르는 2019년과 비교해 운항횟수와 여객수 모두 100% 이상 완전한 회복률을 나타냈다. 반면 중국의 경우 여객수 회복률은 37.1%로 저조했으나 2022년 상위 10위에서 지난해에는 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비교적 여행 재개 속도가 더딘 상황에서도 여객수 규모 3위에 올랐다는 점에서 앞으로 남은 기회가 더 많은 시장으로 해석할 수 있다. 2022년 국제선 여객 실적 상위 10위권에 포함됐던 괌은 2023년 태풍 여파에 따른 여객 감소와 홍콩의 추격 등이 맞물리며 10위권에서 밀려났다.
항공사별로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2022년만해도 LCC들의 국제선 여객 회복률은 20%를 밑돌며 고전했다. 하지만 지난해 뒤늦게 국제선을 재개한 이스타항공과 국제선 운항을 중단하게 된 플라이강원을 제외한 국적 LCC들은 단거리 노선에 집중된 여객 수요에 탄력을 받아 최소 83.6%, 최대 110.8%의 회복률을 나타내며 대형항공사(FSC)의 평균 회복률 67.6%를 앞질렀다. 운항편수와 여객수에서 2019년 대비 가장 높은 회복률을 나타낸 항공사는 티웨이항공으로 지난해 총 2만9,750편을 운항하고 543만5,093명을 수송했다.
회복의 불균형은 지역에 따라 가장 두드러졌다. 운항횟수와 여객수가 가장 많은 인천국제공항은 지난해 국제선 33만4,124편을 운항하고 5,552만113명을 수송해 각각 2019년 대비 83.8%, 79.1% 수준을 나타내며 회복세를 이끌었다. 전체 국제선 여객수가 6,831만9,015명이니 인천공항의 출도착 여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81.3%로 압도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수도권과 인접한 김포국제공항의 여객수 회복률은 75.3%로 두 번째로 높았고, 청주국제공항은 105.4%로 2019년 여객수를 뛰어넘는 성적을 냈다.
하지만 무안과 대구, 제주국제공항의 실적은 참담하다. 무안국제공항의 회복률은 운항횟수 1,484편으로 2019년의 28.6%, 여객수 23만2,760명으로 34.1%에 그쳤고, 대구와 제주국제공항도 30~40%대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국제선 항공 여객 수요가 수도권에 크게 쏠렸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나마 지방공항 중에서는 김해국제공항과 양양국제공항의 여객수 회복률이 각각 68.1%, 71.8%를 나타냈지만, 양양국제공항은 플라이강원의 앞날이 불투명해지면서 올해는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한편 국내선의 경우 2023년 총 19만1,064편 운항, 3,218만9,676명 수송 실적을 기록했다. 국내선 여객수는 2022년 3,632만8,296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는데, 지난해 본격적으로 국제선 수요가 증가하며 2022년 대비 11.4% 감소했다. 2019년보다는 2.4% 적었다.
손고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