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해운대와 광안리를 기억하게 하는 공간 5

  • Editor. 이성균 기자
  • 입력 2024.02.14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산’ 하면 여전히 해운대와 광안리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몇 번을 다시 찾아도 이 두 곳을 빠트리면 허전하다. 계속해서 찾아가는 이유는 지역을 채우는 매력적인 가게들 덕분. 새로운 공간을 찾으면서 지역과의 유대감도 더 커지는 기분이다. 해운대와 광안리를 기억하게 만드는 공간들을 모았다. 
 

●해운대 반 광안리 반
MIX

마린시티 해안가(부산영화의거리)를 걸으면서 동백섬과 더베이101를 먼저 즐긴다. 저 멀리 광안대교가 보이는 지점에 카페 ‘MIX’가 있다. 스틸과 검은색을 활용한 인테리어는 시크한 분위기를 풍긴다. 오후에는 햇살이 좋아 따뜻한 분위기가 더해진다. 

메뉴판은 에스프레소, 핸드드립, 구움과자, 케이크 등으로 알차게 구성했다. 다양한 종류의 에스프레소(기본·스트라파짜토·로마노·티라미수 등), 핸드드립은 물론 에스프레소 베이스의 음료도 많아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또 마들렌, 갈레트브루통 등 구움과자는 가격 대비 맛이 좋고, 우도 생토노레, 레몬타르트 같은 파티세리도 갖췄다. 

게다가 광안대교를 볼 수 있는 좌석도 있다. 오전에는 파랗게, 일몰에는 주황빛으로 물든 광안대교가 여행자를 기다리고 있다. 색감이 가장 진한 시간대이니 기억해두면 여러모로 좋겠다. 

 

●점심은 고민 없이
엄용백 돼지국밥

부산에서 돼지국밥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한 끼조차 돼지국밥으로 해결하지 않는다면 보는 사람마저 섭섭하게 한다. 해운대에서는 엄용백 돼지국밥이 좋은 선택지가 된다. 일반적인 범주의 돼지국밥은 아니지만, 식당의 철학이 반영된 돼지국밥을 만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맛이 좋고, 가게 분위기도 준수하다. 게다가 메뉴도 다채로워 선택권이 많다.

돼지국밥은 맑은 부산식과 진한 밀양식 2가지를 갖추고 있으며, 수육백반도 가능하다. 또 오소리감투 수육, 항정수육, 돼지수육 같은 술안주 활용하기 좋은 메뉴도 있다. 골고루 시켜서 맛봐도 괜찮은데, 좀 더 특별한 음식이 필요하다면 항정수육을 추천한다. 꼬들꼬들한 식감이 매력적인 항정살을 얇게 썰었고, 특제 간장소스와 치자면을 더한 메뉴다. 간장소스에서 중국풍 느낌을 찾을 수 있고, 면과의 궁합도 훌륭하다. 수육을 먼저 즐기고, 개운한 국밥으로 마무리하면 꽤 멋진 돼지국밥 코스가 완성된다.

 

●부산의 냉면
부다면옥

부산은 밀면의 도시다. 부산의 대표 음식을 꼽을 때 돼지국밥과 함께 빠지지 않는 게 밀면이다. 그런데 해운대에서는 밀면은 잠시 잊고 냉면에 집중해도 괜찮겠다. 해운대시장 초입에 있는 부다면옥 덕분이다. 순메밀냉면 전문인 부다면옥에서는 순메밀냉면(물·비빔), 맛보기 한우수육, 한우 한 마리 꼬리수육을 준비하고 있으며, 동계 메뉴로 얼큰한 육개장과 꼬리곰탕을 선보이고 있다. 

첫 방문이라면 단연 순메밀물냉면을 추천한다. 한우 사태와 여러 채소를 따로따로 끓이고 식히는 방식으로 냉면 육수를 만들고 있다. 면을 맛보기 전에 그릇을 들고 마시면 깔끔하고 시원한 인상을 받는다. 면은 적당히 거친 질감과 함께 구수한 메밀 향이 풍성하게 느껴진다. 

서울의 평양냉면을 좋아한다면 분명 만족할 것이다. 냉면만 먹는다면 보통은 조금 양이 적을 수도 있으니 넉넉하게 시키는 것도 괜찮다. 또 선주후면을 즐기려면 맛보기 한우수육을 곁들이면 된다.


●낮은 곳의 낙원
송일정 & 송정항

해운대해수욕장에 동백섬이 있다면 송정 해변에는 죽도가 있다. 해변 동쪽에 있는 죽도산은 고작 해발 23.3m밖에 되지 않는 산이지만, 바다를 즐기기 좋은 낙원이다. 죽도라는 지명대로 이곳에는 많은 대나무가 있었고, 경상 좌수영이 전투나 전쟁 때 사용할 화살도 이 대나무를 활용했다고 한다. 지금은 죽도공원이라는 이름으로 여행자와 현지인 모두에게 사랑받고 있다.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이 잘 다듬어져 있어 누구나 방문해도 괜찮다. 

송일정
송일정
송정항
송정항

바다와 맞닿은 곳에는 송일정이라는 정자가 있다. 이곳에서 송정 해변과 송정항, 큰바위섬 등 부산의 바다 풍경을 제대로 마주할 수 있다. 쉬었다 갈 수 있는 공간이 조성돼 있고, 바람도 잘 통해 여름이 가까워지면 자주 생각이 난다. 죽도를 한 바퀴 돌면 동쪽으로 송정항도 만날 수 있다. 현지인들이 삶을 보내는 터전으로 송정의 일상이 곳곳에 묻어 있다. 

 

●광안리를 채우는 달콤함
바닷마을 과자점

삼익비치타운아파트 근처에 있는 디저트 전문점이다. 금련산역 5번 출구로 나와 광안대교가 살짝 보이는 곳에 자리해 있다. 바다맛을 과자점은 아담한 규모지만, 맛과 인기는 상당하다. 늦은 시간에 가면 원하는 디저트와 구움과자는 구매할 수 없을 정도다.

계절 또는 시기에 따라 디저트도 달라지는데, 생토노레와 파리광안리 같은 대표 메뉴는 상시 판매한다. 구움과자로는 까눌레, 마들렌(레몬글라세 등), 휘낭시에(와인무화과 등)를 선보이고 있다. 먹고 싶은 종류를 포장해 광안리를 바라보며 즐기는 것도 부산을 낭만적으로 즐기는 방법이다.
 

생토노레와 파리브레스트, 구움과자 등을 맛보면 재료를 아끼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버터 풍미도 가득, 크림도 듬뿍 담았다. 커피와 차 없이도 먹을 수 있는 적당한 단맛도 포인트. 레스토랑에서 나와도 될 법한 모양새를 하고 있는데, 캐러멜 모자를 쓴 슈와 통카빈 크림, 피칸프랄린 크림이 조화를 이룬 생토노레는 한 번쯤 맛보기를 추천한다. 참고로 매장에서 먹을 수 있는 테이블이 있긴 한데, 딱 하나라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글·사진 이성균 기자

저작권자 © 트래비 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최신기사
트래비 레터 요즘 여행을 알아서 쏙쏙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