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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를 거닐다 만난 공간들 5

  • Editor. 이성균 기자
  • 입력 2024.02.15 0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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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는 ‘걷는 맛’이 좋은 여행지다. 몇 발자국 지나지 않아도 불쑥 새로운 것들이 튀어나온다. 일단 한 번쯤 들어가고픈 분위기의 가게와 구경하고픈 골목이 계속해서 이어진다. 일말의 지루함조차 느낄 새 없이 걷고 또 걷게 된다. 온종일 교토를 거닐면서 만난 공간들을 긁어모았다.

●호지차의 추억
잇포도차호 본점 & 교토시청

어딜 가도 시청 근처는 역사가 깃든 공간과 맛집이 많다. 교토도 다르지 않다.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목적지는 아니지만, 교토시청과 그 인근에 막상 오면 만족감이 상당할 것이다. 게다가 교토고엔, 카모가와강, 교세라미술관 등으로 여행을 이어갈 수 있어 일정 구성 측면에서도 수월하다.

시청 뒤편에는 잡화점, 식당, 카페 등 여러 가게가 모여 있다

여러 가게 중에서 가장 먼저 추천하고 싶은 건 일본 차(Tea) 전문점이다. 300년 역사의 잇포도(IPPDO) 본점이 이곳에 있다. 1717년 오미야(Omiya)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1846년 지금의 이름으로 변경했다. 

일본 차 전문점 ‘잇포도’의 본점

잇포도의 차는 교토와 나라 시가현의 우지강과 기즈강 유역 사이의 구릉지대에서 재배하고 있으며, 현재 일본 전역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유명세가 상당하다. 또 리츠칼튼 교토 등 교토를 대표하는 호텔에서도 어메니티로 활용 중이다. 

 약방 같은 분위기

본점에서는 말차, 교쿠로, 호지차를 가루, 티백 등 다양한 형태로 판매하고 있으며, 카페처럼 마실 수는 공간도 갖췄다. 마치 약방처럼 꾸며진 내부도 꽤 인상적이다. 교토역이나 교토 내 백화점에서도 잇포도의 차를 살 수 있지만, 본점의 분위기는 확실히 달라 한 번쯤 방문할 만하다. 

 

●상점가의 커피
스마트커피 & 테라마치 거리

쇼텐가이(상점가)는 일본 특유의 상점가 형태로, 다양한 가게가 한데 모여 있어 구경하기 좋다. 테라마치(Teramachi)는 우리나라 도로명처럼 특정 거리인데, 길이가 꽤 길다.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곳을 기준으로 하면, 교토가와라마치역부터 교토고엔까지 이어진다. 

테라마치거리에서 만난 스마트커피
테라마치거리의 상점가들

이 길을 따라가면 유명한 식당, 카페, 상점들을 만날 수 있으며, 이노이치(麺屋 猪一, 라멘), 사무라이 & 닌자 뮤지엄, 미시마테이 본점(三嶋亭 本店, 스끼야끼), 스마트커피(Smart Coffee, 카페 겸 레스토랑) 등이 있다. 

스마트커피 블렌딩
고소한 맛이 좋은 타마고산도(계란샌드위치)
고소한 맛이 좋은 타마고산도(계란샌드위치)

이번에 찾은 스마트커피는 킷사텐 분위기의 레트로 카페인데, 실제로 1932년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직접 로스팅한 커피, 프렌치토스트와 타마고산도(계란샌드위치) 등이 유명하다. 오전 8시부터 문을 여니 아침 식사로 활용하기 좋다. 

 또 다른 인기 메뉴 프렌치토스트

10시~11시 점심 직전에 가도 대기줄이 형성될 정도로 현지인에게도 인기다. 진한 풍미의 커피, 계란 풍미와 달콤한 시럽, 폭신한 식감이 특징인 프렌치토스트만 있으면 아침부터 행복한 여행이 된다. 

 

●버드나무의 감성
행자교 & 키쇼카료 

도심을 가로지르는 작은 물줄기를 따라 걷다 보면 교토의 소소한 일상을 엿볼 수 있다. 특히, 명소들 뒤편의 숨은 곳들이 그렇다. 행자교(一本橋)는 기온시조와 야사카 신사의 북쪽에 자리한 짧은 석교다. 행자교를 따라 줄지어 늘어선 버드나무가 교토만의 풍경을 완성한다.

버드나무와 행자교
버드나무와 행자교
그냥 건널 수 없게 만드는 행자교
그냥 건널 수 없게 만드는 행자교

평범하지만, 쉽게 찾을 수 없는 교토 특유의 감성이다. 충분히 시간을 보냈다면 교토가 자랑하는 달콤함을 맛보는 시간도 가져보자. 바로 근처에 파르페 전문점 ‘키쇼카료(Kisshokaryo Kyoto)’가 있다. 

키쇼카료의 시그니처 ‘코가시 키나코 파르페(콩가루 파르페)’
키쇼카료의 시그니처 ‘코가시 키나코 파르페(콩가루 파르페)’

이곳은 외국인 여행자보다 일본인 여행자 또는 현지인이 더 좋아하는 카페 겸 디저트 숍이다. 직접 볶은 콩을 활용한 디저트와 식품들이 장점으로, 콩가루를 올린 코가시 키나코 파르페(Kogashi Kinako Parfait)가 시그니처다. 파르페라 단맛이 없진 않지만 절제돼 있다. 어른들의 파르페인 셈이다. 파르페 외에도 와라비 모찌, 키나코 라떼, 키나코 푸딩 등이 인기다.

키나코 푸딩도 인기다

특히 키나코 푸딩은 어디서든 먹기 좋아 포장으로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행자교 근처 벤치에 앉아 키쇼카료의 푸딩을 먹으면서 시간을 보내는 이들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행자교와 파르페까지 맛본 후에는 정면으로 보이는 큰 문을 따라가는 것도 괜찮다. 

매장에서 직접 콩을 볶는다
다양한 기념품도 갖췄다

17세기에 지어진 거대한 사찰인 지온인이며, 마루야마공원, 야사카 신사 등으로 길이 이어져 도보여행을 이어갈 수 있다. 

 

●아쉬움을 달래는 맛
하시다테

교토역은 여행의 시작점이자 마침표다. 여행을 마무리할 때가 되면 온갖 아쉬움이 밀려온다. 그 아쉬움을 교토역 근처에 있는 맛집에서 달랠 수 있다. 교토역과 연결되는 포르타(Porta)나 이세탄 백화점(Isetan) 등에는 수많은 식당이 있다. 그중에서 일본식 해산물 덮밥과 깔끔한 소면 요리를 맛보고 싶다면 하시다테(はしたて)를 추천한다. 하시다테는 일본의 유명 외식 & 식품 브랜드인 와쿠덴(Wakuden)에서 운영하는 식당이다. 

교토에 오면 꼭 맛봐야 하는 사바즈시(고등어초밥)
교토에 오면 꼭 맛봐야 하는 사바즈시(고등어초밥)
킨메다이동(금눈돔덮밥)
킨메다이동(금눈돔덮밥)

메뉴가 상당히 다양한데, 참깨소스에 버무린 도미회가 올라간 덮밥(오차즈케까지 즐길 수 있는 1석2조 메뉴), 금눈돔(킨메다이, キンメダイ, 金目鯛) 회덮밥과 금눈돔 튀김 소면 세트, 사바즈시(고등어 초밥)가 추천 메뉴다. 또 계절마다 바뀌는 특별 메뉴도 눈여겨볼 만하다. 전체적으로 자극적인 맛이 없이 삼삼하다. 

매력적인 소면
매력적인 소면

소면은 은은한 육수(다시)가 매력적이고, 소면임에도 적당한 쫄깃함이 있어 식감도 만족스럽다. 사바즈시는 교토에 오면 맛봐야 하는 음식 중 하나다. 한 조각도 주문 가능하니 꼭 곁들이기를 권한다.

 

●교토의 24시간 슈퍼마켓
프레스코

프레스코(Fresco)는 교토에서 흔하게 보이는 슈퍼마켓 브랜드다. 편의점처럼 24시간 운영하니 사소한 게 필요하면 어김없이 찾게 된다. 심지어 편의점보다 살짝 저렴한 가격으로.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교토 중심부에 매장이 많은 것도 장점이다. 

교토의 슈퍼마켓 브랜드 ‘프레스코’
교토의 슈퍼마켓 브랜드 ‘프레스코’
24시간 운영된다
24시간 운영된다

히가시야마, 교토시청, 가라스마, 고조 등에 지점이 있다.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공산품, 식품, 과자 등이 많아 쇼핑이 큰 목적이 아니라면 여기서 해결할 수 있고, 가라아게, 야끼소바, 김초밥 등 간단한 음식도 팔고 있어 야식으로 활용하면 좋다. 

쇼핑을 간단하게 할 생각이라면 이곳으로 충분하다
쇼핑을 간단하게 할 생각이라면 이곳으로 충분하다

글·사진 이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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