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EDITOR΄S LETTER] 걱정 없이 나는 봄

  • Editor. 강화송 기자
  • 입력 2024.03.01 05: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는 걱정 없이 삽니다. 정확히는 걱정이 있어도 별로 개의치 않아 합니다. 그래서 타인의 슬픔이나 걱정에 공감 어린 위로를 건네는 게 참 힘든 사람입니다. ‘힘들어’라고 토로하면 ‘그래’ 정도가 저의 최선입니다. 고쳐야겠죠.

마침 얼마 전 20년 지기 친구가 오랜만에 메시지를 하나 보냈습니다. 어떤 이유로 평생 다녀야겠다 다짐했던 직장에서 퇴사를 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여행이나 가려고 하는데…’라며 말끝을 흐립니다. ‘그래’라고 답장하려다가 다시 생각합니다. 변해야겠죠.

언젠가 이런 댓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과거는 그립고 현재는 버겁고 미래는 두렵다. 그 댓글에 익명의 누군가는 이런 위로를 남겼습니다. 그립다는 것은 그만큼 잘 살았다는 것, 버겁다는 것은 아직 쓰러지지 않았다는 것, 두렵다는 것은 예상한다는 것. 
제 친구에게 똑같은 문장으로 답장했습니다. 분명 저의 답장을 읽었는데, 한참 동안 회신이 없습니다. 감동해서였을까요. 30분 정도 지나고 친구로부터 회신이 왔습니다. 첫 문장은 욕설이었고 두 번째 문장은 저의 정신건강에 대한 의문이었습니다. 다소 격양된 듯한 답장이 참 길었는데, 어쨌든 요지는 이겁니다. 여행지나 소개해 달라. 시적인 위로보단 어느 여행을 소개하는 편이 더 나은가 봅니다.

3월의 <트래비>는 유독 황토색이 짙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와 고대 도시 알울라의 풍경을 소개합니다. 그 뒤를 이어 베트남 무이네의 모래사막도 담았습니다. 휴양을 계획하신다면 태국 치앙마이와 베트남 나트랑, 중국 항저우,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이야기를 주목해 보시길 바랍니다. 네덜란드 쾨켄호프가 피운 유럽의 봄도 산뜻합니다. 

참, <트래비> 독자님들께 한 가지 사과드릴 것이 있습니다. 3월호에 소개하기로 했던 ‘트래비스트’ 모집 발표가 예상치 못한 지원 열기(?)로 인해 최종 선정이 조금 늦어지고 있습니다. 한 분 한 분 소중하게 써 주신 <트래비>에 관한 이야기를 꼼꼼히 읽어 보고 최대한 가까운 시일 내 개별 연락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진달래꽃이 피는 3월입니다. 내일 뭐 입을지 정도의 가벼운 고민만 있는, 그런 봄을 따스하게 누리시길 바랍니다.

 

<트래비> 강화송 팀장

저작권자 © 트래비 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최신기사
트래비 레터 요즘 여행을 알아서 쏙쏙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