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주말을 채운 '수원'의 플레이스 4

  • Editor. 이성균 기자
  • 입력 2024.03.19 07: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딱히 거창한 계획은 없고, 서울은 벗어나고 싶었던 주말. 무작정 수원으로 갔다. 화성행궁도 보고, 왕갈비도 먹었다. 그리고 인계동을 거점 삼아 하릴없이 시간을 보냈다. 다행히 4개의 장소가 심심함을 달래줬다.

●인계동 베이스캠프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수원

개관한 지 이제 갓 1년을 넘긴 호텔이라 여전히 뽀송뽀송한 기운이 남아있다.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수원(스위트 포함 221개 객실 보유)은 수원시청역에서 도보로 3~5분 걸리는 곳에 자리해 접근성이 훌륭하다. 객실 크기는 25제곱미터(약 7.6평)인데 객실 디자인과 효율적인 가구 배치를 통해 개방감을 살렸다. 넓은 유리창 덕분에 채광이 좋고, 공원 전망 객실에서는 푸릇함도 느껴진다. 욕조를 갖춘 화장실도 장점. 전체적으로 모나지 않은 깔끔한 호텔이다. 

16층 더 이터리(The Eatery)에서 진행되는 조식 뷔페는 서울에 있는 포포인츠보다 나은 수준. 메뉴는 방문하는 날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쌀국수와 돈가스, 연어가마구이, 비빔밥, 돼지불고기 같은 주요 메뉴가 있고, 에그 스테이션, 베이커리와 과일 등이 알차게 공간을 채우고 있다. 17층 실외 수영장과 함께 있는 더 글로우 풀사이드 바(The Glow Poolside Bar)도 활용할 만하다. 효성공원과 인계동 일대가 보이는 탁 트인 공간에서 맥주 한잔 마시면 여행의 피로가 가신다. 

참고로 메리어트 브랜드의 호텔들이 최근 전체적으로 가격이 비싸게 형성돼 있지만, 프로모션을 잘 활용하면 주말에도 10만원대로 투숙할 수 있다.

 

●스타필드 2.0 시대
스타필드 수원

수원 지역 최대 규모의 복합 쇼핑몰, 스타필드 수원이 1월 말 문을 열었다. 두 달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인파로 북적인다. 1호선 수원역부터 스타필드를 가려는 이들로 인산인해다. 스타필드 수원과 맞닿은 화서역에 내리면 마치 야구 경기가 있는 날의 2호선 종합운동장역과 같은 분위기가 난다. 말 그대로 사람들이 쏟아져 내린다.

스타필드 수원(지하 8층, 지상 8층 약 10만평 규모)은 MZ세대를 정면으로 겨냥한 만큼 기존 스타필드에서 볼 수 없었던 최초 매장만 30%가량 된다고. 전국 핫플레이스의 특화 매장과 체험형 콘텐츠가 대거 투입됐으며, 입점한 매장은 약 400개다. 일단 인터스텔라가 떠오르는 별마당 도서관에서 인증숏 한 번 찍고 천천히 둘러보면 된다. 

수많은 매장에서 몇 개 딱 짚어서 추천하는 건 불가능하다. 워낙 매장이 많으니 분명 본인의 취향에 맞는 곳도 찾을 수 있을 터. 에디터의 사적인 취향을 살짝 공유한다. LP 감상을 위한 바이닐, 젤라토 좋아하니 젤라떼리아 도도, 커피는 수원 로컬 브랜드인 정지영 커피로스터즈, 식사는 베트남 비스트로 효뜨. 기왕 왔으니 노브랜드와 트레이더스에서 장도 좀 보고. 메가박스에서 영화까지 해결했다.

 

●군만두 한 접시 추가요
수원만두

가게 전면에 중국 만두를 내세우는 곳이다. 수워만두는 수원에서 50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만큼 다양한 연령층의 팬들을 거느리고 있다. 메뉴판을 보면 그 가게의 특징을 단번에 이해할 수 있는데, 수원만두는 만두류(군만두·찐만두·고기만두·물만두)가 가장 높은 곳을 차지하고 있고, 소고기탕면, 볶음면, 단단탕면 등의 식사류가 뒤를 차지하고 있다. 처음 왔다면 이 7개 메뉴와 요리류를 적절히 섞으면 된다.

만두를 구성하는 요소는 우리가 즐겨 먹는 공산품과 큰 차이는 없지만, 결정적으로 피가 다르다. 조금은 두꺼운 편. 중국 만두답다. 얇은 피를 선호하는 이라면 조금 당황할 수 있지만 씹는 맛이 좋고, 오래 씹을수록 만두소와 어우러져 단맛이 난다. 장점은 군만두에서 극대화되는 편. 겉은 바삭하고, 피는 쫄깃, 속은 촉촉한 만두를 경험할 수 있다. 

소고기탕면은 대만의 우육탕면에서 맛볼 수 있는 소고기조림에 한국인의 취향을 반영한 개운하고 얼큰한 국물이 조합된 면 요리다. 배추와 청경채, 양파 등 채소에서 나오는 단맛도 맛의 깊이를 더한다. 단, 짜장면과 짬뽕은 없다. 그런데 이러한 점이 오히려 이 가게만의 장점으로 다가온다. 확실한 특징이 있으니 고민할 시간이 줄어들고, 식당이 선사하는 즐거움도 확실하니 말이다.

 

●1만원의 행복
평장원 본점

서울의 유명한 평양냉면 가게들은 평균적으로 1만5,000원 내외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점심을 넘어 외식 메뉴의 범주로 진입했다. 수원 평장원에서는 조금이나마 부담을 덜 수 있다. 이북음식 전문점인 평장원은 평양냉면을 비롯해 비빔 & 회 냉면, 육개장, 만둣국, 만두전골, 한우불고기, 녹두전, 수육, 보쌈, 만두 등을 선보이고 있다. 평양냉면은 1만원이며, 양이 많은 이라면 곱빼기(5,000원+)를 주문하면 된다. 

이곳 평양냉면은 곰탕의 맑은 국물이 떠오르는 육수와 얇은 면이 특징이다. 고깃국물 맛이 나니 평양냉면을 처음 먹는 이들도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고, 쫄깃하고, 얇은 면은 씹는 맛도 좋고, 혀에 닿는 질감도 매력적이다. 특히, 육수에서 고기 향이 많이 나니 후추를 뿌려 먹는 것도 추천한다. 냉면만 먹기 아쉽다면 부드러운 돼지고기 수육과 바삭한 녹두전 등을 추가해도 좋다. 술과 함께 푸짐한 이북 밥상을 즐기려면 불고기 또는 만두전골로 시작해 냉면으로 마무리하면 딱 좋다.

글·사진 이성균 기자

저작권자 © 트래비 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최신기사
트래비 레터 요즘 여행을 알아서 쏙쏙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