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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가족여행 3탄 고령, 성주 - 잊혀진 역사 '대가야시대'로 떠난 시간여행 "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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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

★ 체험 가족 소개

지수네 가족이 오래간만에 나들이를 떠났습니다. 통신업계에 근무하고 있는 아빠(김태영씨)와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엄마(김미진씨), 7살 지수와 5살 동제. 이렇게 네 식구가 손 꼭 붙잡고 찾아간 곳은 경북 고령과 성주입니다. 경북관광개발공사와 함께하는 ‘체험! 경북가족여행’ 3탄, 잊혀진 역사 ‘가야’를 찾아 나선 지수네 식구의 신나는 시간 여행 속으로 지금 출발합니다!

장마가 한창이던 7월 넷째 주말,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체험! 경북가족여행’ 참가자 가족들을 태운 버스는 서울을 빠져나가 신나게 고속도로를 달려가기 시작한다. “여러분 오늘 우리가 가는 곳이 어디죠? 네, 경북 고령이랍니다. 그럼 고령은 어떤 곳일까요? 가야라고 들어 본 적 있나요. 대가야 시대 수도였던 곳이 바로 고령이랍니다.” 아침잠을 깨우는 낭랑한 목소리의 강사 선생님이 잠시 ‘가야’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흔히 삼국시대 하면 고구려와 백제, 신라만을 알고 있지만 ‘가야’ 또한 562년 멸망할 때까지 역사의 한 축을 받치고 있던 삼국시대의 당당한 일원이었다. 다른 국가들처럼 통일된 국가를 완성하지 못하고 지역별로 흩어진 연맹체적 국가로 이뤄져 있던 가야, 그중 가장 큰 세력이었던 대가야의 도읍지가 바로 고령이다. 가야 건국에 관한 설화가 이어지자 잊혀진 역사를 찾아 마치 시간 탐험이라도 하러 가는 듯, 아이들 눈이 금세 반짝반짝 빛난다. 재미난 역사 이야기를 듣는 동안 버스는 어느새 고령에 도착했다. 



오후 1시
     가야금 체험

ⓒ트래비

작년 4월 문을 연 대가야박물관은 대가야의 역사와 문화는 물론 구석기 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고령 지역의 변천사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주요한 공간이다. 마침 박물관 옆 강당에서 경북가족여행단을 위한 ‘가야금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되었다. 교과서에서만 보던 가야금을 직접 눈으로 본 아이들은 신기함에 너도나도 줄을 뜯어 보겠다며 나선다. 선생님 가르침에 따라 한 줄 한 줄 뜯어 가며 ‘아리랑’을 연주하는 아이들 얼굴에 점점 자신감이 넘쳐난다. 진지하게 연주해 가는 동안 아이들은 ‘가야금이란 이런 거구나’라는 것을 몸으로 직접 배워 나간다.

잔뜩 호기심을 머금은 지수도 차례를 기다려 가야금을 뜯어 본다. “지수야, 가야금 타 보니 어떠니?”, “재미는 있는데 손가락이 너무 아파.” 하긴, 굵은 명주실을 꼬아 만든 가야금 줄이 어린 지수에게는 아직 버거워 보인다. 이번엔 부모님 차례. 지수 엄마가 한번 도전해 보기로 했다. 몇 번 손사래를 쳐 대며 안하겠다던 미진씨가 가야금을 뜯기 시작한다.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가야금 소리가 참 맑게 들린다. 선생님 칭찬에 으쓱해진 미진씨, “제자 삼겠다고 눌러앉으라고 할까 봐 안했던건데, 에이 솜씨를 들켜버렸네.”  

오후 2시     지산동 고분군 & 대가야박물관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주르르 흘러 버릴 것 같은 후덥지근한 날씨.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족도 낙오(?) 없이 지산동 고분군을 오르기로 했다. 약간 가파른 고갯길을 지나 수목 우거진 산길을 쉬엄쉬엄 걸어 오른다. 숲 속에서부터 전해지는 상쾌함에 마음까지 더 없이 맑아지는 기분이다.

‘언제 도착하나’ 궁금해질 무렵, 순식간에 좁은 산길이 들판처럼 넓게 펼쳐지고 저 멀리 작은 동산 같은 고분들이 보인다. 들판에는 무성하게 자라난 풀들과 이름 모를 꽃들이 맑게 채색해 놓은 수채화만큼이나 아름답게 흩어져 있다. 먼저 와 있던 아빠와 지수는 메뚜기 잡기에 여념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메뚜기며 방아깨비들이 여기저기 폴짝폴짝 뛰어다닌다. 그저 평화롭기만 한 모습들이 이곳이 국내 최대 순장 고분군이라는 사실을 잊게 할 정도다. 유연한 곡선으로 이어진 고분군들마저 엽서 속 배경사진처럼 그 풍경에 녹아들어 한 편의 그림이 되고 만다. 


ⓒ트래비

1. 대가야박물관에 있는 어린이 체험실. 탁본 뜨기를 비롯해 갖가지 체험도구들이 갖춰져 있다 
2. 평화로운 오후 한 때. 작은 언덕처럼 보이는 것들이 국내 최대의 순장 고분군이다
3. 대가야박물관에서 잊혀진 역사를 만난다. 선생님 설명을 진지하게 듣고 있는 아이들
 

사실 이 무덤들은 왕이나 귀족들이 죽은 후 신하들을 산채로 함께 매장한 순장 묘이다. 가야 최고의 고분군인 이곳에는 주산의 남동쪽 능선을 따라 크고 작은 200여 기의 고분이 늘어서 있다. 고분들을 따라 난 작은 오솔길은 대가야박물관 내에 자리한 왕릉전시관까지 이어진다. 대규모 순장 무덤인 지산리 44호분 내부를 그대로 재현해 놓은 왕릉전시관은 꼭 들러야 할 필수 관람코스이다. 아름답고 평화롭게만 보이는 고분의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 찾아가는 길     88고속도로에서 고령IC로 빠져 지산리 고분군 가는 길에 대가야박물관이 자리해 있다. 대가야박물관 내에 대가야왕릉전시관이 있다. 
▒ 입장료     어른 2,000원, 어린이 1,500원(한 번 매표하면 박물관과 전시관 모두 이용할 수 있다)
▒ 개관시간     오전 9시~오후 6시(3월~10월), 오전 9시~오후 5시(11월~2월)/ 매주 월요일 휴관
▒ 문의     054-950-6071~3/ www.daegaya.net

오후 4시     개실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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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에 류씨 집성촌이 있다면 고령에는 점필재 김종직 선생의 후손들이 모여 살고 있는 개실마을이 있다. 개실마을은 조선 초기 문신이며 대학자로 영남학파의 종조였던 김종직 선생 후손들의 집성촌으로 350여 년간 전통을 이어져오고 있으며 현재 60여 가구가 살고 있다. 개실마을에는 민속자료 제 62호 점필재 종택과 문화재 자료 제111호 도연재, 유형문화재 제209호 점필재의 문적유품 등 문화재가 있다. 

개실마을은 현재 도시민들이 여러 가지 농촌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우물과 한옥 등 옛 모습을 그대로 보존해 고향의 향수를 느끼게 하고, 민박을 운영하는 등 도시인들의 또 다른 휴가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꽃이 피고 골이 아름다운 마을 개실.’ 아름다운 마을 풍경, 넉넉한 웃음과 후한 인심으로 맞아 주시는 어르신들을 보니 그 이름이 그리 잘 어울릴 수가 없다. 

여러 가지 체험을 하는 동안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신나고, 부모들은 동심으로 돌아간 마냥 함께 즐거워한다. 한가로운 시골 마을에는 벌써부터 잠자리가 날아다닌다. 따사로운 저녁 햇살 아래, 오늘 하루 재미난 추억들을 차곡차곡 쌓는다.  

▒ 체험 프로그램    언제든 찾아가면 다채로운 농촌 문화들을 체험할 수 있다. 윷 만들기를 비롯해 연 날리기, 엿 만들기, 한과 만들기, 딸기 수확체험, 전통 예절 등을 배울 수 있다. 체험비는 실비에 준하며 엿 만들기는 5,000원 정도 이다. 사전에 예약하거나 문의하고 가면 좋다. 054-955-0220/ www.gaesil.net




오후 9시     우륵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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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서둘러 도착한 곳은 가야금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 있는 우륵 박물관. 올해 4월에 문을 연 고령의 뉴 페이스(New Face)이다. 박물관 건물은 멀리서 보면 꼭 가야금처럼 보인다. 

박물관 안에는 가야금을 비롯해 여러 가지 우리 악기들이 전시되어 있다. 가야금만 해도 그 종류가 여럿이다. 흔히들 가야금은 12줄로 되어 있다고 알지만, 현재는 21, 25현 가야금까지 만들어지고 있다. 현대에 맞게 개량된 가야금들은 훨씬 풍부한 음역과 소리를 낸다. 그 소리가 세계인들의 귀를 사로잡고 있다니 그저 뿌듯할 뿐이다. 

박물관 옆 공방에서는 가야금 제작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장인의 설명에 귀를 쫑긋 세우는 부모들, 질문들이 끝도 없이 쏟아진다. “가야금 한 대 만드는 데 얼마나 걸리나요?”, “일단 나무를 말리는 데만 한 4년입니다. 따라서 여러 대를 동시에 제작합니다. 가야금 몸통을 손질하고 나서 줄을 얹고 조율하는 데까지는 보통 한 달 정도 걸리죠”, “1대에 가격은 얼마 정도 하나요?”, “명장들이 만든 것들은 800만원 이상도 가죠. 물론 보급형으로 40만원 대 가야금도 있습니다.” 신기한 건 현재 전국에 70군데에서만 가야금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장인들은 가야금만 보고 어디서 만들어진 것인지 한눈에 척 알 수 있다고 한다.  

▒ 찾아가는 길    88고속도로에서 고령IC로 빠져 성주 방면 33번 국도를 탄다. 안내판을 따라가면 된다
▒ 개관시간     하절기-오전 9시~오후 6시, 동절기-오전 9시~오후 5시(매주 월요일 휴관)
▒ 입장료      어른 2,000원, 어린이 1,500원(한 장의 관람권으로 대가야박물관, 왕릉전시관, 우륵 박물관 모두 관람할 수 있다)  
▒ 문의       054-954-2201/ http://tour.goryeong.go.kr 

오전 10시30분     가야산 야생화 식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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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산 하면 열에 아홉은 해인사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경북가족여행 참가자들은 이제 하나를 더 기억하게 되었다. 이제 막 문을 연 가야산 야생화 식물원이 바로 그 주인공. 

성주에서 이어진 가야산 국립공원 입구 바로 아래 세워진 야생화 식물원에는 약 300여 종의 나무와 야생화들이 심겨져 있다. 이 중에는 가야산에서 자생하는 식물들도 물론 포함되어 있다. 

온실도 훌륭하게 꾸며져 있지만 야외에 조성된 야생화 정원은 놓치지 않고 가봐야 할 필수 코스다. 비에 촉촉이 젖은 야생화들이 더욱 싱그럽게 느껴진다. 야외 정원을 둘러보는 동안 꽃 향기에 취하고, 새록새록 피어나는 가족 사랑에 취하는 것만 같다. 아빠는 지수의 질문에 땀 뻘뻘 흘려 가면서도 답변해주기 바쁘다. “근데, 이건 무슨 꽃이야?”, “그건 말이지….” 말문이 막힌 아빠에게 어디서 나비 한 마리가 날아든다. “나비다!” 어느새 나비에 홀딱 빠져버린 지수와 동제. 그 나비는 아빠를 구하기 위해 나타난 구원병이 아니었을까. 

▒ 찾아가는 길     88고속도로에서 해인사IC로 나와 성주 방면 59번 국도를 타고 가다 보면 찾을 수 있다. 경부고속도로 이용시에는 왜관IC로 나와 성주에서 수륜면으로 나온다.
▒ 개관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 매주 월요일, 1월1일, 설날, 추석 휴관
▒ 입장료     무료
▒ 문의     054-931-1264/ http://gayasan.go.kr

오후 1시30분     참외생태학습관 & 참외 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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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니 해도 성주 하면 역시 ‘참외’다. 참외를 빼놓고 성주를 논할 수는 없다는 말씀. 안타깝게도 원래 일정에는 참외를 직접 따 보는 체험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장마 후에 찾아든 갑작스런 더위로 참외가 모두 썩어 버려 참외 수확 체험이 어렵게 되었다. 아쉽기는 하지만, 수해에 피해를 입은 농민들의 마음은 오죽 할까 싶다. 어려운 농민들 마음을 헤아리며 아쉬운 마음을 달랠 수밖에.  

성주 참외에 관해 궁금한 것이 많다면 응당 이곳을 찾을 일이다. 참외에 관한 모든 것을 집대성해 놓은 참외생태학습관이다. 참외생태학습관 건물 위쪽에 참외 모형이 얹어 있는 게 무척 특이하다. 참외생태학습관은 문을 연지 이제 1주일밖에 되지 않았다. 참외의 생태와 재배과정, 성주 참외 축제에 관한 설명들이 영상물과 모형들로 재미나게 꾸며져 있다. 참외로 화채, 지짐이, 단무지, 잼, 김치도 만들 수 있다니, 만드는 법을 적어 놓은 코너 앞에서 엄마들 발걸음이 좀체로 떨어지지 않는다.

야외에는 참외를 재배하는 온실 모형이 세워져 있다. 잠깐 온실에 들어갔던 아이들이 모두 화들짝 놀라며 뛰쳐 나온다. “어휴, 진짜 더워요! 온실 안에서 어떻게 일을 하지?” 그 더위를 무릅쓰고 일하시는 농민들의 수고가 맛있는 참외를 만들어 낸다는 사실, 아마도 아이들 모두 이번 여행을 통해 농민분들에 대한 고마움을 간직하게 되지 않았을까. 참외 한 상자씩 선물로 받아 들고 아쉬운 발걸음을 서울로 옮긴다. 

▒ 찾아가는 길    성주 시내로 들어와 성주군청에서 가야산 야생화 식물원쪽으로 도로를 타고 가다 보면 찾을 수 있다. ▒ 개관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3월~10월), 오전 10시~오후 5시(11월~2월)/ 매주 월요일, 1월1일, 설날, 추석 휴관
▒ 입장료    무료
▒ 문의    054-930-6278         

사진으로 본 신나는 개실마을 체험 마당


ⓒ트래비

1. 미꾸라지 잡아서 추어탕 한번 끓여 봐?!

마지막 체험은 바로 미꾸라지 잡기. 빈 논을 진흙탕으로 만들어 미꾸라지를 풀어 놓았다. 바지를 걷어 올리고 논으로 뛰어든 아빠는 어디서 진흙을 한웅큼 쓸어 오더니 금세 미꾸라지  와 우렁 여러 개를 건져 낸다. 지수와 동제는 들어가지는 못하고 논둑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아빠를 응원하기 여념이 없다. 한참을 진흙 속을 헤매던 아빠, 내친 김에 개울까지 가서 물고기 잡기를 시도한다. 하지만 결과는 참패. 어디 그 그물망으로 물고기가 잡히겠냐고요~

2. ‘엿’ 한 번 잡숴보실라우!


“어, 연 만들기 아니었어요?” ‘연’인 줄 알았는데, ‘엿’이란다. 엿은 모두 처음 만들어 보는지라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시끌벅적 난리통이다. 엿가락을 길게 늘여서 꼰 후 다시 길게 늘이기를 반복하는 일이 보기보다 쉽지 않은 듯하다. 아빠 이마에서는 벌써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 “어휴, 이거 힘든데요. 갈수록 엿이 단단해져요.” 처음엔 누렇고 물렁하던 엿가락이 점점 희어지며 단단해진다. 흰 엿가락을 조금 굳힌 후 숟가락으로 톡톡 깨어 크기를 맞추면 완성! 아빠 숟가락질에 일정한 크기로 엿가락들이 깨어진다. “아무래도 나 전생에 엿장사였나 봐~!”

3. 아슬아슬 신나는 뗏목 타기

마을 건너편 개울가도 뗏목 타기에 도전한 가족들로 역시 시끌벅적하다. 대나무와 고무 튜브를 얼키설키 엮어서 만든 뗏목이 그럴싸해 보인다. 반면 각자 선 자리에서 균형을 잡지 못하면 금세라도 한쪽으로 기울어 버릴 것 같아 아슬아슬하기만 하다. 선장 역할을 맡은 아빠는 기다란 대나무를 노 삼아 안전 운항을 시도한다. 가끔 기우뚱거릴 때마다 “까아!”하는 가족들 비명은 커져만 가고, 그래도 무사히 목적지까지 갔다 돌아왔다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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