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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 하얀 눈과 금빛 사막 위에 들어선 낭만의 카사블랑카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8.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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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눈과 금빛 사막 위에 들어선 낭만의 카사블랑카

모로코를 흔히 북아프리카 지역의 여러 나라 가운데 가장 멋진 나라라고 말한다. 그만큼 이색적인 문화를 비롯해 푸른 들판에서부터 열사의 사막, 만년설이 덮인 고산지대에 이르기까지 모든 자연 환경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 지중해 연안에 위치해 외부의 침입을 많이 받아 온 모로코는 19세기 서구 열강의 진출이 본격화 되면서 열강의 각축장이 되었다. 다른 아랍 국가들과는 달리 각양각색의 인종과 복잡 다양한 문화를 간직한 모로코는 그래서 더욱 흥미롭다. 

모로코에 대한 소개는 모로코의 지리를 설명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모로코는 아프리카의 북서쪽 모서리를 차지하고 있으므로, 본질적으로는 아프리카 대륙 중 한 나라이다. 그러나 광대한 사하라 사막 탓에 대부분의 사람이 아프리카라고 생각하는 지역과 분리되어 있다. 대부분의 모로코 사람은 우리가 아프리카인이라고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와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거대한 사막을 가로지르는 왕래는 태곳적부터 계속되었고 흑인 몇천 명이 노예나 첩, 용병으로 모로코에 왔다. 따라서 모로코는 거리의 표정, 음악과 춤, 언어와 민속 등 거의 모든 생활 문화에서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 영향이 여전히 남아 있다.

모로코는 지브롤터 해협을 가로지르면 유럽에서 겨우 13km 거리에 있을 뿐이다. 늘 서구의 현관문 앞에 서 있지만, 실제로 그 안으로 들어가지는 못한다. 모로코는 한때 유럽연합에 가입 신청을 하기도 했지만 거부당했다. 현재 모로코는 EU의 준회원국이다. 과거 식민지 역사와 현재의 경제적 유대로 모로코는 항상 북쪽의 이웃과 긴밀한 관계를 이어가게 될 것이다. 

모로코는 지중해의 서쪽 끝에 위치하며, 모로코 동부 해안의 바닷물은 중동의 해안까지 이른다. 중동이야말로 모로코가 언어와 종교 등의 주류 문화의 근간을 물려받은 곳이다. 모로코의 아랍 명칭인 ‘알 마그리브 알 아크사 AL-MAGHRIB AL_AQSA'는 서쪽 끝을 의미하는데, 아랍 세계에서의 모로코의 위치를 잘 나타내고 있다. 모로코의 국왕은, 모로코의 다른 많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이슬람교의 창시자이자 예언자 마호메트의 후손이라고 주장한다. 

모로코의 역사는 국경을 접하고 있는 이웃의 모든 나라에서부터 침입한 침략자들의 역사라 할 수 있다. 이 낯선 사람들 대부분은 모로코로 ‘왔고’, ‘보았으며’, 본 것이 마음에 들자 오랫동안 ‘머물렀다.’ 오늘날의 모로코는 과거의 침입자들이 남긴 다양한 문화, 언어, 종교, 가치의 혼합물이다. 그리고 그 과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모로코는 계속적으로 서구의 영향을 받아들이고 있으며, 위성 TV나 인터넷 등 오늘날의 첨단 통신수단을 통해 전달되는 새로운 세계 문화가 모로코 사람들의 정신 속으로 스며들고 있다. 

아프리카의 색다른 나라, 그러나 한결같은 나라



당신은 모로코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많은 모로코인이 갖가지 언어를 구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여러 문화를 누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들이 한 언어로 말하다가 다른 언어로 바꾸어 말할 때, 바뀌는 것은 단어만이 아니다. 모로코인이 아랍어로 말하다 프랑스어로 바꾸어 말할 때, 또는 베르베르어로 말하다 영어로 바꾸어 말할 때는 목소리의 톤, 말하는 태도, 주제, 심지어 제스처와 개인적인 버릇까지 바뀐다. 

어떤 모습이 진짜 모로코인의 모습인가? 모든 게 거짓된 모습이면서 동시에 어떤 것도 거짓된 모습이 아니다. 모로코인들은 아무리 외딴 마을이라도 뚜렷이 구분되는 두 문화-아랍과 베르베르-를 접하면서 자란다. 그리고 젊은이들은 특히 서구 문화에 빠져 있다. 이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서구 문화를 자기의 것으로 취하려고 하거나 흉내 내려고 한다.
외부인은 문화에 대한 카멜레온과 같은 이러한 접근 방식을 위선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모로코인들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 모로코인들은 상반된 요소로 가득한 삶을 살기 때문에 어떤 종류의 이중성도 잘 버티어 낸다. 행동의 일관성이 반드시 미덕으로 여겨지지도 않는다. 행동은 상황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인데, 모로코에서는 상황이 자주 바뀌기 때문이다. 

이처럼 모로코인들은 상황의 변화에, 완전히 극단적인 반대 상황일지라도 훌륭하게 적응한다. 이러한 능력은 분쟁을 중재하고, 다양한 세력과 생각 사이에서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중용의 길을 찾는 힘이 된다. 모로코와 같이 현저한 차이가 나는 문화들이 공존하는 사회에서 이와 같은 능력은 바람직한 자질일 뿐 아니라 생존 전략이기도 한다.

* 큐리어스 시리즈는 도서출판 휘슬러에서 출간한 '큐리어스 시리즈'에서 발췌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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