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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 가슴 뛰게 하는 울릉도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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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버스로 3시간 남짓 달려 도착한 묵호항, 다시 배를 타고 2시간20분을 항해한 끝에 울릉도에 도착했다. 먼 바다까지 마중 나왔던 갈매기들이 떼를 지어 항구 주위를 날며 반겨 준다. 도동항은 생각보다 훨씬 작은 항구였다. 이렇게 작은 항구가 울릉도 진출입의 관문이라니… 울릉도는 과연 어떤 곳일까, 막연히 품었던 궁금함이 하나둘씩 풀려 나갈 차례다.

 마치 산을 잘라 옮겨 놓은 것처럼

울릉도에 있는 유일한 평지는 나리분지다. 그 외는 어디를 다니든지 마치 산이나 언덕에 있는 것처럼 경사면을 오르락내리락 해야 한다. 커다란 산봉우리를 잘라 바다 위에 가져다 놓은 것처럼 육지와 바다가 접하는 해안선들도 칼로 잘라놓은 듯 날카롭기만 하다. 거기다가 숲이 우거져 있어 마치 숲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하다. 섬 자체가 하나의 화산체인 만큼 울릉산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안개가 많은 날은 주위의 섬들이 마치 산봉우리처럼 그 끝자락을 살며시 보여 주니 그야말로 신비의 섬이라 할 만하다.

 
■ 뭐니뭐니 해도 울릉도는 오징어!

울릉도의 특산물 제1순위는 단연코 오징어가 틀림없다. 100명에게 묻는다면 적어도 90명쯤은 ‘울릉도 오징어!’하고 대답하지 않을까. 오징어는 보통 8월 중순부터 철이 시작돼 이듬해 1월까지가 많이 잡히는 때다. 거기에 맞춰 울릉도 주민들은 8월부터 1월까지는 오징어 조업, 2, 3월은 농한기, 봄부터 7월까지는 각종 나물과 더덕을 재배하며 생활한다.

갓 잡아 바로 말린 오징어는 언제든 살 수 있고, 오징어의 맛을 느끼기에는 피데기(반건조 오징어)도 제격이다. 마른 오징어는 가장 작은 것이 한축 20마리에 1만원 정도, 피데기는 큰 것이 10마리에 1만3,000~1만5,000원 정도다. 오징어 말고도 울릉도에서 나오는 나물은 그 품질을 뛰어나 거의 대부분 육지로 팔려 나간다. 고비, 삼나물, 고사리, 명이(산마늘), 취나물(미역취), 부지갱이, 더덕이 유명하며 특히 울릉도 더덕은 육지 더덕보다 향은 다소 약하지만 육질이 부드러워 즙이나 무침으로 먹기에 좋다. 돼지고기 요리 등에도 잘게 저며 넣으면 음식 맛을 더욱 감칠맛 나게 한다.

또 울릉도에서 나오는 미역은 청정해역의 물 속 돌에 붙어 자란 것을 채취한 것으로 해변의 몽돌 위에서 말려 맛과 품질이 매우 뛰어나다. 그 밖에 울릉도 호박엿, 젤리 등등 가는 곳마다 맛봐야 할 음식과 특산물들이 가득하다.

오징어 잡으러 오세요!

올해에는 7월27~30일까지 4일간에 걸쳐서 울릉도에서 오징어 축제가 열린다. 축하공연을 비롯해 낚시대회, 마라톤대회, 오징어배 체험승선, 오징어 맨손잡기 등 다양한 행사가 벌어져 울릉도의 비경을 관광함과 동시에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올 여름 여름휴가지로 울릉도를 선택했다면 가족여행이나 피서지로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깨끗한 물과 공기는 지쳐 있는 심신에 활기 넘치는 에너지를 불어넣어 줄 것이다.

 
■ 더덕농사 짓는 아버지와 아들-죽도(竹島)

울릉도 도동항에서 배를 타고 다시 20분 정도, 7km 정도 떨어진 곳에 죽도(竹島)가 있다. 이곳에는 현재 1가구 두 사람이 거주하고 있다. 울릉도와는 달리 식수가 없어 빗물을 받아 생활을 하는 등 어려운 조건에서도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더덕농사로 생계를 꾸려 가고 있다. 아버지 김길철씨는 죽도에 정착한 지 거의 40년 가까이 됐고, 아들 김유곤씨는 군 제대 후 섬에 들어와 어느새 10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더덕이 유명한 울릉도에서도 특히 이곳 죽도 더덕은 천연퇴비만을 사용하고 그 재배환경이 좋아 울릉 본도와는 또 다른 더덕맛을 자랑한다. 김유곤씨는 직접 더덕즙을 갈아 권하며 죽도생활에 대해 이야기해 줬다. 깔끔하게 지어진 집과 울타리 등, 모든 것이 아버지와 자신의 두 손으로 이뤄낸 것이라며 자랑스러워했다. 원래는 어머니까지 3식구가 같이 살았는데 3년 전 어머니가 사고로 돌아가신 후 지금까지 아버지와 단 둘이 살아오고 있다.

섬 위를 덮은 더덕들은 적어도 5년, 7년 이상 된 것들을 채취해 판매하고 있었는데 그 모양새가 육지에서 보던 것과는 남다르다. 1kg에 1만5,000원 하는 더덕이 7년 정도 돼 먹을 만하다고 해서 2kg를 달라고 했더니 넉넉하게 담아 주며, 맛있게 먹으라는 인심이 가슴을 훈훈하게 했다(죽도 호수산장 휴게실 054-791-0304).

죽도를 올라가기 위해 달팽이처럼 생긴 367개의 계단을 올라야 하는데 마침 흐렸던 날씨가 환하게 개어 죽도의 맑은 모습이 인상 깊었다. 더군다나 죽도에서 바라보는 울릉도의 모습은 그야말로 신비롭기 그지없었다. 연중 맑은 날이 55일 밖에 되지 않는다는 울릉도에서 천운처럼 만난 햇살 아래 울릉도 풍경은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고 눈앞에 아른아른거린다. 

■ 내수전 전망대

총 일주도로 44.2km 가운데 내수전에서 섬목까지 4.4km 구간을 제외한 38.8km에 도로가 개통돼 있다. 저동의 끝자락인 내수전은 울릉도 개척 당시 김내수라는 사람이 화전을 일구고 살았다고 해 내수전이라 부르는 곳이다. 차를 타고 이곳에 올라 다시 걸어서 10여 분을 오르면 내수전 일출 전망대에 다다른다. 이곳에서는 죽도와 관음도, 섬목, 그리고 저동항이 한눈에 보이는데 그 경관이 그야말로 장관이다. 울릉도의 오징어배들이 빽빽한 저동항이 눈앞에 펼쳐지고 넓게 뻗은 수평선과 청정한 바다를 바라보노라면 가슴까지 확 트인다. 도동항에서 이곳까지는 대략 차로 20분 정도가 소요된다. 내수전 몽돌해수욕장도 여름에 여행자들로부터 사랑받는 곳이다.  

■ 울릉도의 유일한 평지-나리분지

그야말로 온 섬이 가파른 경사지로 이루어진 이곳 울릉도에서 거의 평지로 이루어진 나리분지에 선 느낌은 남다르다. 굽이진 언덕길을 옆 사람과 몸을 부딪쳐 가며 오르내리다 보면 어느새 분지가 내려다보이는 전망대에 이르고 이곳에서 다시 구불구불 길을 내려가면 넓고 평평한 나리분지에 도착한다. 이곳에서도 주민들은 나물과 더덕을 재배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곳에 위치한 나리촌 식당에서 직접 재배한 나물들로 만든 산채비빔밥과 더덕파전, 더덕무침 그리고 더덕주 한잔으로 점심을 해결한다. 무공해의 맛이 음식에도 그대로 배어 있다. 산채비빔밥은 6,000원, 산채정식은 1만원, 더덕파전은 5,000원이다. 054-791-6082

■ 울릉도의 식수원-봉래폭포

울릉도의 어업전진 기지인 저동항에서 2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봉래폭포. 1일 수량이 2,500t으로 울릉읍 주민들의 식수원으로 사용된다. 섬에서 이렇게 많은 물이 나온다는 것이 참으로 신기하다. 바다 한가운데 어디엔가 깊은 물이 숨겨져 있나 보다. 안타까운 것은 2003년 한반도를 강타했던 태풍 매미로 인해 폭포로 오르는 다리가 끊겨 현재는 폭포까지는 오를 수가 없다.

폭포까지 오르는 길에 있는 풍혈은 돌 틈에서 차가운 바람이 세게 나오는데 에어컨 바람보다 더 찰 정도다. 옛 사람들은 이곳을 냉장고처럼 사용했다고 하며 겨울에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오히려 이 바람이 따뜻하게 느껴진다고 한다. 지금은 유리로 방처럼 만들어 놓았는데 이곳에 들어서자 끈적끈적했던 피부에 소름이 확 돋는 게 그야말로 강력한 천연 에어컨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내려오다 봉래폭포 입구에 있는 봉래폭포 관광휴게소(054-791-1455)에서 호박막걸리와 산채비빔밥으로 허기를 달래는 것도 좋다. 호박막걸리는 직접 이곳에서 만드는데 호박의 달착지근한 맛이 입에 짝짝 달라붙는다.

 ■ 네 안에 있어도 그립구나-울릉도

 밤바람이 불어온다. 바닷바람이지만 습하지 않아 기분이 좋다. 도동항에 어둠이 깔리고 횟집에서 내어 놓은 간이 테이블에 앉아 오징어회를 주문했다. 울릉도 스타일로 마늘과 고추 다진 것, 고추장을 넣고 오징어를 버무린다. 한 젓가락 양껏 집어 들고 입에 넣으니 바닷내음 가득한 오징어맛이 진하게 느껴진다. 그 맛이 사라지기 전에 얼른 소주 한잔 털어 넣는다. 오징어 내음과 소주의 알싸한 기운이 함께 목을 타고 내려가며 온몸 구석구석에 짜릿함을 전한다. 아~ 이 맛이구나. 아직 울릉도를 떠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울릉도가 그리워진다.

■ 울릉팔경

날이 어두워지면 오징어배들이 눈이 부시도록 환하게 불을 밝히고 바다를 향해 출항하는 모습은 울릉도에서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장관이다.

도동모범(道洞慕帆)/ 도동항 석양 무렵 오징어배의 출어 모습
저동어화(苧洞漁火)/ 저동 야간 오징어배 불빛
장흥망월(長興望月)/ 사동에 뜨는 달
남양야설(南陽夜雪)/ 겨울철 달밤 남양의 설경
태하낙조(台霞落照)/ 태하의 석양 모습
추산용수(錐山湧水)/ 추산 용출소에서 솟는 지하수
나리금수(羅里錦繡)/ 나리동의 비단 같은 단풍
알봉홍엽(알봉紅葉)/ 알봉의 단풍
 

☞ 잠깐!

울릉도는 섬이지만 물이 풍부한 곳이다. 울릉도의 물과 공기는 그야말로 우리나라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깨끗한 물과 공기 덕분에 울릉도에는 피부가 맑고 깨끗한 미인이 많다. 보통 섬사람하면 거친 피부를 떠올리기 쉬운데 울릉도민들은 그야말로 티 없는 피부를 갖고 있다.

 

 @ 울릉도를 돌아보는 2가지 방법

1.해상일주관광

 울릉도를 관광하는 가장 큰 테마는 바로 육로일주와 해상일주 관광이다. 먼저 해상일주는 말 그대로, 배를 타고 울릉도 주위를 한바퀴 빙 돌아보는 방법이다.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한 배에 올라타고 뒤따라오는 갈매기 떼와 함께 바다 위를 일주한다. 삼선암, 공암, 거북바위, 곰바위 등 주요 명승지의 비경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약 2시간 정도가 소요되며 요금은 1인당 1만3,000원이다. 물론, 선장님의 걸쭉한 목소리로 듣는 자세한 설명은 기본으로 포함돼 있다. 배를 탈 때 갈매기에게 줄 새우깡은 필수품이다.

 2.육로일주관광

차량을 이용해 울릉도 해안도로를 일주하는 관광이다. 해안도로를 따라 명소 곳곳을 살펴보는 일정으로 진행된다. 특이한 점은 울릉도에서는 차량을 운전하는 기사들이 설명을 겸하는 가이드 역할을 한다. 머리에 착용하는 마이크를 통해 울릉도 곳곳의 전설과 각종 뒷이야기까지 구수하게 풀어 준다. 한 가지 현재 울릉도의 해안일주 도로는 완전하게 섬을 돌아볼 수 없는 상태이다.

섬목에서 내수전까지 약 4.49km 구간이 현재 유보구간으로 도로가 나 있지 않다. 이 구간을 해상일주 때 배에서 보게 되면 가파른 절벽이 깎아지른 듯 서 있어 역시 길을 내는 것이 쉽지는 않을 듯하다. 대신 돌아가는 길을 통해 울릉도를 한바퀴 돌고나면 울릉도가 한층 친근하게 느껴지게 된다.

육로일정 중에는 나리분지도 들르게 되는데 가는 길이 꼬불꼬불한 것이 미시령, 한계령은 저리 가라다. 워낙 꼬불꼬불하고 경사가 심해 큰 버스는 다니기가 어려워 울릉도를 돌아보는 관광버스들도 20~30인승이 많다. 그뿐만이 아니라 울릉도에서 영업하고 있는 택시들도 모두 4륜 구동의 짚차들이다. 울릉도 원주민들 중에는 배 나온 사람들이 없다는 말이 왜 그런 줄 알겠다.  

울릉도 가는 방법

울릉도를 가기 위해선 포항, 후포, 묵호 중 한곳에서 선박을 이용해야 한다. 각 항구에서 1일 1회 출발하며 성수기에는 2회로 증편된다. 소요시간은 출발지에 따라 2시간20~3시간 가량인데 예전에 고속훼리 도입 전에는 12시간 이상을 배를 타고 갔다고 하니 지금은 무척 편해진 셈이다. 요금은 편도 3만4,000~4만9,000원이다. 포항에서 출발하는 ‘썬플라워’호에만 차량적재가 가능하다. (요금은 별도).  

운항로 선명 육지 출항 울릉 출항 소요시간 요금 승선 인원
포항-울릉 썬플라워 10:00 16:00 3시간
4만9,000원 815명
후포-울릉 카타마란 부정기운행 부정기운행 3시간 3만6,500원 386명
묵호-울릉 카타마란 10:30 15:30 2시간50분 3만4,000원 386명
묵호-울릉 한겨레호 10:30 15:30 2시간20분 4만2,000원 445명
울릉-독도 썬플라워호
부정기운행 부정기운행 3시간 3만7,000원 815명

※ 포항여객선터미널을 이용할 경우 요금에 여객선 터미널이용료(1,500원)와 전산매표수수료(600원)가 추가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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