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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탐험 21탄 교토Ⅰ⑥ Town 5 가모가와 - 청춘의 낭만은 강변을 따라 흐른다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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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

도심을 관통하는 물줄기는 언제나 낭만으로 가득하다. 한낮 댄스파티가 벌어지는 세느 강, 비틀즈의 잔상이 맴도는 템즈 강, 그리고 캔 맥주 한 모금 생각나게 하는 한강이 그렇다. 한낮의 강은 도시인들의 막힌 가슴을 틔워 주며 일에 지친 심상을 위로받는다. 그러다 밤이 되면 강변은 수면 위에 도심의 그림자를 비쳐내고 조명과 무드를 겸비한다. 교토의 가모 강이 낭만으로 활기를 띄기 시작하는 건, 이처럼 하늘과 땅의 조도가 비슷해질 무렵이다.

산조와 동구리 다리 사이 놓인 ‘시조 다리’는 가모가와에서도 가장 번화한 다리이다. 다리 아래 턴테이블과 대형 앰프를 설치한 도심의 틴에이저들은 즉석에서 음악을 믹싱해 자신들만의 리듬을 즐기고, 강변을 따라 일정한 간격으로 앉은 연인들은 서로를 향한 달콤한 세레나데를 속삭인다. 애완견과 함께 조깅을 나온 주민들, 퇴근하는 직장인과 머리에 두건을 두른 라멘 요리사가 자전거 페달을 밟는 모습이 교차 편집될 양이면 일일이 열거하는 것이 무의미할 만큼 강변의 온기는 높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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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다리가 교토 사람들의 ‘일상적인 모습’을 담았다면, 북쪽으로 마주한 산조 다리에선 좀더 고급스런 ‘소비의 문화’가 흐른다. 케이한 산조 역과 인접한 다리 주변으로 ‘교토 로얄 호텔’ ‘본토초 극장’ ‘선셋 호텔’ 등이 위치해 한적하고 깔끔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스카이라운지에 앉아 가모가와를 조망하고 싶다면, 이 근처의 높은 빌딩들이 대안이 된다. 

시조 다리 남쪽의 ‘동구리 다리’는 정겹고 편안한 술집과 식당들로 가득하다. 강변으로 난 오픈 테라스에서는 시원한 강바람과 함께 식사를 즐길 수 있는데, 다다미 스타일의 좌식 테라스는 일본, 그것도 교토에서만 맛보는 특별한 경험이다. 다양한 서양식 요리를 선보이지만, 그 인테리어만큼은 자신들의 것을 고수하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교토는 음식, 건축물 그리고 문화와 생활 패턴까지도 자신들의 것을 중심으로 외부와 조합하고 융화시킨다. 어느 것 하나 왜곡되거나 부서지지 않고 고스란히 섞어내는 그 재주는 진지함과 확신으로 가득 찼다. 과거 속에 정지한 도시는, 결코 발전하는 것만이 미덕이 아님을 보여준다. 그리고 원동력의 중심에는 누구보다 그 전통을 자랑스러워하는 교토 젊은이들의 자부심이 자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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