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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칼럼 - “한가위 보름달이 두둥실 떴습니다”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09.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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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보름달이 두둥실 떴습니다”

한여름 뜨겁고 수고스럽던 시간을 지나 성큼 다가온 이 계절은 그 선선한 바람 한 줌만으로도 큰 위로를 줍니다. 더구나 요 며칠 쾌청한 하루 끝에 서쪽 하늘을 물들이던 아름답던 저녁노을은 바라보는 사람조차 그 화사한 빛으로 물을 들이며 굽은 등을 쓸어 줍니다. 마음으로 스며드는 위로는 가슴에서 얼굴로, 얼굴에서 머릿속이 그득해지도록 미소가 되어 넘쳐흐릅니다.

일년 중 가장 풍요롭고 흥겨운 한가위 명절이 돌아왔습니다. 모든 수확물 중 가장 깨끗하고 알찬 것들만 골라 크게 한 상 차리고 그것으로 조상께 인사드리며 이웃과 나누어 먹는 아름다운 명절입니다. 이때 웃어른을 챙기고 이웃을 챙기는 것은 물론, 더불어 허덕허덕 힘겹게 하루하루 열심히 뛰어온 나 자신도 살뜰하게 챙겨 줍니다.

어느 날 잔뜩 화가 나서 어쩔 줄 모르는 나를, 나도 모르게 깜짝 놀라 바라볼 때가 있습니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리도 화가 났을까, 내 안의 성난 나를 그제서야 눈치보기 시작합니다. 바닥에 아무것도 남지 않을 때까지 내 안의 진액을 닥닥 긁어 대기만 했던 내 안의 또 다른 나는 그토록 잔인한 매일의 습관입니다.

이번 추석연휴는 개천절까지 이어 붙이면 12일에 걸친, 그야말로 길고 소중한 황금연휴입니다. 그 기간 동안 사람들이 제일 하고 싶은 것으로 꼽은 것이 여행과 휴식이라고 합니다. 이번 추석은 오히려 여름휴가 성수기 때보다도 해외여행객이 더 많을 전망이라고 하니 추석연휴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감이 한순간에 읽혀집니다. 여행을 떠나시든 달콤한 휴식을 누리시든 부디 내 안의 성난 아이를 잘 달래고 돌아오시기 바랍니다.
 
이번 추석 특집호는 중국 쓰촨성으로 독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중국 문화의 다양성과 방대함, 자연의 경이로움을 트래비를 통해 함께 느끼실 수 있습니다. 더불어 교토가 도시열전 21번째 도시의 묵직함을 뽐내며 마지막 편으로 마무리되고 제주도가 시티투어 고고 시리즈의 8번째 편으로 소개됩니다. 또한 베이징의 뒷골목, 후통의 모습도 사람 사는 냄새를 풍기며 여러분께 다가갑니다.

노을을 마주하던 그 순간 벅찬 위로가 내게로 왔듯이 물결처럼 흘러 당신께도 확장되어지기를…. 한가위 보름달이 두둥실 독자 여러분 마음을 환히 비추길 바랍니다.

2007년 9월19일  한가위를 앞두고.  트래비 편집장   한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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