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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투어 11탄 ① 나주 - 천년 고도의 향기를 느껴요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10.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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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

그 이름만으로도 절로 흥이 나고, 절로 입맛이 도는 특별한 땅, 전라남도. 가을바람 따라, 시티투어버스 따라 전라남도 세 도시, 나주, 목포, 여수를 다녀왔습니다. 천년 고도의 향기가 묻어나는 나주 코스, 아름다운 바다와 섬을 안고 세계박람회의 도시로 거듭나려는 여수 코스, 남도 미항의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목포 코스 등 전라남도 세 도시의 아기자기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흥과 맛이 있는 전라남도로 시티투어버스를 타고 함께 떠나 보실까요?   

에디터  김수진 기자

*‘시티투어 고고’ 기획 연재 시리즈는 2007년 6월부터 11월까지 한국관광공사와 함께합니다.

나주 - 천년 고도의 향기를 느껴요

흔히 나주 하면 ‘배’를 먼저 떠올리지만, 나주의 오랜 역사와 마주하고 나서는 깜짝 놀라곤 한다. 나주는 삼한시대 마한의 불미지국에서 시작해, 후백제 때 나주라는 이름을 얻었으며, 고려 8목, 조선 20목에 속할 만큼 중요한 고을로 여겨져 온 고장. 역사 향기 짙은 천년 고도 나주의 쪽빛 푸름에 취해 보자.  

글·사진  Travie writer 김숙현

>>> Today’s  Course

광주역 출발-동점문-나주향교-나주목사내아-나주목문화관-금성관-중식-천연염색문화관-삼한지 테마파크-반남 고분군-광주역 도착

10  :  40

전국 최고 규모 나주향교

ⓒ트래비

가을여행하기에 이보다 좋은 날씨가 있을까? 파랗게 펼쳐진 맑은 하늘에 높은 구름이 간간히 떠 있다. 스무 명이 조금 넘는 인원을 태우고 버스는 광주역을 출발한다. 광주 인근에서 이용하는 이들이 많아 나주 시티투어는 항상 광주역에서 떠나곤 한다. 광주를 벗어나 나주에 들어서자 제일 먼저 배 과수원이 눈에 들어온다. 그것도 잠시, 시내에 접어들자 밭은 사라지고 역사 향기 폴폴 날리는 옛 건물이 하나둘 얼굴을 내민다. 

첫 목적지는 과거 나주읍성 때 동문이었던 ‘동점문’. 1910년대까지 남아 있었다는 기록으로 미루어 일제강점기에 신작로를 내며 허물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때 찍었던 흑백사진을 바탕으로 옛 모습 그대로 복원한 건물은 지난해부터 일반에 개방되기 시작했다. 동점문은 2층 누각 형태로 철문을 내고, 그 밖으로 항아리를 반으로 잘라 놓은 듯 옹성을 쌓아 문을 보호했다. 동점문 옆으로 흐르는 나주천은 금성산에서 발원해 영산강으로 흘러든다. 

향교나 서원은 조선시대 지방의 학생들을 가르치던 교육기관이다. 도산서원, 소수서원 등 건축물의 아름다움이나 규모 등 유명한 서원이 많은 데 반해, 향교는 그리 알려진 곳이 없다. 아담한 장원봉 아래 터를 닦은 ‘나주향교’는 향교 가운데는 전국 제일의 규모를 자랑한다. 보물로 지정된 대성전은 공자와 제자들을 모신 곳으로 해마다 제를 올린다. 나주향교의 대성전은 공자의 고향인 중국 곡부에서 흙을 가져다 지었을 정도로 정성 들인 것이라고. 안타깝게도 현재 지붕 기와 교체 공사를 하는 중이라 대성전의 모습을 한동안 볼 수 없다. 

동점문에서 향교까지는 버스로 이동하는데, 이후부터는 걸어서 시내를 둘러본다. 나주향교, 목사내아, 목문화관, 금성관 등 옛 나주 고을의 주요 건물이 지척에 모여 있는 탓이다. 

12 : 00

나주목 역사의 바다에 풍덩



목사내아는 나주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유적으로, 나주목사의 살림집으로 안채는 1825년에 지어졌다. 조선후기 상류층의 생활공간을 엿볼 수 있는데, 일제강점기에 나주군수의  관사로 쓰이면서 대청마루에 유리문을 달기 위해 기둥을 깎는 등 훼손된 부분이 상당수 눈에 띈다. 마당 한 편에 선 고목은 이 집의 역사를 대변하는 듯하다. 

목사내아와 담장을 사이에 두고 나주목문화관이 자리해 있다. 고려 성종 때 12목, 현종 때 8목, 조선시대 20목에 매번 속할 정도로 나주목은 중요한 고을이었다. 목문화관에는 이러한 나주목의 역사와 당시의 모습을 보기 좋게 전시해 놓았는데, 조선시대 때 이 고을에서 가장 큰 행사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나주목사 행렬행차’를 미니어처로 재현해 놓아 흥미를 유발한다. 

목문화관에서 몇 걸음 걸으면 나주목 객사건물인 ‘금성관’에 이른다. 나주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건물로 15세기에 완성되었다. 금성관을 중심으로 동익헌, 서익헌 두 채가 그 옆으로 붙어 있다. 금성관은 외국의 사신이나 정부의 감찰사 같은 공무를 지닌 높은 벼슬의 사람이 찾아왔을 때 묵었던 곳으로, 평민들은 들어올 수 없는 공간이었다. 예외적으로 동학혁명 당시 전봉준 장군이 서익헌에 하룻밤 묵어 갔다고. 금성관 안에 임금을 상징하는 전패와 궁궐을 상징하는 궐패를 걸어두고 매월 음력 1일과 15일에 고을 관민들이 모여 임금께 예를 올리는 망궐례를 지냈다.


13 : 50

아름다운 우리 빛 천연염색문화관

ⓒ트래비

금성관 주변을 돌아보면 ‘원조 나주곰탕’이라는 간판을 단 식당들이 여럿 보인다. 대표적인 나주 향토음식인 나주곰탕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들이다. 나주곰탕은 시장 통에서 팔던 국밥에서 시작됐는데, 사골국물을 진하게 내고, 푸짐하게 고기를 올려 나주곰탕으로 발전하게 된 것. 나주를 두루 여행하는 시티투어에서 점심으로 나주곰탕을 맛보는 것은 당연지사다. 

식사를 끝내고 찾아간 곳은 나주 외곽에 자리한 천연염색문화관. 과거, 여름철 큰 비가 내리기만 하면 영산강이 범람해 벼농사를 지을 수 없어 대체작물로 심은 것이 쪽풀이었다. 지금도 나주에는 두 명의 염색장인이 있을 정도로 천연염색에 전통이 깊다. 

천연염색문화관에 들어서면 염색한 직물로 만든 의류, 침구류, 가방, 생활소품 등 다양한 작품을 전시해 놓은 상설전시관이 있고, 시기에 따라 다른 내용으로 전시하는 기획전시관이 있다. 문화관 제일 뒤쪽에 자리한 건물은 체험관 겸 게스트하우스로 쓰이는데, 이곳을 찾는 이들이 직접 천연염색을 체험해 보고, 원하는 이들은 묵어 갈 수도 있다. 노란빛이 나는 치자염색, 자주빛을 띠는 소목염색 등의 체험도 즐겨 본다. 하얀 손수건이 불과 20여 분 만에 노랗고 붉게 물드는 풍경은 사뭇 신기하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염색 체험을 즐거워한다. 

13 :  10

<주몽> 촬영 세트장 삼한지 테마파크

역사드라마 가운데 가장 큰 인기를 끌었던 <주몽>촬영장인 삼한지 테마파크. 시티투어 코스에 올라있는 것을 보고 기대가 컸다. <주몽>을 재미있게 보았던 이라면 누구나 그러할 것이다. 높은 목책으로 망루처럼 만든 목책성문을 지나면 오르막길 위에 해자성문이 그 위용을 드러낸다. 해자성문을 통과하면 오른쪽에 졸본부여성이 나오는데, 주말이면 이곳에서 주몽의 주요 장면을 보여 주는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철기제작소, 저잣거리를 지나 중간 성문을 통과하면 기와저잣거리, 연못궁이 나오고 거대한 성문을 지나면 세트장에서 가장 화려한 동부여궁 정궁에 이른다. 동부여궁전 안에서는 주몽과 소서노로 변신해 볼 수 있는 의상 체험이 기다린다. 정궁 옆으로 태자궁과 신단이 보인다. 성벽을 따라가다 보면 영산강의 푸른 물줄기와 황금들판이 펼쳐진 나주 뜰이 한눈에 들어온다. 

※ 입장료 어른 3,000원, 청소년 군인 2,500원, 어린이 1,000원. 시티투어 참가자는 무료. 
※ 관람시간 오전 9시~오후 6시(하절기), 오전 9시30분~오후 5시(동절기). 의상 입기 체험 3,000원, 의상+폴라로이드 사진
6,000원. 문의 061-335-7008

시티투어의 마지막은 반남면 고분군이다. 학창시절 미술책이나 국사책에서 한번쯤 보았던 국보 295호 금동관이 출토된 곳이다. 고분군은 지금부터 1500년 전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지역 지배세력의 무덤으로 보인다. 무덤에 하나의 관이 들어 있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곳에서는 여러 관이 들어 있는 고분들이 다수다. 가장 많이 나온 고분에서는 12기까지 발굴됐다고. 중요한 유적지이기는 하지만 찾는 이가 많지 않아 늘 고즈넉한 분위기다. 떼를 곱게 입은 무덤 위에 걸어 올라가 볼 수도 있는데, 제일 높은 봉분 위에 올라서면 주변의 고분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 시티투어버스 Tip

★운행정보   나주 시티버스투어는 매주 토·일요일마다 운행된다. 광주역에서 오전 10시 출발, 6시에 다시 광주역으로 돌아온다. 나주의 역사유적지 위주로 둘러보고 천연염색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천연염색문화관과 <주몽> 촬영지인 삼한지 테마파크가 코스에 포함된다. 이용요금은 어른 1만7,000원, 학생 및 어린이 1만3,000원. 교통비와 보험, 점심식사비, 삼한지 테마파크 입장료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   

★예약문의   예약 인원이 충분치 않을 경우 투어가 취소되기도 하므로 미리 예약하고, 출발 전에 확인하는 것이 좋다. 061-331-0067~8, 062-675-56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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