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 로컬이 말하는 몬트리올 키워드5

고서령기자     작성일제300호(2017.02) 댓글0건
몬트리올 로컬처럼 여행하기①“This is Montreal”
 
●풀꽃 같은 도시와의 인연
 
살면서 한 도시를 세 번 이상 여행한다는 것,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기왕이면 매번 새로운 곳에 가 보고 싶은 것이 여행자의 마음이니까. 기억을 다 뒤져 보니 세 번 이상 가본 곳은 제주도와 부산 정도? 국내에서도 이렇게 손에 꼽는데, 비행기로 10시간 넘게 떨어진 해외의 어느 도시를 세 번 여행하게 됐다면 꽤 특별한 인연 아닐까?
 
‘르 무아노 마스크 (Le Moineau Masqué)’ 카페. ‘참새 마스크’라는 뜻의 카페 이름을 표현한 캐릭터가 귀엽다
로컬들이 ‘몬트리올의 윌리엄스버그’라고 말하는 동네, 마일엔드(Mile End)에는 부티크숍, 편집숍이 많다
 

몬트리올을 세 번째로 여행했다. 첫 번째는 벌써 10년 전, 두 번째는 4년 전이었다. 앞선 두 번의 여행에선 몬트리올에 고작 하루 정도 머무르며 번갯불에 콩 볶듯 둘러봤다. 정신없이 바빴고 아쉬움이 많았다. 이번에는 일주일 동안 몬트리올에만 머물렀다. 용기를 내 여행자의 속도를 내려놨다. 로컬의 속도로 걷고 보고 듣기로 했다.

알고 보니 몬트리올은 풀꽃 같은 도시였다. 나태주 시인의 시 ‘풀꽃’처럼,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러운 도시였다. 몬트리올은 밴쿠버나 토론토처럼 한국에서 바로 가는 직항도 없고, 로키나 나이아가라폭포 같은 웅장한 자연 경관도 없다. 하지만 2017년 국가 설립 150주년을 맞이한 캐나다의 2배가 넘는 375년의 역사를 가졌다. 세계 최대 규모 재즈페스티벌이 해마다 열리고 세계적인 명성의 ‘태양의 서커스’ 본사가 있는 아티스트들의 도시이기도 하다. 평범해 보이는 문을 열고 들어가면 개성이 통통 튀는 공간이 불쑥 얼굴을 내미는, 깊이 들여다볼수록 매력적인 도시다.
 
몬트리올 감성이 가득한 카페 ‘토미 (Tommy Café)’
 
몬트리올(Montreal)
캐나다 퀘벡(Quebec)주 몬트리올은 ‘캐나다 속 프랑스’ 또는 ‘캐나다의 파리(Paris)’라고 불릴 정도로 프랑스적 색채가 짙은 도시다. 실제로 몬트리올 시민의 약 60%가 프랑스어를 주로 쓰고, 약 20%만이 영어를 주로 사용한다. 프랑스어와 영어를 모두 사용하는 바이링구얼(Bilingual)의 비중은 60%에 달한다. ‘몬트리올’이라는 도시 이름은 몬트리올에서 가장 높은 산, 몽로얄(Mount Royal)의 발음이 변형되어 만들어졌다. 해발 233m의 몽로얄은 사실 산보다 언덕에 가까운 높이지만, 몬트리올러에게 그런 말을 하면 펄쩍 뛰며 “엄연한 산!”이라고 주장한다. 그 모습에서마저 도시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는 것 같아 귀엽다.
 
 
●Local Says “This is Montreal”
몬트리올러(Montrealer)들이 말하는 몬트리올
 
 
 
올드 몬트리올 중심에 있는 동상 작품 ‘잉글리시 퍼그와 프렌치 푸들(The English Pug and the French Poodle)’은 프렌치 캐나디언과 잉글리시 캐나디언 사이의거리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1. French-English City
프렌치-잉글리시 시티

몬트리올은 역사적으로 프렌치 캐나디언(French Canadian)과 잉글리시 캐나디언(English Canadian)사이의 갈등이 많았다. 1960년대까지 한 도시 안에서 프렌치 캐나디언과 잉글리시 캐나디언의 커뮤니티가 완전히 분리되어 있었을 정도. 역사가 남긴 심리적 거리는 지금도 다 사라지지 않았다. 올드 몬트리올의 중심에서는 그 둘의 거리를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재미있는 동상을 볼 수 있다. 하나는 잉글리시 퍼그를 품에 안은 훤칠한 영국 신사가 프렌치 캐나디안의 종교를 상징하는 노트르담성당(Notre-Dame Basilica)을 거만하게 바라보는 동상. 또 하나는 샤넬 스타일의 투피스를 입고 프렌치 푸들을 품에 안은 프랑스 여성이 영국의 힘을 상징하는 몬트리올은행(Bank of Montreal) 본사를 불쾌한 표정으로 쳐다보는 동상이다. 두 동상은 60여 미터의 거리를 두고 서로 반대 방향을 보고 있다. 반면 그들의 품에 안긴 퍼그와 푸들은 당장이라도 서로를 향해 달려가고 싶은 표정으로 마주 보고 있는 모습이 흥미롭다.
 
학생이 많은 도시, 몬트리올에서는 학교 이름이 적힌 티셔츠에 야구모자를 쓴 학생들 무리를 자주 마주친다
 
 
2. Student’s City
스튜던트 시티

“몬트리올은 북미에서 학생이 가장 많은 도시예요! 뭐, 솔직히 말하면 미국 보스톤과 1, 2위를 놓고 다투지만, 저는 몬트리올 사람이니까 이렇게 말할래요. 하하!” 훈훈한 몬트리올 가이드 톰(Thom)은 몬트리올이 ‘스튜던트 시티’이고 그래서 ‘영 시티’라고 말했다. 몬트리올 인구 200만명 중 15%에 해당하는 30만명이 학생이라고. 몬트리올에 있는 주요 대학만 맥길(McGill) 대학교, 몬트리올 대학교, 콘코디아(Concordia) 대학교, 퀘벡 대학교(UQAM), 몬트리올 에콜 폴리테크니크(Ecole Polytechnique de Montreal)까지 다섯 개. 몬트리올의 거리마다 젊은 활기가 넘쳤던 이유가 있었다.
 
몬트리올러들은 자전거를 사랑한다
 
3. Bicycle City
자전거 시티

자전거를 타지 않는 몬트리올러가 있을까? 몬트리올에 머무는 날이 길어질수록 ‘없을 거야’라는 확신이 들었다. 몬트리올 사람들은 아침 출근길에도 주말 낮 여가시간에도, 일상 교통수단으로, 운동으로, 취미로 자전거를 탄다. 몬트리올에 조성된 자전거 도로는 총 600km. 카페·레스토랑·슈퍼마켓 앞에 자동차 주차장은 없어도 자전거 주차장은 있다. 이 정도면 ‘1인 1자전거’는 되는 듯한데, 그걸로 부족한지 도시 곳곳마다 공공자전거 ‘빅시(Bixi)’도 아주 잘 갖춰져 있다. 빅시는 서울시가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만들 때 참고한 모델 중 하나였다고. 몬트리올의 또 다른 친환경 교통수단은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한 전기자동차 택시 ‘테오Teo’다. 몬트리올시는 뉴욕의 옐로캡처럼 테오를 몬트리올의 상징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몬트리올의 공공 자전거 ‘빅시
 
4. Underground City
언더그라운드 시티

몬트리올의 겨울은 길다. 10월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하고, 1년 중 다섯 달은 도시 전체가 꽁꽁 얼 정도로 춥다. 그렇다고 집에만 박혀 있을 수 없었던 몬트리올 사람들은 1960년대부터 지하에 또 하나의 도시를 만들기 시작했다. 현재 몬트리올 다운타운을 중심으로 쇼핑센터의 1,000여 개 상점과 80여 개 오피스 빌딩, 호텔, 대학교, 아트센터, 아파트먼트 등이 모두 지하로 연결되어 있다. 이곳을 지나는 지하철역만 10개, 출입구 수도 150개가 넘는다고. 덕분에 몬트리올 사람들은 영하 30도까지 떨어지는 추운 겨울에도 실내에서 많은 활동을 하며 편리하게 도시 생활을 한다. 몬트리올 언더그라운드 시티는 지금도 확장 중이다. 2017년 도시 설립 375주년을 기념해 미술관들을 지하로 연결하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외부 철제 계단은 몬트리올 주택의 고유한 특징이다 
 
 
5. City of Staircases
계단이 많은 도시

외부에서 2층, 3층을 연결하는 철제 계단이 설치된 몬트리올의 독특한 주택들. 비상계단인가 싶었는데, 각층을 출입하는 유일한 통로란다. 100년 전부터 있어 왔던 전통적인 건축 양식으로, 주로 건물주가 위층을 쓰고 아래층은 임대를 준다. 처음엔 내부 공간을 더 확보하고 난방비를 절약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지만,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몬트리올 커뮤니티 문화의 상징이 되었다. 여름이 오면 이 계단은 도시 속 작은 트리하우스로 변신한다. 몬트리올러들은 자기 현관문 앞 계단에 앉아 햇볕을 쬐거나, 맥주를 마시며 지나가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기타를 연주하기도 한다. 몬트리올의 우체부들은 집집마다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며 우편물을 배달하느라 살이 찔 틈이 없다고. 긴 겨울 동안 매일같이 꽁꽁 얼어붙는 계단을 청소하느라 힘이 들어도 몬트리올러들의 계단 사랑은 지극하다. 최근에는 현대적인 콘도미니엄을 지을 때도 이 계단 디자인을 적용하고 있다.
 
▶travel info
Airline
에어캐나다 인천-토론토 직항을 이용하면 토론토를 1회 경유해 몬트리올에 갈 수 있다. 인천에서 토론토까지는 약 13시간, 토론토에서 몬트리올까지는 약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Hotel
소피텔 몬트리올 골든마일(Sofitel Montreal Golden Mile)

다운타운 중심가에 위치한 5성급 럭셔리 호텔. 창밖으로 아름다운 몬트리올 풍경이 보이고, 밤늦게까지 다운타운 바 순례를 할 때도 마음이 편하다. 객실에는 네스프레소 기기, 보세 스피커, 요가매트까지 준비되어 있고, 욕실에는 랑방 어메니티가 갖춰져 있다. 호텔 1층에 자리한 레스토랑 르누아르Renoir에서는 훌륭한 콘티넨탈 블랙퍼스트를 제공한다. 호텔 스태프들의 친절한 서비스도 별 다섯 개!
주소: 1155 Rue Sherbrooke Ouest, Montreal  
홈페이지: www.sofitel.com 
 
Passport
캐나다 eTA

2016년부터 전자여행허가(eTA, Electronic Travel Authorization)를 발급 받아야만 캐나다에 입국할 수 있게 됐다. 공식 eTA 웹사이트(Canada.ca/eTA)에서 신청 가능하며 발급 비용은 CAD7다. 신청 후 최대 72시간 내 승인된다. 유효기간은 5년이지만 여권 만료일이 지날 경우 다시 발급받아야 한다. 사설 eTA 발급 대행업체의 웹사이트를 이용할 경우 많게는 9배에 달하는 비용을 지불하게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할 것.
 

Event
몬트리올 375주년

2017년은 캐나다 건국 150주년, 몬트리올 도시 설립 375주년을 맞이하는 해다. 이를 기념해 몬트리올에서는 올 한 해 175가지가 넘는 이벤트가 열린다. 375주년 홈페이지(375mtl.com)에서 모든 이벤트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캐나다 정부는 150주년을 기념해 올 한 해 전국 국립공원을 무료로 개방한다.
 
 
글·사진 고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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