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고 신비한 나라로의 초대 “어땠어?” 인도에서 돌아온 후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인도에 다녀왔다고 하면 여권에 웬만한 나라 도장은 두루 찍었다는 여행기자들도 “어땠어?” 하고 묻는다. 인도 전문 여행사 팀장을 했던 후배의 첫 마디도 그랬다. “어땠어요?” 인도라는 거대한 프리즘을 통과해 펼쳐지는 인도의 색깔은 정말 다양하다. 자신의 경험이나 평소 이미지에 따라 인도는 언제라도 다시 가고 싶은 ‘꿈의 여행지’가 되기도 하고 ‘한 번이면 충분’한 고행의 길이 되기도 한다. 때문에 인도 여행 후에 따라붙는 ‘어땠어’
1 누군가 미리 걸었을 사막의 길을 따라 걷는다 비카네르 낙타 축제 흙빛 사막도시의 화려한 변신비카네르(Bikaner). 인도 서북부 라자스탄(Rajasthan) 주에 위치해 타르사막으로 둘러싸인 이 사막 도시는 매년 1월경 이틀간의 축제 기간 동안, 흙빛 모래먼지를 씻어내고 형형색색 화려한 색을 입는다. 나무수레를 끌고 모래언덕을 느적느적 걷던 낙타들도 이 기간만은 갖가지 장신구를 달고 은종을 짤랑짤랑 울리며 도도하게 고개를 치켜세운다.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박정은 Camel Festival 박수는 낙타도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이진경 취재협조 인도정부관광청 www.indiatourism.or.kr Agra아그라 인도 여행의 백미, 타지마할의 도시아그라는 마드야 쁘라데쉬와 더불어 인도 중북부 세계문화유산 여정의 핵심 지역이다. 굳이 세계문화유산을 돌아보는 여정을 꾸리지 않아도 사실 아그라를 찾는 이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델리, 아그라, 자이뿌르를 잇는 골드 트라이앵글을 이루는 도시이기도 해 짧은 여정으로 북인도를 찾는 이들이 반드시 들르기 때문이다. 많은 여행자들의 발길이 아그라를 향하는 데는 분명히 이
휴가의 개념이 낯선 인도지만, 사실 아라비아해를 접한 남서인도 주변으로는 아름다운 휴양지들이 밀집되어 있다. 그 가운데 ‘고아(Goa)’는 인도 제1의 휴양지로 손꼽히며 수많은 여행객을 불러 모은다. 굳이 인구의 절반이 카톨릭 신자라는 이색적인 종교 분포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휴양지로서의 특별한 인도를 보여주기 충분하다. 서인도 여행의 마지막은 ‘고아’에서 갈무리된다. 많은 이들이 고아를 찾는 이유는 고행어린 여행의 끝을 앞두고 심신을 쉬어가기 위함이다. 고아에서는 굳이 지도를 들고 거리를 배회할 필요도, 종교 유적지를 누비며 치열한
뭄바이에서 차를 타고 12시간을 달리면 데칸 고원의 황량한 평야가 끝없이 펼쳐진다. 차도, 사람도 더없이 순정한 이 시골마을은 아잔타·엘로라 석굴로 가기 위한 관문. 가까운 지역에 나란히 자리한 불교와 힌두교 사원들은 후세 사람들에게 더없는 깨달음의 지혜를 일러준다. 뭄바이에서의 화려한 도시 생활도 잠시, 중심을 벗어나면 이내 풍경은 희뿌연 평야로 뒤바뀐다. 여행의 시작이 뭄바이였다면 다음 목적지로 아우랑가바드(Aurangabad)를 선택하는 건 지극히 일반적인 루트. 다수의 여행자들이 이 낯선 도시에 우선순위를 두는 이유는 그를
뭄바이 아폴로 부둣가 전경. 인도로 향하는 첫 관문 ‘게이트웨이 오브 인디아’와 ‘타즈 마할 호텔’이 랜드마크처럼 자리한다여행자들에게 인도는 늘 ‘뜨거운 감자’다. 한쪽은 풍부한 자원과 깨달음의 미학을 들며 인도 예찬에 밤이 새는 줄 모르는가 하면, 또 다른 축은 극빈층의 가난과 비위생적인 환경에 손사래를 친다. 그처럼 쉽게 정의내릴 수 없는, 획일적인 수사로만으론 논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인도’다. 그래서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깨달음을 얻기 위한 마지막 귀결지로 여겨지곤 한다.대륙의 서쪽, 아라비아해와 맞닿은 남서인도의 세 도시를
오르차 : 숨겨진 요새의 비경 ⓒ트래비오르차로 들어가는 길목에는 템포(지프)와 오토릭샤들이 줄지어 서 있다. 또다시 시작된 흥정…. “제발, 제발 가방 좀 메고 짐 좀 들고 얘기합시다. 네?” 오르차까지 5루피, 10루피라며 말도 안 되는 싼 요금을 부른다. 이게 웬 떡, 얼른 템포 앞자리에 떡하니 올라탄다. 인도에서는 역시 모든 것에 이유가 있다! 이미 만차인 템포는 사람을 꾸역꾸역 넣더니 20명도 넘게 타고 나서야 시동을 건다. 비좁은 앞자리에도 성인 네 명이 앉았다. 수동 기아는 내 다리 사이로 왔다갔다 하고 생지옥이 따로 없
카라주호 : 에로틱 No, 알고 보면 너무도 순수한 ⓒ트래비‘눈 뜨고 보기 부끄러울 정도로 에로틱하다고?’ 에로틱한 미투나상(남녀 교합상)으로 유명한 카주라호로 향한다. 예전에 본 카마수트라 영화의 배경지에 대한 호기심도 발동했지만 인도에서 만난 사람들이 여행 중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카주라호를 꼽아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바라나시에서 사트나역까지 야간 열차로 7시간, 다시 사트나역에서 지프를 타고 세 시간을 넘게 달려야 카주라호에 도착한다. 긴 열차에서 흩어져 나온 많은 사람들 중 카주라호로 향하는 외국인은 달랑 6명. 지
ⓒ트래비핑크시티 자이푸르역 앞 식당 구석에 앉는다. 어디로 갈까. 여정 상 타지마할이 있는 아그라를 거쳐 바라나시로 가는 것이 합당해 보이지만 선택은 그냥 ‘바라나시’부터다. 자이푸르에서 관광지를 돌아보며 도시 여행에 회의가 든 참이었다.또 여행자들을 통해 전해들은 아그라는 가장 악질(?) 삐끼들이 설친다니 갈 엄두조차 나지 않는다. 그래서 바라나시로 떠난다. 티켓이 필요 없는 생생한 인도를 보기 위해 무려 17여 시간의 열차 여행을 감행한다. 글·사진 방금숙 기자 *방금숙 기자는 지난 여름 7월부터 약 한 달여간 인도를 여행하고
ⓒ트래비인도에서 꼭 해보고자 한 것은 두 가지였다. 광활한 ‘사막’과 높다란 ‘히말라야’ 만나기. 인도에서 사막이란 단어가 제일 잘 어울리는 도시, 자이살메르에서는 1박2일 낙타 사파리 길에 올랐다. 사막이 그처럼 고요하며 사막 사파리가 그만큼 고생스러울 줄은 미처 몰랐다. 우리 일행은 핀란드에서 온 3명의 남자와 독일 남녀 커플, 여행 중 만나 사파리에 동행한 말레이시아 친구 ‘파이스’, 나까지 7명이었다. 사막의 찜통더위는 여름 그 이상이었다. 그래도 도시보다 사막이 더 시원한 느낌이다. 어젯 밤, 게스트하우스의 에어쿨러는 밤새
인도에 오기 전 인도통인 선배에게 물었다. “선배가 가장 다시 가 보고 싶은 곳이 어디죠?” “우다이푸르와 산초. 산초는 이맘때면 푸른 초원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장관을 이루고 한적한 호반의 도시, 우다이푸르는 편안하게 쉬고 싶을 때면 늘 생각나는 곳이야.” 그래서 나의 첫 여행지는 우다이푸르다. 많은 사람들이 가는 아그라와 바라나시, 마날리가 아닌 새로운 곳을 선택하면서 은근히 설레였다. 상습적인 무질서에 뛰어들다ⓒ트래비 델리 역으로 가는 길, 날이 더워서인지 10분 걷기도 싫어 코앞인데도 사이클릭샤에 올라탄다. 10루피면 웬만한
인도는 내게 꿈이 살아있는 곳이었다. 누군들 인도에 가면서 사연 하나 없을까 싶지만, 나에겐 다시 살고 싶은 이유를 찾아야 하는 운명의 땅과 같았다. 즐거울 것을 상상하지도, 수많은 추억을 만들 기대 따위도 없었다. 그저 내가 낯설고 나를 낯설어하는 그들의 검은 눈빛이면 족할 듯했다. 정말 그랬다. 인도에서 만난 그들은 때론 나를 감동시켰고 때론 나를 미치도록 짜증나게 했다. 인도를 다녀온 내가 이토록 ‘팔팔’할 수 있는 것은 그곳에서 구석구석 숨어 있던 감정의 화산이 폭발해 버려서인지도 모르겠다. 용암은 굳어 새 땅을 만들고 생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