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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4색 일본북부탐험 ③ 아오모리 Enjoy 2 - 수빙 & 눈꽃 트레킹,핫코다 로프웨이"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8.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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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두 남자의 본격적인 아오모리 나들이가 시작되는 날이다. 오늘은 산을 오르고 호수를 건너 얼음축제의 장에 닿는 머나먼 장정이 기다리고 있다. 보다 오랜 추위와 싸운 자만이 아오모리의 진정한 겨울을 누릴 수 있을 터. 겹겹의 양말과 내의, 거기다 다부진 마음까지 중무장한 청혁과 정우. 일단은 핫코다산 정상에 올라 눈꽃 절경부터 감상해볼 참이다.

“와~ 정말 고문이 따로 없네요. 정녕 저 아래만 바라 봐야 하나요?” 이른 아침부터 졸린 눈을 가누지 못하던 청혁을 정신 번쩍 들게 한 곳은 다름 아닌 ‘핫코다(八甲田)산’. 우거진 숲을 뜻하는 아오모리 지명처럼 그 기골이 장엄하고 거칠기로 유명하다. 이곳은 전세계 스키어들의 성지로도 매번 회자된다. 

일단 주차장에 차를 세운 일행은 로프웨이 출발 시간을 기다리며 몸을 녹였다. 마치 작은 대합실을 연상시키는 대기실에는 각기 다른 인종의 보더들로 아침부터 북새통을 이룬다. 부츠 끈을 정비하는 사람, 허기를 달래기 위해 주먹밥을 먹는 사람 등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사람이 깃든 풍경은 한 편의 소설이 되기 충분한데, 이를테면 대합실의 모두는 스키의 고수이자 비범한 스노보더처럼 ‘강한 포스’를 내뿜는다. 최고의 슬로프를 찾아 전세계를 헤매는 순례자들의 여정 같다고나 해야 할까. 

끙끙대는 청혁의 신음소리는 로프웨이를 타고 오르는 10여 분간 계속된다. 101명 정원을 꽉꽉 채운 로프웨이는 다양한 언어들로 술렁이고 뿌연 서리 낀 창문 너머로 보이는 핫코다산의 절경은  구름 속에 파묻힌 듯 몽롱한 기운을 준다.
1,326m 정상에 도착하면 차마 눈을 뜰 수 없는 거센 눈보라가 몰아친다. 사위는 온통 아비규환, 눈보라 천국이다.  눈발은 정신없이 나부끼다 나뭇가지에 달라붙고  부피를 키워 거대한 수빙(樹氷)을 이뤘다. 마치 산에 갇힌 눈사람처럼 처연하고 신비롭기까지 하다.  휴게소로 대피한 정우와 달리 청혁은 눈보라 속으로 사라지는 보더들에게서 시선을 뗄 줄 모른다. 

“에이~대리님, 또 오면 되죠! 따뜻한 사케에 몸이나 녹여요!” 능청스런 웃음으로 청혁의 팔을 끌어 보지만, 이미 청혁의 마음은 핫코다산의 거친 슬로프에 푸욱 빠진 뒤다. “데크 빌려서 한번만 타고 내려오면 안 될까요? 밥 안 먹고 타면… 안 되겠죠? … 알겠습니다.” 머슥하게 고개를 떨구는 그에게 인솔자 마쓰다씨가 안타깝게 응수한다. “초보자는 혼자 내려가면 미아되기 쉬워요.”

일본 유일의 산악스키장인 핫코다는 흔히 생각하는 일반적인 스키장과는 차원이 다르다. 뿌연 안개 속에서 일행이나 새빨간 깃발을 쫓아 활강하다 보면 자칫 눈 위에서 길을 잃기 십상이다. 게다가 7km에 이르는 긴 활주거리는 엄청난 지구력과 체력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반대로 진정 보드를 능숙히 다룰 줄 아는 이들이라면 웅대한 수빙을 벗삼아 멀리 츠가루 해협과 홋카이도를 바라볼 수 있는 최고의 라이딩을 선물한다. 일년에 6개월이 스키장으로 운영되니 그야말로 아오모리에서도 ‘첩첩산중 마르지 않는 설원’이라 할 수 있겠다. 

위치 아오모리 공항에서 차로 50분, 아지가사와 프린스 호텔에서 차로 2시간 시즌 12월 초순~5월 중순 운행시간 오전 8시~오후 4시20분(계절에 따라 변동) 요금 로프웨이 1회권 어른 1,150엔, 어린이 550엔, 왕복 어른 1,800엔, 어린이 850엔/ 리프트 4시간권 2,500엔, 1일권 3,000엔 문의 +81 017 728 1511(산악 가이드) www.hakkoda-ropeway.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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