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알프스를 굽어보는 짜릿한 여행
스위스, 알프스를 굽어보는 짜릿한 여행
  • 김기남
  • 승인 2018.12.05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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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같이 걸을래요?
필라투스, 티틀리스, 쉴트호른

길을 걸었다. 산과 호수를 걷고 시골 마을에 짐을 풀었다. 쉬엄쉬엄 노곤할 정도만 움직이고 충분히 잤다. 취리히나 베른, 루체른 같은 대도시는 스치듯 지나갔다. 매일 초록에 길들여진 눈은 저녁에도 침침하지 않았다. 스위스를 걸었다.

루체른이 한눈에 들어오는 필라투스 전망대의 산책길
루체른이 한눈에 들어오는 필라투스 전망대의 산책길

스위스의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산이다. 산이 많은 스위스는 케이블카와 등산열차가 발달해 누구나 쉽게 고산에 오를 수 있다. 루체른 같은 대도시를 여행하다가도 조금만 길을 나서면 만년설을 볼 수 있다. 루체른에서 가까운 필라투스와 티틀리스는 스위스의 도시와 자연을 동시에 즐기는 효율만점의 선택이다.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필라투스 등산열차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필라투스 등산열차

해발 2,132m의 필라투스는 유럽에서는 무섭거나 부정적으로 묘사되는 용을 모티브로 하는 곳이다. 최대 경사 48도, 평균 경사 38도로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등산열차를 탈 수 있다. 1889년부터 운행을 시작한 명물열차는 정상까지 대략 40분 정도가 걸린다. 필라투스는 등산열차 외에 케이블카로도 오를 수 있다. 열차를 타고 필라투스에 올랐다가 드래곤 라이드라는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는 코스를 추천한다. 

암벽 위에 세워진 호텔 필라투스
암벽 위에 세워진 호텔 필라투스

필라투스 정상에는 루체른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5가지의 산책 코스와 산악 호텔 2동이 있다. 5개 코스는 각각 10분에서 35분 정도면 걸을 수 있고 그리 어렵지 않다. 해발 2,100m가 넘는 정상의 풍광이 예상 가능한 빼어남이라면 호텔은 뜻밖의 발견이다. 마지막 열차와 케이블카가 떠나고 나면 정상에는 투숙객만 남는다. 호텔 필라투스 쿨름은 3개의 스위트룸을 포함해 객실이 30개에 불과하다. 호텔 벨뷔는 이보다도 적은 20개의 미니 호텔. 방마다 2명씩 꽉 찬다고 해도 100명이 전부다. 100명이 필라투스의 정상을 온전히 간직하는 셈이다. 

필라투스 쿨름 호텔의 품격 있는 레스토랑
필라투스 쿨름 호텔의 품격 있는 레스토랑

차분히 일몰을 감상하고 조용히 일출을 맞으며 대화가 있는 휴식을 가질 수 있는 충분히 유혹적인 기회다. 기차와 케이블카, 4코스 석식, 조식, 웰컴 드링크 등을 포함해서 겨울에는 170프랑, 여름에는 230프랑부터다. 가격 차이가 있는데 객실 상태에 따른 차이이고 저녁과 아침을 제공하는 식당은 동일하다. 필라투스 쿨름이 더 윗급인데 두 호텔 모두 깔끔하다. 여름에 머물 요량이라면 6개월 전에는 예약을 해야 한다.

티틀리스 빙하동굴
티틀리스 빙하동굴

티틀리스3,602m는 루체른에서 만년설을 볼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산이다. 기차로 43분이면 닿는다. 정상에 가기 위해서는 티틀리스 로테어라는 세계 최초의 회전식 곤돌라를 타야 한다. 최근에 케이블카를 리노베이션 하면서 한 번만 갈아타면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 정상에는 빙하동굴과 유럽에서 가장 높은 스카이워크3,041m, 크레바스의 끝 모를 속을 내려다볼 수 있는 케이블카 등 다양한 즐길거리를 갖추고 있다. 기온이 많이 차이 나기 때문에 두툼한 옷을 반드시 챙겨야 한다.


정상에서 내려올 때 지나는 트룹제역은 그냥 스쳐 보내기에는 아까운 곳이다. 걸어서 한 시간 정도 걸리는 편안한 호수가 있다. 산책 같은 하이킹을 하기에도 좋고 로잉 보트를 타고 호수로 나갈 수도 있다. 잠시 내려서 시간을 할애할 가치가 충분하다.  

티틀리스산 바로 아랫 동네인 엥겔베르크의 한적한 오솔길
티틀리스산 바로 아랫 동네인 엥겔베르크의 한적한 오솔길

티틀리스산 아래로 내려오면 엥겔베르크(Engelberg)라는 작은 마을이 있다. 천사의 마을이라는 뜻의 아기자기한 동네는 12세기 베네딕트파 수도원을 중심으로 세워졌다. 마을에 있는 수도원 근처에는 예쁜 오솔길이 있고 수도원은 밤에도 문을 닫지 않는다. 해가 낮아지고 햇살이 순해지면 마을은 더욱 아늑해진다. 6시30분이면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는데 오히려 이 한적함이 평온하고 편안하다. 엥겔베르크는 숙소가 비싼 루체른의 대안으로도 훌륭하다. 기차로 43분이면 되니까 이곳에 짐을 풀면 루체른과 티틀리스, 스위스의 전원 마을을 모두 경험할 수 있다. 

쉴트호른 전망대에서 본 아이거의 늠름한 모습
쉴트호른 전망대에서 본 아이거의 늠름한 모습

쉴트호른2,970m에 오르면 아이거, 융프라우 등 유명한 산들을 훤히 볼 수 있다. 1968년에 개봉한 <여왕 폐하 대작전>이라는 007 시리즈가 촬영된 장소이기도 하다. 50년이 지났지만 쉴트호른에서는 007이 여전히 진행형이다. 세계 최초의 회전식 레스토랑인 피츠 글로리아에서는 제임스 본드 브런치를 선보이며 전망대에는 배우들의 핸드 프린팅과 사인 보드, 별도 전시관 등이 있다. 

스릴 만점의 쉴트호른 스릴워크
스릴 만점의 쉴트호른 스릴워크

007을 전면에 내세워서 그렇지 쉴트호른은 그 자체로도 매력이 많다. 45분마다 한 바퀴를 도는 피츠 글로리아는 제임스 본드를 내세우지 않아도 음식이 훌륭하다. 암벽에 설치한 200m 길이의 스릴워크는 문자 그대로 스릴 가득이다. 뮈렌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비르그를 거쳐 32분이 걸린다. 

필라투스  www.pilatus.ch
티틀리스  www.titlis.ch
쉴트호른  www.schilthorn.ch

* 기사에 게재된 사진은 소니 알파 A7 lll과 SEL24105G 렌즈를 이용해 촬영했습니다.

 

글·사진 김기남 기자
취재협조 스위스관광청 www.myswitzerla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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