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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북부탐험 Ⅰ 아오모리 ART 투어 ③ 히로사키 속 작은 유럽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01.2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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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

여행도 어느새 마무리에 다다랐다. 아쉬운 마음을 접고 마지막 코스인 히로사키 시립관광관으로 향한다. 히로사키와 츠가루 지역의 관광 정보들을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시립관광관 주변에는 다시(축제용 수레) 전시관과 외국인 선교사들이 세웠던 서양식 건축물들을 만날 수 있다. 대부분이 메이지 시대 세워진 건물들로 히로사키 시내에는 이 같은 유럽식 서양 건축물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히로사키 속 작은 유럽이랄까.

“어머, 저 건물 너무 예쁘다. 꼭 유럽에 온 것 같은데”, “진짜, 한번 들어가 볼까?” 유미와 수아가 빨간색 반원형 지붕이 눈길을 끄는 한 건물을 가리키며 신기해 한다. 그녀가 가리킨 곳은 현재 전시관으로 운영되고 있는 옛 시립 도서관. 르네상스 양식을 기초로 해 지어진 도서관은 인형집을 크게 확대해 놓은 것마냥 진짜 ‘참 예쁘다.’ 


ⓒ트래비

1. "여긴 분명 히로사키인데..." 마치 유럽에 온 듯한 분위기가 이국적이다. 지금은 카페로 운영되고 있는 구 외국인 교사관 
2. 르네상스 양식으로 세워진 옛 시립 도서관. 내부에는 예전에 쓰던 가구들과 소품, 서적들이 전시되어 있다
3. 옛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구 외국인 교사관 2층


그 옆에는 외국인 선교사들이 살았던 교사관이 자리해 있다. 2층은 예전 선교사들이 생활했던 모습 그대로 보존해 놓았고, 1층은 카페로 운영되고 있다. 일본으로 건너온 선교사들은 어떤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냈을까. 한국에서 건너온 유미와 수아, 타국에서 또 다른 타지인이 되어 본다. 

조용한 음악이 흐르는 카페에 앉아 차 한잔씩 마시며 아오모리의 마지막 시간을 음미한다.  “아오모리의 모든 것을 두루 섭렵해 본 것 같아요”, “숨겨진 매력들이 너무 많아서 다음에 오면 못해 본 것들을 꼭 다 해보고 싶어요.” 순수 무공해 도시인 아오모리와 너무도 잘 어울리던 그녀들, 짧고도 길었던 2박3일 동안 아오모리의 매력에 푹 빠져 버렸다.
히로사키 시립관광관에서는 숙소나 음식점, 토산품, 전통 공예품 등 여러 관광 정보들을 얻을 수 있다. 이용은 무료이며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을 연다. 구 시립 도서관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문을 연다. 어른 320엔, 어린이 160엔.   


ⓒ트래비

아오모리 네부타 VS 히로사키 네부타


매년 300만명이 몰려드는 여름철 대표 축제인 네부타(등롱) 축제는 아오모리와 히로사키 두 가지로 나뉘어지는데, 인형 모양을 한 아오모리 네부타와 달리 히로사키 네부타는 부채 모양을 한 것이 특징적이다. 네부타에 그려진 그림들은 중국 역사나 삼국지와 관련된 것들이 대부분으로 용맹스러운 무사나 아름다운 여인들을 주제로 한 것들이 많다.

츠가루를 대표하는 민속 악기, 샤미센

츠가루 샤미센은 일본 내에서도 유명한 민속 악기이다. 중국에서 유래되었지만 일본식에 맞게 개량되어 지금의 모습으로 내려오고 있다. 보통 몸체는 고양이 가죽으로 만들지만 츠가루 샤미센은 개의 가죽을 사용하는 점이 다르다. 메이지 유신 시대 전까지는 주로 장님들이 연주하던 악기로 악보 없이 연주하는 것이 특징적이다. 최근 젊은 연주자들이 많이 늘면서 테크니컬을 강조한 감각적인 경향도 생겨나고 있다.

유미와 수아의生生 모니터

◆  <이웃집의 토토로>가 살 것 같은 예쁜 마을 ‘아오모리’ 수아

아오모리는 일본의 도시임이 분명하지만 난 마을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싶다. 회색빛 건물과 자동차 등을 연상시키는 도시라는 단어에 걸맞지 않게 마을과 같은 소박함과 아기자기함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아오모리의 대표적 명소인 아오모리 현립 미술관은 밑그림 없이 하얗게 칠한 눈뭉치 같은 외관이 눈밭에 있어도 전혀 어색함이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다. 우리나라에서 아오리 사과로 유명한 아오모리 사과는 따끈한 카레 접시 안에서, 갓 구워낸 바삭한 파이 안에서 단 감동을 자아낸다. 형체를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나무를 뒤덮은 눈과, 그 눈 덮인 나무들이 만들어낸 그림은 마치 눈의 궁전을 연상시킨다. 이 밖에도 노오란 옷을 입고, 종종걸음으로 지역의 문화재를 열심히도 소개해 주시던 자원봉사자 아주머니, 그리고 따뜻한 화롯불과 생선구이 향 사이에 울려 퍼지던 애잔한 샤미센 가락 등 아오모리 투어는 그 무엇 하나 나에게 감동을 주지 않은 것이 없었다. 

아오모리 여행을 다녀왔다니깐, 어디어디 다녀왔느냐고 사람들이 묻는다. 그러나 어느 특정한 장소보다는 그때의 느낌과 감정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그야말로 ‘따뜻한 여행’이었다.

◆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여행 유미

문화란 테마를 가지고 떠난 2박3일간의 일본 여행은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여행으로 손꼽을 수 있을 만큼 완벽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는  ‘나라 요시토모 ’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는 아오모리 현립 미술관을 방문했던 때이다. 한국에 나라 요시토모 전시가 왔을 때 못 보고 지나가서 아쉬웠는데 작가가 태어난 고향에서 그의 전시를 보고 있으니 일본인들의 작가 사랑까지 느낄 수 있어 더욱 좋았다. 게다가 나라 요시토모의 거대한 ‘아오모리 캥(개)’까지 볼 수 있었다. 

핫코다 스키장에는 파우더처럼 곱게 쌓였던 눈과 엄청난 눈기둥 그리고 눈이 휘날려 앞도 잘 보이지 않던 그 경사로 속으로 사라지던 스노보더들을 보며 처음으로 스노보드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동화 속에서만 보았을 그런 풍경 속을 질주하는 스노보더들이 그 순간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일본 전통 악기인 샤미센의 연주를 들을 기회도 있었는데 정말 판타지라는 표현을 쓰고 싶을 정도였다. 샤미센 연주 대회에서 1등을 한 고3 학생의 연주였는데 마치 전자 기타 연주 같았다. 그 잘생긴 학생에게 샤미센을 배워 보았는데 강하게 때리듯 치라며 계속 내게 요구했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아 굉장히 난감하기도 했다. 그날 저녁 샤미센이 라이브로 연주되는 식당에서 식당 주인은 물론 그 식당을 찾은 사람들에게서 그들의 전통 문화에 대한 엄청난 자부심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참으로 부러운 한 장면이었다.

마지막으로 우연한 인연으로 만나 대학 생활 내내 각종 활동을 듀오로 맹활약하던 수아와 여행을 할 수 있게 도와주신 멋진 여행지기들인 트래비 기자님들과 북도호쿠3현·홋카이도 서울사무소 소장님 덕분에 200% 즐거운 여행이 되었음에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전한다.



독자가 독자에게 ‘유미와 수아’의 미니 이벤트

‘아오모리 아트 투어’는 재밌게 읽으셨나요? 아오모리의 매력을 한껏 느끼고 돌아온 유미와 수아가 트래비 독자들을 위한 깜짝 이벤트를 마련했습니다. 기사를 읽은 소감을 담당자 이메일(eunjury@ traveltimes.co.kr)로 보내 주시면 두 분을 선정해 유미와 수아가 직접 마련한 작은 선물을 보내 드립니다. 다음달에는 일본 북부 탐험 시리즈 두 번째 편, 이와테현이 소개됩니다. 많은 관심 가져주세요!

★ 선물 : 아오모리의 정취를 느끼게 해줄 깜찍한 핸드폰 줄과 고케시 과자
★ 응모 기간 1월3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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