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일상,그리고 여행이라는 ‘일’ 사이에서울고 웃는 에디터들의 뒷이야기 출장 징크스 2탄작년 4월호 톡백에 이어 1년 만에 출장 징크스 이야기 2탄. 출장만 가면 예외 없이 뭔갈 잃어버리는데, 이젠 진지하게 그 이유를 고찰하게 됐다. 가설은 세 가지다. 첫째, 물건에 발이 달려 도망가서. 둘째, 나라는 사람이 원래 그래서. 셋째, 출장이란 특수한 상황 때문에. 첫 번째는 진짠가 싶지만 역시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니 패스. 두 번째는 글쎄. 나는 엔티제(ENTJ)다. 완벽주의에 미친 자. 평소엔 뭘 잃어버리지도, 잃어버릴 수도 없
얼마 전 ‘좋은 칭찬을 건네는 방법’에 대해 읽었습니다. 핵심은 이거였습니다. 결과보다 과정을 칭찬할 것. 최근 는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한국잡지협회가 주관하는 ‘2024 우수콘텐츠 잡지’로 선정됐습니다.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선정이며, 2018년부터 2021년 4회 연속 선정까지 더하면 통산 6번째입니다. 국내외 곳곳의 소식을 바쁘게 취재해 온 기자들의 모든 과정을 칭찬합니다. 낯부끄러워 한 번도 적지 못한 자화자찬으로 4월을 시작합니다. 간질간질해도 따스한 게, 아무래도 봄은 봄인가 봅니다.4월의
여행과 일상,그리고 여행이라는 ‘일’ 사이에서울고 웃는 에디터들의 뒷이야기 1.0을 향하여살면서 뭔가를 간절히 추구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말하자면 ‘되는대로 사는’ 경향이 좀 있는데, 그런 내게 염원이 생겼다. 이름하여 ‘광명 찾기 프로젝트’. 지난 팔라완 취재가 결정적이었다. 콘택트렌즈 착용자에게 바닷물 마구 튀는 섬 취재는 고역 중의 고역이었다. 어디 그뿐일까. 출장 때마다 비행기에서, 호텔에서, 렌즈와 안경을 번갈아 껴야 하는 삶이란…. 지겨움조차 지겨울 수 있구나 싶다. 렌즈, 그 10년의 세월에 마침표(.)를 찍고, 이제
저는 걱정 없이 삽니다. 정확히는 걱정이 있어도 별로 개의치 않아 합니다. 그래서 타인의 슬픔이나 걱정에 공감 어린 위로를 건네는 게 참 힘든 사람입니다. ‘힘들어’라고 토로하면 ‘그래’ 정도가 저의 최선입니다. 고쳐야겠죠.마침 얼마 전 20년 지기 친구가 오랜만에 메시지를 하나 보냈습니다. 어떤 이유로 평생 다녀야겠다 다짐했던 직장에서 퇴사를 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여행이나 가려고 하는데…’라며 말끝을 흐립니다. ‘그래’라고 답장하려다가 다시 생각합니다. 변해야겠죠.언젠가 이런 댓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과거는 그립고 현재는 버
여행과 일상,그리고 여행이라는 ‘일’ 사이에서울고 웃는 에디터들의 뒷이야기 여행기자의 무기입사한 지 어언 5년 차. 아직도 면접 당시 받은 질문 중 하나를 잊을 수 없다. ‘체력이 좋은가요?’ 그땐 참 별걸 다 묻는다 싶었는데, 알고 보니 가장 중요한 질문이었다. 체력 없는 여행기자는 총 없는 군인과 같다. 산 넘고 물 건너, 걷고 뛰고 날고 달리고. 자전거에 카약에 헬기에 보트까지. 육해공을 넘나드는 출장지는 전장이다. 모든 싸움에선 승자와 패자가 갈린다. 승자는 전리품으로 알찬 기사를 얻는다. 패자에겐 오로지 부실한
얼마 전 출장길에 인천공항을 들러서는 그야말로 입이 딱 벌어졌습니다. 새벽 5시, 공항이 발 디딜 틈도 없이 여행객들로 북적입니다. 일행 중 한 명이 감탄하며 말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원래 여행 이렇게 많이 다녔나요?” 국토교통부 항공포털정보시스템 항공통계에 따르면 2023년 국제선에는 항공편 총 41만1,299회가 운항됐고, 여객수는 6,831만9,015명에 달했다고 합니다. 2022년 대비 각각 125%, 250.4% 증가한 수준이며, 2019년과 비교하면 운항편은 77.9%, 여객수는 75.6% 회복한 규모입니다. 지역
새해입니다. 2024년은 윤년을 적용해, 1년이 366일입니다. 윤년은 2월을 29일까지 둔 해로 4년마다 찾아옵니다. 2023년보다 24시간 더 행복한 2024년 되시길 바랍니다.2024년 공휴일은 주5일제 기준, 총 119일입니다. 3일 이상의 연휴는 5번, 징검다리 휴무는 3번이 있습니다. 주3일 이상 연휴는 신정(12월30, 31일 포함)과 설날, 3·1절, 어린이날, 추석입니다. 3일 연휴는 신정과 3·1절, 어린이날로 단 3번에 불과하지만 여기 징검다리 휴일을 더하면 됩니다. 현충일과 광복절, 개천절에 금요일 연차를 활용
여행과 일상,그리고 여행이라는 ‘일’ 사이에서울고 웃는 에디터들의 뒷이야기 나가사키는 이상하다세상엔 두 부류의 인간이 있다. 탕수육 ‘부먹’과 ‘찍먹’을 논하는 사람, 부어 먹든 찍어 먹든 별 관심 없는 사람. 전자는 한 끼 한 끼가 소중하고, 후자는 전자를 까다롭게 여긴다. 난 후자다. 이러나저러나, 입에 들어가면 다 똑같잖아. 세상에 참 열 낼 일도 많다. 근데 나가사키란 도시는 이런 두 부류의 인간을 하나로 합체시키는, 요상한 힘이 있다. 예외 없이 후자가 전자가 된다. 매 끼니마다 확고한 원칙이 생긴다는 게 그 증거다. 예를
여행과 일상,그리고 여행이라는 ‘일’ 사이에서울고 웃는 에디터들의 뒷이야기 내겐 너무 먼 AI‘나도 AI 크리에이터’라는 주제의 (무려) 4시간짜리 수업을 신청했다. AI 크리에이터가 되겠다기보다는 일손 좀 덜어 보겠다는 요량으로. 수업 내용에 따르면 챗GPT에게서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프롬프트를 최대한 뾰족하고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게 관건이었다. 다음 주부터 널널해질 업무 시간을 상상하며 챗GPT와 대화를 시작했다. ‘당신은 여행 전문 기자입니다. 지금부터 스코틀랜드 골프 여행의 매력을 주제로 기사를 작성합니다. 스코틀랜드
요즘 저는 푸바오를 보는 게 낙입니다. 푸바오는 2020년 7월20일, 자이언트 판다 커플인 러바오와 아이바오 사이에서 태어난 암컷 판다입니다. 존재부터 참 기특한 생명입니다. 워토우도, 댓잎도, 죽순도 잘 먹습니다. 고맙게도 꾸준히 꼬질꼬질합니다. 푸바오는 내년이면 4살, 곧 중국으로 반환될 예정입니다. 판다는 번식 적령기인 4세가 넘기 전에 중국과 새로운 신규 임대 계약을 맺든지, 혹은 반환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에버랜드 측에 따르면 현재 가장 유력한 푸바오 반환일은 2024년 3월이랍니다. 푸바오는 우리와 곧 이별합니다.
여행과 일상,그리고 여행이라는 ‘일’ 사이에서울고 웃는 에디터들의 뒷이야기 중독유독 유혹에 취약한 사람들이 있다. 절제력이 약하고 충동적이며 내일이 없이 지금만 보는, 그런 타입. 부정하고 싶지만 내가 그렇다. 감자칩 중독, 게임 중독, 쇼핑 중독(그간 톡백 지면을 빌어 종종 고해성사해 왔던 바다)…. 그중 가장 심각한 중독은 뭐니 뭐니 해도 여행이다. 안 하면 죽을 것 같고, 꾸준히 반복해야 숨통이 트이는. 그런데 이런저런 행정적 일들을 처리하느라 지난 4개월간 출장을 가기 어려웠다. 언젠가 H선배가 ‘여행기자에게 출장은 여행이고
평화는 참 어렵습니다. 세상 모두가 평화로워질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어서, 그래서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했습니다. 얼마 전에 초막절(수코트, 유대 명절)을 기념해 이스라엘 동남부 네게브 사막에서 음악 축제가 열렸습니다. 네게브 사막은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와 이스라엘 국경 근처에 위치합니다. 이 축제는 밤새 진행되는 야외 축제인데, 축제 도중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여행객들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했습니다. 당시 춤을 추며 축제를 즐기고 있던 참가자들이 촬영한 현장 영상은 소셜미디어에
무심코 거울을 들여다봤습니다. 언제 이렇게 변한 건지. 힘들고 바쁠 때는 하루가 참 더딘 것 같다가도, 시간은 결국 쏜살처럼 흘러갑니다. 문득 냉정하게 느껴집니다. 인생의 끝에서조차 돌아보면 빠른 것이 시간일 텐데, 멈추지 않겠죠. 2번의 마감만 더해 내면 2024년입니다. 저는 며칠 전 오스트리아에 다녀왔습니다. 각국에서 모인 여행기자들과 온종일 소란스럽게 논쟁하다 돌아왔습니다. 논쟁의 주제는 ‘종이’였습니다. 종이 잡지의 존폐. 독자님들은 이 주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스페인 매체에서 온 ‘그녀’의 말이
여행과 일상,그리고 여행이라는 ‘일’ 사이에서울고 웃는 에디터들의 뒷이야기 K-POP의 온도48도. 9월 초 카타르의 오후 2시 온도다. 33도. 새벽 4시, 카타르의 최저 온도다. 그러니까 지금 여기는 하루종일 둘 중 하나다. 덥거나, 아주 덥거나. 48도 속에 서 있으면 열댓 명이 나를 둘러싸고 성능이 매우 뛰어난 헤어드라이어를 가까이에 대고 가장 뜨거운 바람으로 구석구석 성실하게 말려 주는 느낌이다(제발 멈춰 줘!). 하지만 이보다 더 뜨거운 바람은 K-POP이었다. 사막 사파리 투어 중 드라이버가 라디오(QBS, 97.50M
여행과 일상,그리고 여행이라는 ‘일’ 사이에서울고 웃는 에디터들의 뒷이야기완벽한 여행‘중간만 가자’, 내가 부탁했다. ‘웃기시네’, 다리가 답했다. 이번 스위스 자전거 투어의 두 줄 요약. 따릉이만 타던 도시인에게 스위스의 대자연을 로드 바이크로 누빈다는 건, 사실 여행이기 전에 도전이었다. 기사는 늘 객관적 사실 아래 2%의 포장과 3%의 과장이 버무려진다. 그러나 이번엔 아니었다. 엄살도, 꾀병도 없이, 순도 100%의 체험기를 썼다. 대열에서 꼴찌를 도맡았고, 자꾸 헛도는 바퀴에 좌절했던 날들의 기록. 그래도 중요한 건, 해냈
결혼한 지 한 달이 된 친구한테 연락이 왔습니다. 일본으로 신혼여행을 떠난답니다. 좋겠다고 답했더니, 그게 전부냐고 되묻습니다. 제가 이렇습니다. 어쨌든 그 친구가 제게 연락한 목적은 그전에 동창끼리 뭉쳐 근황이나 나누자는 것이었습니다. 고백합니다. INTP인 저는 모임 장소에 도착하기 전까지도 약속을 어떻게 회피할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친구라는 게 막상 만나면 좋긴 한데, 또 딱히 할 말이 없습니다. 괜히 푸근해진 서로의 외모만 품평하다가 신혼여행 이야기로 주제가 좁혀집니다. 이때부터 이 모임의 첫 번째 과녁판은 직업이 여행기자
상승장입니다. 안 오르는 게 없습니다. 다가올 2024년의 최저임금이 확정됐습니다. 9,860원, 올해의 최저임금(9,620원)보다 2.5%(240원) 높게 책정됐습니다. 월 환산액(월 노동시간 209시간 기준)으로는 206만740원. 어쨌든 상승했습니다.우리나라 수위도 상승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예년 1년치 강수량의 절반 정도가 일주일 새 쏟아졌습니다. 수해로 입은 피해가 막심합니다. 수재민들께 심심한 위로를 건넵니다. 기록적인 폭우는 과채 시장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폭우가 과채를 짓무르게 하니, 온전한 과채값은 당연히 상승합
여행과 일상,그리고 여행이라는 ‘일’ 사이에서울고 웃는 에디터들의 뒷이야기보통은 없었다뭐든 적당하길 바랐다. 적당히 좋기를, 적당히 힘들기를, 또 적당히 특별하기를. 그게 아무리 생애 첫 스위스에서 인생 첫 사이클링 투어일지라도. 그러나 여행엔 언제나 평균이 있고, 그걸 한참 넘어서는 일들이 벌어지곤 한다. 스포를 좀 하자면, 생모리츠의 산맥 한가운데서 낭떠러지 옆을 산악자전거로 내달렸고, 로카르노 도심 50km를 로드 바이크로 가로질렀다. 13.4km 동안 오르막만 이어지는 알파인 패스 구간도 완주했다. 매일 밤 안장통으로 말 못
여행과 일상,그리고 여행이라는 ‘일’ 사이에서울고 웃는 에디터들의 뒷이야기신이시여‘차라리 울면서 겨자를 먹고 싶다.’ 최근 온라인에서 보고 꽂힌 표현이다. 당면한 난관을 울며 겨자 먹기로 이겨 내는 게 아니라 ‘진짜로’ 먹고 퉁치고 싶다는 일종의 회피형(?) 해법이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섬너 비치에서 탁 트인 풍경을 찍으려던 찰나 카메라가 말을 듣지 않았다. 전원이 나갔다 들어왔다 오락가락하며 타이밍이 한 박자씩 어긋났다. 출장 일정을 모두 마친 뒤 자유시간이라 다행이지, 식은땀이 날 정도로 아찔했다. 그럼에도 절경을 제대로
휴가 계획들 세우셨나요. 저는 얼마 전에 다녀왔습니다. 아주 일부만 이야기하자면, 때는 휴가 출발 4일 전입니다. 동행인(아내)은 소파에 누워 면세 쇼핑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결제를 마치고 흡족한 얼굴로 다가와서는 여권을 저에게 건네는 겁니다. 평소라면 그냥 서랍에 집어넣었을 텐데, 그날따라 이상하게 확인해야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내의 여권을 펼쳐 보니 그럼 그렇지, 오늘이 여권 만료일입니다.정말 다행인 건 그 위대한 발견이 금요일 오전에 이루어졌다는 점입니다. 주말이 지나고 당장 월요일 새벽에 출발해야 하는 일정입니다. 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