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가을이면 가벼운 소풍을 떠나고 싶다.한적한 길을 걷고, 향긋한 커피를 즐기는 그런 하루.이러한 고민에 송도가 답했다. ●산책의 품격센트럴파크송도 센트럴파크에 들어선 순간 흠칫 놀랄지도 모른다. 뉴욕 동명(同名)의 공원과 비슷한 느낌을 받을 정도로 첫인상이 강렬하다. 축구장 50개 규모의 센트럴파크를 속속들이 알기에 주말 하루는 충분하지 않지만,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를 온전히 투자해 다양한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중간 중간 식사 시간에 맞춰 송도 센트럴파크 주변이나 인근 송도갈비 본점, 바다쏭 카페 & 베이커리 등 신상 음
제한된 횟수, 거친 질감, 레트로 감성.요즘 것들은 표현하지 못하는 시간의 멋.서울 곳곳에 위치한 필름 카메라 숍의 매력을 모았다. ●사거리 잡화점디스코너 Discorner성수역 3번 출구에서 직선으로 4분, 이윽고 가까워진 카페거리 입구 사거리. 그곳 한편에 위치한 작은 구멍가게 하나.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나도 강렬한 핑크빛 조명, 디스코너 성수다. 어느 일본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외관에 하나같이 멈춰 사진을 남기고 가는 성수 인증숏 명소이기도 하다.디스코너를 그저 필름가게라고 결론 내리기에는 너무나도 다양한 상품을 판매한다.
평야를 지나 항구까지, 선을 따라 달렸다. 지평선에서 출발해 수평선에서 멈춘 만경강 여정. ▶만경강 자전거길코스│전라선 삼례역→군산시 대야면→김제시 심포항→장항선 대야역주행거리│65km 소요시간│5시간 30분 난이도│하휴식 포인트│삼례역에서 약 8.5km 지점, 익산 삼일교회 ‘참새 방앗간’에서 무료로 생수와 커피를 제공한다. 강가 자전거길 대신 뚝방길을 달려야 볼 수 있다. 그냥 지나치지 말고 잠시 들러 휴식을 취하고 수분을 보충하자. 감사의 글을 남기는 센스도 잊지 말 것.준비물│주행길 내내 매점을 찾기 힘드니 충분한 물과 간식
현대인에게 여행은 셀프 유배다. 스스로 자처한 유배는 자유와 사색을 준다. 강진 여행에선 그게 가능했다. ●다산처럼 먹고 마시기 우리나라에서 정약용(茶山 丁若鏞, 1762~1836년) 하면 생각나는 지역은 남양주와 강진이다. 남양주는 다산이 태어난 곳이면서 묘소가 있는 곳이다. 남양주와 우열을 가릴 순 없겠지만, 다산의 학문 생산성을 본다면 강진 쪽이 더 큰 비중을 갖는다.천주교를 믿는다는 이유로 유배를 당한 다산은 강진에서 무려 18년을 지냈다. 다산에겐 유배가 엄청난 불운이었지만 후대엔 행운이었다. , ,
여행에서 사람을 만나는 건 즐겁지만, 그에 관해 쓰는 건 어렵다. ‘다 맡기면 되니’ 무척 편안했던 여행의 역습이다. 다행인 것은 설명하지 않아도 그들이 읽히는 공간이 있다는 것, 그곳에 당신을 위한 자리도 있다는 것이다. ●나주의 마중물 3917마중나주 금성산 자락, 나주향교 서쪽에 자리한 몇 채의 가옥은 카페, 숙박, 공연, 워크숍 등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이다. 인스타그램뿐 아니라 드라마, 영화에도 단골로 등장할 만큼 아기자기하고 예스러운 분위기는 남우진, 기애자 부부가 공들인 오랜 빗질의 결과다. 풍부한 역사문화 자산을 갖추고
보령 앞바다에 떠 있는 나의 오랜 친구들.섬 여행 초창기에 자주 발을 들였던 섬들이다. 육지와 연결된 원산도가 서해안 관광 허브로 개발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이 삼총사를 세상에 소개하기 딱 좋은 때다.●토닥토닥, 둘레길 산책삽시도삽시도, 장고도, 고대도는 같은 항로에 있는 섬들로 대천연안여객터미널에서 하루 세 번 여객선이 나간다. 그중 삽시도는 걷기에 최적화된 섬이다. 높은 봉우리나 고개가 없어 힘들이지 않고 경관을 즐길 수 있다. 빼곡한 숲과 시원한 해변을 따라 이어진 길을 걷다 보면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2021년 찾아가고 싶은
그들은 있지만 없고, 없지만 늘 있다. 흔적으로 존재하는 공룡들과 발맞춰 걷는 여행법, 고성 해양치유길 산책하기. ●앞발이 생겼다 아침 9시, 상족암 유람선 선착장. 걷기여행을 앞둔 몸이 물 먹은 듯 무겁다. 매일 밤 야식을 꼬박꼬박 챙겨 먹은 탓인가. 두 다리가 견뎌야 할 하중도 그새 는 모양이다. 아무리 고성 해양치유길의 자연인 로드가 아이들에게조차 난이도 ‘하’의 코스라지만, 프로야식러에겐 동네 뒷산도 한라산 급이다. 의지할 곳이 필요했던 차, 참가자들에게 등산 배낭과 함께 인당 두 개의 스틱(워킹폴)이 주어졌다. 자연인 로드
허벅지는 뻐근해지고 숨은 가빠진다. 한강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는 남한강 자전거길. 고갯길 너머엔 산과 마을 그리고 옛 절터가 기다리고 있다.●크고 신성한 물고구려시대 사람들은 한강을 아리수라 불렀다. 크고 신성하다는 뜻의 순 우리말 ‘아리’와 한자어 ‘물 수(水)’ 자가 합쳐진 이름이다. 한강은 양평 양수리에서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쳐져 비로소 하나의 큰 물줄기가 되어 서해로 흐른다. 남한강 자전거길은 보통 양평 양수리에서 충주댐까지를 일컫는다. 햇살 뜨거운 여름, 여주를 출발해 원주의 옛 절터를 거쳐 충주까지 달렸다. 곁에선 크고
여름 여행에 물이 빠지면 섭섭하다. 사방팔방 산으로 둘러싸인 내륙분지 충주에서 물길 따라 여행했다. 바쁜 일상에 쉼표를 찍었다.●차박 성지 추가요! 수주팔봉충주의 젖줄인 달천에 여덟 개의 봉우리가 비치는 것 같다 하여 이름 붙여진 수주팔봉은 차박러들의 성지다. 수주팔봉을 등지고 자리를 잡은 다음 트렁크를 열면 트렁크 라인을 액자 삼아 한 폭의 동양화가 담긴다. 수주팔봉과 출렁다리를 두 다리 쭉 뻗고 차에 누운 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상류인 석문동천과 하류인 달천의 합류 지점인 출렁다리 아래에서는 두 물길이 한데 어우러져 연주하
어떤 국가든, 도시든 한 번의 여행으로 모든 걸 즐길 수는 없을 것이다. 심지어 한 달 살기를 한다고 하더라도 충분한 시간은 아닐 수도 있다. 부산도 마찬가지다. 한 번에 모든 명소를 다니려 한다면 서부산은 빠트릴 확률이 높다. 지하철 1호선 종점까지 가는 여행 말이다. 서쪽에서 뜨는 부산뚜벅이 여행자에게 송도 해변은 심리적으로 멀게 느껴진다. 실제로는 자갈치 시장에서 버스 한 번만 더 타면 만날 수 있는데 거기까지 나아가는 게 쉽지 않다. 그렇지만 2~3번째 부산 여행이라면 욕심을 내 볼 만하다. 부산 최초의 해수욕장이라는 상징성
성산항에서 우도 천진항까지는 불과 15분. 3년 만에 찾은 우도는 어딘가 또 달라져 있다.달라져도 좋은 섬, 우도에서 즐긴 여름 캠핑 이야기다. ●우도의 꿀정보는 버스에 있다여름이 시작됐다. 제주 본섬에서 우도 천진항까지 가는 여객선의 운항횟수는 30분 간격인 것도 모자라 더욱 증편될 예정이란다. 비교적 한산하던 제주 본섬과 달리 평일임에도 우도는 여행객들로 넘쳐났다. 정류장 옆에서 장사하던 아저씨가 배낭을 보더니 대뜸 “52분에 36번 버스 오면 타요. 딴 거 타지 말고” 한다. 천진항에서 비양동으로 가는 버스는 매시간 25분과
이제야 ‘뜬’ 언택트 여행지. 알고 보니 속이 꽉 찬 참외처럼 달고 맛나다.이제라도 떠서 고맙다. ●올여름의 할 일은성밖숲 맥문동성주를 언택트 여행지로 뜨게 만든 일등공신은 경산리 성밖숲이다. 52주의 왕버드나무로만 이루어진 숲이 주는 압도감은 규모가 아니라 각 나무마다의 위엄이었다. 성주읍의 남쪽을 둥글게 휘감아 도는 이천(伊川)변엔 휴식, 낮잠, 운동, 데이트 등을 즐기는 사람들이 한가한 숲속 오후를 보내는 중이었다. 이런 일상이 겹겹이 쌓인 300~500년 노거수의 모습에 누군가 ‘나이테가 밖으로 터져 나왔네’라고 말했다. 노
고랭지 언덕은 바람으로 가득하다. 희미하게 바다 내음도 실려 온다.수직의 산과 수평의 바다는 그렇게 이어진다. 하늘 다음 태백은 높고 그 아래 삼척 바다는 너르다. ●가장 높은 곳에서 깊은태백은 높다. 태백산이 우뚝하고 여러 고봉이 격랑처럼 솟구치며 그 뒤를 따르니 어딜 가도 높다. 가마득한 옛날부터 사람들은 태백산 꼭대기(1,567m)에 천제단을 쌓고 하늘에 제를 올렸다. 사람의 바람이 닿을 만큼 하늘과 가깝다고 생각해서 그랬다. ‘하늘 다음 태백’이라 불리는 이유다. 이러니 태백 여행도 높을 수밖에 없다.태백에서는 동굴도 높은
서울을 사랑하는 여행기자가 소개한다.조금 친환경적으로 서울을 여행하는 법. ●여행이 불편해졌다 나는 환경보호 운동가도 아니고, 제로 웨이스트 실천가도 아니다. 나는 마트에서 쇼핑을 할 때 비닐봉지에 과일이나 채소를 담는다.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간편식도 종종 구매하며, 물티슈도 서너장씩 시원하게 뽑아 쓴다. 하지만 나는 손바닥만하게 접어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에코백을 가방에 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쓴다. 깨끗하게 잠시 사용한 비닐봉지는 잘 접어 보관하다 두 세 번씩 다시 사용한다. 올바른 분리수거에 노력하고, 일주일에 하루
우거진 활엽수와아기자기한 야생화로부터 조화를 배웠다.●발길조차 까다롭지결단코 계획형은 아니다. 나를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충동’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니. 이번 여행은 시작부터 난관을 맞이했다. 그저 오르면 된다 생각했거늘, 까다로웠다.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곰배령은 지정된 탐방로에 한해 제한적 탐방제를 운영하고 있다. 오르기 위해서는 개방 시기(하·동절기)와 탐방 신청 방법 두 가지를 기억해야 한다. 하절기는 매년 4월20일 경에 시작된다고 하니, 문득 곰배령의 첫 인상은 한껏 무르익은 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이
무면허자도, 교통약자도, 코로나 시대에도,편하고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강화도에는 여행택시가 있다.●무면허자의 비애언제부터였을까. 아마 그녀로부터 그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일지도 모른다. 한바탕 비가 쏟아졌던 어느 날, 친구는 단골 카페에서 바스크 치즈케이크를 포크로 쪼개 먹으며 잔뜩 우는 소릴 했다. 야, 우리 동네에선 도저히 시험에 붙을 수가 없겠더라고. 강남역 뱅뱅사거리는 나 같은 ‘왕왕왕초보’ 운전연수자에겐 파리지옥보다 더한 지옥이야, 헬 오브 헬. 그녀가 도로주행시험에서 7번째 낙방을 했던 날이었다. 덫에 갇
멀디 먼 남쪽 목적지가볍게 돌아다니려다 막상 여행을 시작하니 벌써 떠날 날이 아쉬워지는 그런 곳입니다. ●풍경화 속의 안식처진도대교를 통해 진도에 들어왔다면 첫 여행지는 첨찰산을 배경으로 둔 평화로운 휴식처, 운림산방이 좋겠다. 운림산방은 조선 후기 남화의 대가인 소치 허련이 살면서 그림을 그리던 곳으로, 지금까지 잘 보존돼 여행자들의 안식처가 되고 있다. 운림산방 관련 배경을 모르더라도 괜찮다. 그저 이곳을 거닐다 보면 마치 풍경화 속에 들어와 있는 인상을 받는다. 잘 관리된 정원과 한옥이 어우러져 예스러움이 가득하다. 녹음이 짙
김제의 논습지를 재발견했다. 벼를 키우는 것은 사람의 힘이 아니고, 논은 사람만을 위한 땅이 아니다. 태양은 물론이고 땅, 물, 바람과 꼬물거리는 곤충까지, 온 자연의 일이다. ●논으로 떠나는 여행 6월의 들판은 물 오른 초록. 모 심은 자리가 까슬까슬 했다. 농경문화의 자부심이 뿌리내린 김제는 과연 드넓은 평야에 자리하고 있었다. 이렇게 논이 넓으니, 많은 물이 필요할 수밖에. 제천 의림지, 밀양 수산제 하면 김제 벽골제가 따라 나오는 건 주입식 교육의 힘(?)이다. 벽골제는 삼한시대(백제 비류왕 27년)에 조성된 저수지다. 한반
고창군은 전 지역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이다. 왜 그런지, 그게 무슨 의미인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 모든 의문이 풀리는 여행이 있다. ●고창 구들장의 비밀 자동차를 운곡람사르습지 생태공원 탐방안내소 친환경 주차장에 맡기고 탐방열차(일명 수달열차)에 몸을 실었다. 저수지를 끼고 도는 3.3km 호반 산책로를 이렇게 스쳐 가자니 엉덩이가 들썩이지만, 아직은 참아야 한다. 지금은 예고편일 뿐, 본격적인 트레킹이 기다리고 있음을 지난해 경험으로 알고 있다. 운곡저수지는 영광 원자력발전소에 물을 대기 위해 골짜기 안쪽에 있던 9개 자
섬 여행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무작정 떠나고 보면 낭패를 볼 수 있다.그래서 준비했다. 가사도 여행을 위한 꿀팁들. 톳, 톳, 튀는 가사도 여행 스킬들●Step 1배낭 속에 ‘잘 곳’도 준비하기진도군에 위치한 6km2 면적의 가사도에는 두 개의 마을이 있다. 휴가철에는 민박이 식당을 겸해 운영하지만, 비시즌에는 그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 내로라하는 관광 섬이 아닐 때에는 먹고 자는 문제에 대한 단단한 대비가 필요하다. 섬에 들어가기 전, 텐트와 취사도구를 준비해 배낭에 넣었다. 식재료는 적당한 곳에서 마련하기로 했다. ●Ste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