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오백 년 전 백제의 수도였던 충남 부여에 다녀왔다. 주요 사적, 사찰, 산성 등은 이전 시대의 기품을 간직하고 있었고, 현대의 서점이나 편집숍도 오래된 정취를 품고 있었다. ●백제 무왕 때 만든 인공 연못궁남지부여에 도착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백제 무왕 때 만든 인공 연못 ‘궁남지’다. 현존하는 한국 최초의 인공 연못이라 전해지는 곳이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백제 무왕 35년(AD634)에 궁의 남쪽에 못을 파 20여 리 밖에서 물을 끌어다 채우고, 주위에 버드나무를 심었으며, 못 가운데 섬을 만들어 선인이 사는 곳을 상징했다
인왕산은 봄의 산이다. 일반인들의 출입을 통제하던 시절 인왕산은 멀리서 바라만 봐야 했던 그림에 불과 했다. 겸재 정선이 그린 인왕제색도의 실제 모델이지만 멀리서 바라만 봐야 했던 인왕산은 그 그림 보다 감동이 적었다. 일반인들이 맘 놓고 다니게 되면서 제일 먼저 인왕산을 즐겨 찾던 사람들은 산을 좋아하는 이른바 ‘산꾼’들이었다. 그들에 의해 인왕산의 매력이 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주말이면 손에 손 잡고 다니는 산책 코스가 됐다.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인왕산의 매력을 사진으로 알렸다. 그렇게 현재에 이른 인왕산이 새로운 데이트 코
이바구길은 부산 동구의 골목을 잇는 도보 여행 코스로 과거와 현재가 한 공간에서 살아 숨 쉰다. ‘이바구’란 경상도 사투리로 ‘이야기’를 뜻하는데 길을 걷다 보면 이리저리 얽힌 골목을 따라 옛이야기가 굽이굽이 흘러든다. 여러 코스들 중에서 부산의 근현대사를 품은 초량 이바구길을 걸어보았다. ●추억과 역사를 품은 골목길 초량 이바구길은 부산역 건너편에서 출발한다. 흔적만 남은 옛 남선창고 터와 지금은 세련된 카페로 변모한 구 백제병원을 지나면 담장 갤러리에 닿는다. 좁은 골목 담장에 추억의 장면들을 사진과 그림 패널로 엮어 옛 향수를
아직도 논산이 젓갈만 있는 줄, 입양 통지서를 든 청년들만 있는 줄 안다면 이젠 여행 지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때이다. 논산 구석구석에서 찾아낸 독특하고 흥미로운 장소 네 곳, 그리고 맛집 한 곳. ●거대하고 심오한 은진미륵을 만나다관촉사관촉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석불을 모신 사찰이다. 논산 은진미륵이라 불리는 석조미륵보살입상은 높이가 18m에 이를 정도로 거대하며 동양 최대의 석불로 꼽힌다. 또한 국보 제323호로 지정되어 있다. 고려 광종 18년에 혜명대사가 건립한 것으로 전해지는 은진미륵은 보통의 미륵불과는 다른 모습
드라마 의 촬영지인 강원도 고성 화진포 해수욕장. 이곳에 역사와 안보, 풍경을 두루 아우른 명소들이 모여 있다. 김일성 별장이라 불리던 화진포의 성과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과 이기붕 별장, 화진포 생태박물관까지. 그래서 “얼마면 되는데?” 뭐? 4개 명소를 둘러보는데 단돈 3,000원이라고? 통합 관람권 한 장이면 된단 말이지?! ●크리스마스 씰을 아시나요? 화진포의 성 김일성 별장 화진포 해수욕장이 내려다보이는 산기슭에 있는 화진포의 성은 김일성 별장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언덕 위에 세워진 중세 유럽풍 건물이 울창한
코끝에 맴도는 빵 굽는 향기, 도저히 참을 수 없다. 홍대 주변 맛있다고 소문난 ‘빵지순례길’을 거닐었다.▶홍대 빵지순례, 밥보다 빵홍대입구역 4번 출구 → 블랑 → 경의선 책거리 → 언플러그드 → 아오이토리 → 레이앤크림 → 성마르크 → 무신사 테라스 추천코스: 홍대입구역 4번 출구에서 무신사 테라스까지길이: 3km소요시간: 2시간●달콤한 연유 바게트블랑 홍대입구역 4번 출구 바로 앞에 위치한 ‘블랑’. 1층은 베이커리로, 2층은 카페로 운영하고 있다. ‘빵맛’을 논하기 전에 블랑의 가장 강력한 장점을 꼽자면 넓고 쾌적하다는 것.
꼼치는 깊은 수심에서 서식하다 산란기인 12~3월이 되면 얕은 연안으로 올라와 잡힌다. 못생기고 탄력 없이 흐물거리는 살을 가진 이 생선은 동해에선 곰치, 남해에선 물메기라 불린다. 여전히 바람이 차갑던 어느 날, 통영 추도로 향했다. 봄이 오기 전 별미 물메기탕 한 그릇을 꼭 먹어야 했기에.●물메기 없는 물메기섬어느 오후, 통영항에서 추도로 가는 배에 올랐다. 봄이 코앞에 와 있지만 여전히 날씨는 추웠고 바닷바람은 거칠었다. 추도는 통영에서 남서쪽으로 14.5km 거리에 있는 작은 섬이다. 위치상으로는 미륵도, 사량도, 두미도,
혼자라서 좋은,서울 곳곳에서 수집한 8곳의 매력.●따뜻한 쓸쓸함하늘가족교회 올리브 어떠한 믿음도 없이 살아가는 1인으로서. 그러니까 이곳을 추천하는 건 기독교 신자라서가 아니라 따뜻하게 쓸쓸한 공간이어서다. 신수동에 위치한 ‘하늘가족교회’는 과거 ‘성광교회’라고 불렸다. 성광교회 옆에는 돌 예배당이 있는데, 이곳은 무려 1959년에 세워졌다고 한다. 건축적으로 가치가 높아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지정되었다.현재 1층은 교육관으로 2층은 카페 올리브(All Live)로 운영된다. 솔직히 카페 내부 인테리어가 세련된 편은 아니다. 예스
길고 각진 고딕체 빌딩 숲을 떠나작고 오밀조밀한 가게가 만들어 낸 휴먼 망원동체를 찾아서.▶하마터면 놓칠 뻔망원역 2번 출구→스테이지 망원 →사심굿즈→어쩌다 책방→브라와 →카카오 다다→플리징 스토어 →유어굿즈 추천코스: 지하철 망원역 2번 출구에서 유어굿즈까지길이: 약 1.5km소요시간: 1시간 30분 희미하지만 오래 남는 행복 작아서 더 소중한 숍변화는 늘 작은 것에서 온다. 오늘 아침 양말의 핏에 따라 하루의 기분이 달라지는 것처럼. 그런 작고 소중한 감성들을 일깨워 주는 곳이 마포에 유독 많으니, 오늘도 작은 것들을 위한 시를
가볍게 떠났으나 결코 가볍지 않은 여행지 속초. 해가 뜨기 전부터 밤이 늦도록 속초에 머물렀다. 바쁘게 돌아다니지 않아도, 그저 속초에 있는 것만으로 마음이 넉넉해졌다. 속초라서, 좋다. ●푸른 여명을 뚫고 영금정 일출 타임 동해 바다까지 왔는데 일출을 보지 않는다면 섭섭하지. 아직 어두컴컴한 하늘을 보며 주섬주섬 옷을 챙겨 든다. 여행 중 하루쯤은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 보석 같은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면 말이다. 더구나 속초에는 유명한 일출 명소인 영금정이 있다. 속초 등대 아래 형성된 암반 지역인 영금정은 속초 시내에서 멀지 않
부산은 걷기 좋은 여행지들이 많다. 골목과 계단을 따라 걷고 또 오르다 보면 곳곳에 숨어 있는 이야기들이 실타래처럼 풀려 나온다. 사람들이 몰리는 유명한 명소보다 한적하고 소박한 동네 탐험을 좋아한다면 부산 동구로 떠나보자. 소소하지만 따뜻한 위로와 감동을 주는 재미난 곳들이 많다.●시장과 만화 그 어디쯤, 성북시장 웹툰거리 부산 동구로 떠나는 도보 여행의 첫 번째 장소는 성북시장을 따라 걷는 웹툰 이바구길이다. 전통시장 구경과 더불어 익숙한 캐릭터나 좋아하는 웹툰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시장 골목과 간판마다 재미있는 만화들이
몇 번을 가도 매력이 넘치는 강릉을 이번에는 어떤 테마로 여행하면 좋을까 생각했다. 강릉의 갤러리, 책방, 쿠킹 스튜디오, 카페 등을 둘러보면 어떨까 싶었다. 문화 충전이 되는 여행이길 바라는 마음으로!●문턱을 낮춘 따뜻한 갤러리뮤지엄 홀리데이 Museum Holiday“커피 한 잔 드릴까요?” 강릉의 올드 타운인 임당동 골목 2층에 자리한 뮤지엄 홀리데이의 문을 열면, 오너이자 미술작가인 두 대표가 방긋 웃으며 관람객을 맞이한다.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갤러리’를 지향하여 관람료가 무료이고, 커피나 와인 한잔도 무료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