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무채색으로 느껴질 땐 강원도로 떠난다.산과 바다가 아닌 한 층 다른 세계로.●광산과 예술의 조우삼탄아트마인삼탄아트마인은 4층에서 출발한다. 회색 계단을 따라 한 층 한 층 땅 깊은 탄광으로 내려가는 듯하다. 아늑한 카페 아래로는 현대미술 전시가, 그 옆으로는 탄광에 관한 수만 장의 서류가, 그 아래로는 전 세계의 유물이 놓여 있다.산업 현대화를 이끌었으나 폐광된 후 흉물스러워진 삼척탄좌는 세계를 여행하며 10만여 점의 예술품을 수집한 김민석 관장을 만나 이색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제정신이 아니라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수집을
진주가 쏟아진 듯 눈부신 섬강, 웅장한 기암절벽의 소금산, 옛 감성과 지금이 공존하는 시장의 맛깔스러운 음식과 정, 이곳의 자연과 일상에 파묻힌 24시간의 기억이다.●원주의 하늘길을 걷다원주 여행의 꽃이자 출발점으로 가장 적합한 곳은 간현관광지의 소금산 출렁다리다. 소금산은 해발 343m로 수려한 자연경관을 가진 원주의 명산이다. 송강 정철의 관동별곡에서 빼어난 절경으로 소개된 소금산은 기암괴석과 맑은 강물, 울창한 숲을 간직한 자연의 보고다. 또 ‘작은 금강산’이라는 애칭을 갖고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그 중
케이블카를 타고 설악산에 올랐다. 권금성에 올라 내려다봤고, 내려다봤던 산자락 품에도 안겼다. 그렇게 설악산 추억의 결을 하나 더 보탰다. ●가장 빠르고 손쉬운 설악산 만추의 설악산에 올랐다. 중학교 수학여행 이후 세월 따라 겹겹의 추억을 쌓은 산, 이번에는 가장 쉽고 대중적인 방법을 택했다. 설악산국립공원 소공원에 있는 설악케이블카를 탔다. 1971년 운행을 시작했으니 2020년이면 50년째다. 중고교 시절 당연한 일처럼 설악산으로 수학여행을 다녀왔던 40대 중후반 중년들보다 나이가 많다. 예상보다 훨씬 긴 설악케이블카의 역사보다
진분홍 배롱나무가 선교장 연못에 너울거렸다.주문진 방파제에서는 를 따라 손을 맞잡은 연인들의 웃음소리가 흘렀다. 예스럽고 트렌디한 곳, 강릉이다. ●경포대다섯 개의 달이 뜬다잖아요항상 강릉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다섯 개의 달이 뜬다는 호수가 있다니, 그 중 하나는 임의 눈동자에 뜬다니 어찌 아니 달콤하리오.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지만 강릉의 낭만은 언제나 확신하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강릉 여행에서 경포대는 가장 우선적으로 검토되는 일정이자 절대 빠지지 않는 일정이다. 그리고 그만큼 볼거리도 많다. 흔히 칭하는
그 자리에 있을 걸 알면서도 자꾸만 꺼내 보고 싶은, 이번 여행은 돌이켜 보면 그런 마음들이었다. 차라리 쏟아내 버리면 후련할 것을. 그러질 못했다. 날씨 따위에 아랑곳하지 않겠다, 했는데 먹먹한 하늘에 여전히 속이 상할 게 뭐람. 이런 해상 케이블카를 타는 게 얼마 만인지. 삼척은 또 처음이었다. 그저 새파랄 풍경을 상상하며 서울에서 4시간을 달려온 보람은 미미해져 갔지만 일기예보가 심심찮게 엇나간다는 사실에 희망을 걸어 보기로 했다. 장호역에 용화역까지 바다를 건너는 케이블카에서, 바닥에 뚫린 작은 유리 프레임에 시선을 박고.
설악이 푸르고 동해가 맑다. 속초에 접어들자 초여름 바람에 초목이 우수수 흔들렸다. 이렇게 건강하고 풍요로운 곳을 만날 줄은 몰랐다. ●우리의 안녕을 확인받기 위하여비취색이 영롱하다. 낙산사 홍련암으로 소원을 빌러 가는 길, 초여름의 바다가 보석처럼 반짝인다. 마음 속에 소원 하나쯤 품어본 사람이라면 익히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홍련암은 남해 보리암, 강화 보문암과 함께 국내 3대 관음성지로 꼽히는 곳이다. 소원을 들어준다는 관음보살이 있는 곳, 그 중에서도 영험해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린다. 바다와 맞닿는 절벽에 자리하고 있어 일출
남과 북, 분단과 상처, 여전히 사무치는 감정…. 눈앞의 광경은 의심할 여지없이 또렷했지만 아득한 정서적 거리감 탓에 볼수록 믿기지 않았다. 이렇게 가깝구나! 고성에서 새삼 깨달았다.●민통선 넘어 쫄깃한 여행우리나라에서 가장 북쪽이자 가장 동쪽에 있는 전망대이니 출발지가 어디이든 대개 가장 멀기 마련이다. 고성 통일전망대. 한반도의 허리를 가로로 반듯하게 자른 38선하고도 그 위 북쪽으로 88km나 더 올라간 동해 바닷가에 앉아 있다. 휴전선까지의 거리라야 고작 3.8km, 빠른 걸음이면 한 시간이면 족할 거리다. 그야말로 북쪽으로
춘천하면 닭갈비를 제일 먼저 떠올렸다. 막국수는 그저 후식쯤으로 치부했다. 땀 흘려 막국수를 만든 후에야 나는, 이번 여행의 주인공을 막국수로 정했다. ●춘천, 가장 가까운 청춘의 이름“쉬는 날에 왜 춘천에 가? 좀 더 멀리가야지” 주말 행선지로 춘천을 택했을 때, 친구들은 내게 물었다. 가까울수록 소홀하기 마련이고, 가까울수록 오히려 더 멀어지기 마련이다. 지금 가지 않는다면, 언제고 가지 않으리라. 나는 춘천행 기차에 오르며 가까운 낭만의 소중함을 먼저 곱씹었다. 우리나라 유일의 2층 기차인 ITX-청춘열차는 쉽게 위층 자리를
백두대간에서 샘솟은 물은 모여 천이 되고 합쳐져 강으로 흐른다. 물길을 따르니 영월이 일렁였고 굽이도니 정선이 보였다. ●한반도를 품은 선암마을 수 년 만에 다시 찾은 영월 한반도지형 전망대, 시간 깨나 흘렀음을 알려주려는 듯 몰라보게 깔끔해진 모습으로 여행객을 맞는다. 주차공간이 없어 아등바등 도로변 빈틈을 비집어야했던 옛 모습이 무색할 정도로 주차장은 넓고 깔끔하다. 전망대까지는 채 1km도 되지 않지만 산길이라 혹여 불편할까, 나무계단과 목조다리가 깔렸고 곳곳에 안내표지판도 들어섰다. 그야말로 호젓한 산속 산책길이다. 마침 삼
어느덧 분단 73주년, 곳곳에 남아있는 아픔의 흔적들. 이제는 여행지가 됐을 정도로 시간은 속절없이 흘렀다. 평화열차 DMZ트레인은 아픔의 시간을 보듬듯 달렸다. ●익숙하지 않지만 편안한거리보다 심리적으로 멀게 느껴지는 DMZ(Demilitarized zone, 비무장지대). 사실 이 곳은 세계에서 가장 특별한 땅이다. 분단의 아픔이 서려 있지만 무장 해제된 평화의 땅이다. 그래서 자연도 오롯이 숨 쉴 수 있었다. 역사와 자연, 평화가 공존하는 DMZ로 향하는 여정은 심리적 분단을 극복하는 데서 시작한다. 출발은 어렵지 않다. 평화
어느새 봄의 입구에 왔다. 엉덩이가 들썩이고 움츠러들었던 어깨는 절로 펴진다. 기온처럼 올라가는 방랑욕에 결국 당일치기 원주 여행길에 올랐다. 구룡사에 서서 바라보면 치악산의 능선이 겹겹이 펼쳐진다 기암절벽으로 둘러싸인 간현관광지는 관광객뿐 아니라 암벽등반 애호가들에게도 사랑 받는다 ●History 구룡사로 가는 길에 쭉쭉 뻗은 금강소나무 치악산 기슭에 자리잡은 구룡사는 688년 의상대사가 창건했다 치악산을 품에 안은 천년고찰 구룡사 구룡탐방지원센터에서 구룡사까지는 1km밖에 되지 않아 느긋한 걸음으로 25분 정도면 도착한다. 구룡
지난 겨울, 우리는 강원도를 다시 보게 됐다. 평창동계올림픽으로 후끈 달아올랐던 뜨거웠던 강원도를 봤다. 올림픽 열기가 가라앉은 지금, 강원도에는 새로운 봄이 시작되고 있다. 눈 녹은 들에는 꽃이 피고 칼바람은 누그러져 산들산들 보드랍다. 강원도의 봄을 맞으러 떠날 시간이다. 한국관광공사에서 품질을 인증한 숙소 중 최근에 인증을 통과한 강릉과 화천, 동해시의 잠자리를 다녀왔다. ●파로호한옥펜션당신이 그토록 바라던 온전한 쉼 겨울이면 국내외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화천산천어축제장에서 북한강을 따라 2~3분만 차를 달리면 고즈넉한 파
배우 원빈과 이나영이 결혼한 곳, 와를 촬영한 곳 등 요즈음 정선은 세간의 관심 한 가운데에 있다. 아리랑으로 대표됐던 정선이 여러 타이틀을 얻게 된 것엔 그 이유가 있음이 분명하다. 고개를 넘어넘어 가는 동안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고요한 풍경, 그리고 당신을 쉴 틈 없이 즐겁게 할 액티비티까지 정선에 다 있다. 낙엽송이 물든 정선의 가을날 아우라지 마을의 조용한 아침. 물길에 가로막힌 남녀를 이어주기 위해 만들어진 오작교가 보인다 청량리에서 정선 사이를 운행하는 정선 아리랑열차 ●천천히 음미하는 풍경,
코끝이 시린 계절. 맥주는 더 이상 어울리지 않는다 생각할 수도 있겠다.그래서 증명해 보이고 싶었다. 강원도라면 가능할 것 같았다. ●속초설악산도 맥후경 크래프트루트 CRAFTROOT산자락 바라보며 맥주 한 잔.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크래프트루트는 100년 된 한옥을 수제맥주 펍으로 개조한 서울 익선동의 ‘크래프트루’가 올해 7월7일에 속초에 차린 양조장이다. 크래프트루에 ‘T’ 한 자를 더해 크래프트루트가 되었다고. T는 노력Try, 기술력(Technology), 최상의 맛(Tasty)을 의미한다. 서울의 크래프트루처럼 속초의
연말을 맞는 우리의 자세. 적극적이어도 혹은 소극적이어도 좋다. 겨울철 활동파는 스키와 스노보드 같은 겨울 스포츠를 즐기고 추위를 뚫고 새해맞이 일출을 보러 간다. 신비한 설경을 눈에 담기 위해 겨울 산에 오르기도 한다. 겨울에 꼼짝하기 싫은 자라면, 뜨끈한 온천물에 몸을 담그거나 지글지글한 한옥 온돌방에 몸을 지진다. 여기저기 돌아다니지 않고 따뜻한 곳에서 푹 쉬기도 한다. 겨울날의 활동파와 은둔형, 모두를 보듬어 줄 곳, 강원도다. 속초에서 양양, 홍천을 따라, 당신이 원하는 겨울여행과 숙소를 찾아가 보자. ●깨달음의 방 힐리언
평창동계올림픽 확정으로 온 국민이 기뻐하던 순간이 엊그제 같은데, 당장 올겨울 올림픽이현실로 다가온다. 동계올림픽의 무대가 될 강원도 평창, 강릉, 정선에서 맞이하는 올겨울은 뜨겁고도 열정적일 것이다. 세계가 주목할 동계올림픽의 무대, 나라고 놓칠쏘냐. 꼭 올림픽 기간이 아니어도 좋다. 그냥 이 겨울의 어느 때 평창이나 강릉, 정선을 찾으면 특별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2018년 겨울에 꼭 방문해야 할 평창, 강릉, 정선! 올림픽 로드에서 만난 꽤 괜찮은 숙소들을 소개한다. ●아이들을 위한 정성 가득한 채비숲속의요정이름과 어울
나뭇잎 사이로 빛이 들어왔다. 이틀 전 시원하게 쏟아진 빗물 덕분이었을까. 산 속을 걷는 틈틈이 흐르는 물과 함께 할 수 있었다. 이따금씩 뺨을 스치는 시원한 바람은 덤.그렇게 인제는 한 발짝 먼저 내 품에 가을을 안겨줬다. 자작나무 숲에는 여행객들을 위한 길이 마련돼 있다 ●산속 깊이 숨어있는 새하얀 숲자작나무 숲이라고 했다. 분명 ‘숲’이라는 이름이었는데 왜 가벼운 산책쯤 일거라 생각했었을까. 3년 전 처음 자작나무 숲을 찾았을 때 이야기다. 한여름이라 옷차림은 가벼웠고 샌들까지 신었더랬다. 2시간 이상 자작나무 숲을 둘러보고
바닷가 도시 동해를 올랐다. 수평의 바다에서도 수직의 오른다는 말은 성립했다. 고되고 고단했지만 생기가 넘쳤던 옛 사람들의 삶에 닿았고, 신선이 노닐던 절경에 빠졌다. 논골담길과 무릉계곡 등반기다. 논골담길 담에는 옛날 이곳에서 억척스런 삶을 살았던 논골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가 담겨있다 동해 논골담길 벽돌 ●개도 돈을 물고 다녔다더니…개도 지폐를 물고 다녔던 마을이래서 뭣도 모른 채 기대했다. 그 정도로 부촌이었으면 마을도 제법 근사하겠구나, 그런 지레짐작. 빗나갔다. 머릿속에 단아하고 기품 있는 한옥마을을 지어 올렸지만 웬걸, 언
아내와 함께 처음으로 국내 패키지여행을 했다. 그도 좋았지만 ‘운전의 굴레’에서 벗어나 홀가분하게 여행에 집중할 수 있어서 더 설레었다. 아내와 함께 한 홍천·속초·양양·인제 1박2일 패키지여행 이야기! 낙산사 홍련암 수타사는 성덕왕 7년에 창건된 천년고찰이다 수타사에서 빠질 수 없는 생태 숲 산책길 ●두근두근 패키지 ‘함께 또 따로’1박2일 동안 우리의 발이 되어줄 관광버스는 서울역과 신길역에서 손님들을 태우고 마지막 집결지인 잠실종합운동장역으로 온다. 손님은 많을까, 어떤 사람들일까, 가이드는 친절할까…. 국내 첫 패키지여행이어
여름은 초록과 파랑 사이의 어딘가 즈음이다. 싱그러운 초록 숲 향기를 맡고 새파란 하늘 아래 카누를 타며 물레길을 휘젓고 돌아왔다. 탁하고 후덥지근한 회색빛 도시를 벗어나니 여름도 사랑하기 좋은 계절이었다. 남이섬 송파은행길. 남이섬 산책의 묘미는 사람 키보다 몇 곱절 큰 나무들이 일렬로 이어진 길을 걷는 것 남이섬 내 하늘 자전거 춘천 낭만에 대하여 그래, 당신 말이 맞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 첫사랑으로 끙끙 앓던 청춘은 뜨거웠다. 그리고 청춘은 여전히 춘천에 머물러 있다. 청춘과 춘천이라는 두 단어는 마치 의도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