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일본의 세력 확장에 반발한 조선인들은 교동과 풍납동 일대에 한옥을 짓기 시작했고, 그것이 곧 현재 전주 한옥마을의 시초다. 우리 것을 지키려 했던 이들의 굳은 노력 덕분일까.세련된 전주의 한옥에서는 오랫동안 다져 온 단단함이 느껴진다. ●이리도 세심할 데가 홍시 홍시는 1939년에 지어진 한옥이다. 보온과 방음을 위해 섀시 대신 좀 더 두꺼운 황토벽과 2중 창살문을 택했고, 황토는 전북 고창의 것을 고집했다. 내부 목재는 소나무를 사용해 건강한 황토 한옥을 완성했으며, 벽지와 장판은 한지 소재를 이용했다. 숨 쉬는 한옥
햇살이 나른하다.바람도 싱그럽다.올해도 어김없이'훅' 하고 봄이 들어왔다.봄 소풍, 봄나들이에 전주를 빼놓을 수 없다.한국관광공사도 품질을 인증한 전주의 여러 숙소 중 6곳을 미리 다녀왔다. 한번 씩 들여다보게 만드는 아름다운 '인연'전주한옥마을 초입에 위치한 인연은 이상하리만큼 곧바로 찾았다. 역시 인연인가 보다. 전주 인연은 ‘한옥스테이’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장소다. 실제로도 수많은 외국인 친구들이 이곳을 방문해 한옥을 체험한다. 초입이 너무 아름다워 지나다가 한 번씩 안쪽을 둘러보는 여행객들도 많다
하늘도 산도 곱게 색을 차려 입은 때.각기 다른 색색의 전라도 브루어리들을 탐방했다. ●고창우리 보리의 맛파머스 맥주 ‘국산’ 보리로 만든 맥주라니? 맥주를 잘 아는 이라면 좀처럼 믿기 힘든 일일 것이다. 주로 맥주 양조에 쓰이는 ‘두줄보리*’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 그래서 의미가 있다. 2013년 6월 전북 고창에 설립된 파머스 맥주(구 GDC 브루어리)는 국내에서 생산한 보리를 맥주의 기본 맥아로 사용한다. 김제와 고창에서 공수해 온 국산 보리로 ‘우리 맥주’를 만든다고. 파머스 맥주에서 즐길 수 있는 맥주는 총
당연하다고 방심하진 마임실에 치즈라. 반전 없는 조합이지만, 그렇다고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는 뜻은 아니다. 고소하고 쫄깃한 맛, 임실에는 그 이상의 이야기와 재미가 있었으니. 터덜터덜. 임실 치즈마을로 향하는 수단은 자동차도 자전거도 아니었다. 푸른 논밭을 가로지르는 경운기다. 눈치 챘을까. 반전이 없다 했지만 반전이 있는 게 임실의 반전이란 사실을. 산과 나무와 지붕이 서로 맞닿아 있는 필봉문화촌의 취락원 장담한다. 임실 하면 떠오르는 단어 중에 ‘지정환’ 신부는 당연히 있을 거라고. 벨기에 출신의 지정환 신부*는 1966년,
●타임머신을 탄 오후 시간에는 힘이 있다. 동네 구멍가게 앞에서 이런 심오한 생각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내가 어릴 적 살던 곳에도 꼭 이만 한 슈퍼가 있었다. 학교가 파하면 어김없이 들러 군것질을 하곤 했는데, 있는지도 몰랐던 그 기억들이 여기서야 문득 떠오른 것이다. 20년을 훌쩍 뛰어넘은 오후였다. 군산 근대역사거리는 구수하고 정겹다. 지나치는 벽화마저도 초원사진관에는 정원과 다림의 사랑이,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향수가 담겼다 전라북도, 군산 근대역사거리에서 말이다. 그러고 보니 마을 한편에 자리한 초원사진관도 20여 년
순창을 떠올리면 자동으로 연상되는 단어는 고추장이다. 하지만 직접 경험한 순창은 산과 강을 두루 갖춘, 그야말로 트레킹에 딱 맞는 여행지였다. 우리나라 최초의 군립공원인 강천산부터 섬진강 줄기 따라 굽이진 자전거길까지. 여태껏 몰랐던 순창을 만났다. 오랜 세월이 만들어 낸 작품, 섬진강의 바위들 섬진강 옆으로 조성된 자전거길로 많은 사람들이 라이딩을 즐기러 온다 ●Route 1순창 섬진강자전거길장군목→ 현수교→ 섬진강자전거길→ 마실휴양숙박시설단지 굽이굽이 자전거길을 따라 순창은 ‘옥천(玉川)골’이라고도 불린다. 옥처럼 맑은 물이 흐
섬 하나 둘 셋 ‘섬’에는 영적인 기운이 있나 보다. 섬이라는 한 글자에서 느껴지는 단절감은 신비롭고 미묘하다. 외롭지만 외롭고 싶을 때, 스스로 고립되기 위해 세 섬을 찾았다. 봄날이었다. 여수 오동도에는 동백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른 봄부터 새빨간 동백꽃을 만나볼 수 있다 지난 3월, 거금도 거금 생태 숲에서 매화를 만날 수 있었다. 그밖에 수많은 희귀 식물을 만나볼 수 있다 여수 케이블카 자산공원과 돌산공원 사이 해상 케이블카를 탑승하면 오동도까지 도달한다. 오동도는 0.12㎢ 크기의 작은 섬이다 ●그리운 꽃섬, 오동도
동백여행사 [맛따라 멋따라 호남 맛기행]별미가 나를 부르네꽉 채운 전라도의 맛 여행이 곧 ‘맛있는 음식’으로 귀결되는 그야말로 먹방의 시대다. 예로부터 미식이라 하면 전라도가 아니던가. 전라도 장흥과 강진, 고창을 따라 대표 별미를 찾아가는 ‘맛따라 멋따라’여행으로 안내한다. ●이런 삼합은 처음이야, 장흥삼합일반적으로 삼합이라 하면 홍어와 돼지수육, 김치를 곁들여 먹는 홍어삼합을 떠올리지만, 장흥에서는 장흥만의 방식이 있다. 한우와 키조개, 표고버섯을 함께 먹는다. 이런 오묘한 조합이 어떻게 등장했나 보니, 지역의 특산물을 조합한
바야흐로 여행을 떠나기 좋은 계절이 됐다. 9월 초 추석 연휴가 지나고 나니 거칠 것이 없다. 10월 첫째 주, 둘째 주는 아예 더블 찬스까지 주어진다굳이 자가용이 없어도, 계획하지 않아도 무작정 떠나기 좋은 국내 가을여행지 5곳을 추천한다. 주말여행을 위한 지침서 여행을 가려면 반드시 자동차가 필요할까? 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패스나 노선, 이동거리와 요금, 교통 시간까지 깨알같은 정보가 듬뿍 담겼다. 전직 여행기자 김남경과 김수진, 평범한 직장인에서 여행
장수의 가을은 유난히 배가 부르다. 수줍게 익은 홍로와 탱글탱글한 오미자, 마블링도 아름다운 한우에 넉넉한 인정까지 더해졌으니 말이다. 장수군에서 재배되는 사과의 주품종은 ‘홍로’다. 전국 홍로 생산량의 23%를 차지할 정도로 지리적 기후 조건이 뛰어나다 하늘이 내린 축복받은 땅태풍이 한반도를 할퀴고 지나가기 직전,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 그때 때맞춰 잡힌 출장 덕분에 남쪽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벌써부터 답답하기만 했다. 전라북도 장수군의 면적은 약 533km2. 서울시 전체가 약 605km2임을 감안한다면 결코 작지 않다
1945년, 1951년, 1956년, 1962년…, 빵집 문을 열고 오로지 빵을 만들었다. 빵이 좋아 빵을 만들다 보니 세월이 벌써 이렇게 흘렀다. 빵이 아직도 빵빵하다. 이성당1945년에 이성당이라는 이름으로 빵집 문을 열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최고의 인기 상품은 야채빵과 단팥빵이다. 빵이 나오는 시간을 전후해서 빵을 사려고 사람들이 가게 밖까지 줄을 선다. 늦게 가면 빵이 다 떨어지고 없는 경우가 많다. 야채빵은 빵 안에 들어가는 야채가 아삭아삭 씹힌다. 단팥빵은 쌀가루로 만든 피와 앙금의 양이 맛을 좌우한다. 전라북도 군산시
이왕 전주에 갔으니 비빔밥이나 한 그릇 먹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춘천에 가면 닭갈비를 먹고 대구에 가면 막창거리를 꼭 들르는 나였다. 한 달에 두어 번은 전주로 출장을 다니는 친구가 있는데 그녀는 ‘성미당’에 가 보라고 말했다. 지금껏 맛본 비빔밥 중 최고라나.운이 좋았다. 보통 한 시간은 줄을 서야 맛볼 수 있다고 들었는데 때 이른 점심시간에 방문한 덕에 바로 테이블을 차지했으니. 반신반의하던 것이 미안해지지기 시작한 것은 화려한 비주얼의 육회비빔밥이 테이블 위로 올라오던 그 순간부터였다. 예부터 흉년에도 매일 육회용으로 소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