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가슴 한 켠에 품고 있을 실크로드. 동양과 서양이 만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낸 용광로 같던 그곳. 건조한 바람만이 퍽퍽하게 불어대는 길을 낙타에 비단을 싣고 한 걸음씩 나아갔을 대상들. 그들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두근두근 뛴다. 비가 오면 색이 더욱 진해지는 장예의 치차이산 ‘실크로드’는 1877년 독일의 리히트호펜이라는 지리학자가 비단이 오갔던 곳이라 하여 붙인 이름. 실크로드라는 이름을 갖고 있지만 이 길을 통해 오간 것은 비단뿐만이 아니다. 각종 물품과 보석, 불교와 이슬람교가 그 길을 통해
메콩은 깊고 넓었다. 아무것도 비추지 않는 흙빛의 물결은 치앙라이를 여행하는 내내 훅훅 끼치는 흙냄새를 남겼다. 태국의 북쪽 꼭대기, 라오스와 미얀마를 마주보고 있는 치앙라이에서 갓 꺼진 아편의 불씨와 오래도록 남을 란나왕조의 흔적을 돌아봤다. 비밀스러운 곳으로 초대받은 느낌이 드는 왓 프라 탓 푸 카오의 입구 산등성이를 따라 모여 앉은 차이니즈 빌리지 야수를 잠재운 시간뒤뚱뒤뚱, 차는 꼬불거리는 산길을 한참 올라갔다. 언덕을 넘을 때마다 반대편으로 가지런히 열을 이룬 차밭이 펼쳐졌다가 끊기고 다시 펼쳐지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슬레
하늘은 3일 이상 맑은 적이 없고 땅은 3리 이상 평평한 곳이 없으며 사람들의 주머니에는 3푼의 돈도 없지만 심성은 착하다는 그곳. 구이저우는 흐린 날씨에도 웃음이 묻어나고 험준한 산지지만 그대로의 멋이 어우러지는, 한적하고도 아름다운 매력을 지닌 곳이었다. 황궈수대폭포. 수량이 풍부한 여름철에는 웅장함이 배로 넘쳐흐른다구이저우는?중국 서남부에 위치한 구이저우는 약 17만6,000km² 넓이로 성도는 구이양貴陽·귀양이다. 중국 내 평원이 없는 유일한 지역으로 평균 해발이 1,000m에 이른다. 도시 대부분이 석회암 침식지형인 카르스
이름마저도 낯선 닝샤후이족자치구宁夏回族自治區 그리고 그곳의 수도 인촨銀川. ‘십수년 넘게 중국을 수없이 오가고 공부했지만 여전히 중국이란 나라를 안다 할 수 없다’고 자조하던 어느 여행 베테랑의 말처럼 나는 미처 알지 못했던 그곳에서 또 하나의 중국을 배웠다. 사막을 배경으로 펼쳐진 통후초원 같은 날 같은 하늘 아래인데 좁고 어두운 창빙둥 지하 요새를 빠져 나오면 하늘도, 장성 박물관 기와도 더 없이 멋스럽게 느껴진다 메마른 협곡 아래 아주 비밀스러운 공간이 있다. 명나라 군사의 지하 기지이자 은신처 역할을 했던 창빙둥 중국의 구석
계림리강 桂林漓江거대한 중국의 대지 속에 티끌 같은 83km 길이의 짧은 강. 그러나 그 속에 품은 비경은 중국 최고의 절경이라 찬사를 받고 있는 강이 있으니 바로 계림의 리강漓江이다. 수려한 산수 속에 대대로 물려받은 가마우지 낚시라는 전통어업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중국 리강은 베트남 바로 위에 위치한 중국 남부 광시좡족 자치구에 있는 하천이다. 카르스트 지형으로 강 옆으로 기이하게 생긴 산들이 수없이 솟아 있어 그 수묵화 같은 절경을 ‘백리화랑百里畵廊’이라 부른다. 작가소개김경우_여행사진가 10년간의 잡지 기자 생활을
쓰촨Sichuan을 발음하면 순간적으로 입에 침이 고이는가. 당연하다. 쓰촨이 중국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는 몰라도 매운 요리의 본고장임을 아는 사람은 많을 테니까. 그런데 직접 경험한 쓰촨의 얼얼함은 음식이 아니라 풍경이었고, 그 속에 깃든 옛이야기들이었다. 해발 3,099m의 어메이산. 정상 아래는 거의 일 년 내내 구름바다가 깔려 있다중국 삼국시대 촉한의 도읍이었고, 현 쓰촨성四川省의 성도인 청두成都에 닿았다. 마중을 나온 건 찌뿌둥한 날씨였다. 표정 없는 회색 하늘이 시간 감각을 마비시켰다. 섭씨 18도. 제주보다 위도가 낮
중국 네이멍구자치구의 북단에 위치한 후룬베이얼은 유난히도 낯설고 이국적이다.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광활한 초원, 실재를 의심케 만드는 새파란 하늘, 그리고 건조한 바람. 그렇게 대륙의 끝자락에 발을 디뎠다.네이멍구의 광활한 초원 위로 바람이 분다. 풀을 쓰다듬고 가축의 털을 흔들고 천막을 팽팽하게 만드는 건조한 바람. 나부끼는 깃발을 보며 이방인은 옷깃을 여미지만 현지인들은 보다 빠르게 말을 달리며 초원을 가르고 바람을 마주한다. *네이멍구자치구중국 최초의 자치구로 대륙의 북동쪽에 위치한 네이멍구자치구(내몽골자치구)는 중국의 23
태항산太行山은 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거대하다.남북으로 600km, 동서로 250km의 크기에 허베이성, 허난성, 산시성 등에걸쳐 있어서 산맥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산에 다시 산을 얹은 듯한 거대한 자연의 성채를 마주한 사람들의 반응은 별반 다르지 않다.감탄하거나, 또 감탄하거나. 탈 태항천로 중간의 전망대에서 바라본 대협곡 전경 태항산, 그 거대함 속으로태항산 관광의 백미로 태항산대협곡 중 허난성의 임주태항대협곡林州太行山大峽谷은 임주시 경내에 자리하며 남태항산의 일부에 속한다. 주요 관광지는 크게 도화곡桃花谷, 태항천로太行天路
China Hainan 중국 부호들의 휴양지중국과 휴양지란 단어가 잘 매치되지 않는다면 당신은 중국에 대해 여전히 편견을 갖고 있는 셈이다. 중국은 어마어마한 자본의 힘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제주도를 벤치마킹했다는 휴양지 하이난은 이제 스케일에서 차원이 다르다. 본토의 부자들이 몰려드는 하이난에는 그 광활한 면적만큼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게 너무 많다. 하이난 바다와 열대우림의 가족 휴양지 인천공항에서 네 시간 반이면 이곳 열대의 섬에 도착한다. 섬 전체가 야자수로 뒤덮여 있어 ‘야자수의 섬’이라고도 불린다. 섬이라곤 하지만 면적
영하 30도는 아무것도 멈추지 못했다. 그런 날에도 창춘 사람들은 얼음수영을 하고,조깅을 즐기고, 스키를 탄다. 이곳에서 추위는 안개처럼 사소한 불편일 뿐이다. 1월1일의 한국은 추웠다. 그후 며칠은 영하 22도까지 내려가는 기록적인 한파 뉴스가 연일 TV를 장식했다고 들었다. 그날 나는 중국 길림성 창춘의 한복판에 떨어졌다. 안개가 자욱한 아침이었다. 그리고 또, 안개가 자욱한 저녁이었다. 시야가 뿌옇다고 해야 할지, 혹은 하얗다고 해야 할지 잘 알 수 없었지만 그 촉감만큼은 명확했다. 피부를 찌르는 듯한 축축한 한기. 창춘의 겨
주자이거우(구채구)에 첫눈 내리던 날 오전 6시30분. 성도공항 B1 게이트 앞은 임시 피난소 같은 분위기였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책을 보는 것도 잠시, 기다림이 2시간째 이어지자 체면 따질 것도 없이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자리를 깔고 누웠다. 6시간이 지나자 공항에 딱 하나 있는 카페는 포커에 열중하는 중국 사람들과 빙고게임에 푹 빠진 우리 일행으로 시끄러웠다. 그리고 8시간째, 한 시간이면 도착하는 항공편을 포기하고 버스를 선택했다. 올해 첫눈, 주자이거우에 15cm 눈이 내린 날이었다. 경해의 물은 모든 것을 비추어낸다. 나
칼바람의 뭇매가 싫다. 그저 흐물흐물 허물어지고 싶은 너, 도저히 참기 힘들 걸? 하이난의 호텔이 아찔하게 유혹할 테니까. SANYA "망망대해 같은 1만평의 수영장"르네상스 리조트 & 스파 산야Renaissance Resort & Spa Sanya 호텔 경진대회라도 열렸냐고?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군. 지금 하이난에는 전세계 유수의 특급 호텔과 리조트가 속속 들어서고 있어. 르네상스 리조트도 그중 하나야. 2010년 문을 연 신상 호텔이자 ‘메리어트’ 계열이기도 해. 호텔에 도착했다면 당장 객실로 달려가. 베란다에서 주변 풍경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