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력 빵빵, 만족도 빵빵규슈 렌터카 여행 규슈 북쪽 지역을 3박 4일 여정으로 돌아봤다. 여정 내내 신화 속 카이로스처럼 시간을 관장하거나, 소처럼 위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게 다 렌터카를 이용해서 그렇다. 기동력을 장착한 여행자는 마음 가는 대로 어디든 닿을 수 있다는 자신감에 심장이 뛰었다. 네 개의 현에 속한 여섯 개의 시를 호기롭게 달렸다. 이토시마 해안가 부부바위 맞은편,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54번 해안도로이번 여행에서는 규슈 북쪽 지역을 큰 원을 그리며 돌았다. 그 덕에 기억해야 할 이름도, 간직해야 할 추억
되돌아간 것은 계절만이 아니었다. 낯선 그곳에는 익숙한, 어쩌면 그리운, 한편으로는 내가 겪지 않았음에도 어쩐지 알 것만 같은 애틋한 시간들이 자박자박했다. 오래된 시간의 태가 나는 그곳, 구마모토에서. 나무 나이테처럼 시간의 결이 느껴지는 극장 덴키칸 비가 내리는 궂은 날이지만 또 그대로 운치가 있는 스이젠지 정원 구마모토 거리거리에 덜컹이는 소리로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노면전차 ●무너진 성벽에도 견고한 시간들 저마다 ‘그곳’에 대한 기억과 잔상은 다르겠지만 구마모토(熊本)에 관해서라면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규슈 여행에서 주
새해가 되면 꼭 깨끗한 새 다이어리를 하나쯤 갖고 싶다. 앞으론 여행을 떠날 때마다 새 다이어리를 갖고 싶어질 것 같다. 일러스트레이터 밥장, 그와 나눈 대화 때문이다. 여행 다이어리의 겉표지에는 현지에서 구한 스티커와 기념품을 붙였다. 카스테라 상자에 붙어 있던 스티커, 쇼핑몰에서 받은 ‘PRESS’ 종이 등을 붙여 무심한 듯 꾸민 것이 멋스럽다 찬 공기에 코가 빨개지던 겨울밤. 서울 은평구 구산동에 있는 밥장의 작업실 ‘믿는 구석’에 놀러 갔다. 작은 난로 하나면 금세 훈훈하게 데워질 정도로 아늑한 공간. 오디오에서 윈터플레이의
야마구치현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따뜻한 나라에 가고 싶다.” 매섭게도 추웠던 요 근래, 따스한 날들이 너무도 절실했던 탓일까. 1시간 조금 넘게 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우베(宇部) 공항에서 가장 먼저 피부로 와 닿은 건 훈훈한 공기였다. 입고 있던 두꺼운 외투를 벗어던지는 것으로 여행의 스타트를 끊었다. 딱 한 계절만큼 시간을 돌린 것처럼, 다시 만난 온기가 낯설지만 더없이 반가웠다. 여행 전 자칭 일본여행 전문가라는 주위 사람들에게 먼저 물었다. 혹시 ‘야마구치현(山口県)’에 대해 아냐고. 그들에게마저 생소했나 보다. 스마트폰으
미나미시마바라(南島原)의기억 위를 걷다 소박하고 수수한 모습을 한 그는 사실 누구보다 아픈 기억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이내 해바라기 같은 미소를 머금고서는 푸른 산과 바다를 담담하게 펼쳐 보였다. 미나미시마바라, 보면 볼수록 그는 참 진국이었다. 화려한 과거를 가진 구치노쓰항의 현재는 고요하기만 하다 구치노쓰 역사 민속 자료관은 메이지 시대의 서양식 건축 양식으로 지어졌다●처음엔 미처 몰랐던 이야기조용하고 한적한, 별다르게 특별할 것 없는 시골마을의 항구. 미나미시마바라(南島原)와 처음 만난 장소는 ‘아리아케
규슈의 북서쪽 끝에 위치한 나가사키. 971개의 섬을 갖춘 나가사키는 바다를 사이에 두고 중국과 한국을 마주하고 있어 과거 교통의 요충지였으며, 17세기 이후로는 천주교 포교의 중심지였다. 덕분에 당시의 이국적인 사적과 건물 등을 많이 간직하고 있다. 어디 이뿐인가! 현 면적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섬마다 제각각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뽐내며 각종 해양스포츠의 즐거움도 크다. 특별한 ‘돌고래’와 함께 해양스포츠에서 빼놓을 수 없는 ‘돌고래 와칭Dolphine Watching’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해양 프로그램이다. 나가사키현
-한국인 니즈 맞춘 9가지 테마-도호쿠·호쿠리쿠 등 소도시-올해도 방일 한국인 성장 기대 일본정부관광국(JNTO, Japan National Tourism Organization)의 마케팅이 한국인의 여행 심리를 제대로 자극한 것일까? 2015년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400만명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매일 1만명 이상의 한국인이 일본을 방문한 셈이다. 올해도 한국 여행객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 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JNTO 서울사무소의 구마노 노부히코 소장을 만나 올해 계획을 들었다.-지난해 부임
시코쿠 지방의 ‘오헨로 순례길’은 그 의미만큼이나 아름다움도 깊다. 규슈의 17번째 올레 길은 아기자기한 맛을 그대로 살렸다고나 할까. 나가노현의 아카사와 자연휴양림 숲길은 편백나무 향 그윽한 치유의 길이다. 그렇게 일본에는, 걷고 싶은 길이 많다. 인생의 길 ‘오헨로 순례길’ 도쿠시마현·고치현·에히메현·카가와현으로 이뤄진 시코쿠 섬에는 1,2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순례길이 있다. ‘오헨로’라고 불리는 88사찰 순례길이다. 무려 1,400km 이르며 일본인들은 일생에 한 번은 꼭 걸어야 할 ‘인생의 길’로 부른다. 시코쿠 지방
분명 길을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자꾸만 민폐 이야기로 빠진다. 당연한 결과일지 모르겠다. 길이란 건 종종 알 수 없는 곳으로 흘러가기 마련이니까.정리 취재부 ●걷기 좋은 길 손- 다녀온 길 중에 좋았던 길은?양-첫 출장으로 규슈 올레길에 갔는데 세 코스를 이틀 동안 하루 종일 걷고… 아무튼 엄청 힘들었다. 편- 걷는 것 별로 안 좋아하나?양-좋아한다.고- 힘들었다며?양- 걷는 것 좋다. 그래도 힘든 건 힘든 거다. 하지만 좋았다. 그 길을 걸으면서 제주도 올레길도 걸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다.all- 다중이 같다ㅋㅋ
●오바마가 꿈꾸는 에코 빌리지 오바마가 심상치 않다. 이주민이 늘고 있다. 인구가 줄어 고민인 시골마을에서 오바마의 역주행은 반가운 일이다. 이주민이지만 오바마를 대표하게 된 그들을 만났다. ▶테라하우스파티셰 사카가미 치에 비건을 위한 제안 사실 그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다. 일반적인 베이커리인 줄 알고 불쑥 찾아갔는데 실은 쿠킹 클래스여서 당황한 탓도 있었지만 마침 수업 중이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요리학교를 졸업한 후 10년 넘게 자연식품 매장과 마이크로바이오틱Macrobiotic 푸드카페를 경영하며 베이커리 수업을 진행
꿈꾸는 에코 빌리지오바마小浜町 소박하지만 풍요로웠다.골목마다 다정한 물길이 흘렀고사람들은 맑았다.손끝에 살짝만 닿아도 물이 들었다.저녁마다 오바마로 내려오는 진홍빛 석양 혹은 홍조. 매일 다치바나만을 물들이는 석양은 오바마 사람들에게 각인된 고향의 색이다 아이아카네 염색 공방의 뜰. 염료를 얻기 위해 직접 농사를 짓고 있었다 1937년 개장 당시의 모습 그대로 운영되고 있는 와키하마 대중목욕탕 오바마의 킨포크 라이프 오바마의 첫인상은 무덤덤했다. 일본 나가사키현 시마바라 반도, 그 반도의 서쪽 해안에 자리잡은 운젠시 오바마는 특이한
나가사키현 시마바라 반도운젠雲仙의 3가지 선물 운젠에 있는 동안은 땅 위의 것보다 땅 그 자체에 대해 생각하는 일이 많았다. 200년 주기로 깨어나는 화산, 유황온천부터 탄산수까지 다양한 물을 품고 있는 땅. 건강한 먹거리를 키우는 흙. 그리고 그 땅이 정해 준 삶의 방식까지. 타나바타케전망대에서 본 운젠시의 다랭이 논밭. 다치바나만灣을 향하고 있다 ●食100년 전에 발견한 휴양지운젠이 좋은 이유 뻔한 미사여구가 아니다. 연중 온화한 기후, 산과 바다, 온천과 호수, 풍부한 먹거리 등등의 칭찬일색이 운젠에서는 손에 잡히는 현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