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렌타인 데이 하면 초콜릿이다. 온 거리가 초콜릿으로 넘쳐나는 이 시기에 입 안에서 살살 녹아 내리던 기차게 맛있던 그 초콜릿의 추억이 새삼 미각을 흔들어 놓는다. 1988년부터 초콜릿을 만들어 온 20년 전통의 삿포로 ‘초콜라티에 마사르(Chocolatier Masale)’.이곳의 대표 메뉴는 생초콜릿. 삼키기 아까울 만큼 맛있다. 일본 삿포로┃사진 Travie photographer 오진민
" 가끔 매스컴이 원망스러울 순간이 있다. 즐겨 찾던 단골 음식점이‘맛집’으로 소개될 때, 몰래 흠모하던 무명배우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 등 전파를 타고 전국 방방곡곡 퍼져 나가는 정보란 종종 참기 힘든 아쉬움을 동반한다. 지난 연말 방영된 KBS의 이 그랬다.‘ 혹한기 대비 캠프’라는 대대적인 이슈를 모으며 그들이 찾은 곳은 다름 아닌 전남 해남. 2년 전 여름, 우연히 발견한 그 보물 같은 여행지에서 나는 4일간 호젓한 여름휴가를 즐겼더랬다. 멀리서 온 객이라며 안방으로 불러 머루주를 내어 주던 맘씨 좋은 주인 어르
" 자신의 운세가 적혀 있는 종이‘오미쿠지’. 일본인들은 신년을 맞으면 신사를 방문해 오미쿠지를 뽑아들곤 한다. 혹시라도 좋지 않은 운세가 나왔을 때는 잘 사용하지 않는 손으로 오미쿠지를 나무에 묶는데, 그렇게 하면 흉이 길로 바뀐다고 믿기 때문이다. 학문의 신을 기리고 있는 후쿠오카의 다자이후 텐만구 신사에서도 많은 이들이 한 해 운세를 점치고 있었다. 어둠이 다하면 빛이 있고, 끝나지 않을 듯한 빗줄기도 언젠가 그치기 마련한것. 나뭇가지에 오미쿠지를 묶는 두 사람의 표정에서 이미 액운은 온데간데 없었다. 일본 후쿠오카 ┃글·사진
" 동 트는 새벽, 절 마당도 어김없이 훤하게 밝아 오는데 만물의 기지개에 화답하는 백구의 갸웃함은 절집 개답게 의젓하고 고고하다. 해가 바뀌고, 밤낮이 바뀌고, 시간이 바뀌고, 세월이 흘러 모든 것이 변해 가는 것이 그저 자연스러운 일인진대 어린 저 백구도 의연하거늘 나 혼자 들썩거리는도다. 경북 영천 은해사 ┃사진 Travie photographer 김병구
" 취리히에 꼬마천사들의 캐럴이 울려 퍼졌다. 노래하는 크리스마스트리(Singing Christmas Tree)가 11월30일부터 12월23일까지 세워져 취리히 시민들과 여행자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한 것. 사실 어린이들의 노래 실력은 엉망이었다. 합창 단원도 아닌데다가 공연도 2일째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을 모아 열심히 노래하고 노래가 끝날 때마다 함께 온 가족에게 해맑은 표정으로 손을 흔드는 꼬마 산타들의 화음은 천사들의 합창만큼 아름다웠다. 스위스 취리히 ┃글·사진 김영미 기자
" 경북 울진은 약 90km에 이르는 해안을 끼고 있다. 사람들은 어업활동과 수산물을 이용한 요식업, 관광업 등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간다. 이곳에 삶의 터전을 마련한 것은 사람들뿐만이 아니다. 방파제 앞에 모여 앉아 있는 갈매기 무리. 이륙할 준비를 마친 듯 한 마리가 먼저 날아오르더니 나머지 갈매기들도 따라 힘찬 날개 짓을 한다. 경북 울진 ┃글·사진 박우철 기자
" 앞으로 한 달간 말레이시아가 최고 70%까지 저렴해진다. 말레이시아는 지난 달 28일 쿠알라룸푸르 부킷 빈탕에 위치한 파빌리온(Pavilion) 쇼핑센터 앞에서 ‘말레이시아 세이빙 세일(Malaysia Savings Sale)’전야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쇼핑 축제에 들어갔다. 11월29일부터 내년 1월4일까지 계속되는 연말 쇼핑축제는 유명 패션브랜드과 최신 전자 제품 등을 말레이시아 전역에서 15%에서 최대 70%까지 할인 판매한다. 말레이시아 ┃글·사진 김기남 기자
" 오랜 고옥의 담벼락에 달라붙어 있는 초겨울의 담쟁이덩쿨에서 소곤소곤 간지러운 소리가 들린다. 누구는 그 생명력이 질깃질깃하다고 말하지만 오래 된 흙 속에 여린 뿌리를 내리고 꼼질꼼질 동절기의 기다림을 살아내는 그 이면의 움직임이 간지러운 감동을 일으킨다. 봄이 오고 여름이 되면 그 황토빛 벽을 싱그럽게 에워쌀 빛나는 초록의 컴백을 위하여! 전남 영암 구림마을 ┃사진 Travie photographer 신성식
그리스에는 고대 문명의 유산과 코발트빛 지중해 바다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곳에는 소박한 전통문화가 있고 따뜻한 사람들이 있었다. 코가 비틀어지도록 술을 좋아하고, 술을 마시며 연신 ‘위하여’를 외쳐대는 그리스인들의 모습은 한국인과도 비슷해 더욱 정겹게 느껴진다. 그리스 남부에 위치한 크레타 섬의 카루자노스(Karouzanos) 마을에서 열리는 크레탄 나잇(Cretan night)에서는 그들이 얼마나 술과 춤과 음악을 사랑하는지 그 열기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다. 야마스(Yamas)! ‘우리의 건강을 위하여’라는 그들의 건배 구호가
" 할로윈의 근원지인 켈트 지방의 풍습에 따르면 10월31일은 한 해의 마지막이다. 혼령이 난무한다는 그 밤, 귀신보다 더 무섭게 분장한 아이들은 액땜하듯 거리를 활보하며 한 해를 마무리한다. 동서양의 문화가 공존하는 홍콩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는 법. 그 어느 도시보다 근사하고 짜릿한 할로윈 이벤트가 한창이다. 팀버튼의 기괴한 만화 캐릭터가 인상적인‘디즈니랜드’, 동양의 기담을 보여주는‘오션파크’등 그야말로 다양한 이벤트가 한 가득이다.홍콩┃글·사진 박나리 기자
" 여름에 안녕을 고한다. 여름 내내 창틀에 매달려 시원한 바람의 위로를 딸랑딸랑 꿈처럼 전해 주던 그 풍경에도 안녕을 고한다. 활짝 열어젖혔던 창문을 닫고 풍경도 떼어내어 서랍 안에 재워 두자. 한여름의 지리함을 도려내 주던 시원하고 청아한 초저녁 풍경소리도 함께 개켜. 전북 임실┃사진 Travie writer 엄지민
" 동백으로 해마다 선운사의 눈물을 흘리게 하던 이곳은 가을이면 꽃무릇의 진한 사랑으로 연인들의 가슴을 또 한번 울린다. 선운사 입구에서 기암괴석이 절경을 이루는 도솔암까지 3km 구간의 오솔길을 따라 꽃무릇의 애절한 사연이 도솔천을 따라 굽이친다. 선운사 도솔천글·사진 Travie writer 이세미
"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은 이슬람 문명이 깊게 뿌리내린 곳이다. 그중 그라나다의‘알람브라궁전’은 이슬람문명이 빚어낸 최고의 걸작품. 맞은편 알바이신 언덕에 오르면 붉은 달빛에 서서히 물드는 궁전의 야경을 바라볼 수 있는데, 이때 더해지는 클래식 기타의 선율은 애잔함을 자아내기 충분하다. 무희들의 플라멩코 춤에 장단을 맞추던 기타는, 밤이면 집시들에 의해 한바탕 슬픈 곡조를 타기 시작한다. 이슬람에 정복당했던 슬픈 이베리아반도의 사연. 과거를 감춘 지중해의 태양이 가시면 붉게 물든 달빛은 곡을 더욱 빛내고, 나직한 트레몰로 주
" 안동하회별신굿탈놀이. 얼쑤~ 추임새가 부네의 교태를 한층 부채질한다. 살랑살랑 춤사위와 까닥까닥 흔들리는 부네탈에 절로 웃음이 터진다. 하늘은 푸르고 장단에 엉겨드는 신명과 공감이 연희자와 관객 사이를 그득하게 채워 준다. 행위와 사설 안에 온갖 풍자와 해학이 켜켜이 들어있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뻥 뚫어 준다고 하지만 쾌청한 가을날, 그냥 놀이마당에 앉아 깔깔대는 것만으로도 절로 마음이 시원해진다. 사진┃Travie photographer 신성식
" 여름의 끝을 달고 가는 이 계절은 왠지 붉은 노을 드리워진 하루의 이 무렵과 닮아 있다. 뜨거웠던 한낮의 기운을 끌어안으며 붉은 위로를 선물하는 저녁 하늘을 바라보며 깊은 이완의 순간을 체험한다. 뚝섬 청담대교 인근. 사진┃Travie photographer 신성식
" 한없이 펼쳐지는 지평선이 시야보다 앞서 달리는 홋카이도의 평원. 그 광활한 평원에서 수확하는 각종 농축산물은 홋카이도에서 생산되는 각종 식품의 재료가 되어 입 안에서 살살 녹는 명품 제과들을 탄생시킨다. 그중에서도 맛나기로 유명한 홋카이도 감자는 일본 유명 제과회사의 포테이토칩 재료로 사용된다. 감자꽃이 흐드러진 홋카이도의 벌판에서. 사진┃Travie photographer 나명선
" 8월8일부터 24일까지 17일간, 중국 베이징에서 29회 올림픽이 개최되고 있다. 정치적 상황 등의 이유로 중국정부에서 올림픽 개최 한 달여 전부터 철저히 보안·검색을 강화한 터라, 정작 현지에서 올림픽의 뜨거운 열기를 느끼기란 여의치 않다. 하지만 곳곳에서 나부끼는 오륜기, 엠블럼‘춤추는 베이징’의 모습은 올림픽이라는 범세계적 행사에 대한 중국의 긍지와 기대를 고스란히 반영하는 듯하다. 중국 사람들의 혁명의 상징이자 자부심이라 할 수 있는 천안문 광장에도 대형 올림픽 로고가 자리하고 있다. 베이징┃글 오경연 기자 사진 Trav
" 한창 사무실에서 일하는 와중에도, 마음은 어느덧 쪽빛 바닷물에 풍덩 빠져 있거나 푸른 야자수가 드리워진 모래사장을 더듬고 있다. 여름이 점점 깊어 간다. 뉴칼레도니아·피지┃오경연 기자
" 한여름 밤의 삿포로는 뜨거운 사케 한잔을 기울여도 될 만큼 충분히 선선하다. 골목마다 작고 허름한 술집들이 일본식 간판과 일본식 메뉴와 일본식 풍경으로 물들 때, 꼭 그 같은 일본식 서정은 정종 한잔과 마주한 어느 연인의 뒷모습에서 극대화된다. 삿포로의 여름밤은 그처럼 술을 부르나니. 시작하거나 이별이거나 또는 재회하는 모든 연인들의 도시,그리고 여름밤의 한 잔 술.일본 삿포로┃박나리 기자
" 한낮의 해가 저물고, 일터를 벗어나 집으로 향하는 저녁, 도심의 길거리를 헤매는 너와 나는 과연‘집’이란 게 없는 걸까? 저기 저 비둘기도 집을 향해 날아가는데… 한강 ┃TP 신성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