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뿜는 사자와 삐죽빼죽 고층건물들은싱가포르를 만남에 있어 그저 밑그림에 불과하다. 일러스트레이터 밥장과 함께 싱가포르를 여행했습니다. 밥장은 그림을, 두 기자는 사진과 글감을 모으면서요. 사진에서 보던 머라이언(Merlion)과 마리나 베이 샌즈(Marina Bay Sand)만이 다가 아니더군요. 이슬람 모스크와 중국식 사원, 사리(Sari)를 두른 인도 여인. 싱가포르의 색깔은 상상했던 것보다 다양했습니다. 또 푸르렀습니다. 곳곳에 나무와 숲이, 도심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바다와 습지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애초에 그리
석회암 절벽을 사력을 다해 오르느라 한소끔 땀을 흘리고 나니경쾌하지만 부드러운 파도 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히고,고단함을 풀어 주는 시원한바닷바람이 콧잔등을 스친다.나만 알고 싶은 해벽 클라이밍의 매력이다. 타이완 롱동용의 동굴(Dragon Caves)이라는 이름을 가진 타이완의 조용한 바닷가 마을 롱동(龍洞)은 타이베이 시내에서 차로 1시간 30분 정도 이동하면 된다. 유명 관광지인 지우펀(九份), 진과스(金瓜石)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고 낚시, 스노클링, 스쿠버다이빙, 하이킹, 클라이밍을 모두 즐길 수 있어 현지인들의 사랑을 받는 아
진먼다오는 타이완에 속한 땅이지만 중국 본토의 샤먼시에서 직선으로 불과 10km로 중국과 오히려 더 가깝다. 진먼다오 곳곳에서는 중국과 얽힌 전쟁의 역사와 상처,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금문’이 익숙한 이유 타이완 쑹산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곳의 습도나 더위에 대해 숱하게 들었지만, 며칠 전까지 베트남의 불볕더위를 겪어 본 터라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가혹했다. 입국장을 벗어나 바깥 세상으로 통하는 문을 열자마자 뜨거운 물기를 흠뻑 머금은 수건을 온몸에 한 겹 덧댄 느낌이랄까? 숨이 턱 막혔다. 한
타이완 여행 내내 마음이 붕붕 떠 있었다. 오랜만에 즐기는 호캉스와 처음 가 보는 여행지에 대한 기대가 날개 짓을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단하고 단정한 도시 공항에서 수도로 진입하는 길은 어쩔 수 없이 그 나라의 첫인상이다. 그런 면에서 타이완의 첫 인상은 SF적이었다. 타이완 타오위안 국제공항(臺灣桃園國際機場)을 벗어나자마자 시작된 고가는 랜드마크가 꽂혀 있는 도심까지 저공비행처럼 이어졌다. 착륙 지점은 타이완에서 가장 높은 건물, 타이베이 101(Taipei 101) 앞. 이번 호캉스의 무대가 될 그랜드 하얏트 타이베이(G
그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대나무와 판다가 그려진 티셔츠를 팔던 그들을 마음 속 한 켠, 그리움의 추억으로 남겨 둔 채 나의 중국으로의 여정은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수교 이전의 중국을 만나다 1989년 겨울, 죽의 장막이 서서히 걷히던 때에 중국에 가게 되었다. 내가 다니던 학교에서 처음으로 중한사전을 펴내게 되어 그 기념으로 대학생 중국 연수단이 꾸려지게 되었고 연수단의 일원으로 참가하게 되었던 것.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했던 시기였고 당시 중국과 수교도 없던 때였으므로 설레는 마음과 함께 약간 두려운 마음으로 베이징에
생경한 경험이었다. 고작 한 골목을 돌아 들어섰을 뿐인데방금과는 확연히 다른 풍경과 만난 건.제각기 다른 향과 색을 지닌 건물들은 이미 오래 전에 땅따먹기 게임을 끝냈다는 듯 자연스럽게 저마다의 영역을 지키고 있었다.●Georgetown조지타운을 걷는 법조지타운을 걷고 있으니 마치 구역마다 콘셉트를 달리한 테마파크에 들어선 게 아닌가 싶었다. 세월의 더께가 묻은 유럽풍의 건물 끝자락부터는 인도의 전통복을 파는 가게가 늘어서 있었고, 그로부터 한 골목 너머 차이나타운에서는 중국음식 특유의 향이 먼저 마중을 나왔다. 조지타운의 골목은
칵테일은 바다만큼이나 영롱했고, 바람은 내게 잠시 멈추어도 좋다고 속삭였다. 오늘, 세부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내려놓는 것 말고는. # 구름 나라에 가는 법“엄마, 여기는 구름 나라야?” 비행기 안. 한 아이가 흥분에 가득 찬 목소리로 바로 옆 엄마에게 물었다. 읽던 책을 접어 두고 눕혀 두었던 시트를 세운 뒤 창 덮개를 열었다. 바다와 숲이 모래사장을 사이에 두고 끝을 모른 채 펼쳐졌다. 구름이 그 위를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 아이는 신이 났는지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창에 이마와 두 손바닥을 딱 붙이
올해는 나가사키와 아마쿠사 지역의 기독교 유산에 주목하자. 이번 여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 흘러온 기독교가 17~19세기 동안 어떻게 지켜지고 발전했는지 총 12개 구성 자산에 녹아들어 있다.●2세기 동안 지켜온 신념 오우라 천주당나가사키 항구와 접한 언덕길에 있는 오우라 천주당은 1864년 일본의 개항 이후 일본을 찾은 선교사가 세운 성당이다. 기독교 금지령으로 몰래 신앙을 지켜온 신자들이 무려 2세기만에 선교사와 만난 장소이기도 하다. 이 만남은 ‘신도발견’이라 하며 신자들이 전통 가톨릭으로
누가 뭐래도 여행에서 남는 건 사진뿐이다. 세월이 흘러도 촌스럽거나 어색하지 않는 사진을 남기고 싶다면?카가와현으로 떠날 것. 절대로 변하지 않을 이국적인 풍경 속에 그대로 서 있기만 해도 좋다. ●인생샷1일본에도 우유니사막이 있다치치부가하마 해변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우유니사막. 남미 여행의 하이라이트이자 버킷리스트로 손꼽히는 곳이다. 하지만 남미 여행이 어디 쉽나. 굳이 지구 반 바퀴를 돌지 않아도 우유니사막을 만날 수 있다. 어떻게 가능하냐고? 카가와현 서쪽, 치치부가하마 해변에 가면 된다. 진짜 우유니사막은 아니지만 매우 흡사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이미 당신의 마음을 알고 있다. 어디에 가고 싶은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또 어떤 경험을 원하는지…. 부산스럽고 유별날 필요도 없다. 어차피 여행은 타인의 평범한 일상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니까. 당신의 마음을 채워줄 일본여행을 추천한다. ●마음1현지의 삶에 가까이 순도 100%의 소바를 찾아서나의 여행은 누군가의 일상이다. 현지인의 삶 속으로 가까이 갈 때 여행은 더욱 특별해지겠지! 오사카 시내에서 남쪽으로 한참을 달려 도착한 사야마시, 사람 사는 냄새 물씬한 조용한 주거 지역이다. 이곳의 소바 집 ‘아이’
수많은 사원과 가식 없는 미소를 지닌 사람들, 끝을 모르는 밀림, 죽은 듯 고요히 숨 쉬고 있는 화산, 원시의 냄새가 배어 있는 예술작품, 그리고 느린 산책. 무수한 신들이 하루를 꼭 붙들어 매고 있어서일까, 발리의 시간은 유독 천천히 흐른다. *잘란잘란(Jalan-Jalan)|인도네시아어로 ‘산책’, ‘어슬렁거리다’라는 의미 발리가 인기 여행지로 자리 잡은 건 1차 세계대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서구 사람들은 전쟁을 겪으면서 산업화를 비롯한 문명의 진보라는 가치에 염증을 느끼기 시작했고, 유럽 부유층 사이에서는 ‘미개’라고
섬까지 무사히 와 달라는 친구의 메시지에 걱정 말라는 답장을 마지막으로 보내고 휴대전화의 전원을 껐다. 땅에 닿을 듯 크고 깊은 숨이 쉬어졌다. 당분간 내가 찾을 사람도, 나를 찾을 사람도 없다는 사실에서 오는 안도의 한숨. 공항철도의 유리문에 비친 내 모습은 어느 때보다 가벼웠지만 어느 때보다 지쳐 보였다. 배낭을 꾸려 어디론가 분주하게 오고가는 사람들 사이로 발걸음을 서둘렀다. 2월 초순, 카사도지마(笠戸島)에 가기 위해 후쿠오카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후쿠오카공항에서 20분 정도 시내버스를 타고 하카타역까지, 그곳에서 신칸센
소풍이 이렇게 설레었을까? 키 높은 배낭을 메었다, 내려놓았다를 반복했다. 벚꽃잎 날리는 풀밭에 누워 있는 꿈을 꾸고 싶었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야메시에 있는 이케노야마 캠핑장은 별이 잘 보이고, 호수가 맑고, 숲이 아름답다. 캠핑장으로 완벽하다 ●Camping Day 1 ‘더 바랄 것이 없다’면서도 그래서 한숨도 못 잤다. 사실 첫 공항버스를 타야 했기 때문이다. 피곤할 상황이지만 에너지가 넘치는 걸 보니 나 좀 신난 걸까? 오랜만에 느껴 보는 설렘 덕에 배낭도 가뿐하게 느껴진다. 웬만한 것은 현지에 다 있다니 꼭 필요한 장비만
사이키(佐伯), 오뉴지마(大入島), 가와라(香春). 십수 번 규슈를 여행했지만, 모두 처음 듣는 지명이었다. 생소한 이름 덕분에 호기심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이틀에 걸쳐 꼬닥꼬닥 걸었다. 대나무 숲은 울창했고 주민의 환대는 뜨거웠다. 작지만 사랑스러운 시골마을의 매력에 푹 빠졌다. 길을 만들기보다 길을 ‘찾아내는’ 올레 덕분이다. Kyushu Olle 20 과거와 현재를 연결한 사이키 오뉴지마(佐伯·大入島) 코스50년 전 학교 가던 길을 찾아 걷다“산책은 그 자체로 하루의 일과요 모험이다.”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중 한 조
낯선 것에 대한 동경으로 시작한 여행은 곧 익숙해졌다.건물, 은하수, 사람들과 지새운 그 모든 순간은 그리운 자국으로 남았다. 우즈베키스탄으로 당장 떠날 이유 문득, 낯선 도시에서 맞는 아침이 너무 그리워 잠이 깼다. 매일 맡는 그것과는 조금 다른 냄새가 나는 도시, 피부를 포근히 감싸는 온도, 생소한 풍경과 여행자들도. 목적지를 정하지 못하고 지도만 들여다보던 차, 이름에서부터 낯선 내가 솔솔 풍겨져 오는 곳이 눈에 띄었다. ‘우즈베키스탄’. 더군다나 올해 2월10일부터 한국인들은 무비자로 30일간 우즈베키스탄 방문이 가능해졌단다
베트남답지 않게 시원한 날씨,야자수 대신 빽빽한 솔 숲.언덕마다 솟은 프랑스식 빌라.아직 무언가 부족하다.아, 할아버지의 깊게 팬 주름까지.비로소 ‘달랏’스러운 풍경이다. 이른 아침 산책하다 마주친 달랏의 첫 얼굴 영원한 베트남의 봄베트남 나트랑(Nha Trang)에서 차로 4시간을 달려 달랏에 도착했다. 선선한 산들바람이 잔잔히 불어온다. 해발고도 1,500m에 위치한 고산지대, 달랏의 첫인사다. 더 이상 구불구불한 고갯길을 오르지 않아도 됨에 안도하며 한숨 들이켜 본다. 사방에 봄 내음이 가득하다. 달랏의 별칭은 ‘영원한 봄의
Manila Half day Tour필리핀 수도인 마닐라는 근사한 호텔과 가도 가도 끝없는 숍들이 즐비한 거대한 쇼핑몰이 여럿 자리한다. 마닐라에서 남는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HOTEL호캉스족은 여기! 콘래드 마닐라 호텔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눈앞에 펼쳐지는 오션뷰가 모두를 압도한다. 콘래드 마닐라는 시원한 바다 전망과 더불어 도심 속 리조트를 연상케 하는 수영장도 압권이다. 필리핀 최대의 쇼핑몰인 ‘몰 오브 아시아(Mall of Asia)’와 스카이라인으로 연결되어 있어 쇼핑 환경 역시 편리하다.
Island Hopping Tours엘 니도는 팔라완섬 최북단과 총 45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모여 있는 바쿠잇만(Bacuit Bay) 다도해 지역을 일컫는 말이다. 그리고 엘 니도 리조트는 총 네 개의 섬에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는데, 아풀릿섬(Apulit Isalnd), 미니락섬(Miniloc Island), 라겐섬Lagen Island, 팡글라시안섬(Pangulasian Island)이 그곳이다. 원정대는 그중 라겐 아일랜드 리조트에 묵으면서 다른 리조트들을 방문했고, 호핑투어를 통해 엔타룰라, 스네이크 아일랜드, 라군 등 다양
El Nido Resorts Lagen Island한파가 몰아닥친 대한민국에서 겨울나기란 쉽지 않았다. 지난 1월, 엘 니도 리조트 라겐 아일랜드에서 보낸 시간은 추위를 피해 달아난 한겨울 밤 꿈만 같았다. 디즈니동화 처럼 다시는 춥지 않을 거라는 굳센 다짐을 눈치라도 챈 걸까? 라겐 아일랜드 리조트에 들어선 순간, 동화 속 남쪽 지상낙원이 눈앞에서 펼쳐졌고 얼음 녹듯 긴장감이 사르르 풀려 버렸다. 오랜만에 나뭇가지 아래에 누워 달콤한 꿈을 꾸었다. 떠나는 게스트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어 주는 라겐 리
낙원의 다른 이름이 아닐까? 팔라완, 엘 니도를 가다날이 흐려도 좋았고, 해가 반짝여도 좋았다. 언제든 바다로 나갈 준비가 되어 있었다. 바다 위에 둥둥 떠 있는 리조트에서 잠을 자고, 자동차 대신 배를 환승하며 이 섬에서 저 섬으로 호핑(Hopping)하는 며칠은 꿈만 같았다. 너무 달콤해서 마음이 아릴 정도로 행복했던 시간. 그 섬에 가고 싶다. 팔라완 타이타이의 언덕 위에 있는 레스토랑 카사 로사에서는 이사벨 요새가 한눈에 들어온다 ●The Way to El Nido버스 타고 엘 니도,날 것 그대로의 팔라완과 만나고 싶다면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