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이 꼭 로맨틱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MZ식 허니문, 이집트로 신혼여행을 떠났다.어쩌다 이집트행모든 예비부부의 숙제, 과연 신혼여행 준비는 도대체 언제부터 해야 좋을까. 정답은 없지만 대개 결혼 3~6개월 전부터 준비한다고들 한다. 하지만 우리 부부, 불과 결혼 한 달 전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후다닥 결정했다. 어디를 가도 좋다는 그녀와 어디든 가고 싶어 결정 장애에 걸려 버린 나의 작품이다. 다양한 후보군을 놓고 숙소와 비행기를 알아보며 비교만 하다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기 일쑤.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 당장 결혼식이 한
차가운 겨울을 피해 도착한 따뜻한 태국.방콕과 끄라비의 호텔 4곳을 소개한다. 태국은 넓고 직항은 적다‘여행기자’란 직업 때문에 종종 여행 ‘꿀팁’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 그럴 때마다 버릇처럼 ‘그 나라의 국내선을 타 보라’ 추천한다. 반은 진심이고 반은 비유적인 표현이다. 버스든 기차든 비행기든 무엇을 타도 좋으니 직항편이 데려다주는 곳에서만 여행하지 말란 뜻이다. 대개 휴가도 짧은데 어딜 더 가냐며 한탄하고는 한다. 어찌 모를까. 2주씩 휴가를 떠날 수 있는 유럽 사람도 아니고 한국인의 연차는 지나치게 소박하다는 사실을. 나 역
호주 북동부 퀸즐랜드의 광활한 자연이 안겨 주는 다채로운 호사에 모든 감각이 깨어나는 경험을 했다. 일정 막바지에 들어서선 여권을 일부러 잃어버릴 뻔했다. 그만큼 퀸즐랜드에서의 시간이 특별했다는 뜻이다. ●Story Bridge & River to Bay브리즈번을 기억하는 방법인천공항에서 저녁 비행기를 타고 날아 아침의 브리즈번에 도착했다. 가을의 정점에서 봄의 한복판으로 날아온 것이다. 호주의 벚꽃으로 통하는 연보랏빛 자카란다가 지천으로 피어나 있고, 온화한 공기의 질감과 분위기가 계절의 변화를 실감케 한다.브리즈번은 호주의 3대
●카페가 된 87년 건물크리스마스트리와 눈사람 조형물이 무대와 스크린이 있는 한쪽 벽 앞에 놓였다. 스크린에 비치는 영상에서도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귀에 익숙한 음악이 잔잔하게 퍼지진다. 오늘은 커피 대신 청으로 만든 따듯한 흑당생강차를 마신다. 대추롤케이크와 대추마들렌은 충북 보은군 특산품인 ‘보은대추’를 넣어 만든 것이다. 너른 공간에 테이블 사이 거리도 넉넉해서 마음도 여유롭다. 주문하는 곳 앞 넓은 테이블 위에 빨간 꽃이 핀 작은 화분 하나 놓였다. 시클라멘속이라고 꽃 이름을 알려준 건 카페 주인이었다. 여러 꽃
길에 이름이 붙고 사람들이 찾아와 걷기 시작할 때, 100가지의 다른 여행이 생겨난다. 또 하나의 길 위에 새로운 여행이 열렸다. 무라타 코스, 미야기 올레의 다섯 번째 길이다.●치유와 귀환을 바라며 미야기현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가장 큰 피해를 봤던 지역 중 하나다. 강도 7의 강진과 높이 10m의 쓰나미로 1만명이 넘는 사상자가 생겼고 그로 인한 재산 손실은 상상을 초월했다. 그로부터 수년 후. 복구에 땀과 노력을 쏟아부은 결과, 자연과 주민들의 삶은 제 모습을 찾아갔다. 하지만 아픔은 여전히 남았고 지역을 바라보는 시
일출은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니다. 그곳이 섬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른 새벽부터 깨어 있어야 하며,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날씨가 너무 좋아도 안 되고, 태양 빛이 너무 강해도 곤란하다. 그래서 모아 봤다. 벅찬 감동으로 맞이했던 12개 섬의 일출 장면들. 좋은 기운으로 한 해가 시작되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담았다. 한 달 한 달, 진심으로 이어 가는 우리네 삶을 위하여.①개머리언덕 위 인생 일출굴업도굴업도 개머리언덕은 백패커들의 성지로 통한다. 나무 한 그루 없는 해안절벽 위에서의 하룻밤, 생각만 해도 근사하다. 개머리언
●탄흔을 품고 살아가는 300년 느티나무 고목300년 느티나무 그늘 아래 정자는 마을 사람들의 쉼터다. 오가며 힘들 때 팍팍한 다리 쉬어가는 고마운 나무 그늘이며, 모여 앉아 정겨운 이야기 나누는 사랑방이기도 하다. 경북 칠곡군 석적읍 망정리, 망정1리 마을회관 옆 느티나무 고목 이야기다. 고목 앞에 안내판을 세워놓았다. 조선시대 숙종 임금 때 마을을 지켜준다는 뜻을 담아 느티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그 나무가 고사하면서 뿌리에서 새 줄기를 키워냈다고 한다. 그 나무가 현재 남아 있는 300년 느티나무다. 수백 년 넘은 나무 아래에서
벌써 가을이 그립다. 지난 가을 북한산 이 능선 저 능선을 걸으면서 ‘단풍숲’에 푹 빠져서 놀았다. 가도 가도 또 가고 싶은 북한산이다. 지난 가을 북한산 단풍숲을 거닐 던 날들 중 외국인을 만나지 않은 날이 없다. 산을 좋아하는 젊은 청춘 남녀가 북한산 등산 데이트를 즐긴다. 청춘은 그 자체로도 빛나지만, 산에서 만난 청춘은 더 싱그럽게 빛났다. 지난 가을 다녀왔던 북한산의 가을 이야기 중 하나를 여기에 남긴다. ●동령폭포에서 추사를 만나다북한산 평창동 지킴터로 들어선다. 이정표 뒤 일선사 안내판이 눈에 들어오고 그 뒤로 간이화장
프로 여행러의 가장 큰 자질은 체력이다! 이건 내 말이 아니고, 어느 날 여러 여행 잡지 편집장들이 모인 식사 자리에서 이구동성으로 나온 말이다. 그만큼 여행은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이라는 뜻이다. 잠을 줄여 돌아다녀야 하고, 과식을 미덕으로 여기며, 평소라면 하지 않을 자극적인 경험에 뛰어들기도 한다. 물론,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니고! 가끔은 그 반대의 여행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웰니스가 필요하다인문힐링센터 여명(이하 여명)은 바로 그 반대편에 서 있는 여행지다. 2019년 3월 영덕 운서산(520m) 아래 나옹왕
이탈리아에서는 아침을 커피로 시작한다. 카푸치노와 함께 크림 혹은 초콜렛이 듬뿍 담긴 달콤한 빵 코르네토(cornetto)가 전형적인 아침식사이다. 카푸치노 대신 에스프레소로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에스프레소를 하루에 네 다섯 잔 정도 마시는데 아침, 점심식사 후, 일을 하면서, 일을 마친 늦은 오후, 저녁식사 후 등 에스프레소 없는 일상은 상상하기 힘들다.이 곳에서 커피는 카페(caffè)라고 부르며 에스프레소를 뜻한다. 에스프레소는 '빠른'이라는 뜻으로 영어로는 익스프레스(express)로
수십 년 역사의 국빈 요리를 맛보고, 시내를 드라이브하며 애프터눈 티를 즐겼다. 달콤했던 타이베이에서의 2박 3일.●100명이 넘는 국빈들이 맛봤던 요리인천에서 두 시간 반을 훌쩍 날아가 타이베이(Taipei)에 도착한 것은 점심 무렵이었다. 먼저 찾아간 곳은 ‘더 그랜드 호텔 타이베이(The Grand Hotel Taipei)’. 붉은 기둥에 금색 기와를 얹은 정통 양식의 이 호텔은 본래 신궁으로 지어졌고, 이후에 국빈 대접이나 연회가 열리는 영빈관으로 쓰이다가 1925년부터 호텔로 개조됐다고 한다.“100명이 넘는 전 세계 대통
내게 마지막 단 한 끼가 주어진다면 나는 부산으로 떠날 것이다.●솰아있네, 부산2023년의 마지막 달 마지막 날, 내게 마지막 단 한 끼가 주어진다면 어디로 떠나야 할까. 그나마 따뜻한 부산이 우선 떠오른다. 한반도에서 12월 평균기온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피란수도여서 이북 문화도 섞여 들었고 화교와 일본인, 러시아인 등 외국인이 많이 사는 부산이라 맛난 음식도 다양하게 많다.구포역 앞에는 일찌감치 부산에 터를 잡은 화교가 운영하는 만둣집 ‘금룡’이 있다. 다른 요리 없이 물만두, 군만두, 찐만두, 만둣국 백반에 오향장육만을 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