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의 봄땅끝 바다의 파랑, 두륜산의 초록, 대흥사의 알록달록한 단청, 목포구등대의 붉은 노을, 해남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색감이다. 때를 가리지 않고 만날 수 있는 모습이다.특정 시기에만 즐길 수 있는 컬러도 우리를 설레게 한다. 따스함이 깃든 봄에는 화사한 꽃들이 해남의 채도를 높인다. 도로 양옆으로 줄지어 선 나무들이 벚꽃 터널을 만들고, 고산 유적지에는 샛노란 유채꽃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또 5월이 가까워질수록 여기저기서 연두색 새순이 돋고, 배추밭과 평야는 짙은 초록색을 머금는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말랑말랑해지는 해남의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결항이다. 이른 아침, 전 해상에 내려진 풍랑주의보 때문이다. 오랜만에 개도를 거쳐 하화도, 사도, 낭도까지 여행하려던 계획은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여수시, 푸르스름한 아침 바다에 너울거리는 아파트 불빛. 오랜만의 풍경조차 감상할 겨를 없이 플랜 B를 짜내야 했다.●아하, 평수구역이 있었지여수 시내에서 차를 빌렸다. 플랜 B는 다리가 놓인 몇몇 섬들을 돌아보는 것이었다. 2020년 고흥에서 여수 사이에 4개의 다리가 이어지면서 적금도, 낭도, 둔병도, 조발도는 차량으로 접근할 수 있는 섬
장성을 들여다보면 걷기 좋고, 쉬었다 가고 싶은 여행지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곁에 둘 수 있는 자연이 곳곳에 있고, 제법 멋지다. 장성을 여행할 때 들르면 좋은 5곳을 모았다. ●피톤치드 뿜뿜축령산 편백숲 & 모암저수지축령산의 하이라이트는 편백과 삼나무다. 산 일대에는 50~70년생 편백과 삼나무가 1,150헥타르(축구장 약 125개)에 달하는 규모로 우거져 있다. ‘한국의 조림왕’이라는 수식어를 보유한 춘원 임종국 선생의 작품이다. 1940년 장성으로 이주한 그는 1956년부터 21여 년간 자신의 전 재산을 바쳐 황무지였던 축령산
광주를 대표하는 맛인 오리탕과 보리밥, 백반부터 우아한 휴식이 가능한 미술관, 도심 속 숨겨진 여행지까지 알찬 곳들로만 구성했다. ●광주 일미 ‘오리탕’태화오리탕광주 토박이인 에디터가 광주에서 1순위로 추천하는 음식은 오리탕이다. 구수한 국물과 향긋한 미나리, 쫄깃하고 육향 진한 오리고기가 어우러진 음식이다. 북구에는 유동 오리의 거리도 있다. 여러 오리탕 식당이 몰려있으니 취향에 맞는 곳을 선택하면 된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곳도 있는데, 이번에는 태화오리탕으로 향했다. 태화오리탕의 특징은 오리탕을 시키면 전채 음식 격으로 오리로스
'노마드 고흥'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인 ‘지역문화 활력촉진 지원사업’의 일환이다. 문화를 통해 주민의 일상이 활기찰 수 있도록 여러 방면에서 지원하는 사업이다. 10월부터 고흥 거주민들로 구성된 노마드 고흥 주민여행기획단이 활동을 시작했으며, 고흥의 명소와 숨겨져 있는 공간을 발굴했다. 곧 노마드 고흥 가이드북이라는 결실도 거둔다. 가이드북에는 5가지 콘셉트의 신규 고흥 여행 코스가 온전하게 담길 예정이며, 고흥군 문화도시센터 블로그 또는 고흥문화생활지대 웹사이트에서 2024년 1월부터 확인할 수 있다. ●Theme 1 섬여행 고흥
몇 년 전, ‘백령에서 울릉까지’라는 타이틀로 우리나라 20여 개 섬을 연속 여행했었다. 여정은 10월 말에 시작돼 크리스마스 이틀 전에 끝났다. 늦가을과 겨울을 타고 흐르던 알싸한 기억, 시산도는 11번째 섬이었다. 그 섬을 다시 찾았다.●첫인상은 바다 공장시산도의 첫인상은 거대한 바다 공장과 같았다. 역기 모양으로 생긴 어구와 크레인이 물양장 가득 쌓여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삐 움직이는 외국인 근로자들, 말로만 들었던 ‘부자 섬’의 진면목을 보는 듯했다.시산도에는 150여 가구에 250여 명의 주민이 산다. 많은 가구가 미
●주변을 돌아볼 때해남에는 이름만 들어도 아는 명소들이 꽤 있다. 땅끝관광지, 두륜산, 대흥사, 미황사, 우수영관광지(명량해상케이블카·울돌목스카이워크·명량대첩해전사기념전시관) 등 열 손가락은 꽉 채운다. 이번에는 조금 다른 각도에서 해남을 봤다. 대표 명소 곁에 있는 곳들도 챙겼으며, 아래 순서대로 다니면 하나의 코스가 된다.시작은 목포구등대. 등대가 있는 화원면 매월리는 해남과 목포를 잇는 곳이자 해남의 최서북단이다. 또 다른 땅끝인 셈이다. 이곳에서 보는 경치가 예사롭지 않다. 탁 트인 서해와 붉은 낙조도 감상할 수 있다. 등대
거문도는 마음만 먹으면 찾아갈 수 있는 섬이 아니다. 초봄부터 가을까지는 관광객이 집중적으로 몰려 배편 예약이 쉽지 않다. 동계에는 잦은 기상악화 탓에 결항률이 높아진다. 만만치 않은 계절의 틈새를 노리던 어느 가을날. 인파를 비집고 절정에 달한 계절을 찾아 거문도로 떠났다.●3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거문도거문도는 동도, 서도, 고도라는 이름을 가진 3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고도와 서도는 삼호교로 서도와 동도는 거문대교로 이어져 있어 하나의 생활권역을 이룬다. 그럼에도 그중 행정과 생활 편의시설의 대부분은 고도에 집중되어 있다.
국토의 서남단 끝 섬 가거도. 목포에서 직선거리 136km, 뱃길로는 무려 약 230km나 떨어진, 그야말로 멀고 먼 섬이다. 그런 가거도를 4년 만에 다시 찾은 이유가 있다.●거쳐 가는 섬마다 추억이 주렁주렁쾌속선의 단점 중 하나는 운항 중 갑판으로의 출입이 통제된다는 점이다. 객실 창 너머 쏜살같이 달리는 바다 풍경만이 유일한 벗이다. 그러다 배가 중간 기착지에 기항할 때는 하선객들 틈에 끼어 잠시 밖으로 나갈 수 있다. 그 짧은 시간에 수많은 기억이 소환된다. 다물도는 목포항에서 가거도항까지 가는 길의 첫 번째 기항지다. 바다
골프는 스윙하고 걷고, 스윙하고 걷는 스포츠다. 시간으로 따지면 스윙은 순간이고 걷는 게 대부분이건만 한국은 유독 스윙에만 빠져 있다. 그 비싼 그린피를 받는 골프장도 걷는 여유를 잘 허락하지 않는다. 때문에 18홀을 걸어서 플레이해 본 경험이 없는 경우가 태반이다. 사실, 티박스부터 그린까지 필드에는 걸어야 비로소 보이는 즐거움이 가득하다. 사계절이 분명한 우리나라는 나무 한 그루, 꽃 한 송이가 늘 새롭다. 골프장과 체력만 허락한다면 이 아름다운 코스를 걷지 않을 이유가 무엇인가.●해남 파인비치 “걷는 즐거움까지 돌려드립니다”해
우이도는 휴가철에도 북적이는 섬이 아니다. 더구나 비켜선 계절에는 더욱 한적하다. 비교적 먼바다에 있는 데다 섬으로 가는 길마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이도를 한 번이라도 여행했던 사람들은 그 불편함을 오히려 다행이라 한다. 인위적인 치장 없는 산과 해안, 정겨운 마을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우이도 여행의 시작풍성사구우이도는 비금, 도초도를 넘어 흑산 바다가 시작되는 경계에 있는 섬이다. 목포에서 하루 한 번 떠나는 배가 우이1구 진리마을을 기항한 후, 2구 돈목마을에 도착하기까지는 무려 3시간 40분이 걸린다.
‘꿈카’를 타고 나만의 해남 여행을 완성했다.●세계가 인정한 천년고찰‘꿈카’와 함께한 첫 번째 목적지는 산사(山寺)다. 산사는 한반도 남쪽 지방에 있는 통도사부터 부석사, 봉정사, 법주사, 마곡사, 선암사, 대흥사까지 총 7개의 산지승원을 일컫는다. 7~9세기에 창건된 7개 사찰은 한국 불교의 발전사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공간이다. 유네스코도 그 가치를 인정해 2018년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을 세계유산으로 등록했다. 7개 사찰 중 해남에는 대흥사가 있다. 9세기 후반 선종 사원으로 시작된 사찰로, 두륜산의 빼어난 절경 속에
2019년 천사대교 개통 이후, 신안의 많은 섬들이 육로로 연결됐다. 접근성이 좋아지니 관광객 수가 늘었고, 코로나를 겪으며 관광 인프라는 더욱 단단해졌다.●섬과 섬이 이어지는 까닭국제법상 섬은 ‘바닷물로 둘러싸여 있으며, 밀물일 때에도 수면 위에 있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육지 지역’이다. 그 때문에 육지와의 사이에 다리가 놓여 차량으로 드나들 수 있다고 해도 섬의 지위는 변하지 않는다. 다리 아래로 섬에 닿는 부분은 여전히 바다이기 때문이다. 2019년 천사대교가 개통되면서 기존의 압해도는 물론 자은도, 암태도, 팔금도, 안좌도 등
무더위를 날려 줄 해남의 청량함 총정리. 시원한 회오리 물길부터 앙증맞은 모노레일과 웅장한 케이블카, 수국 향기 가득한 수목원, 일몰마저 근사한 바다 캠핑장, 그리고 해남만의 또다른 즐길거리들.●‘땅끝’ 추천 여행지 51. 우리 육지 최남단, 땅끝탑땅끝모노레일과 땅끝전망대를 보기 전 먼저 우리나라 육지 최남단(북위 34도 17분 32초)에 있는 땅끝탑을 밟고 오자. 전망대에서 계단으로 내려올 수도 있지만 경사가 가파르니 바다를 보면서 평지를 쉬엄쉬엄 걷는 코스를 추천한다. 모노레일 매표소에서 15분이면 닿을 수 있다. 땅끝탑은 땅의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아이와 함께 광주의 역사를 되짚어보고 화려한 도시의 야경과 맛집까지 두루 섭렵하는 타임머신 여행을 떠나보자. 여행의 즐거움에 배움을 덧붙인 일석이조 여행. ●광주와 전남의 시간국립광주박물관국립광주박물관은 약 6만 5,000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기왓장을 얹은 고풍스러운 건물에 유구한 세월을 통과해 온 내려온 광주·전남의 역사가 오롯이 담겨 있다. 먼저 2층에 있는 역사문화실을 관람한 후 1층 아시아도자문화실을 둘러보면 좋다. 구석기시대부터 삼국시대, 고려, 조선에 이르기까지 시간 순서대로 빠짐없이
차량으로 여행할 수 있는 섬, 거금도. 2009년 녹동항과 소록도 사이에 다리가 놓이고 다시 2011년 소록도와 거금도가 연도되면서 입도가 매우 간편해졌다. 거금도에서 배를 타면 고흥군 연홍도는 물론 완도군에 속한 금당도도 갈 수 있다. 이번 여행의 테마는 두 개 군과 세 개 섬을 넘나드는, 2박 3일의 추억 여행이다. ●거금도아찔한 캠핑의 추억녹동항 부둣가에서 베지근한 장어탕으로 배를 단단히 채운 후 소록대교 방향으로 차를 몰았다. 코로나19 이후 소록도는 외부인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잠깐 들러 봤지만,
전국에 미디어 아트 붐이 거세다. 지난해 9월 ‘딜라이트 담양’이 개관하면서 담양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문을 연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입소문을 타고 금세 핫플로 등극했다. 죽녹원, 메타세쿼이아 길, 관방제림 등 명소가 많은 담양에 가 볼 곳이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여행자들에겐 희소식이다. ●담양, 빛으로 다시 태어나다분명 눈길을 걸어왔는데 나무들은 여전히 초록이다. 꿈속인 건가? 물론 아니다. 디지털 기술이 만들어낸 미디어 아트일 뿐이다. 딜라이트 담양은 지역이 품은 자연을 실감형 미디어 아트로 구현한 공간이다. 현실 세계에
한 일가가 5대에 걸쳐, 그것도 직계 자손들이 화가를 업으로 삼은 건 세계 미술사에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조선 후기 남종화의 대가인 소치 허련 선생의 집안이 그렇다. 그의 발자국을 따라나선 후손들이 200년이 훌쩍 넘는 세월 동안 화맥을 이어가고 있다. 예향의 고장 진도에 소치 일가의 예술혼이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소치 기념관을 재단장한 소치 1관 진도의 명소인 운림산방(雲林山房)은 소치 허련 선생이 말년을 보내며 그림을 그리던 화실이다. 지난해 이곳에 ‘소치 일가 5대 미술관’이 문을 열었다. 소치 선생과 직계 후손들
목포 해상 케이블카와 춤추는 바다 분수, 근대역사관, 시화 골목 등 유명한 명소와 핫플들을 모두 섭렵했다면? 그렇다면 갓바위 문화타운으로 가보자.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역사에 감탄하고 아름다운 생활 도자와 옥공예품을 둘러보는 감성 충만한 여행이 기다리고 있다. ●46억 년 지구의 역사를 한 눈에!목포 자연사 박물관박물관이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건 이제 편견에 불과하다. 요즘은 박물관들도 기존에 설명만 가득했던 패널 위주의 전시를 탈피해 영상과 애니메이션, 인터렉티브 시스템 등 첨단 기법을 도입하고 실감 콘텐츠를 활용한 큐레이션들로
면적 40km2, 해안선 길이만 81km.운전대를 잡고 큼직한 임자도를 둘러봤다. 차창 밖으로 겨울 섬이 다가온다.●꼭꼭 숨겨 놓은 임자도의 보물임자도는 큰 섬이다. 제주도를 포함해 우리나라의 모든 섬 중 25번째로 크다. 규모 있는 섬을 여행할 때는 차량을 동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얼마 전까지 여객선을 타고 들어가야 했던 임자도에 2021년 3월 다리가 놓였다. 이제는 차량 여행이 익숙해진 섬, 편안하게 둘러보기로 했다. 섬 여행에도 징크스가 있다. 임자도의 경우는 늘 어머리해변에서 첫날을 보냈고 날씨는 끔찍하리만큼 나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