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과 은으로 만든 영광의 도시들 Mining Cities of Slovakia유서 깊은 채광 도시들 슬로바키아에는 금의 도시, 은의 도시, 동의 도시가 있다. 중부의 험한 화산 암반지역에 자리잡고 있는 크렘니차Kremnica에서는 금이, 반스카 스티아브니차Banská Štiavnica에서는 은이, 반스카 비스트리차Banska Bystrica에서는 동이 채광되었던 것. 물론 수백년 전의 일이니 자원은 고갈되었지만 부의 흔적은 도시 곳곳에 형형하게 살아 있다. 반스카 비스트리차의 시계탑에서 내려다본 풍경 산 비탈 위에 세워진 도시
●낡은 성들의 유혹 Castles & Chateaux 캐슬과 샤또 슬로바키아는 숱한 전쟁의 무대였다. 헝가리와 합스부르크 제국의 지배를 받는 동안 몽골 타타르족과 투르크족의 침략이 끊이지 않았음을, 슬로바키아의 남은 성들이 증명하고 있다. 성의 파괴가 적에 의해서만 일어난 것은 아니다. 세금이나 관리비를 부담할 수 없어서 성주가 일부러 불을 놓 는 경우도 있었고, 세월이라는 파괴자의 위력도 대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슬로바키아에는 100 여 개의 성과 2,100여 개의 대저택들이 남아 있다. 차에서 졸다가 깰 때마다 새로운
SLOVAKIA A Window to Central Europe 확실히 이 여행은 ‘내가 알던 유럽’ 밖으로의 행군이었다. 멀고 낯설었다. 하지만 그렇게 찾아간 슬로바키아가 실은‘유럽의 중심’이었다니! 내가 알고 있던 유럽은 얼마나 작았던 걸까. 슬로바키아는 몰랐던 유럽으로 통하는 작은 창문이었다. 트렌친 성 입구에서 내려다본 트렌친 시내 전경. 로마제국의 국경도시로 숱한 전투의 무대가 됐었지만 지 금은 더 없이 평화로운 모습이다 유럽의 중심, 슬로바키아슬로바키아의 인구는 540여 만명으로 핀란드, 덴마크와 비슷한 숫자다. 참고로
‘흥’을 아는 당신이라면만약 ‘흥이 넘치는’ 외국인 친구가 한국에 ‘놀러’ 오겠다고 하면 나는 그를 인사동이나 N서울타워 전망대에는 데려가지 않을 것이다. 우선 대낮부터 이태원의 세련된 막걸리 주점에서 ‘찐하게’ 한잔 걸치고 기분 좋게 거리를 노닐다가, 해가 뉘엿뉘엿할 때쯤 경리단의 루프톱바를 찾아가 일몰과 야경을 감상하고, 이름난 클럽과 복작복작한 소주 집을 번갈아 순회하며 잠들지 않는 서울의 밤을 경험하게 해 줄 것이다.그 친구가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즐기고 싶다고 하면, 제주행 비행기를 탈 것이다. 해안도로를 따라 자전거를
친구들과 함께 베를린에서 집을 한 채 빌렸다고.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며 그 도시에서 1년쯤 살아 보겠다고. 그렇게 훌쩍 떠난 트래비스트 이미화씨가 소식을 전해 왔다. 베를린에 불시착한 청춘들의 이야기. 베를린의 아침은 창문을 열고 새소리를 들으며 햇살을 맞이하는 것으로 시작된다안녕 베를린, 안녕 누나 “언젠가 말했었지. 이 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고. 먼 훗날에 같은 사람들이랑 같은 장소에서 만나도 그때 그 순간이 돌아오진 않는다고. 내가 표현을 안 해서 그렇지 고맙고 즐거웠어. 잘 지내, 베를린에서, 투닥투닥. 다시 오지 않을 날
일생에 단 한 번, 가장 로맨틱한 여행을 꿈꾸는 커플에게 안내하고 싶은 유럽의 소도시들. ‘바레나’마을에서 바라본 호수의 풍경 코모는 로망자신이 생각하는 가장 아름다운 장소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일은 전 세계 연인들의 공통된 로망이다. 그런 장소가 배우 원빈과 이나영에겐 강원도 정선이었고, 배우 이영애에겐 하와이였고, 가수 이효리에겐 제주였을 것이다. 이탈리아의 연인들은 코모호수Lake Como를 마음에 품는다. 아니, 이탈리아 사람이 아니어도 코모호수를 알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 한 번쯤 그곳에서 결혼하는 상상을 한다. 존 레전드,
●History & Heritage관념이 구체화 되는 순간 터키를 여행하면서 오늘날의 국경과 지도적 공간 개념을 허물지 않는다면, 상당히 혼란스러진다. 또한 유럽사에 대한 약간의 지식이 없다면 여행 내내 수도 없이 등장하는 로마 시대의 원형극장과 아고라, 그리스 양식의 건축물과 신전들, 기독교 성화 위를 덮은 코란의 문구들이 계통 없이 뒤죽박죽된다. 로마를 보려면 터키를 먼저 가라아나톨리아 반도는 초기 그리스 문명이 시작되고 1453년 비잔티움 제국이 오스만 제국에 멸망되기까지 오랫동안 그리스인들이 주인이었던 땅이었다. 그리스 유물
●Landscape 오감을 압도하는 풍경 유난히 사진을 많이 찍었다. 일반적으로 여행의 처음과 끝은 셔터 누르는 횟수가 차이 나는 법인데, 카메라는 시작점인 안탈리아에서 마지막인 보드룸까지 거의 일정하게 분주했다. 담아야 할 것들이 많았고, 때때로 달리는 차를 몇 번이고 세우고 싶을 정도로 풍경은 압도적이었다. 시데의 아폴론 신전. 클레오파트라와 안토니우스의 사랑으로 유명하다 에이르디르 호수, 터키에서 4번째로 큰 호수. 면적이 517km2이나 된다 클레오파트라의 석양Antalya안탈리아안탈리아는 터키에서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이상한 일이다. 터키를 다녀와서 터키를 꿈꾼다. 잠을 자면서 꿔야 할 꿈을, 깨어나서 꾸는 식이다. 주말이면 동네 도서관에 가서 터키 관련 책을 빌리고 시내에 약속이 있으면 대형 서점에 들러 검색대 앞 컴퓨터에 ‘터키’라고 친다. 여행의 ‘뒷북’을 이렇게 둥둥둥 치고 있는 것은 처음이다. 그러니 이상한 일이다. 달얀Dalyan ‘왕들의 무덤’, 수직 절벽에 굴을 파서 매장한 신전식 무덤 양식 그 이유, 그 예감감정은 이유가 있으니 생기는 것이다. 좋은 이유가 있으니 좋은 감정이, 불쾌한 이유가 있으니 좋지 않은 감정이 생긴다. 여행
●쓰나미가 할퀸 자리 Nordfjord노르드 피오르 그럼에도 이곳에 깃든 사람들피오르의 절정은 빙하다. 빙하가 녹아 떨어지면서 산을 깎아내려 골짜기를 만들고, 여기에 바닷물이 들어온 것이 피오르니 말이다. 빙하를 보지 않으면 피오르를 절반 밖에 보지 못하는 셈이다. 예이랑에르 피오르 남쪽에 인접한 노르드 피오르의 안쪽에서는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라는 요스테달Jostedal 빙하를 볼 수 있다. 빙하의 두께만 600m, 길이는 100km, 너비는 25km에 달하는 요스테달 빙하를 한눈에 담는 것은 쉽지 않다. 여행자들은 요스테달 빙하
●비밀의 정원 Grirangerfjord 예이랑에르 피오르 길 위에 서면 가득 벅차 오르는 것들차는 둥근 능선을 넘고 넘어 달린다. 집 한 채 보이지 않는 땅이 이어지다가도 언덕을 넘으면 열댓 채가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다. 양옆으로 보이는 산은 길이 깊어질수록 한 눈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산 꼭대기에만 수줍게 쌓여 있던 눈은 이내 등허리까지 내려와 쌓였다. 피오르가 깊어진다는 소식이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예이랑에르 피오르를 찾아 긴 여정을 시작했다. 올레순에서 한 시간 반 거리, 그중에는 15분간의 페리 이동도 포
새였다면 좋았을 텐데.우렁찬 산의 높이와 고요한 물의 깊이 그리고 피오르를 감싸던 바람의 너비 사이에서 유영하고 싶었다. 예술을 품은 도시도 마찬가지. 노르웨이가 당신에게 주는 선물은 평화. 그리고 그것만으로 완벽한 세상. ●아르누보의 꽃이 피다 Alesund올레순 불길이 지나간 자리, 동화가 되었다책 한 권 펼쳐 들고 까무룩 잠이 들었다가 랜딩 사인에 눈을 떴다. 오슬로에서 2시간, 달콤한 잠 한숨 거리에 올레순이 있다. 손바닥만한 공항을 나와 3개의 해저 터널을 지나면 도심에 도착한다. 공항이 도심에서 1시간 거리에 자리한 비그
세상엔 여러 휴양지가 있다.그리고 미디피레네가 있다.혹자는 말한다. 그곳이 무슨 휴양지냐고.그러나 맑고 깨끗한 공기로 몸과 머리를,순수한 자연 앞에서 오감을,성스러운 기운으로 마음을 치유하고 나면이것이야말로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던진정한 휴양임을 알게 된다. 루르드 마을 곳곳엔 믿음을 담아낸 벽화들이 많다. 루르드를 방문했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베네딕토 16세●Pic du Midi 픽 뒤 미디3월의 눈과 별, 그리고 산창밖을 내다보자 오금이 짜릿해진다. 수백년을 그곳에 있었을 침엽수는 케이블카와 곧 맞닿을 것 같다. 오른쪽으로
다시 가서 오래 머물고 싶은 곳낙소스에서 무엇을 느꼈냐고 물으면 이렇게 답하겠다. “이렇게 좋은 곳을 왜 몰랐을까, 산토리니보다 더 아름다운데, 꼭 다시 와서 오랫동안 머물고 싶다. 이곳은 관광객을 위한 섬이 아니라 주민들이 일상을 살아가는 곳이구나. 아, 너무 좋은데 설명할 방법이 없네…” 산토리니에서 두 시간 거리의 낙소스섬은 우리에게 무명의 섬이나 다름없다. 별다른 정보가 없는 여행지라 기대도 크지 않았다. 그리스관광청 홈페이지를 통해 키클라테스 제도의 섬 중 가장 크고 비옥하다는 것, 대리석이 많이 나는 부자 섬이라는 것,
그 자체로 아름다운 ‘산토리니’ 화보나 광고에서 많이 본 산토리니의 흔한 풍경을 나열해 보자. 짙푸른 하늘에 떠다니는 뭉게구름, 옹기종기 모여 있는 하얀 건물들과 파란 지붕의 그리스 정교회 성당들, 절벽 아래로 펼쳐진 쪽빛 바다. 막상 산토리니에 도착하고 세 가지를 깨달았다. 첫 번째는 기존에 각인된 풍경은 주로 이아Oia 마을과 피라Fira 마을의 이미지라는 것, 두 번째는 여행이란 본디 발품 파는 만큼 남는다는 것, 세 번째는 산토리니는 날씨에 아랑곳없이 언제나 아름다운 섬이라는 것이다. 전생에 조르바였을 것 같은 행색의 사람들
그리스 여행 내내 줄곧 입을 벌리고 다녔다. 아름다운 풍경, 압도적인 문명의 발자취에 홀려서다. 더러는 장난기 많은 그리스 신들의 놀잇감이 된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그마저도 좋았다. 아테네를 둘러보고 피레우스 항구에서 배를 탔다. 그 유명한 산토리니섬, 그보다 덜 유명한 낙소스섬을 돌며 일주일을 지냈다. 과장 없이 있는 그대로 전해도, 그리스는 넘치게 매력적이다.아테나의 선물공항에서 차로 40분을 달려 아테네에 도착했다. 도시는 제우스의 머리에서 다 자란 상태로 튀어나왔다는 지혜의 여신이자 수호신인 아테나Athena의 이름을 땄다.
터키는 계획에 없던 여행지였다. 게다가 듣도 보도 못한 보드룸Bodrum이라니! 하지만 이 여행의 끝에서 나는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30대에 클럽마니아가 된 것뿐 아니라 한국에 돌아와 디제잉DJing에 맛을 들이게 됐다. 이 행복한 늦바람을 어이할꼬. 화려한 밤과는 대조적으로 차분한 보드룸의 낮 들어는 봤나, 보드룸처음으로 한 달간 떠나는 인생 최초의 긴 여행. 친구와는 10일 동안만 동행하고 나머지 20일은 혼자 여행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나에게는 정말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여행 초보답게 여행서적을 찾아 밤새 읽곤 했다.
‘비포before’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이 개봉했고, 우디 앨런 감독의 가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았다. 그 즈음이었던 것 같다. 파리로 떠나야겠다고 생각한 건.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st 이미화 영화를 찾아서 파리로 파리행을 결심하고 1년 뒤 나는 사표를 냈다. 영화의 주인공이 되겠다는 호기로운 각오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내 손에는 파리행 비행기표가 팔랑거리고 있었다. ‘영화를 본다’는 것은, 적어도 나에겐 단순히 배우의 연기를 보
지금 파리에는 천 가지가 넘는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마음이 차분해지는 잔잔한 호숫가와 고성을 거닐다 보면 저 멀리 에펠탑이 보인다. 여유롭고 아늑한 공간을 찾는 파리지엥들의 휴식처, 뱅센Vincennes의 모습이다. 어느 따스한 봄날, 나도 그들을 따라 뱅센을 걸었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st 김민정 파리 도심에서 8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뱅센에는 파리에서 찾아볼 수 없는 색다른 편안함, 설렘 그리고 즐거움이 있다. 프랑스 역사를 고스란히 담은 고성, 귀족의 사냥터였던 마을을 둘러싼 푸른 공원이 있고 180여
일반적인 파리 여행자들은 에펠탑을 본 뒤 루브르, 오르세, 오랑주리 미술관으로 발길을 돌린다. 하지만 더 특별한 걸 원하는 여행자들은 에펠탑 주변을 탐색한다. 에펠탑 지척에 자리한 미술관 두 곳을 찾아갔다.글 고서령 기자 사진 임재훈, 최진욱 께브랑리 미술관 윗층에 자리한 레종브르 레스토랑에서 본 에펠탑 께브랑리 미술관에는 유럽을 제외한 세계 전 대륙의 ‘신기방기’한 유물 30만여 점이 모여 있다 ●께브랑리 미술관 MusEe du Quai Branly상상 그 이상을 보여 주는 곳파리에서 가능한 일 중엔 통념을 뛰어넘는 것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