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은 강남의 이름난 맛집이었다. 주문한 시래기 나물밥에는 가격대비 시래기가 듬뿍 들어 있었다. 함께 나온 뚝배기 된장찌개와 깻잎절임도 정갈하고 맛났다. 게다가 가격까지 착해서 이름값을 충분히 하는 식당이었다. 하지만 필자가 그 식당을 다시 찾는 일은 없을 것이다. 앞서 언급한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그 식당을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지도 않고 다시 찾지도 않을 것이라고 확언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이유는 불친절한 직원 한 명 때문이다. 큰 목소리로 손님들에게 명령하고, 손님의 작은 실수를 질책하고, 화내는 중년의 여성이 있었다. 식당의
글싣는 순서1. 항공사 그 변화의 시대2. 변화의 중심 속에 있는 LCC RM전략3. 항공산업 수요예측4. 항공사, 부대수입의 재발견5. 항공업계의 변화가 여행업계에 미치는 영향 LCC 성공의 열쇠는 ‘RM의 전방위 도입' 에어서울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한국의 국적 항공사는 무려 8개가 됐다. 그중 6개의 항공사가 기존의 양대 항공사, FSC(Full Service Carrier)와 비즈니스 모델이 다른 저비용 항공사 LCC(Low Cost Carrier) 운영방식을 택하고 있다. 최근 국토해양부 자료에 따르면 2016년 LC
최근 친구가 새로 생겼다. 이 새친구는 덩치가 코끼리처럼 큰데다 성격도 제멋대로라 도대체 가늠이 안돼서 그다지 친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가 코끼리 친구 집안 얘기를 들려주며 앞으로 친하게 지내라 하신다. 집안 사업이 번창해 벼락부자가 된데다, 앞으로 동네에서 힘깨나 쓸게 분명하다고 하셨다. 다행히 코끼리 친구와 금세 친해 질 수 있었다. 집에서 놀고 돌아갈 때면 엄마가 하시는 집 앞 구멍가게에서 라면도 박스로 사가고, 잘 팔리지도 않는 빨래비누를 가족들 수대로 한 보따리씩 사간다. 하지만 코끼리 친구는 물건을 싹쓸
항공업계의 구조적 변화가 가속도를 띄기 시작했다. 이티켓이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과연 이런 방식이 지속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지만, 이제 종이항공권은 발권 교육시 참고로 쓰이는 존재로 전락해 버렸다. 당연히 공짜라고 생각했던 기내식도 이제 돈을 내고 구매해야 하는 저비용항공사도 등장했다. ICAO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전 세계 정기항공 승객 중 LCC를 이용한 승객이 약 28%를 차지한다. 우리나라가 속해 있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그 점유율이 31%로, LCC란 용어가 처음 생겨난 유럽(30%)이나 북
NIGHTSCAPE PHOTO 누가 그랬던가? 나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고. 여행에서 밤은 휴식의 시간일지도 모르지만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낮보다 소중하고 아름다운 촬영의 시간이다. 여행지에서 보석 같은 야경 사진을 건지는 법. 촬영지ㅣ이탈리아 친퀘테레 마나롤라 ㅣCanon EOS 5D MarkⅡ, 초점거리 24mm, 촬영모드 M(매뉴얼)모드, ISO 100, 조리개 F11, 셔터스피드 30초, 삼각대 사용 ●연금술과 같은 야경 촬영 사진 한 장이 불러일으키는 힘은 무척 크다. 특히 잘 찍은 여행사진 한 장은 ‘여행심’
자유여행이 아무리 대세라지만그래도 가이드를 빼놓고는 여행을 논할 수 없다.좋거나 혹은 나쁘거나,내일의 날씨처럼 복불복인 가이드에 대한 이야기들.정리 취재부 ●시팅가이드, 이대로 괜찮은가? 예- 얼마 전 뉴스를 보니 제주도에 시팅가이드Seating Guide 문제가 심각하다더라. 중국 국적의 무자격 가이드가 중국인 관광객들을 인솔하고, 가이드 자격증만 가진 한국인 시팅가이드는 말 그대로 버스 안에 ‘앉아만 있는’ 셈이다. 김- 해외에 나가면 반대의 상황이 벌어진다. 태국에서 시팅가이드를 많이 봤다. 관광객을 상대하는 실질적
온다간다 밀당도 없이 ‘쑥’ 하고 가을이 왔습니다. 가을이 남자라면 올 가을은 돌직구 상남자입니다. 어느 날 문득 ‘나, 왔어’ 하고 나타나서 무심한 듯 선명하게 투명한 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광고 없이 영화를 바로 시작하는 극장처럼 반갑고 출근길 바람은 상쾌합니다. 누진세 걱정도 없고 아직은 난방비 염려도 없는 착한 가을입니다. 최근 개봉한 우디 앨런 감독의 라는 영화에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인생은 인생 나름의 계획이 있다.” 선물처럼 찾아온 가을에 좋은 일만 있으면 좋겠는데 남의 일로만 알았던 지진
어쩌면 독서를 여행에 관한 또 다른 사랑의 표현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 않을까. 책을 읽고 나면 그 자리엔 껍데기만이 형상으로 남아 있을 뿐 나를 휘감았던 생각의 알맹이는 종이 위 어딘가로 간데없다. 지금까지 해온 여행 중 열의 여덟이 바로 그곳에서 시작됐다. 독서를 통해 어떤 관념 위로 여행이라는 생각이 닻을 내리면 그 항해는 기어이 현실에서 마침표를 찍을 때까지 지속되었다. 마치 어찌할 수 없는 사랑에 이끌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한창 직장 생활에 함몰되어 반투명한 인간으로 살아갈 때 서점이야말로 나에겐 공항과도 같은 자유를 주는
안 친했으면 하는 사람들이 친하면 눈꼴시다. 돈도 주고받고, 서로 뒤도 봐주고, 상대 내연녀 주머니 사정까지 걱정해 주는 사이면 더 눈꼴시다. 좀 떨어져 있었으면 좋겠다. 뭐 때문에 그렇게 친한가 하고 살펴보면 서로 품앗이해 주고 있어서 그렇다. 예로부터 우리에게는 ‘품앗이’라는 따뜻한 공동체 문화가 있었더랬다. 돌아가며 밭일 도와줄 때는 따뜻한 문화였겠지만 세를 다투고 돈이 흐르는 자본주의 땅에서는 의미가 다르다. 누이랑 매부만 좋자고 품앗이하는 동안 다른 식솔들은 고스란히 피를 빨리는 구조라서다. 는 누구의 말마따나 호
그는 친절했다. 행여 공항행 열차를 놓치기라도 할까 봐 호텔 직원은 열차 시간표에 우리가 타야 할 열차까지 표시해 주었다. 이틀간의 오사카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는 날, 회의가 늦어져 비행기 시간이 조금 걱정되던 참이었다. 다행히 호텔 바로 앞 역에서 쾌속 열차에 올라타고 나서야 안심이었다. 동행한 거래처 G대표님, K이사님도 느긋하게 한숨 잠을 청했다. 난 여느 때처럼 창밖을 바라보며 풍경을 즐겼다.얼마 후 이제 공항이 머지 않았다고 생각될 즈음, 방송에서 나오는 이번 정차역 이름이 어딘가 낯설었다. 얼른 노선도를 봤더니만, 앗!
요즘 아침저녁으로 야외로 나오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움직이기 딱 좋은 선선한 가을, 걸어야 할까 달려야 할까? 걷기와 달리기는 신발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가장 대중적인 운동이다. 각자의 목적과 상태에 따라 속도와 방법을 바꿀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종아리의 뭉친 근육을 풀고 싶다면 뒤로 걷기, 다이어트 효과를 원한다면 빨리 걷기가 좋다. 집중력을 높이고 싶다면 아침에 달리는 것을 추천한다. ●걷기 걷기는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해 주고, 속도와 자세에 따라 다이어트뿐 아니라 종아리 ‘알통’을 방지해 주는 부수적인
미국에서 유학하던 시절, 나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었다. 결혼하자마자 곧바로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우리 부부는 돌이 채 안 된 아기를 키우며 아등바등 공부하며 살고 있었다. 하지만 여행을 무척 좋아하는 우리는 그 와중에도 틈이 날 때마다 기회를 만들어 여러 곳을 다니려고 노력했다. ‘한국에서 가기 힘든 곳을 가자!’는 생각으로 새로운 곳으로, 가기 어려운 곳으로 여행을 다녔는데 브라질이 그중 하나였다. 유명한 영화와 노래에 등장하는 리우데자네이루의 길게 뻗은 아름다운 해변을 따라 걷고 싶었고, 산을 올라 웅장한 예수님 동상을 보고
자기소개는 자신의 경계에 대한 고백이다. 자기의 어떠함과, 어떠할 수 없음을 밝히는 시간이다. 자신 안에(intro)있는 가능과 한계를 동시에 이끌어(duce)내 표현하는 행위가 자기소개다. 지금의 나를 형성한 경험, 취향, 지적토대를 끄집어 내놓으면서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시작된다. 희미했던 내 존재에 명확한 테두리가 그어지는 찰나다. 그림으로 이루어진 문자를 상형 문자象形文字라 한다. 사람은 언어가 존재하기 전부터 형태를 그려 소통을 했다. 사람이 그리는 무늬를 연구한다 해서 인문학이듯, 한 사람이 살아온 인생의 형태를 그리는,
여행사를 이용하지 않는 개별자유여행객과 가격 싼 것만 찾아 온라인 여행사로 떠나버린 고객들 때문에 고객이 없다고 한탄하는 여행사 대표를 만난 적이 있다. 자신은 아무 잘못도 없는데 세상과 고객이 바뀌어 어쩔 수 없다는 푸념이 이어졌다. 잘못이 없다는 그의 주장도 타당한 측면이 있지만, 자신의 잘못이 없다는 것을 인정받는다고 해서 없는 고객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잘못이 없음에도 고객이 없다는 그의 말이 진실이라면 모든 여행사에 고객이 없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 여행사에 유독 고객이 없다면 그것은 경기나 고객의 문제가 아니라 여행사의
주변국가에 비해 외국인 투숙 비중이 월등히 높은 한국 호텔은 좋든 싫든 국가의 관광정책에 한 몸처럼 엮어져 있을 수밖에 없다. 한국 관광산업의 가장 큰 환경 요소인 ‘중국’이라는 시장에 호텔 산업의 시선도 집중돼 있는 현실이다. 신규 호텔 건설에 대한 사업성도 중국 시장의 성장세를 근거로 하고, 해외 브랜드 호텔의 한국 진출 이유도 중국시장의 성장을 담보로 한다. 고급 호텔은 ‘어떻게 하면 중국의 상위계층을 유치하느냐’를 고민하고 중저가 호텔은 치열한 경쟁에서 버텨보고자 매일같이 조식을 포함한 저가 단체를 받을까 말까 고민한다. 때
장장 5일 연휴인 이번 추석. 귀성길 위에서 몇 시간이고 버틸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깜깜하다. 이동시간이 길어진다는 건 그만큼 관절과 척추 건강에 위협을 뜻하니, 교통수단별 바른 자세를 미리 알아본다. ●자동차엉덩이는 바짝, 주기적인 스트레칭장시간 운전을 하는 운전자는 허리 건강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시트에 기대어 엉덩이를 앞으로 지나치게 뺀 자세로 운전을 하면, 허리에 압력이 가해지는 것은 물론 무릎 관절에도 무리가 가기 때문. 엉덩이를 뒤로 바짝 밀착시키고, 운전대와의 거리는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무릎이 약간 굽혀지는 정도
즐거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아는 게 병이라고 온통 걱정으로 가득한 여행기자들의 ‘회색빛’ 액티비티 경험담들. 그래도 해본 자만이 늘어놓을 수 있는 기우와 걱정이니, ‘유비무환’이라 생각하고 들어 주시라. 정리 취재부 아는 것이 병일까, 약일까 차- (어색하게) 다들 액티비티 해봤나?김- 음… 요즘 분위기 안 좋던데. 죽고 다치고. 주제가 안 좋다. all- ㅋㅋㅋ차- 사고는 항상 있는 것 같다. 얼마 전 애드벌룬 화재도 있었고. 액티비티가 있다고 하면 어쨌든 ‘우선 해보자’라는 주의인데 김부장은 아닌가 보다.김- 안
멋진 노을사진 찍는 법SUNSET PHOTOGRAPHY 노을은 멋있다. 잘 찍어 보고 싶지만 어렵다. 하늘이 허옇게 날아가거나 땅이나 건물이 새까매지기 십상이다. 그토록 멋진 노을 사진들은 도대체 어떻게 찍는 걸까? 왔노라, 찍었노라, 그러나조금만 기다리면 찾아올 단풍 시즌. 왼쪽의 사진은 단풍의 절정기에 일본 교토 기요미즈데라(淸水事), 청수사를 촬영한 사진이다. 교토에 가면 꼭 한 번 가 봐야 할 일본의 국보다. 그러나 이런 명소를 찾는 시간은 대부분 대낮이기 마련이다. 촬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광원인 해가 높이 떠 있는 시간에
여행을 떠날 때 내 마음은 점 보러 갈 때와 좀 비슷하다. 지금까지 내 인생의 큰 변화는 죄다 우연인 듯 운명적인 여행에서 촉발됐다. 마치 신탁을 기다리는 고대 그리스인처럼 나는 여행에서 미래의 실마리를 찾는다. 내게 ‘티베트에 가리라’는 신탁이 온 것은 지난 6월 중국 쑤저우(소주, 蘇州)에서다. 그날은 쑤저우에서 항저우로 이동하는 날이었다. 나는 바쁜 일정 때문에 점심도 거르고 혼자 핑장루라는 전통 거리를 걷고 있었다. 근데 거리와 참 어울리지 않는 티베트 티숍 하나가 눈에 띄었다. 들어가 보니 티숍은 일부고 안쪽 복도를 따라
햇살 밝은 아침, 기대하던 패러글라이딩을 위해 미니버스에 올랐다. 그러나 우리 부부와 호주 커플을 태운 차는 바로 산으로 올라가지 않고 먼저 시내로 향했다. 비행을 책임질 ‘파일럿’들을 픽업해야 한다고 했다. 스위스 인터라켄의 골목을 이곳저곳을 다니며 파일럿들을 하나씩 태우기 시작했다. 아직 숙취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조금은 푸시시한 그들의 모습을 보자니 이건 무슨 할리우드 영화의 한 장면 같다. 지구를 구하기 위해 초야에 묻혀 사는 주인공들을 하나씩 불러 모으는, 뭐 그런 느낌. 아무튼 파일럿 4명을 다 태운 후에야 비로소 차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