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급히 뛰었다. 공항에서 환승 게이트를 잘못 알고 있었던 탓에 보딩 시간이 아슬아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규정된 보딩 시간에서 5분 늦게 도착한 그는 비행기를 탈 수 없었다. 아프리카편에 방영된 배우 박보검의 에피소드다. 고백하자면 나는 그 장면 앞에서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누구나 사정이야 있겠지만 몇몇 지각생 때문에 이륙 시간이 한참 지나도 꿈쩍 않는 비행기에 갇혀 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공감할지도 모르겠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치더라도 박보검의 모습을 지켜본 수많은 시청자들에게 분명 경각심을 높였으리라
함께할 일행이 절실했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라고 하지 않던가. 여행의 추억은 분명 누구와 어떤 시간을 보냈는가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체감하는 중이었다. 정신없던 이스탄불을 뒤로하고 한적한 카파도키아행 장거리 야간버스에 오르는 시간. 더더욱 누군가가 절실했다. 급한 대로 ‘헌팅’을 작정하고 버스터미널 돌기를 두 차례. 역시 헛탕이다. 어쩐 일인지 이번 여정에서는 여행자가 눈에 띄질 않는다. 그만 포기해야 하나 싶던 바로 그때! 금발의 여성 여행자 한 명이 시야에 들어왔다. 반가웠다! 여행자끼리는 알게 모르게 유대감이 있다.
소주도 좋고, 맥주도 좋다. 그래도 와인이 생각나는 날이 있다. 축하할 일이 있어 모두 기분 좋게 취하고 싶은 날이 딱 그렇다. 최근 이사를 한 우리 회사 선배는 몇달째 집들이 중인데, 집들이 때마다 지인들이 주택에서의 새로운 삶을 축하해 주며 와인을 축내는(?) 바람에 집에 있던 와인이 탈탈 털리고 말았다고. ‘칭’ 하고 경쾌하게 울리는 건배 소리도 그렇고, 오래 공들여 만든 와인의 특성도 그렇고 축하를 위해서는 와인이 제격이라는 데 모두가 공감하나 보다. 아무래도 선배는 빈 와인셀러를 빨리 채워 넣어야 할 것 같다. 와인이 털릴
Match Point 특별한 여행을 만드는 결정적 한 수참 좋은 시절 타이베이 여행 중 우연찮게 찾아간 한 음식점은 1960년대 분위기를 재현해 놓은 독특한 파스타 집이었다. 주인장은 옛날 우편배달부 유니폼을 입고 주문을 받는다. 포스터, 턴테이블, 거울부터 찬합까지 당시 소품들도 하나하나 모았다고 한다. 이곳에서 몇 블록 떨어지지 않은 곳에도 비슷한 테마의 박물관Taipei Story House이 있다. 그러고 보면 허우샤오시엔 감독도 영화 에서 1960년대의 가오슝을 배경으로 한 자전적 연애 이
이집트 여행을 마치고 런던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그리스 비행기를 탄 덕분(?)에 중간 기착지로 내린 아테네 공항에서의 환승 대기 시간은 3시간 정도. 그런데 사전 정보에 의하면 아테네 공항은 여행객들이 뽑은 최악의 환승공항 1위였다는 거 아닌가. 과연, 항공기 접안시설이 부족해 활주로에 내려 버스로 이동해야 했고, 시골 버스 대합실을 연상케 하는 낡은 시설과 분위기는 물론, 무엇보다 앉을 공간이 몹시 부족해 보였다. 자연스럽게 다음 비행기의 탑승 게이트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자리를 찾아 헤맬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기내에서 알게
바야흐로 봄이다. 드디어. 겨우내 쌀쌀맞은 바람이 어찌나 얄미웠던지 봄소식이 너무 늦는 것 같아 한참 애가 탔더랬다. 이제 내내 꽃이 필 것이다. 매화꽃, 개나리꽃, 진달래꽃, 벚꽃이 산과 들, 그리고 도심을 온갖 천연색으로 물들일 것이다. 겨울을 지나왔기 때문에 봄은 극적으로 찬란하다. 꽃나무 밑에 서면 나도 모르는 사이 황홀해지고, 찰나일지언정 믿어지지 않을 만큼 환상적이지 않나. 보고 있는 것이 분명한 실제임에도 말이다. 봄의 한가운데이기 때문에 을 소개할 수밖에 없겠다. 매 컷마
제88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디카프리오의 수상은 시상식이 끝나고도 한동안 회자됐다. 다섯 번의 도전 끝에 수상한 오스카상이라는 사실도 있었겠지만, 많은 사람이 그랬듯 나 역시 짧지만 강렬했던 그의 수상소감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다.“기후변화는 현실입니다. 지금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자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가장 시급한 위험입니다. 대자연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지 맙시다.”유명인의 한 마디가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은 참으로 대단하다. 디카프리오의 짧은 수상소감에 환경 보호를 위해
달력을 보아 하니 4월1일은 뻥쟁이들의 날이다.귀여운 거짓말쯤은 가볍게 웃으며 넘기는 만우절.그런데, 사람만 거짓말을 할까?보고도 믿기 어려운 곳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지구상에 이런 곳이!!!정리 취재부 보고도 믿을 수 없었던 그곳 신▶ 거짓말 같았던 여행지가 있나?김▶ 난 오로라를 믿을 수 없어. 아이슬란드 편에서 오로라 춤추는 거 보여 주는데 저게 정말 있는 건가 싶기도 하고, 보고 싶기도 하고. 편▶ 오로라를 보고 있으면 음악 소리도 들리는 것 같다.고▶ 거짓말!편▶ 기분이 그래서 그런 건지. 너무
봄철 테니스, 골프 등 야외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하지만 운동을 안 하다 갑자기 하면 근육통, 인대와 힘줄 파열 등의 손상을 입기 쉽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관절상태를 알고 운동을 선택적으로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에디터 천소현 기자 자료제공 및 도움말 힘찬병원운동 전에 항상 몸 상태를 체크한다. 운동 전에 몸 상태를 체크하면 예상 가능한 상해를 미리 막을 수 있다. 운동을 할 수 없는 상태 같으면 무리해서 운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 반드시 준비 운동과 정리 운동을 실시한다. 준비 운동 없이 본
안전여행의 기술 테러가 발생하고 바이러스가 돈다고 무작정 여행을 안 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문제는 ‘안전’이다. 안전불감증도, 안전민감증도 극복하는 안전여행의 기술이 있을까? 정리 취재부 ●여행이 위험하다고 느낄 때 김▶ 각자 여행할 때 위험하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나? 나는 비행기 이륙 때마다 무섭다. 비행기야 힘내라 힘! 이러면서 눈 감고 기도한다.차▶ 2015년에 항공기 추락사고 난 뒤로 한동안 동남아 가는 비행기 탈 때마다 무서웠다. 비행기가 흔들리기만 해도 겁났다.김▶ 아는 기자 한 명이 비행 중 에어포켓* 때문
기다림과 설렘이 있는 그곳, 공항을 이야기해 보자. 여행을 떠나기 위해 공항에 들어선 순간부터 비행기가 이륙하는 시간까지 마음은 긴장과 설렘으로 가득하다. 단순히 누군가를 맞이하기 위해 공항을 찾았을 때에도 왠지 마음이 붕 뜨고 발을 동동거리며 실시간 운항정보만 하염없이 바라보게 된다. 만남과 이별이 이루어지고, 출발하거나 도착하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잰걸음의 직원들이 바삐 지나가고, 다양한 인종이 섞이는 곳. 공항은 묘한 매력이 넘치는 곳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공항이 설렘의 공간은 아닐지 모른다. 비행기 고장으로 불시착을 했
Match Point 특별한 여행을 만드는 결정적 한 수 과격한 엄마와 주의력 결핍 아들, 말더듬이 옆집 여자. 이 셋이 붉은 햇살 가득한 주방에서 춤을 춘다.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프랑스어 노래를 열심히 흥얼거리면서. 카메라는 한 곡이 온전히 플레이될 때까지 그들을 행복한 리듬 속에 내버려둔다. 개인적으로 지난해 본 영화 중 최고로 꼽는 의 한 장면이다. 구제불능의 애정 결핍 환자들이지만 그들의 춤, 아니 허우적대는 몸짓은 이상하게 자유롭고 행복했다. 그 아이러니함이 나를 북받치게 했을까. 눈물이 막 났다. 배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