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말라리아 주사는 안 맞아도 되나요? 준비물은 뭘 챙겨 가야 해요?”아이들이 아닌 부모님들의 질문세례였다. 생애 첫 해외여행을 앞두고 마치 소풍을 기다리는 초등학생처럼 들떠 있던 부모님들. 아이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공항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한 아이는 “이게 꿈은 아니죠? 꿈이라면 안 깼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기까지 했다.설렘을 가득 안고 긴 시간 이동한 끝에 태국 카오락에 도착했다. 다음날 아침, 햇볕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해변의 한적한 잔디밭에 둘러앉았다. 가족 소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가족愛 재발견’ 일정을 진
‘아는 것도 병’이라더니 여행도 마찬가지입니다. 어설픈 지식과 반쪽짜리 선입견이 온전한 실상을 가려 버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제게는 8월 초에 다녀 온 캄보디아가 그랬습니다. 이제까지 알고 있던 캄보디아의 이미지는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앙코르와트의 신비보다는 덥고 습한 날씨, 1인당 연간 국민소득 130만원의 가난, 부패한 관료가 먼저 그리고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도착 비자를 받을 때 공항 공무원들이 1달러 팁을 요구하면 어떻게 대처하라는 외교부 안내를 기사로 다뤘던 기억도 떠올랐습니다. 그랬던 캄보디아로 여름휴가를 다녀왔습니
온천 관광지로 유명한 일본의 작은 마을 유후인. 얼마 전 유후인으로 주말여행을 다녀왔다. 유후인은 신기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곳이기에 수많은 내외국인 관광객이 거리를 가득 채웠지만, 대형 골프 리조트나 호텔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렇다고 유명한 역사나 문화자원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경관이 뛰어난 것도 아니었다. 유후인 기차역을 시작으로 2km 뻗어난 ‘유노쓰보’ 거리에는 300여개의 다양한 종류의 상점과 카페, 미술관 그리고 분식점으로 가득했지만 거리 사이로 구석구석 한적한 시골길이 있었다. 길을 따라가면 주변의 논밭과 호숫가가
요즘 아주 먼 곳으로 여행 중이다. 우리가 일생동안 하는 여행 중 가장 먼 여행은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여행’이라고 한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선입견이나 오래된 인식처럼 낡은 생각을 깨뜨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역을 읽고있다. 정확히 말해 주역에 ‘대한’ 책이다. 우연히 주역에 대한 평을 읽었는데, 대단하다. 어떻게 이런 책이 존재할까 싶을 만큼 지혜의 끝판왕, 최종원리란다. 주역만 잘 이해하면 세상만사를 창조주가 하늘에서 내려다보듯 꿰뚫어볼 수 있다는 이야긴데 솔깃하지 않을 수 없다. 주역은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학
8월이면 페이스북을 접은 지 1년이 됩니다. 금연도 아니고 페북 1년 안했다고 뭐 달라질 것도 없습니다. 몸이 건강해졌을 리 없고 진짜 책을 얼마나 더 읽었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페북 그만 해야겠다’ 하고 손을 놓을 때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막연하게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와 생각해 보면 아날로그형 인간에, 귀까지 얇은 저 같은 사람에게는 처음부터 페북이 무리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친구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며 어딘가를 가거나 뭔가를 해야 할 것 같은 상대적 불안감이 들기도 했으니까요. ‘있
진짜 감동은 작은 재료에서 온다미식 여행의 달인 박준우 맛있게 먹고 마시고, 푹 자는 것이 여행의 전부라는 남자. 그에게 들은 미식 여행 노하우. 달인은 음식에 대한 관심을 직업으로까지 발전시킨 경우다. 음식에 관심을 갖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계기라기보단 학창 시절을 벨기에에서 보냈기 때문인 것 같다. 고등학교 2학년부터 10년을 벨기에서 살았다. 유럽인들은 전반적으로 먹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좋아한다. 음식에 대한 정보나 지식이 없어도 자신이 먹어 봤던 것, 좋아하는 것에 대해 늘 대화한다. 그 속에 살다 보니 자연히
먹는 재미만큼 가성비 좋은 행복이 있을까? ‘잘 먹는 사람이 더 행복하다’고 말하는 시대에, 여행자의 식탐은 무죄다! 정리 취재부 먹방에서 쿡방 그리고 미식 탐방까지! 천- 먹방, 쿡방 트렌드는 언제까지 계속될까?양- 도 먹방하지 않나. 9월은 ‘먹는 방콕’ 특집이고, 오사카도 ‘심야식당’ 탐방. 차- 나는 되게 재밌게 본다. ‘원나잇 푸드트립’ 이런 거. 손- 요즘 SNS 쿡방도 많아졌고, 보고 있으면 식욕이 생긴다. 영상으로 레시피를 전달하니까 더 전달력이 있다.김- 페북에 겉절이 만드는 영상 올라오던데 그런
관광학도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전국 각지에서 모인 투어챌린저 11기 친구들. 25명의 값진 인연을 선물 받은 기분이다. 투어챌린저가 끝난 지금, 처음 발대식에서의 어색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국내 일정을 포함하여 베트남 남부 탐방까지 총 10박 11일. 매일 밤 조별로 방에 모여 회의하면서 겨우 3~4시간 눈을 붙이고 잠들던 시간들, 후텁지근한 더위, 엄청난 비가 내리는 궂은 베트남 날씨 속에서 하루 종일 발이 아프도록 걷고 또 걸었었다. 그때는 힘들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서로 의지하고 함께했기에 즐거웠고
올해 여름휴가도 ‘7말8초’에 쓴다. 극성수기인 7월 말부터 8월 초 사이라는 얘기다. 지금까지 열 댓 번의 여름휴가 중 단 한 번도 이 공식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예전에는 그랬다. 여름휴가는 으레 7말8초에 쓰는 것이었다. 직장 내 ‘짬밥’ 순으로 7말8초 휴가자 이름이 채워지는 게 예사였다. 그런데도 막내 시절부터 그 인기 높은 7말8초에 여름휴가를 다녀올 수 있었던 이유는 순전히 여행을 잘 아는 직장이어서 그랬을 터였다. 선배들은 8월 말이나 9월 초, 추석 연휴 전주나 다음 주를 선호했다. 성수기로 분류되지 않는 기간이었다
Match Point 특별한 여행을 만드는 결정적 한 수 한 번 본 책이나 영화는 웬만하면 다시 안 보는 성격이다. 왜 본 것을 또 봐야 하는가. 평생 잠을 안 자고 본다 해도 다 못 볼 게 책이고 영화인데. 여행도 마찬가지, 뭐 하러 갔던 곳을 또 갈까. 가진 돈을 다 털어 세계를 여행하더라도 죽기 전엔 미처 가보지 못한 1%를 아쉬워하며 한 줄기 회한이 스칠 텐데. 하지만 사람이 갑자기 바뀌는 건 역시 나이 탓일까. 요즘엔 갔던 여행지에 다시 가 보고 싶다. 어차피 다 못 볼 거, 좋아하는 것 한 번 더 보자는 게 어설프게 나이
내 친구 르네는 벨기에 남동부의 작은 마을 바스토뉴Bastogne에 살고 있다. 내가 도착한 날 저녁에 그녀는 온 동네 친한 친구들을 다 불러 모았다. 그리고는 마을 외곽에 있는 근사한 레스토랑으로 간다며 배를 쫄쫄 굶겼다. 느지막해져서야 차 4대에 나눠 타고 향한 레스토랑은 생각보다 멀었다. 도착하자마자 다들 시끌벅적하게 들어갔으나, 웨이터가 불어로 뭔가 중얼거리자 일제히 탄식이 나왔다. 간발의 차이로 저녁식사가 마감됐다는 것이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맥주라도 한 잔씩 하고 가자는 말에 모두들 널찍한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뮤트mute 버튼이 있었으면 좋겠다. 가장 간절한 순간이 지금이다. 장마가 끝난 뒤, 새벽부터 매미가 울어대는 지금 말이다. 느지막이 일어나고 싶은 주말 아침에 강제 기상을 당하는 기분이란. 이 무자비한 알람형(?) 곤충은 심지어 하루 종일 꺼지질 않는다. 여름날의 밤거리는 또 어떤가. ‘화려한 나이트 라이프’라 소개했던 동남아의 어느 관광지는 사실 사방에서 온갖 음악과 고성이 ‘내가 더 잘났다’ 아우성치는 소음의 집합소였다. 그러한 이유로 뽀드득뽀드득 발자국 소리와 소복소복 눈 쌓이는 소리가 가볍게 흩어지는 어느 눈 내리는 겨울밤
리우 올림픽과 함께 시작하는 8월 한 달은 아마도 응원과 TV 시청으로 흥분 속에 보내는 한 달이 아닐까 싶다. 그럴수록 바른 자세의 TV 시청과 간식 절제가 필요하다.올림픽이 왔다. 8월6일 개막하는 리우올림픽으로 어느 때보다 더 뜨거운 여름이 예상된다.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기를 보려고 TV 앞을 떠나지 못한 채 초조하게 경기를 관람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닌 터. 하지만 TV를 보면서 소파에서 과도하게 편안한 자세를 취하거나, 늦은 시간에 섭취하는 야식 등으로 건강을 해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한자세로 오랫동안 응원하면 관절
오늘도 봤다. 채널을 돌릴 때마다 휙휙~. 드라마, 영화, 예능의 무대가 5대양 6대주를 넘나든다. 화면 뒤에 숨겨진 여행지 PPL의 속사정. 방송은 짧고 여운은 길다. 정리 취재부 ●여행업계에 부는 PPL 바람 천- PPL*의 역사는 오래됐지만 여행업계에서 PPL이 화두가 된 건 최근의 일이다. 여행 PPL, 어떻게 생각하나?편- 요즘처럼 방송에서 PPL이 활발해진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예전에는 어떤 연예인이 어디 신혼여행을 다녀왔다고 하면 그 신혼여행지 정도가 주목 받던 시절이 있었다. 손지창, 오연수 커플이 ‘
카약 이수경 이사2015년부터 카약에 합류해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사에서 한국시장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카약 서비스를 모국인 한국에 처음 소개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susan@kayak.com 카약의 자기소개2004년 미국에서 설립된 카약은 여행자들이 한 웹사이트에서 다양한 업체의 항공권, 호텔, 렌터카 등 여행상품을 쉽게 검색, 비교, 구매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다. 직접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을 통해 소비자와 판매자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한다. 이수경 이사는 “카약은 여행 상품
사람들이 여행하는 이유는 한 가지다. 오롯이 자기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무대가 필요해서다. 그렇다면 항상 무대의 주인공이 되는 배우들에게 여행은 어떤 의미일까? 세 남자의 유럽 여행 에피소드를 담은 음악극 를 클릭했다. 시종일관 유쾌한 세 배우의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여행은 지나가 버리면 다시 오지 않을 순간이다” 아직 를 못 보신 분들을 위해 간략한 소개를 부탁한다. 동현- 각자의 사연을 가진 세 명의 남자가 따로따로 유럽으로 갔다가 우연히 만나 함께 동행하는 이야기다. 그 속에서 세 사람은 ‘
다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매년 이맘때 미국에서 열리는 IPWInternational PowWow를 취재하기 위해서다. IPW는 미국 여행을 상품화해 판매하는 미국 전역의 셀러Seller, 그 여행 상품을 세계 각국에서 팔고 있는 바이어Buyer들이 만나 교류하는 대규모 여행업계 행사다. 해마다 도시를 바꿔 가며 개최하는데 작년엔 올랜도였고, 올해는 뉴올리언즈다. 올해는 세계 70여 개국에서 총 6,000여 명이 이 행사 참가를 위해 뉴올리언즈로 모인다.한국에서도 30여 명이 IPW에 참가한다. 그중 대다수가 여행사 임직원이다.
Match Point 특별한 여행을 만드는 결정적 한 수 “어디가 제일 좋았어요?”직업이 여행 작가라고 소개하면 십중팔구는 이렇게 물어본다. 상대방은 쉬운 질문이라 생각하고 던지지만 이게 의외로 대답하기 어렵다. 사실 가장 좋아하는 여행지는 군산과 경주인데, 이대로 얘기하면 기대에 못 미칠 게 뻔하다. 그래서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누구나 선망할 만한 곳을 대 왔다. 캐나다라거나, 하와이라거나. 그러고 보니 나는 사마르칸트도 가봤는데. 세상에, 그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요즘에는 베이징이 제일 좋다고 답한다. 이건 진심이다. 지난
기다리던 정기휴가가 왔다. 아테네에서 휴가를 보내기 위해 오랜만에 영국해협을 건넜다. 이번 여행엔 이탈리아, 벨기에에 사는 두 친구 집도 방문할 예정이라 무척 들뜬 상태였다. 런던을 출발해 깔레를 거쳐 파리 북역에 도착한 시간은 저녁 7시 무렵. 타임테이블을 펼쳐 보니 마침 토리노행 야간열차가 1시간 뒤에 있었다. 기가 막힌 타이밍이었다. 그런데 아직 시간이 일러서일까, 전광판에는 열차 번호가 뜨지 않았다. 책을 보면서 시간을 때우길 30여 분, 여전히 열차번호가 뜨질 않았다. ‘이상하다. 다시 볼까…, 헉!!’ 촘촘한 타임테이블에
가슴이 너무 작은 건 아닌지, 엉덩이가 너무 쳐진 건 아닌지 고민하는 계절이다. 옷이 작고 짧고 간소해지니 그만큼 노출되는 신체가 많아지는 탓이다. 긴장감 있는 탄탄한 몸매를 자랑하는 젊은 여자 연예인들이 TV를 점령했다. 어딘가에서는 예쁜 엉덩이를 뽐내는 콘테스트도 열렸단다. 그럴 필요도 없는데 괜히 비교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힙업이니 베이글이니 각종 수식어에 시달리고 있다. 응당 여자이기 때문에 가져야 한다고 사회가 알려준 것들이다. 에서 로라를 감시하는 남성들처럼, 사면에서 관찰하고 기준에 적합한지 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