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 몰랐던 마포의 역사. 알수록 빠져든다. 고려시대부터 근대사까지, 마포 서민들이 사는 법.▶걸어서 수철리 속으로 추천코스: 지하철 광흥창역 1번 출구에서 밤섬공원까지 길이: 2km 소요시간: 2시간신수동, 구수동의 비밀 수철리는 어디일까요?마포는 조선 시대 무쇠솥과 농기구를 제조하던 공장인 ’무쇠막(무수막)‘이 있던 곳이다. 단단한 쇠(철)는 모두 사라졌지만, 오히려 오래도록 남은 것은 이름이다. 지금의 마포구 신수동, 구수동이라는 지명에 더 뚜렷하게 각인되어 있다. 무수막의 한자가 수철리(水鐵里), 훗날 수철리의 구획이 나뉘면
홍대의 예술적 감수성은 깊다. 대로변이 아닌 골목 안쪽으로, 주민들 사이로, 아티스트 속으로 더 깊게 스며들었다.▶홍대 속 숨은 그림 찾기 추천코스: 지하철 합정역 9번 출구에서 상수역 1번 출구까지 길이: 2km 소요시간: 2시간 30분 여기서 보니 더 반갑습니다합정동 2열의 희열홍익대학교라는 공식 명칭보다 익숙한 홍대, 이 홍대를 대표하는 학문이 예술인 것은, 지명으로서 ‘홍대’가 발산하는 풍부한 문화 예술적 아우라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대로변 1열에 감각적인 브랜드들이 포진해 있지만, 2열의 골목에는 아직 실험정신을 간직한
오름의 개수는 368개(실은 400여 개). 오름에 대한 이야기는 무한대다. ●368개, 그 이상의 이야기재밌는 질문을 만났다. 한라산은 왜 오름이 아닌가요? 한 지식인(?)은 답했다. 너무 커서 그렇다고(맞긴하다. 한라산은 남한 최고봉이니까. 1,950m). 오름은 소화산체니 규모의 차이야 당연하고 태생적으로 다른 독립화산이다. 가끔 오름이 볼록볼록 엠보싱처럼 보이는 건 기분 탓만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싶)다. 우기기를 더하자면, 오름도 엠보싱도 열과 압력으로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오름과 딱 맞아떨어진다. 양보를 좀 하자면, 수만년
은 드물고 귀한 축제 여행기다. 대한민국 축제에 대해 느껴 온 낱낱의 애증이 코믹하게, 살벌하게, 슬프게 깔려 있다., 이상한데 진심인 K-축제 탐험기두꺼운 팬층이 있을 정도로 유쾌한 필력을 자랑하는 김혼비·박태하 부부 작가가 12개의 지방 소도시 축제를 여행하며 기록한 여행기는 격월간 문학잡지 에 연재되어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책으로 묶였다. ‘코시국’의 여행책인데도 쇄를 거듭해 7쇄에 이르렀다. 민음사 | 1만5,000원 축제 여행기임에도 불구하고 단 한 장의 사진도 없는 은
언제고 이런 시간이 오게 되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궁금하곤 했습니다. ‘굳이 개인적인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의 반대편에, 그래도 인사를 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잡지도 결국 사람이 만드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맞서곤 했습니다. 덥석, 결정의 시간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어쩌다 보니 와 밀착된 10년이었고, 에 대한 이야기가 제 이야기이기도 한 것이라, 조금 되돌아보겠습니다. 기자로 입사한 을 4년 반 후에 그만둘 때 들은 말이 “우리도 곧 잡지를 만들 건데…” 였습니다. 그 잡지가
인생이 한 권의 책이라면, 오늘은 어떤 챕터인 걸까. 책에서 만나는 나의 라이프스타일.그 가능성을 확인하는 오후.▶책이 있는 문화공간상수역 3번 출구→제비다방→유어마나북카페→오보이→씨네마포→정치발전소→땡스북스추천코스: 지하철 상수역 3번 출구에서 합정역까지 길이: 1.5km 소요시간: 2시간 책에서 꺼낸 라이프스타일 상수-합정 책 문화 스폿경의선 책거리를 벗어나도 책에 헌정된 공간은 마포 곳곳에 포진해 있다. 상수역에서 합정역 사이, 퐁당퐁당 자리한 문화공간들은 책을 소재로, 책을 매개로, 우리 삶의 풍요로움을 되짚어 보는 공간이다
코시국에 무슨 소린가 싶겠지만, 기억을 살짝만 되돌려 봐도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은 섣불리 손대기 어려운 뜨거운 감자였다. 지금, 잠시 열기가 식었을 때 살살 벗겨 보자.●종로구가 쏘아 올린 특별관리지역 회상해 보자. 북촌에 깃발 든 관광객과 사진 출사 동호회와 인스타그래머들이 북적이던 그 시절을. 고즈넉한 궁궐 북편 한옥 마을이 핫 플레이스가 된 건 누구에게 좋은 일이었을까? 상인들은 쾌재를 불렀지만, 주민들은 불편을 호소했고, 쓰레기와 소음, 주차 문제로 종로구청엔 민원이 밀려들었다. 정류장 인근 도로를 점령한 관광
기억하시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2년쯤 전에 이 지면에 ‘첫 차 구입 썰’을 풀었더랬습니다. 회사에서 굴리던 자동차가 매물로 나온 김에 오랜 뚜벅이 생활을 정리하고, 오너드라이버의 세계로 진입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세상사 다 때가 있다는데 차를 살 호기였는지는 몰라도, 누가 알았겠습니까. 운전대 앞에서 편해질 즈음, 오라는 곳도, 갈 곳도 없는 ‘코시국’에 처하게 될 것을요. 반려동물도 없는 제게 애써 산책시킬 반려차가 생긴 것입니다.어쨌든 반려하던 차를 보냈습니다. 차를 팔았다는 소식에 지인의 첫 마디는 “기후 위기 대응?
아바타로 돌아본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제페토가 낯선 걸 보니 늙은 건가. 그보다 트렌드에 뒤쳐져 있었다는 표현이 맞겠다. 요즘 Z세대들은 연애도, 친목도, 모험도, 다 ‘제페토’에서 한단다. 제페토는 쉽게 말해, 3D 아바타를 만들어 다른 유저들과 소통하고, AR 콘텐츠와 게임 등 다양한 가상현실 경험을 할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제페토엔 수많은 ‘맵’들이 있는데, 그중 최근 호주 퀸즈랜드 관광청에서 제작한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Great Barrier Reef) 배경의 맵은 호주 여행을 그리워하는 이들이라면 특히 눈여겨
서울 한양도성의 동쪽 경계를 이루는 종로구 낙산 너머로 애잔한 동네가 하나 있다.일제강점기엔 아버지가 마을 돌산 채석장으로 일 나가고, 1970년대엔 소녀들이 새벽까지 미싱을 돌리며 생활을 깁던 창신동이다.▶서울시·서울관광재단 마을관광 우수상품올해 7월에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은 공모를 받아 마을관광 우수상품을 선정했다. 자치구에서 2013년부터 2019년까지 개발한 마을관광 상품 중 3개의 상품이 최종 우수상품으로 선정됐다. 종로구 창신동 봉제거리, 성북구 성북동 문화예술길, 강북구 너랑나랑우리랑 스탬프 힐링투어가 그 주인공들이다.
무장애관광, 베이어 프리, 관광 접근성 정도는 낯설지 않은데,유니버설 관광이라면 먼 나라 이야기로 들릴까 봐, 그래서 준비한 이야기다.●서울 시민 26%에 대한 이야기 메타버스도 시끌하고, UI, UX를 포함하는 유니버설 디자인을 모르면 큰일 날 것처럼 난리인데, 이 ‘유니버설’을 관광에 붙이면, 안드로메다 이야기처럼 생경해진다. 궁금증을 풀어 줄 적임자로 서울관광재단 시민관광팀을 떠올린 건, 지난해 서울관광재단에서 운영하는 서울다누림 버스를 탑승했던 경험 때문이었다. 휠체어가 오르내리도록 개조된 밴과 버스를 운전자와 함께 제공하는
이건 영업비밀입니다만, 글의 결정적 순간은 ‘제목(혹은 첫 문장)’에 있습니다. 여행글쓰기 강의를 수년간 진행하면서 과제 피드백의 비중을 높여 왔는데, 그때마다 느끼는 건 제목의 중요성입니다. 제목 없는 글(정확히는, 마땅한 제목이 찾아지지 않는 글)은 제목 없는 여행이었고, 그건 제목이 없는 시간과 다르지 않았습니다.아직 아침이지만 오늘 하루의 제목은, ‘스승이란’입니다. 이 레터를 마감하지 못한 찝찝함으로 새벽 3시 반에 저절로 눈이 떠졌습니다. 그래서 물감통을 열었습니다. 굳은 붓을 깨워 물감을 입히고, 지난겨울 광주에서 멈춰
1년 늦었지만, 반 년 더 기다려 주는 지상 최대의 쇼, 2020년 두바이엑스포올림픽만 연기된 게 아니다. 두바이엑스포도 코로나의 여파를 피해 가진 못했다. 1년 전에 개막했어야 할 ‘2020 두바이엑스포’가 드디어 10월1일 개막한다. 어차피 못 갈 텐데 웬 엑스포냐 싶겠지만, 행사는 내년 3월31일까지 6개월이나 지속된다. 그 시간이면 지금보다는 여행이 수월해져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중동에서 엑스포를 유치한 것은 두바이가 처음. 200개가 넘는 프로젝터로 덮인 알 와슬 플라자(Al Wasl Plaza)의 거대한 돔 지붕과
여행에서 사람을 만나는 건 즐겁지만, 그에 관해 쓰는 건 어렵다. ‘다 맡기면 되니’ 무척 편안했던 여행의 역습이다. 다행인 것은 설명하지 않아도 그들이 읽히는 공간이 있다는 것, 그곳에 당신을 위한 자리도 있다는 것이다. ●나주의 마중물 3917마중나주 금성산 자락, 나주향교 서쪽에 자리한 몇 채의 가옥은 카페, 숙박, 공연, 워크숍 등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이다. 인스타그램뿐 아니라 드라마, 영화에도 단골로 등장할 만큼 아기자기하고 예스러운 분위기는 남우진, 기애자 부부가 공들인 오랜 빗질의 결과다. 풍부한 역사문화 자산을 갖추고
두 번째 가을입니다. 명절을 앞두고 긴장감이 흐르는 시대라니요, 이번 명절에도 대가족은 핵가족이 되고, 귀향자는 불효자가 될는지, 영 적응이 쉽지 않습니다. 세상은 이미 위드 코로나(WITH COVID-19) 시대로 태세전환 중인데 말입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인지라, 확진자 집계를 중단하고 코로나를 독감 수준으로 관리하는 싱가포르의 선택에 고개가 끄덕여지긴 합니다. ‘지속 가능한 방역’ 외엔 무슨 방법이 있을까요.상처 입은 우리의 여행은 어떻게 될까요? 코로나만 종식되면 보복여행으로 혼쭐을 내줄 기세였는데, 기다리는 동안 보복
태평양 전세 내 보죠해외여행, 멈춘 줄 알았더니 웬걸. 천천히 나아가는 중이다. 7월 말부터 시작된 한-사이판 트래블 버블이 순항 중이라는 소식. 매주 꾸준히 한국인 여행객들이 사이판으로 입국 중이고, 9월까지 북마리아나 제도 여행상품을 예약한 인원도 8월 중순 기준, 세 자릿수 이상이라니 오랜 희망이 현실이 되고 있는 모양이다. 사이판 여행 커뮤니티 ‘사사모’에서 최근 뜨고 있는 키워드는 ‘태평양 전세 내기’, ‘천억짜리 호텔 전세 내기’. 그만큼 아직 여행객이 많지 않은 사이판 현지 환경이 쾌적하다는 뜻이겠다. 이온음료를 풀어
‘그 섬에 가고 싶다’라는 이름의 카페, 식당, 영화, 책이 있는 건,그만큼 진심이기 때문이겠죠.*의 컨텐츠 서포터즈, 트래비스트 7인의 진심을 모았습니다. ●동굴에서 음악회를 제주 우도 | 정봄비 제주 우도에 가 보고 싶은 이유는 검멀레동굴에서 열리는 동굴음악회 때문입니다. 매년 가을에 열리는 음악회는 스피커 없이 동굴의 울림만으로 풍부한 소리를 전달하고, 파도 소리까지 곁들여진다니 멋지지 않을까요. 작은 동굴을 지나면 큰 동굴이 나타나는 검멀레의 해변 동굴은 우도 팔경 중 하나라네요. 뭔가 비밀이 있을 것 같은 동굴이란
8월8일 섬의 날에 만나야 할 단 한 명의 여행가. 섬 여행의 스승, 김민수 작가다. ●왜 섬이냐고 묻는다면 김민수 작가를 처음 만난 곳은 섬이었다. 고흥 앞바다 연홍도라는 작은 섬. 취재가 아니라 ‘내돈내산’으로 떠난 첫 섬 여행이었다. 그가 대한민국에 흔치 않은 ‘섬 여행가’라는 사실은 늘 작다고 생각했던 한반도 반 토막의 지평을 3,358개 섬으로 넓혀 주었다. 대한민국에 그렇게나 갈 곳이 많았던 것이다. 여행가 김민수의 삶도 섬과 함께 확장해 왔다. 15년 전 취미로 시작한 캠핑이 섬 여행으로 넓어졌고, 그 기록의 가치를 인
평소 신조 중에 ‘남의 여행을 탐하지 말라’가 있습니다. 타인의 여행은 부러워할 대상도, 평가할 대상도 아니라는 것이죠. 이번 호에 이우석 작가의 유쾌한 독설이 자기 방식의 여행을 고집하는 ‘여스플레이너(旅+explainer)’에게 꽂힌 이유도 같은 맥락일 겁니다. 그래서 딱히 남의 여행 이야기에 솔깃해하지 않는 제가, 최근 흥미롭게 들은 여행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로 장애인들의 여행, 비건들의 여행입니다. 이걸 어디서 들었냐 하면, (요즘 이거 하면 아재라던데) 한동안 ‘시간 플렉스’ 한다며 종일 틀어 놓았던 클럽하우스에서였습니다
이제야 ‘뜬’ 언택트 여행지. 알고 보니 속이 꽉 찬 참외처럼 달고 맛나다.이제라도 떠서 고맙다. ●올여름의 할 일은성밖숲 맥문동성주를 언택트 여행지로 뜨게 만든 일등공신은 경산리 성밖숲이다. 52주의 왕버드나무로만 이루어진 숲이 주는 압도감은 규모가 아니라 각 나무마다의 위엄이었다. 성주읍의 남쪽을 둥글게 휘감아 도는 이천(伊川)변엔 휴식, 낮잠, 운동, 데이트 등을 즐기는 사람들이 한가한 숲속 오후를 보내는 중이었다. 이런 일상이 겹겹이 쌓인 300~500년 노거수의 모습에 누군가 ‘나이테가 밖으로 터져 나왔네’라고 말했다. 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