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가지 않는 사람은 없다. 저마다의 인생은 시간의 흔적을 남기고, 그 흔적이 끊어질 듯 이어진 자리가 곧 길이 된다. 그것은 그 어떤 사람도 같은 길을 걷지 못하는 이유이자, 한 점 바람 같은 이 생애의 비밀이기도 하다. 우리는 길을 선택한다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길이 오랜 시간 우리를 기다려 온 것인지도 모른다. 희한하게도 세상의 많은 길은, ‘길이 다양하다’는 사실을 믿는 사람들에게만 보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길이 아니라고 생각한 길을 앞서 걸어간 남자들, 그들 중 두 사람을 만났다. 왜 그 길이었냐고 묻는 동안, 우리는 저
바야흐로 하와이의 르네상스가 도래했다. 허니무너들은 하와이를 신혼여행지 0순위로 꼽고 있으며, 가족과 친구와 함께 태평양의 파라다이스를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 불과 몇년 전까지 ‘부호들의 휴양지’로 인식됐던 하와이가 국내에서도 대중적인 여행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와이키키 해변이 하와이의 전부인 줄 알고 있으며, 실제로 여행을 가서도 하와이의 겉만 훑고 온다. 때마침 하와이 애스톤호텔&리조트 쉐리 장Shari W. Chang 수석부사장을 한국에서 만났다. 미국 여행업계에서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 수
행간行間에서 만난 그들의 소소하고도 특별한 이야기 어찌 어찌 하다 보니 저자가 됐다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그렇다고 화려한 수식어로 책 소개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 ‘어찌 어찌’가 궁금했다. 공예 무형 문화재 12인을 만나서 그들의 이야기를 단지 ‘기록했을 뿐’이라는 서진영 작가, 어느 사외보의 여행 연재를 위해 한국의 오지마을을 여행하는 동안 가장 평범한 풍경을 통해 마음의 치유를 얻었다는 남윤중 작가. 그들을 붙잡고 ‘누구를 만났나’ 혹은 ‘어디에 갔는가’를 물어보는 대신 나는 이렇게 말했다. “그런 풍경, 그런 주제에
7월16일, 히로시마에 다녀왔습니다. 히로시마는 인류 최초의 원자폭탄이 투하된 곳이고 이제 곧 66년을 맞는 지금도 히로시마 하면 대부분 원자폭탄을 먼저 떠올립니다. 1945년 8월6일 오전 8시15분, B-29 폭격기에 실린 리틀보이라는 이름의 원자폭탄이 히로시마시 중심의 상공 600m 높이에서 폭발했습니다. 폭탄이 떨어지고 반경 2km 이내는 사람을 비롯해 건물과 나무 등 모든 것이 완전히 녹아버렸고, 화염과 폭풍은 10km 이상 떨어진 마을까지 잿더미로 만들었습니다. 이 폭발로 8만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합니다. 히로시마의
Dreaming Camera 그 男子, 그 男子 당신의 카메라는 꿈꾸고 있나요? ‘장롱 깊숙이 숨겨놓고 꼭 필요할 때만 꺼냈던 낡은 카메라는 아버지의 시대와 함께 사라졌다’ 라고 말할 수만은 없다. 월남전에서 가까스로 살아 돌아온 아버지의 카메라는 지금 작동하지 않지만 여전히 내 서랍 안에 자리를 잡고 있다. 그리고 흑백 사진 속에 젊은 내 아버지가 허연 이를 드러내고 활짝 웃고 있다. 그 한 장의 사진은 내 컴퓨터 속 수 만장의 사진보다 귀하다. 질릴 만큼 찍어 놓고 다시는 보지 않는 그런 사진과는 다르다. 이렇게 필름 한 장 한
물가가 많이 올랐습니다. 당장 7월에도 각종 공공요금 인상이 기다리고 있어 서민들이 직접 체감하는 물가 상승은 무서울 정도입니다. 자장면 한 그릇을 먹으려 해도 이제 서울 시내에서는 5,000원을 잡아야 합니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가계 통신비도 부쩍 늘어나고 가을에는 또 한번 전세값 폭등을 예상하는 목소리도 큽니다. 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상승하면서 살림살이도 팍팍해졌는데 유독 야채 값은 저렴한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집 근처 할인마트에 가서 야채 코너를 두리번거려 보니 어른 허벅지만한 무가 고작 850원이고 오이는 1개에
서바이벌 바람이 굉장합니다. 가수는 물론 아나운서, 탤런트, 모델, 요리사까지 사방천지가 치열한 오디션의 현장입니다. 최근의 여러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중심에는 단연 ‘나는 가수다’가 있습니다. 이들의 노래에 감동한 사람들이 늘면서 노래방도 때 아닌 특수를 누린다고 합니다. 덕분에 여자들이 노래방에서 가장 듣기 싫어하는 노래라는 임재범의 ‘너를 위해’도 주인 곁을 떠나 전국의 노래방에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목이 터져라 전쟁 같은 사랑을 외치지만 실력은 의욕을 넘지 못하기에 우리의 노래는 ‘나는 가수 필이다’ 선에서 만족해야
소통을 부르는 기묘한 크로스오버 콘서트 Crossover Concert for U 어떤 사람들은 글을 잘 쓴다. 어떤 사람들은 노래는 잘하고, 또 어떤 이들은 그림을 잘 그린다. ‘세상에 아무 재주도 없는 사람은 없다’고 흔히들 말한다. 그럴수록 ‘나는 아무 재주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쪼그라든다. 하지만 세상에 아직도 ‘고수’만 원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소통’과 ‘만남’이 ‘재능’과 ‘스킬’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은둔형 천재가 가난과 우울과 싸우는 동안 어떤 예술가들은 직접 거리로 나가 자신의 재능을 펼친다. 가
그 男子, 그 女子 제주로 날아간 외계인기획 연재 인터뷰 가 새롭게 시작하는 기획 연재 인터뷰 는 여행과 문화, 여행과 인생이 서로 통섭하는 시대에 대한 기록입니다. 여행이 영감이 되어 삶이 바뀐 사람들, 혹은 일상에서 영감을 얻어 여행문화를 바꾸려는 사람들, 혹은 여행보다 소중한 일상의 가치를 발견한 그 男女, 그 女女, 그 男男들의 찡하고, 유쾌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글·사진 천소현 기자 제주는 섬이다. 아니다. 행성이다. 반도의 끄트머리에서 새하얀 부표처럼 출
“5월입니다.” ‘벌써’라는 분들도 ‘이제’라는 분들도 계시겠지요. 제 경우를 말씀드리면 ‘아니! 벌써?’의 심정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매주 주말마다 새로운 취미 생활을 시작한 탓에 일주일이 참 빠듯해졌고 업무 관련해서도 크고 작은 일이 많았습니다. 그 와중에 이집트 민주화 시위와 일본 지진 등 지구촌을 들썩인 대형 사건도 있었지요. 마음만 바쁘게 이리저리 종종거리다 돌아보니 순식간에 1년의 1/3이 지나갔습니다. 도 어느덧 창간 6주년을 맞았습니다. 창간 10년만 넘어도 장수 잡지로 평가되는 한국에서 6살 생일을 자축한다는
살아가다 보면 여러가지 일을 겪게 되며 이런 일들은 사람들에게 희노애락(喜怒哀樂)을 주게 된다. 행복하게 만드는 좋은 기억은 간직하고 싶지만 싶은 슬픈 기억들은 잊고 싶다. 그렇지만 뇌가 활동하면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생각들은 우리 의지대로 할 수 없다. 자동차 운전 중 갑자기 다른 차가 앞으로 끼어들 듯이 원하지 않는 기억이 나기도 하고, 반대로 기억해야 할 것들을 깜빡하기도 한다. 어떻게 생각해 보면 기억과 마음은 서로 연관이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기억과 마음은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다. 배우고 익힌 학습과 연관된 기억은
이웃나라 일본이 사면초가의 위기에 빠졌습니다. 3월11일 발생한 대지진과 쓰나미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유출이라는 최악의 사태와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목숨과 삶의 터전을 잃었고, 방사능 오염의 공포는 얼마나 지속될지 가늠조차 안되는 상황입니다. 트래비에서 소개해 드렸던 동북지방의 아름다운 곳들도 이번 재해로 사라지거나 상처받았을 것이 분명합니다. 다행히 이번 재해에서 비켜난 지역이라고 해도 방사능 공포는 상당히 오랜 기간 일본으로의 여행 자체를 주저하게 만들 것입니다. 우리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