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봄 마중하고파 달려 나간 길 끝에 통영이 있었다. 문필로 묘사할 수 없는 통영아니나 다를까. 찬바람 머물러 과연 겨울이 가긴 갈까 요원하기만 했지만 결국 봄은 남쪽 바다를 겅중겅중 뛰어 육지에 상륙했다. 이제나저제나 기다렸던 봄님이 오시었다. 계절의 미로를 돌고 돌아 옥빛 바닷물로부터 빼꼼히 고개를 내민 봄이다. 연둣빛 화장의 봄 바다 바닥엔 뼈 무른 도다리가 돌아다니고 토실한 봄 조개가 물결에 날아다닌다. 봄 바다 향기가 물씬 풍기는 곳 경남 통영(統營). 맛과 멋, 예술혼으로 가득 찬 항구도시다. 벌써 푸른색으로 갈아입은
쌀쌀한 바람이 부는 간절기. 체온과 멋을 동시에 지켜 줄 나우의 핫템 3종.U GD포틀랜드스후드티‘제대로 된’ 기본템이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디자인에 과하지 않은 로고 플레이. 손이 자주 갈 스타일이다. 톤 다운된 그레이 색상(시멘트색에 가깝다)이라 차콜색 카고팬츠나 검정 조거팬츠와 매치하면 찰떡. 왓츠백 별점 ★★★U GD 스타디움자켓간절기 아이템으로 빠질 수 없는 스타디움 자켓. 블루종 자켓 디자인으로 몸판은 여유 있지만 밑단은 립조직 소재로 조여 준다. 와이드팬츠, 조거팬츠 등과 매치하면 캐주얼한 스타일링이 가능하다. 지금
전국에 미디어 아트 붐이 거세다. 지난해 9월 ‘딜라이트 담양’이 개관하면서 담양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문을 연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입소문을 타고 금세 핫플로 등극했다. 죽녹원, 메타세쿼이아 길, 관방제림 등 명소가 많은 담양에 가 볼 곳이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여행자들에겐 희소식이다. ●담양, 빛으로 다시 태어나다분명 눈길을 걸어왔는데 나무들은 여전히 초록이다. 꿈속인 건가? 물론 아니다. 디지털 기술이 만들어낸 미디어 아트일 뿐이다. 딜라이트 담양은 지역이 품은 자연을 실감형 미디어 아트로 구현한 공간이다. 현실 세계에
물가가 미쳤다.밖에서 외식하기 참 망설여지는 시기다.트래비도 고민했다. 어느 정도 가격이어야 가성비 외식인지.우리의 답은 1인 1만2,000원 이하다.●점심엔 역시 돈가스카린지 린가네 스낵바신촌에 의외로 근사한 외식 공간이 많지 않다. 이 아쉬움을 카린지 린가네 스낵바가 조금은 풀어줬다. 점심시간은 돈가스가 메인이다. 한국식과 일본식을 넘나드는 다양한 돈가스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베스트 메뉴는 경양식 돈가스와 소스카츠동이다. 점심시간이 살짝 지난 시간에도 계속해서 사람들이 드나드는 걸 보니 인근 대학생과 직장인들에게 인정받은 눈치
3월이 온다는 건, 우리가 다시 만날 시간.2호선 대학교(서울대·홍대·한양대·건대·연대)주변에서 찾은 카페 5곳이다.●우리 차의 재해석온고지신찻집에는 카페와 다른 차분한 분위기가 있다. 설령 공간이 좁더라도 차가 지닌 이미지 덕분인지 좀 더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샤로수길의 온고지신은 규모가 큰 곳은 아니지만, 속이 알찬 차 전문점이다. 은은한 향을 느낄 수 있는 여러 블렌딩티가 대표 메뉴로 준비돼 있다. 제주와 해남, 산천 녹차를 섞은 온고 no.1부터 땅콩의 고소함이 느껴지는 달달한 지신 no.4까지 총 7가지의 차가 있고, 밀크
항상 여행 원고를 쓰기 전 몇 가지 생각을 버릇처럼 되뇌곤 한다. 같은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하지 말자는 다짐, 혹은 클리셰를 최대한 배제하겠다는 다짐 같은 생각들. 하지만 오늘만은 시작부터 그 다짐을 지키지 못하겠다. 이 표현말곤 ‘오만’이란 나라를 대체할 표현을 찾지 못하겠다. 중동의 ‘숨겨진 보석’, 오만으로 떠났다. ●오만, 그 매력에 대하여지중해 동쪽에서부터 페르시아만에 이르는 지역을 ‘중동(Middle East)’이라고 부른다. 중동과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는 동안, 몇몇 사건들로 인해 이 지역이 ‘우범지대’라는 인식이 덧
경산은 대도시 대구의 위성 도시로서 이미지만 강하지만, 의외로 여행지로서의 매력도 가득 하다. 산세 좋은 팔공산부터 크고 작은 연못과 저수지 등 힐링하기 좋은 곳이 많다. 거기에 여행의 큰 재미인 맛있는 먹거리도 풍성하다. 그중에도 오늘은 ‘밀가루파’ 마음을 흔들어 놓을 만한 맛집을 모아봤다. ●달인이 만드는 잔치국수잔치국수‘맑은장국에 국수를 말고 갖은 고명을 얹어서 만드는 음식. 주로 혼인이나 회갑연 같은 잔칫날에 맛볼 수 있었던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국어사전에서 잔치국수를 정의하는 뜻이다. 지금은 특별한 잔칫날이 아닌 평상시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소 중 하나가 카페 아닐까? 유명 바리스타의 카페부터 수 십 년 된 앤티크 카페까지, 커피 맛도 좋고 사진도 예쁘게 나오는 후쿠오카의 카페들을 모아 봤다. ●유명 바리스타의 커피 맛렉 커피 하카타 마루이점‘재팬 바리스타 챔피언십’ 2연패와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는 바리스타 이와세 요시카즈의 카페다. 후쿠오카 내에 여러 지점이 있는데 ‘킷테 하카타’의 ‘마루이 백화점’ 6층에 있는 이곳은 전망이 좋아 더욱 인기 있다. 원두를 골라서 핸드 드립 커피를 맛볼 수 있고, 에스프레소 베리
껍데기보단 알맹이를 추구했던 삶. 신동엽 시인의 발자취를 따라 부여를 탐닉했다.껍데기는 가라시인 신동엽 껍데기는 가라사월도 알맹이만 남고껍데기는 가라껍데기는 가라동학년(東學年)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껍데기는 가라그리하여 다시껍데기는 가라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아사달 아사녀가중립(中立)의 초례청(醮禮廳) 앞에 서서부끄럼 빛내며맞절할지니껍데기는 가라한라(漢拏)에서 백두(白頭)까지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시인이 살았던 생가신동엽 시인 생가밤사이 내린 눈으로 부여는 하얀 얼룩이 가득했다. 영하 3도. 입김
‘호텔은 공간과 라이프스타일의 실험실이다.’ 책 속에 적힌 문장에 고개를 끄덕이던 요즘이었다. 때마침 세부행 티켓을 받았다. 쉐라톤 세부 막탄 리조트로 떠나는 여행. 오랜만에 호텔을 어슬렁거리며 구석구석 더듬었다. 가슴 속으로 상큼한 바람 한 조각이 밀려들었다.●HOTEL막탄 섬에 둥지를 튼 신상 리조트 7,600여 개 섬으로 이루어진 필리핀을 생각하면, 에메랄드빛 바다와 눈부시게 하얀 모래사장이 떠오른다. 신입기자 시절 첫 휴가지가 필리핀이었다. 바탕화면으로 깔아 놓은 푸르른 바다 사진은 정신없는 하루를 다독여 준 유일한 희망이었
마침 호찌민은 11월부터 4월까지 건기 시즌이었다. 기온으로 치면 30도 안팎, 한여름인데 습하지 않으니 좀 걸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두 차례 비가 쏟아져도 잠시 피하면 그만이다. 호텔을 나서자마자 꼬리가 보이지 않는 오토바이 행렬이 베트남에 닿은 것을 실감케 했다. 그럼에도 이전의 호찌민과는 달랐다. 쉴 새 없이 울리던 오토바이 경적과 땅을 울리는 듯한 엔진 진동이 확실히 덜했다. 이유는 복합적이었다. 베트남에도 꽤 오랜 기간 봉쇄·이동 금지·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코로나 방역 조치가 잇따랐다. 그에 따른 경기 침체와 고
지난 가을께부터 ‘떠난다’ 하는 소식이 꽤 잦아졌다. SNS 피드엔 아득해져 가던 나라 밖 여행의 순간들이 눈에 띄게 늘기 시작했다. 날이 차가워지니 몸 좀 풀고 싶은 마음이 불쑥 고개를 내밀었다. 몸을 사릴 수밖에 없었던 시간 동안 무뎌진 감각들을 깨우고 또 달래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그렇지만 대번에 멀리 가는 건 좀 그렇고, 그래도 공기가 좀 달랐으면 좋겠는데. 머릿속에 떠오르는 조건들을 하나둘 헤아리고 난 끝에 베트남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이번 여행의 주제는 ‘워밍업’이다.●비나이다 비나이다 나트랑에 닿은 여행자들은
베트남 호이안의 호이아나 레지던스가 속한 해변 지역은 여전히 개발 중이다. 바다, 골프, 각종 액티비티를 황제처럼 누릴 수 있는 시간은 바로 지금이다. ●STAY집의 편안함 그리고 최상급 호텔의 서비스호이아나 레지던스 Hoiana Residences베트남 다낭공항에서 40분 정도 달리니 목적지에 닿았다. 4km에 달하는 긴 해변엔 그 흔한 선베드나 호객 행위하는 마사지숍 하나 없이 순한 파도만 일렁거린다. 동중국해 한가운데에유네스코 세계생물권보존지역인 참 아일랜드(Cham Island)가 도드라지는 곳. 이 고요하고 드넓은 해변에
캐나다 트랑블랑에서 보낸 스키 홀리데이. 그곳에서 마주한 ‘찐 맛집’들을 모았다. 가성비, 맛, 전통 요리 등 선택지가 다양하니 스키어들은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아침 식사로 든든한 크레프크레프의 집La Maison de la Crêpe크레프의 집은 아침식사 혹은 브런치로 크레프를 먹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인다. 트랑블랑에서는 아침에 문을 연 식당이 드물기 때문. 오전에는 스키어들이 스키를 타기 전에 배를 불리는 아방 스키(Avant Ski) 식당이, 오후에는 스키를 타고 나서 허기를 달래는 아프레 스키(Après Ski) 식당이
아프레 스키를 즐기러 캐나다 동부로 향했다.겨울 액티비티의 천국에서 보낸 따뜻한 스키 홀리데이 기록. ●운전대가 트랑블랑으로 향한 이유겨울 액티비티의 천국, 캐나다. 캐나다 스키 위원회(Canadian Ski Council)의 발표에 따르면, 캐나다에서 스키를 탈 수 있는 곳은 275곳이며, 스키 인구는 대략 270만명이다. 이곳 스키어들은 1년에 평균 6.4일을 스키나 스노우보드를 탄다고 한다. 스키 관광객은 1,750만 명에 이르고, 경제적 효과는 10억 달러에 달한다. 케네디언에겐 집에서 가장 가까운 스키장이 가장 좋은 스키장
2월, 속초로 떠났다. 열린 위장을 메우러 바다로 떠났다.●설악산 반, 동해 반바다를 다녀왔다. 내가 겨울 바다를 다녀온 이유는 팝 밴드 ‘푸른하늘’의 ‘겨울 바다’(1998)의 노랫말이 생각나서는 아니다. 수도권 거주자에게 흔히 있는 바다 결핍증이 있는 편도 아니다.다만 이 추운 겨울에 제대로 맛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먹거리가, 그 차가운 물속에 가득한 까닭이다. 메워진 가슴을 여는 게 아니라 열린 위장을 메우러 가는 셈이다.그 긴 동해 해안선에서도 속초를 고른 이유 역시 다른 곳에서 만나기 어려운 ‘겨울 바다’와 ‘제철 먹거리
비양도는 우도, 마라도, 가파도에 비해 관광객 수는 적지만 가장 제주다운 섬으로 꼽힌다. 화산활동으로 생성된 제주의 섬 중 가장 막내이기도 하다. 그런 비양도를 아직도 안 가 봤다면, 당신의 제주여행은 여전히 미완성이다.전에 없던 모습으로한림항 도선대합실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9시20분. ‘늦었구나’ 하며 포기하려는 순간, 매표소 직원이 순발력을 발휘했다. 막 떠나려는 배를 멈추게 한 뒤 객실로 들어섰을 때, 모든 시선이 내게로 와 꽂혔다. 그제야 떠오르는 걱정 하나. ‘차 시동 제대로 껐나?’ 땀줄기가 흘러내렸다. 배를 놓쳤으면
한 일가가 5대에 걸쳐, 그것도 직계 자손들이 화가를 업으로 삼은 건 세계 미술사에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조선 후기 남종화의 대가인 소치 허련 선생의 집안이 그렇다. 그의 발자국을 따라나선 후손들이 200년이 훌쩍 넘는 세월 동안 화맥을 이어가고 있다. 예향의 고장 진도에 소치 일가의 예술혼이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소치 기념관을 재단장한 소치 1관 진도의 명소인 운림산방(雲林山房)은 소치 허련 선생이 말년을 보내며 그림을 그리던 화실이다. 지난해 이곳에 ‘소치 일가 5대 미술관’이 문을 열었다. 소치 선생과 직계 후손들
여수 여행에서 이순신광장이 빠질 수 없다. 이순신 장군 동상이 서 있는 로터리를 중심으로 이름난 맛집과 핫플이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줄 서지 않으면 맛보기 힘든 여수의 핫한 주전부리들을 직접 맛봤다. ●오, 마이 갓도그! 여수갓도그 갓도그라니! 이름 한 번 잘 지었다. 핫도그에 잘게 썬 갓김치를 토핑으로 얹어 ‘갓도그’라는 이름을 붙였다. 밥도 아닌 빵과 갓김치가 잘 어울릴까 싶지만 한 입 베어물면 우려가 감탄으로 바뀐다. 부드럽고 촉촉한 빵과 통통한 소시지에 알싸한 갓김치가 더해져 색다른 맛의 조화를 즐길 수 있다. 여기에 직접
새해의 시작은 세 번이다. 양력 1월1일, 음력 1월1일인 설날, 그리고 세시풍속으로 보는 새해의 시작인 입춘이 있다. 다 의미와 풍속이 다르니 어느 것 하나 뺄 게 없다. ‘상선약수(上善若水 ),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는 뜻을 새기기에 새해를 맞이하는 1월이 좋겠다. 다투지 않고 낮은 곳으로 임하는 도리가 사람 사는 세상에 널리 퍼지기를 바라며 충북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을 흐르는 미원천과 달천을 돌아봤다. 흐르는 물을 따라 펼쳐지는 아홉 가지 풍경 하나하나에 옛사람들은 이름을 붙였다. 옥화9경, 사람을 압도하는 풍경이나 절경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