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우먼과 함께한 LA 역시 사람은 겉모습으로 판단하는 게 아니다. 가냘픈 체구에 여리하기만 한 그녀에게 이번 로스앤 젤레스 출장이 벅차지 않을까 싶었던 건 정말이지 섣부른 판단이었다. 모헬렌 차장은 지금껏 본 홍보 담당자 중에서 가장 강하고, 또 완벽했다. 사전준비부터 인솔에 통역, 그 어디서에서라도 바늘구멍 하나 보이지 않았으니 말이다. 일주일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잇달아 일어나는 예상치 못한 변수도 매번 뚝딱뚝딱 해결하던 그녀의 내공은 여리기는 커녕 벽돌만큼이나 단단했다. 워너 브로스 스튜디오에서 원더우먼을 만났을 때 그
“다녀가신 지 벌써 3년이나 됐네요. 청송 한 번 더 내려오셔야지요!”호텔 총지배인치고 이렇게 따뜻하고 정겨운 사람이 또 있을까. 전화를 끊은 뒤 곰곰 따져보니 정말 그의 말대로 청송으로 가족 온천여행을 다녀온 게 제법 오랜 전 일이다. 하지만 마치 엊그제 여행이었던 것처럼 생생하다. 30년 경력의 베테랑 호텔리어가 꼼꼼하고 세심하게 안내해 준 덕분이었을 게다.김재원 총지배인은 5년째 주왕산온천관광호텔을 이끌고 있다. 청송의 터줏대감 같은 온천호텔이다. 이곳에 자리잡기 전에 대한항공 계열 제주KAL호텔에서 27년 동안 근무했으니 3
‘울산은 산업도시’라는 공식이 틀린 건 아니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울산시 관광 마케팅 김혜정 팀장은 산업도시에서 벗어난 울산을 여행과 함께 머릿속에 그려줬다. 그림 속 울산 여행은 이렇다. 일단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공원 태화강 지방 정원이 강을 따라 펼쳐져 있고 쭉쭉 뻗은 대나무가 십리길로 이어진다. 서울보다 맑은 하늘 아래 한가로이 걷는 산책이 지루해질 때쯤이면 고래를 만나러 간다. 과거 선사인들이 고래를 새겨놓은 바위 반구대 암각화와 포경산업의 중심지였던 장생포가 울산에 있기 때문에 대표 캐릭터가 됐단다. 고래를 주
최근 몇 년 간 비행기 탑승객이 승무원을 폭행한 사건, 백화점 고객이 주차요원의 무릎을 꿇린 사건 등 고객이 근로자를 괴롭히는 사례들이 크게 화제가 되었다. 이러한 고객응대 근로자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산업안전보건법’이 개정되어 작년 10월18일부터 시행되었다. 주요 내용은 고객의 폭언, 폭행 등 괴롭힘으로 인해 고객응대 근로자가 신체적·정신적으로 아프지 않도록 사업주가 의무적으로 예방 및 보호조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먼저 사업주는 고객의 괴롭힘을 예방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조치를 해야 한
호텔 내 제공되는 모든 서비스의 출발은 언어다. ‘어떻게 말하고, 어떤 응답을 듣느냐’가 모두 말에서 출발한다. 가장 처리하기 힘든 고객 불만의 상당수는 고객과 직원 간에 오간 말의 미묘한 느낌에서 발생한다. 불만이 접수되었으나 고객의 말을 들어보면 고객이 맞는 것 같고, 직원의 설명을 듣노라면 직원의 입장과 대응에 수긍이 가는 경우는 역시 '말'이 가진 속성이 그만큼 복잡하기 때문이다.호텔 휘트니스 센터의 사우나에 방문한 한 고객은 리셉션 직원에게 사우나 안에 식사를 할 수 있는 장소가 있는지 물었다. 이에 호텔 직
시장규모 12조, 2017년 국내 커피 시장 규모다. 커피 시장은 영화 시장(5조5,000억원)의 2배를 넘는 규모로 성장했다. 국내 커피전문점 수 역시 2011년 1만2,381개에서 2017년 8만5,000여 곳으로 늘었다. 2017년 한국인이 마신 커피는 1인당 512잔이다.그런데 이런 커피 시장의 눈부신 성장에도 불구하고 ‘동네 카페’는 위기를 맞고 ‘커피전문점’이 주도권을 넘겨받았다. 커피 시장의 성장과 동네 카페의 위기,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1999년 이화여대 앞에 스타벅스가 1호점을 오픈하며 대형 커피전문점 시대를
항공사 운영에 있어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일이 없겠지만 장기적인 발전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을 꼽으라면 그것은 네트워크 설계일 것이다. 쿠알라룸푸르를 베이스로 하는 LCC에서 근무하던 시절 네트워크팀과 밀접하게 일하게 돼 강한 네트워크의 중요성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당시 이 항공사는 인기 있는 관광지에 보다 많은 슬롯을 확보하기 위해 해당 국가에 직접 항공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이를테면, 방콕이 매우 인기 있는 관광지가 되자 태국에 직접 항공사를 설립하여 비단 쿠알라룸푸르-방콕 노선뿐 아니라 서울-방콕, 브리즈번-방콕과 같
내가 근무하는 곳은 서울 시내 한복판, 그것도 명동에 위치한 대형 빌딩이다. 지하 7층, 지상 26층으로 구성돼 있고, 공유 오피스 기업인 위워크(WeWork)부터 1,000개 이상의 스타트업 기업, 금융 대기업까지 입주해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늘 끊이지 않는다. 빌딩 바로 옆에는 명동성당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팝아티스트인 로버트 인디애나(Robert Indiana)의 조형물 ‘LOVE’가 있는데, 이를 인증하려는 이들로 붐빈다. 빌딩 안도 마찬가지다. 지하 1층과 2층 그리고 지상 2층에는 30여개의 식당과 푸드코트(김치찌개
제주에 사는 올드독 정우열 작가는 를 통해 16살 반려견 풋코와의 일상을 그리고 있다.개에 대한 이야기지만 개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니다.올드독이라는 필명은 언제부터 쓰셨어요? 정확히 말하면 올드독은 제가 그리는 캐릭터 이름이에요. 처음 만든 건 2004년쯤으로 기억하는데, 당시엔 캐릭터라고 하면 아기나 강아지처럼 귀엽고 어린 이미지가 대부분이었어요. 그래서 좀 나이가 있고 귀엽지만은 않은, 시니컬한 캐릭터를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게 올드독이었고, 그 캐릭터로 일상만화를 그리다 보니 어느새 제 필명처럼 되
바야흐로 여행 동영상 춘추전국시대. 쏟아지는 여행 영상 크리에이터 중 ‘최고’라고 불리는 4인을 뽑아 봤다.●한 편의 블록버스터 영화 같은샘 콜더맨몸으로 절벽에서 뛰어내린다든가, 고층빌딩 위를 맨손으로 오른다든가, 어느 마천루 위에서 물구나무를 선다든가. 여행을 하며 누구나 한 번쯤 꿈꿔 봤을 영화 같은 장면들, 샘 콜더의 채널에서 전부 만나 볼 수 있다.샘 콜더의 여행 영상은 트렌드를 이끈다. 유튜브에 ‘Sam Kolder’를 검색해 보면 단번에 알 수 있다. 샘 콜더가 제작한 영상보다 그에게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는 영상들이 넘쳐
어쩌면 가게무샤일지도그는 멋진 한국 남자다. 키도 크고 근육질에다가 멋진 콧수염과 턱수염을 기르고 있다. 하지만 외모보다 멋진 건 그의 일처리 능력이었다. 과하지도, 그렇다고 모자라지도 않은 능수능란한 일솜씨는 어떤 재료를 갖다 줘도 맛있는 요리를 내놓는 요리사를 떠올리게 했다. 도카이 여행 일정 동안 까다로운 두 셰프와 이런저런 요구가 많은 한 작가를 위해 그는 부드러우면서도 매서운 칼 솜씨를 보여주었는데 그는 언제나 우리보다 반 발자국 앞서 가며 모든 일을 처리해 두었고 우리보다 반 발자국 뒤에 오며 뒷일을 수습해 주었다. 있으
지난겨울은 무척 더 아쉬울 뻔했습니다. 제대로 눈 한 번 밟지 못하고 겨울을 보낼 뻔했죠. 다행히 철원에 가기로 했던 2월의 어느 날 아침, 선물처럼 눈이 내렸습니다. 폭설에 전망대 가는 길은 막혔지만 하루 종일 자작나무 사이로 내려앉는 눈들이 어찌나 반갑던지요. 두루미 가족들도 기쁘게 날아올랐습니다. 새들은 이제 그만 겨울을 싣고 시베리아로 돌아가는 중이겠지요.남쪽에서 꽃소식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곧 진달래, 개나리, 벚꽃으로 남한을 물들이고는 철조망도 거침없이 넘어 백두산까지 오르겠지요. 꽃이 북상하는 속도가 하루 15~20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