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은 먹고, 보고, 자는 콘셉트다. 물론 호화 럭셔리는 아니다. 주머니와 시간에 힘을 뺀 느슨한 여행이다. 단 한 번의 여행으로 끝나지 않을 북규슈니까. 다시 숨쉬는 레트로 항구북규슈 여행의 첫 번째 목적지는 모지코(門司港). 간몬해협을 사이에 두고 시모노세키와 마주하고 있는 항구 도시다. 모든 항구가 그러하듯, 흥망의 역사는 시대와 맞물려 있다. 모지코는 근대 전쟁기에 대륙 무역의 거점으로 번성했고, 한때 고베, 요코하마와 더불어 일본의 3대 항구로 꼽혔던 곳이다. 하지만 종전 후 무역항으로의 역할이 쇠퇴했고 혼슈를 잇는
기꺼이 풀어 놓으니 부디 소문만 내지 마시길.마포구민 에디터가 직접 발굴한,정말이지 혼자만 알고 싶었던 맛집 리스트를 공개한다.●두부의 참맛이란황금콩밭황금콩밭을 발견하는 순간, 그동안 먹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두부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100% 국내산 콩으로 매일 만드는 두부는 푸딩처럼 야들한 식감과 치즈처럼 고소한 맛이 압권이다. 과거 출판사를 운영했던 주인장은 신선하고 건강한 음식을 나누고 싶어 식당을 열었다. 생두부를 비롯해 두부젓국, 두부보쌈 등 응용 메뉴가 훌륭하고 직접 빚은 청국장 또한 손님들의 꾸준한 애정을 독차지하고
조선시대부터 약초의 고장으로 유명한 제천. 제천약초시장은 전국 3대 약령시장 중 하나로 꼽힌다. 약으로만 먹지 않고, 음식에도 약초가 들어간 메뉴가 많다. ‘음식’과 ‘미용’과 ‘건강’, 이 세 가지를 모두 갖춘 요리를 맛보기 위해 ‘제천 가스트로 투어’를 따라나섰다.●화덕의 불맛이란대파불고기투어는 약선거리에서 시작했다. ‘제천약선음식점’이라는 동그란 간판이 걸린 식당 ‘화덕초 대파불고기’. 삼겹살을 매콤한 양념으로 버무려 채 썬 대파와 함께 곁들이는 ‘고추장불고기’를 맛봤다. 제천의 추위도 날려 버릴 매운맛과 기관지에 좋은 대파의
찰칵. 또 연이어 찰칵. 연신 뷰파인더에 눈을 가져다 댔다.후쿠오카의 순간들을 고이 접어 보관해 두겠다는 욕심은, 그래도 꽤나 유용한 착각이었다.●괜스레 파스텔톤 자전거를 타고 싶던 날그간 참 넉넉하지 못했다. 마음도, 무엇도. 시간을 다투며 지냈고 남과 나에겐 박했다. 후쿠오카의 오호리 공원은 반대였다. 한없이 너그러웠다. 날씨부터 그랬다. 후쿠오카에서 연중 가장 추운 1월이었건만, 입김 대신 늦가을 같은 공기만 피어올랐다. 모든 건 여전히 그대로였다. 나뭇잎, 호수, 땅 틈새에 피어난 작은 풀씨까지. 학생들은 달리기 연습을 하고
제주를 여행할 땐 모든 음식들이 유난히 맛있게 느껴진다. 제주에서 먹는 돼지고기가 입에 착착 감기는 이유는 뭘까? 전복죽이 초록색인 까닭은? 알고 먹으면 맛이 배가 되는 제주만의 특별한 맛을 한곳에 모아 봤다. ●늘푸른농원 연리지가든진짜 흑돼지를 맛보다#서쪽맛집 #돼지고기 #자연방목 #흑돼지제주 여행 중 반드시 먹어야 할 음식 중 하나는 돼지고기다. 그 이유는 제주의 청정 자연에서 찾을 수 있다. 깨끗한 물과 맑은 공기를 마시고 자란 돼지고기는 단단한 육질과 쫄깃한 지방층을 가지게 된다. 밀사를 하지 않고 자연 방목해 키우는 것도
벌써 올해의 ‘가장 멋진’ 타이틀을 달기엔 성급한 것 아니냐고?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의 이브닝 코스는 그만큼 특별하다. 뜨거운 것이 좋아마리나 베이 샌즈에게 2020년은 의미가 크다. 오픈 10주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마리나 베이 샌즈는 올드하지 않다. 오히려 트렌디하고 때로는 한발 앞서 나간다. 뉴욕 기반의 타오 그룹(Tao Group)의 나이트라이프 브랜드를 유치한 것이 바로 그 증명이다. 무려 네 곳이나.●8:00 PM전망이 제일 맛있어라보 Lavo 이브닝은 훌륭한 디너로부터 시작된다. 타오 그룹의 아시아
느와르라고 치부하기엔 너무도 향긋한 조합인 것이다. 셔터를 올린 철공소들이 저마다 날카롭고 둔탁한 음을 낸다. 문래동이 하루를 시작한다는 의미다. 조금 옅어졌을지라도 옛 소리 그대로다. 1970년대 크고 작은 철공소들이 들어섰던 문래동은 한동안 철강 산업의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다 1990년대 IMF를 기점으로 사람을 잃은 골목 골목은 2000년대 들어 예술가들을 새 주인으로 맞았다. 빈 공장을 개조한 공방, 맥주집, 카페가 듬성듬성 생겼다. 좀 ‘힙’해졌다.이날은 비가 많이 내렸으므로. 멋 따위는 포기하고 그냥 젖어도 좋을 편한
여행의 절반은 음식이다. 본능에 충실하게오사카 구석구석을 탐방했다. ●오사카와 사랑에 빠지는 5가지 맛미식의 도시 오사카를 방문했다면 반드시 먹어 봐야 할 본고장의 맛을 모았다. 생각만 해도배가 꼬르륵, 군침이 와르르. 한 입 맛보는 순간 오사카와 사랑에 ‘퐁당’철판에서 지글지글오코노미야끼맛보기 전에 귀가 먼저 매료된다. 일본식 빈대떡으로 친숙한 오코노미야끼다. 오코노미야끼는 지방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굽는데, 오사카에서는 잘게 썬 양배추와 해산물, 고기 등의 재료를 기호에 따라 밀가루 반죽에 잘 섞어 구워낸다. 눈앞에서 철판에 반
유독 망원이 좋다던 너는별 근거도 없이 행복해질 거라고 했다.머잖아, 이 잔을 다 비워 낼 즈음에. 요즘은 망원동이 좋다. 별로 아는 곳도 없으면서 무작정 그곳에서 보자고 한 것이다. 망원시장 입구. 닭 강정이 유명한 가게를 지나 망리단길, 사이 골목에 있는 자그마한 덮밥집과 쌀국수집…. 줄 선 집은 틀림없이 맛집일 거라고, 그렇게 무작정 기다린 식당에서 밥을 먹고는 처음 보는 카페로 들어섰다. 별 고민 없이 별이 붙은 메뉴를 주문하고 라떼 한 잔을 손에 쥐었다. 그래, 비록 디저트도 시켰다마는 그렇다고 행복을 운운하는 건 좀 난데
●파타야태국은 동남아 최고의 미식 여행지다. 방콕에 맛집이 모여 있지만, 파타야도 못지않다. 게다가 파타야는 배경이 바다다. 넘실거리는 파도를 보면서 즐기는 새콤달콤한 쏨땀. 여기에 창맥주 한 잔을 더하면 세상 부러울 게 없다. 이번 여행에서 맛본 추천 맛집 몇 곳을 소개한다. 먼저 터미널21 건너편에 있는 타이 마르쉐. 건물이 웅장해서 웨딩홀인줄 착각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레몬그라스 향기가 달려들었다. 높은 천장과 우아한 조명은 살짝 지갑 걱정을 하게 만들었다.다행히 메뉴판을 보고 걱정을 내려놓았다. 인테리어에서 주는 인상만
오래 있어도 괜찮을 카페를 찾았다.이제 마냥 여름이지 않은 선선함에 공연히 묵은 책장을 뒤적이는 그런 날들이 너에게도 오고 있다는 짐작으로.조용하니, 괜찮을 것 같아서. 간만에 독서가 생각나는 성산동의 한 주택가였다. 처음이지만 낯설지 않은 골목길을 맴돌다 어느 빌라 2층에 있는 카페에 숨어들었다. 오래 있어도 좋을 맨 구석 소파 자리를 점했다. 여름과는 다른 선선한 공기, 오래된 책에서만 풍기는 종이 냄새, 여기에 시나몬과 와인까지 더해진다면 완벽할 테니까. 대낮이지만 그뤼바인 한 잔을 주문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서 소설책의 3
위 끝까지 차오르는 순간에마저 맘껏 환호했다.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는 미식로드 위에서.딱 벌어진 한 상에 귀한 술에, 필요한 건 수려한 경치였을 터. 조선시대 성종의 형 효령대군의 별장으로 지어진 망원정은 성종이 명나라 사신을 비롯해 중요한 손님을 맞는 장소로 쓰이곤 했다. 정자에 오르면 저 멀리 강과 산의 경치까지 한눈에 내다보였기 때문이다. ‘망원정(望遠亭)’에서 음미하는 맛은 그렇게 한껏 배가됐을 것이다. 그 옛날 한강을 바라보고 하는 얘기였다면, 지금은 오히려 강을 등질 필요가 있다. 망원역 주변, 망원시장을 중심으로 소위
한 집 건너 한 집. 멀지 않은 데서 향이 난다.꽃처럼 놓인 마포 맛집들을 훑었다.예부터 유독 버들꽃이 많았다. 양화로, 양화대교 등 합정에 유독 양화(楊花)라는 지명이 많은 이유다. 꽃과는 전혀 상반된 이야기도 전해진다. 1866년 병인박해 때 수많은 천주교 신자들의 머리가 잘려 나갔던 탓에 잠두봉이 절두산(切頭山)으로 불리게 됐다는 것. ‘합정’이라는 지명 역시 머리와 관련이 있는데 조선시대 망나니들이 칼에 뿜는 물을 기르기 위해 팠던 우물이 조개우물(바닥에 조개껍질이 많아서 붙은 이름)이었다*. 물론 지금 모습으로는 좀처럼 상
어차피 이도저도 아닐 거면 그냥 머물러 보기로 했다.대중없게, 뭐든 할 수 있을 정도로. 아무래도 애매한 수요일이다. 한여름도 완연한 가을도 아닌 달, 기분상 긴팔을 입었지만 체감상 땀이 나는 날. 달달한 아이스 한 잔이 그리워도 번잡해지고 싶지는 않았다. 그런 점에서 서교동은 반반이었다. 홍대 쪽으로 갈수록 복잡해지고 합정과 망원에 가까워질수록 한적해지니 후자로 턴. 멀지 않은 곳에서 적지를 찾았다. 편집 숍 같기도 하고 갤러리 같기도 한 카페에 자리를 잡고 아이스 초코를 시켰다. 서교동이 모호해 지도에 찍어 보니 모양이 새 같다
응온(Ngon, 맛있다) 소리 절로 나오는 음식들.실패할 수 없는 다낭의 맛, 3곳을 모아 봤다.1. 보양 비빔국수벱짱 Bep Tran‘베트남 국수는 국물이지’라는 말, 공감한다. 하지만 다낭에서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보통의 ‘쌀국수’는 소나 닭을 넣고 펄펄 우려낸 국물에 고수를 가득 곁들여 먹는 것이 일반적인데 다낭에 왔다면 조금 다른 국수를 제안한다. ‘미꽝(Mi Quang)’이다. 미꽝은 ‘베트남 중부 꽝남 지역의 국수’라는 뜻이다. 넓적한 국수와 돼지고기, 닭고기 새우 등 자작하게 끓여 낸 노란 국물에 비벼 먹는데 한마
‘얼마나 맛있길래?’ 긴 대열에 합류했을 때만 해도 가졌던 일말의 의심은 음식이 등장하고부터 순식간에 사라졌다.꾸민 듯 안 꾸민 듯 힙스터 대학생, 레게머리를 한 음악가, 익숙한 듯 편안한 차림의 외국인. 젊음은, 조금만 걸어도 느낄 수 있다. 합정동이나 연남동과 같이 상수동 일대는 홍대 지역이 ‘포화’되면서 상권이 넓어져 발달한 경우다. 상수역에서 광흥창역, 대흥역으로 이어지는 길에 생긴 아기자기하면서도 독특한 가게들이 어엿이 자리를 잡은 지도 오래. 줄 서는 맛집 대열에 오른 식당들도 여럿이다. 한국, 태국, 이탈리아, 멕시코
비행을 하지 않아도여행을 할 수 있었다. 떠난 자와 남은 자가 가장 극명하게 나뉘는 때를 우리는 7말8초라 부른다. 후자가 됐다. 어차피 남은 몸 가볍게, 에코백 하나 달랑 둘러메고 집을 나섰다. 몇 달 전부터 눈여겨 봐 온 밥집에서 점심을 먹고는 카페엘 가야지. 갈 곳 넘치는 상수동이라면 문제없었다. 문제는 여전히 떠남에 대한 미련이 마음 한 쪽에 남았다는 것. 상수동의 그 많은 카페들 중에서도 마치 해외여행을 온 것만 같은, 그럴 곳만을 애써 찾아갔다. ‘이국적인’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서서히 합리화했다. 거리와 여행은
●와이너리 Winery와인 테이스팅의 정석블라우클리펜 Blaauwklippen블라우클리펜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유명 와인 산지 스텔렌보쉬(Stellenbosch)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와이너리 중 하나이다. 테이스팅 테이블에는 다섯 개의 잔과 초콜릿이 세팅되었다. 와인을 마시는 방법부터 초콜릿 마무리까지 차분한 설명이 이어졌다.눈으로 한 번, 코로 한 번, 그리고 입안으로 스르륵. 브랜디에서는 달콤한 바닐라 향이 맴돌았고,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품종의 레드 와인은 묵직한 타닌 맛을 자랑했다.화
몇십년 자리를 지킨 터줏대감부터 젊고 세련된 식당까지. 마포 맛 지도를 펴는 순간, 그 행복하고도 짧은 고민이 새삼 깊어진다. ‘어디서, 무엇을 먹을 것인가?’평일 낮 12시경, 서울 마포역 주변. 소문난 밥집엔 이미 줄이 늘어서고 ‘오늘은 뭐 먹지?’ 허기 반, 설렘 반으로 기웃거리는 직장인들의 고민은 시작된다. 그 고질적인 고민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 됐다. 때는 조선시대, 지금 마포, 공덕역 인근에 마포나루가 자리했던 시절부터. 배가 드나든다는 것은 그만큼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이었다는 의미고, 고로 마포나루 주변은 식당이
“밀리 실장님, 우리 미팅 한 번 해요!” 핸드폰 너머 이 한 마디가 퀸즈랜드에서의 엄청난 일주일이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멜버른에서 공부했던 내게 호주는 늘 제2의 고향 같은 곳이지만 퀸즈랜드는 사뭇 낯선 곳이었다. 내리쬐는 태양, 서퍼들의 천국, 해양스포츠의 중심 등등, 동경할 만한 곳이지만 나와는 좀 다른 곳. 호주 퀸즈랜드주 관광청과의 미팅 후 두 달여가 지나고 남반구의 중심으로 날아 온 나는 의외로 잘 적응했다. ●누사 Noosa좀 너무하게 좋은 날 첫 공식 일정이 시작되는 누사(Noosa)로 향한다. 갑갑한 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