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 매번 등장하는 미 국회의사당과 한동안 푹 빠졌던 드라마 때문일까. 첫 여행이 낯설지 않았다. 그러나 곧 깨달았다. 워싱턴DC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다는 사실을. 도시 곳곳에 새겨진 온화한 전통에는 세련미가 더해지고 있었다. ●Code Ⅰ전통을 기억하다상징적 도시의 면모세계 이목이 모이는 미국의 수도 워싱턴DC(Washington District of Columbia). 여행의 중심은 내셔널 몰(National Mall)이라는 거대한 기념공원이다. 조금 다르게 워싱턴DC를 여행하기 위해 세그웨이를 이용하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맛과 예술’이라 하면 프린스 에드워드 카운티가 대표적이다. 황금 들녘과 와인의 고장인 이곳에서 주색(酒色)에 빠지기 좋은 명소들을 소개한다. 여기서 주(酒)는 와인을, 색(色)은 예술을 뜻한다. ●신비의 호수레이크 온 더 마운틴 Lake on the Mountain산 위에 있는 호수, 이름 한 번 참 특이하다. 백두산 천지나 한라산 백록담이 떠오르기도 한다. ‘레이크 온 더 마운틴’에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얽혀있다. 과거 모학(Mohawk) 원주민들은 이 호수를 오노케노가(Onokenoga), 즉 신들의 호수라
필라델피아에는 발길을 멈추게 하는 장소들도 넘친다. 인스타그램용 사진을 찍기 좋은 네 곳을 소개한다. ●모든 게 반짝반짝매직가든 Magic Gardens필라델피아 사우스 스트리트에는 놀라운 아이디어와 꾸준한 인내가 만들어 낸 작품이 있다. 매직가든이다. 지역 예술가 이사야 자가르는 재활용품으로 창의력 넘치는 공간을 만들었다. 1960년대 후반 아내 줄리아와 함께 버려진 건물을 개조하고 벽에 모자이크를 붙였다. 여기에 지역의 다른 예술가들이 손을 더했고, 사우스 스트리트는 ‘르네상스’를 맞이했다. 매직가든을 만드는 데 사용된 재료는
눈부신 별 옆에 있으면, 제아무리 반짝여도 눈에 띄기 힘들다. 필라델피아가 그렇다. 뉴욕이라는 큰 빛에 가려진 매력을 한 번에 보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들여다보면 필라델피아만큼 ‘미국다운’ 여행지도 드물다. 미 동부 여행을 준비한다면, 하루만 더 챙기자. 하루가 일주일이 될 수도 있으니 일정은 여유로울수록 좋다.필리에서 마주친 세 명의 인생 선배프랭클린과 제인, 그리고 반스여행 전 가지고 있던 딱딱한 이미지와 달리, 필라델피아는 말랑말랑하고 따스했다. ‘필리(Philly)’라는 귀여운 애칭도 잘 어울렸다. 그리스어에서 온 필라
무더운 여름이 지나갈 무렵, 우리 가족은 노섬버랜드 카운티를 다시 한 번 찾았다.프레스퀼 주립공원에서 즐긴 캠핑 이야기와 30번 국도 위에서 만난 다채로운 풍경들을 소개한다.●고요한 매력, 프레스퀼 주립공원 프레스퀼(Presqu’ile)은 반도(Peninsula)라는 뜻의 프랑스 단어다. 톰볼로(Tombolo)의 산물인 프레스퀼 주립공원은 모래가 쌓이며 석회암 섬과 본토가 연결되어 탄생하게 되었다. 널빤지가 길게 깔린 습지 트레일에서는 털부처꽃(Purple Loosestrife), 부들(Cattail)과 같은 습지 식물을 관찰할 수
유콘으로 겨울여행을 떠나는데 무엇을 어떻게 즐겨야 할지 모르겠다면?그래서 준비했다. 유콘의 정석, 즐길 거리를 한 장에 정리해 봤다.태초의 자연과 함께하는 오로라 여행매년 겨울, ‘여행 좀 다녀 봤다’ 자부하는 이들은 하나같이 이곳으로의 여행을 계획한다. 바로 캐나다 유콘 준주다. 캐나다의 북쪽, 미국 알래스카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유콘은 태초의 자연을 품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클루아니 국립공원에서는 해마다 황야를 무리지어 이동하는 순록 떼는 물론, 남극을 제외하고 가장 넓은 빙하지역을 만나 볼 수 있다. 19
세인트 제이콥스(St.Jacobs)는 ‘캐나다’하면 빼놓을 수 없는 소도시다. 대도시 토론토에서 서쪽으로 약 1시간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거리를 걷다 차 대신 말이 끄는 마차를 보더라도 놀라지 말자. 세인트 제이콥스에서는 아주 지극한 일상일 테니. 자동차로 5분이면 도착할 거리를 마차로 30분이 넘게 이동하곤 하니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만큼은 이 모든 것이 자연의 섭리에 따라 정직하게 살아가는 방법이다. 느려서 좋은 세인트 제이콥스를 소개한다. Q1 메노나이트, 그들이 알고 싶다!메노나이트(Me
New Brunswick 뉴브런스윅뉴브런스윅주 펀디만(Bay of Fundy)에 있는 호프웰 록스를 온전하게 경험하려면 적어도 두 번은 봐야 한다. 호프웰 록스의 속살이 드러난 간조와 물이 한껏 차오른 만조를 모두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다. 호프웰 록스는 대륙의 충돌로 생겨 빙하가 녹으면서 침식됐고, 세계에서 가장 큰 조수에 의해 깎이고 깎여 지금의 모습이 됐다. 설령 하루에 두 번 오기 힘들더라도 걱정하지 말자. 호프웰 록스의 입장권은 이틀간 유효하기 때문에 여행자는 간조를 먼저 볼지 만조를 먼저 볼지 선택만 하면 된다. 이곳에서는
Prince Edward Island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당신과의 로맨틱한 하루아틀란틱 캐나다에서 만나는 로맨틱 캐나다, 혼자보다는 둘이 어울리는 곳,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Prince Edward Island). 그 여정에는 이 함께한다. 우선 노바스코샤에서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로 건너가는 길부터 예사롭지 않은데 픽토우(Pictou)에서 대형 페리를 타고 1시간 동안 노섬버랜드(Northumberland) 해협을 가로질러 간다. 앤과 함께하는 여행의 첫 목적지는 책과 애니메이
Nova Scotia 노바스코샤●캐네디언 블루아틀란틱 캐나다 그리고 할리팩스(Halifax)에서의 여정을 시작하는 한국인 여행자라면 누구나 놀랄 것이다. 선명한 구름, 짙은 파란색의 하늘, 기분 좋게 시원하고 깨끗한 공기까지, 매일 아침 누구나 바라던 것을 쉽게 얻을 수 있으니까. 우선 가벼운 발걸음으로 워터프론트로 향해 보자. 조깅하는 사람들부터 자신보다 곱절은 큰 개를 끌고 나온 아이, 이른 시간부터 버스킹 자리를 맡고 있는 거리의 악사까지, 모든 게 어우러진 평화로운 아침을 마주할 수 있다. 워터프론트에서 할리팩스 미리보기를
아무것도 몰랐다. 컨트리 가수 존 덴버가 사랑한 도시라는 것밖에는. 아는 게 없어 더 흥미진진했을지도 모른다. 덴버의 숨어 있는 재미를 발견할 때마다, 어린아이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웅장한 레드록 야외 원형극장과 아기자기한 마이크로 브루어리, 리도의 알록달록한 골목 미술관까지, 발길 닫는 곳마다 덴버의 매력이 활짝 열렸다.●이런 도시, 많지 않아요미국 콜로라도 주도인 덴버, 익숙하지 않은 지명이었다. 큼지막한 안경에 서글서글한 눈빛, 부드러운 목소리로 마음을 녹이던 존 덴버가 반한 도시라니, 궁금했다. 존 덴버와 이름까지 같지 않은
오타와로 향하는 하이웨이 401, 차창 밖으로 무심코 지나쳤던 곳들이 문뜩 궁금해졌다. 그래서 다녀왔다. 호프, 코버그, 콜본까지, 종합선물세트 노섬버랜드 카운티를 여행했다. ●물새의 주말, 프레스퀄 주립공원봄방학을 맞이해, 평소 친하게 지내던 이웃과 2박 3일간의 여행을 계획했다. 목적지는 프레스퀄 주립공원(Presqu’ile Provincial Park)에서 열리는 ‘물새의 주말(Waterfowl Weekend)’ 축제로 결정했다. 천천히 녹아내리는 얼음 언저리에서 노니는 물새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였다. 자고로 캐나다는 물새의
“If you’re going to San FranciscoBe sure to wear some flowers in your hair”*샌프란시스코에 가거든 머리에 꽃을 다세요 1967년 어느 여름 날, 샌프란시스코에서 젊은이들은 노래했다.그리고 50년이 흐른 뒤 나는 그들과 같이 거리에 섰다.춤을 추고 싶었다. 이룰 수 없는 꿈은 세상에 없을 것만 같았다. *스코트 맥켄지(Scott Mckenzi)는 1967년 5월 ‘San Francisco(Be Sure to Wear Flowers in Your Hair)’를 발표했다. 꽃은
"얘들아 오늘 메이플 시럽 가득 뿌린 팬케이크 어때?” 아이들에게 종종 팬케이크를 만들어주며 물었다. “아빠가 만들어주니까 맛있지!” 당연히 대답은 항상 긍정적이었다. 15살이 되기 전까진. 부쩍 커버린 아이들에게 예전 기억을 되살려 주고자, 메이플 시럽 축제에 가고 싶었지만 고민이 앞선다. “팬케이크 먹으러 여기까지 왔냐?”는 잔소리를 쏟아낼게 뻔하기에. 엘마이라 메이플 시럽 축제(Elmira Maple Syrup Festival)라면 그런 걱정을 털어버릴 수 있지 않을까? 증기열차에 몸을 싣고 ‘싱글데이 메이플 시럽 축제’로 향
좋아하는 일을 그만둔 후 어느 때부터인가 찾아온 ‘인생 권태기’라는 녀석. 그런 내게 퀘벡과 마주할 기회가 주어졌다. 퀘벡시티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샤또 프롱뜨낙 호텔 “퀘벡시티를 혼자?”“응”“멋져. 역시 민들레!” 그렇게 시작되었다. 좋아하는 일을 그만둔 후 어느 때부터 찾아온 인생 권태기라는 녀석이 나를 괴롭혔고, 그대로 시간을 보내기엔 내 인생이 안쓰러워 여행에 더 빠져 살았다. 친구들은 혼자 여행하는 것을 걱정하기도 했고, 멋지다는 말로 나를 포장해 주기도 했다. SNS에 비친 나는 그저 아무 걱정 없이 여행을 즐기며 사
“애들아 아빠랑 나가서 놀자!” 오늘도 아이들은 컴퓨터 게임에 푹 빠져있다. 저러다 엉덩이에 굳은살이 박이는 건 아닐지 걱정이 앞선다. 날개가 퇴화되어 날지 못하는 뉴질랜드 키위새 이야기를 들어봤는가. 뉴질랜드에는 천적인 뱀이 없어 날개가 퇴화되었다고. 문뜩 아이들의 본능을 깨워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날 수 있도록 말이다. “애들아 아빠랑 나가서 놀자!” 아이들의 새하얀 동심을 깨워줄 핫한 가득 오타와 겨울축제를 소개한다. Let it go, 겨울왕국 캐나다 캐나다에서는 문턱만 넘으면 겨울왕국이다. 스노우 모빌을 타는 사람
때로는 잘 닦여진 포장도로를 벗어나 마음껏 거칠게 달려 보고 싶은 ‘일탈의 유혹’에 빠진다. 하지만 도대체 어디서 그런 일탈을 하냐고?서부의 모래 위에서라면 가능하다. 밸리 루프의 깊숙한 곳에 들어오자 석양의 길게 늘어진 그림자들만이 우리를 맞이했다 ●Loop Drive in Monument Valley모뉴먼트 밸리에서 루프 드라이브 미 서부의 상징적인 여행 ‘미 서부’ 하면 떠오르는 드넓은 황야, 그 위로 여기저기 암석이 솟아 있는 모뉴먼트 밸리(Monument Valley). 압도적인 풍광을 자랑하지만, 어지간한 여행 욕심이 있
누군가 여행은 사람과의 공감이라고 했다. 하지만 혼자라서 공감할 사람이 없다고? 그렇지 않았다. 혼자라서 더 많은 사람, 더 많은 풍경과 소통할 수 있었다. ●겨울에도 즐길 수 있는 나이아가라폭포 전망대 따로 갈 필요 없어! 여행지에서 룸에만 있고 싶은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엠버시 스위트 바이 힐튼 나이아가라폴스 호텔이다. 폴스뷰(Falls View)로 룸을 예약하면 멋진 나이아가라폭포를 정면으로 볼 수 있다. 룸에 들어서자 짐을 푸는 것도 잊은 채 곧장 창문으로 향했다. 자연스레 함성이 나왔다. 밤이 되니 폭포를 비추는 형형색
자투리 여행의 진면목 아내와 단 둘이 달콤한 여행을 떠나고 싶지만 좀처럼 시간이 나질 않는다. 마지못해 틈새 시간을 이용한 일명 ‘자투리 여행’을 시작했다. 자투리 천들을 기워 만든 명주 보자기를 생각한다면 자투리라고 업신여길 수는 없다.자투리 여행으로는 문화를 접목한 음식 축제가 제격이다. ‘토론토의 맛 축제(Taste of Toronto)’, ‘미드랜드 버터 타르트 축제’(Midland Butter Tart Festival) ‘, ’나이아가라 아이스와인 축제(Niagara Icewine Festival)‘가 그렇다. 우리 부부는
한창 패션 디자이너의 꿈을 키웠던 2006년. 마침 개봉했던 영화 를 보며 언젠가는 나도 뉴욕에서 살아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11년 뒤, 뉴욕에 왔다. 꿈꾸던 디자이너는 아니지만, 설레는 사진작가로. 맨해튼 브릿지를 담은 흑백 사진과 함께 옷장에 걸린 모자와 옷가지들 1 일출이 내다보이는 주방. 식사를 준비하는 시간이 참 좋았다 2 빛이 한가득 들어오는 뉴욕의 우리 집 뉴욕에 살기 시작하다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 쓰였던 부분이 숙소였다. 사진작가라는 직업 특성상 늘 고가의 카메라와 렌즈를 가지고